왜 대한민국에는 그저그런, 똑같은 모바일 게임만 나오는 지 알려드림. 난율 05-22 조회 47,301 공감 113 23

현재 모바일 게임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요즘 "그게 그거", "표절", "맨날 뻔한"류의 게임이 쏟아진다는 글을 자주 보는데,

그 부분에 대한 제 생각을 올려봅니다.

편의상 경어를 생략했으며 양해 부탁 드립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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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결국 카카오톡이라는 독과점 플랫폼 + 대형 메이저 퍼블리셔의 숟가락 + 개발사의 욕심
+돈을 대주는 벤쳐 투자자의 현실의 합작이 현재 대한민국 모바일 시장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1. 카카오톡 독과점 플랫폼

    -. 아무리 탈카카오톡 어쩌고 떠들어 대도 결국 구글 매출 Top10은 카카오톡 게임
    -. 욕하는 유저가 있긴 하지만 그냥 하는 유저는 백배 더 많다.(애니팡2가 캔디크러시 사가 모작이라 떠들어도 할 사람

        은 한다.)
    -. 결국 그 풀을 무시 못하고 구글/애플에 떼어준 30% 매출과 남은 70%의 30% 즉 총 매출 기준 21%를 또 떼어줘야 한다. 

    -. 21%나 떼어주는데 당연히 카카오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는 쪽으로 개발하는 건 당연지사.
    -. 친구 초대, 하트/클로버/열쇠는 기본, 총 51%나 되는 매출을 떼어줘야 하니 당연히 고 ARPU를 노리는 상점 정책을
       쓸 수 밖에 없고, 그런류의 게임만 나올 수 밖에 없다.
    -. 당연히 정액/유료 게임은 내지 않는다. 카카오톡 기반인데?

 

2. 대형 메이저 퍼블리셔

    -. 계약금이나 MG(Minimum guarantee) 등을 빌미로 영세 개발사들을 끌어들인다. 

    -. CS(고객 대응), 마케팅을 할 수 없는 개발사 입장에선 영향력 있는 퍼블리셔가 필요하다. 

    -. 구글/애플 30%, 카카오톡 21%를 떼어준 49%에서 다시 개발사와 5:5 혹은 퍼블리셔가 6을 먹는 6:4 계약을 맺는다.
    -. 이로써 개발사의 매출은 끽해야 전체 매출의 최대 24.5%       

    -. 쉽게 말해 천만원 벌어 봤자 245만원 가져가는 구조. 살인적인 수준의 수수료라 할 수 있다. 

    -. 여기에 더해 해외 판권까지 퍼블리셔가 몽땅 확보. 결국 퍼블리셔에 절대적인 지배를 받을 수 밖에 없다.

 

3. 개발사의 욕심

    -. 대충 잘되는 게임 적당히 짜집기 해서 빠르게 쳐서 한탕하자 주의 팽배.
    -. 로또를 하듯이 "하나만 걸려라" 심리. 

    -. 자금의 압박에서 헤어나올 수 없기에 대부분의 개발사는 게임의 깊이 보다는 자극적이고 보여지는 것에 치중
    -.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은 컨텐츠 부족에 허덕이고, 초반에 반짝 하다가도 와르르 떨어지는 구조.
    -. 또 이걸 다들 알다보니 깊이 있는 게임은 더더욱 손대지 않고 퍼즐, 러닝, 보드, TCG 위주의 컨텐츠 소모
       속도를 상대적으로 걱정 안해도 되는 류의 게임에 메달릴 수 밖에 없다. 

    -. 대형 게임사 내의 조직은 더더욱 심각, 잘되는 게임이 하나 나오면 적당히 저거 베끼라 주위 팽배
    -. 아무리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팀이 세팅되었다 해도, "이거 돈 됨?" 한마디에 접히는 경우가 부지기수
    -. 메이저 게임사에서 온라인으로 꿀빨던 경험이 모바일에서 구글/애플 30%, 카카오 21% 떼준 49% 수준을 보면
       암담, 그런만큼 더욱 돈이 되는 게임을 기대. 기획? 참신? 그런거 없음 인건비 뽑으려면 그래도 초반에 돈이
       나와야 하고, 돈 벌만한 게임이 최고, 요즘 TCG 보면 답 나옴. 그덕에 일러스트 외주 비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

 

4. 벤쳐 투자자
    -. 벤쳐가 벤쳐(모험)를 하지 않는다.
    -.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기본 명제(이건 나쁜건 아니다) 그만큼 투자를 원하는 영세 개발사는 벤쳐 투자자의
       입맛에 맞는 게임을 보여줘야 한다. 투자 못받으면? 애초에 게임을 못만드니까...
    -. 결국 그들의 입맛에 맞는 게임은 이미 검증된 게임류... 

    -. 몬스터 길들이기가 떴다 싶으면 그거 살짝 바꿔서 만든 게임이 그럴싸 하게 보이고 그들에게 투자를 한다.
    -. 새로운 장르, 신개념, 참신 이런건 "모험이 너무 크다" 내지는 "검증이 안되서 판단하기 힘들다" 라는 식으로
       투자를 미룬다. 

    -. 사실 벤쳐 투자의 심사역(투자를 결정하거나 심사하는 역할)도 쩐주(펀드에 돈을 넣은 주체)를 설득해야 하는데,
       쩐주가 게임을 아는 경우가 드물다. 그들에게 참신, 새로움 떠들어 봤자 리스크만 떠 안을뿐..
       그냥 "요즘 이 게임이 대박 쳤고 매출이 얼마였습니다. 그런데 xxx회사에서 이 게임과 유사하지만 더 재밌어
       보이는 게임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라고하면 쉽게 설득이 가능하고, 설사 그 회사가 망해도 책임에서 
       살짝 벗어나는 여지가 있다.

 

5. 결론
    -. 상황이 이래서 만드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다 따위를 쓰고 싶은게 아님. 

    -. 결국 현재 대한민국의 모바일게임은 단순히 어느 하나의 문제가 아닌 시장환경, 투자환경, 유저플랫폼 등이
       맞물린 괴물이 되어버림. 

    -. 물론 환경이 좀 거지 같아도, 결국 묵묵히 참신한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있음. 다만 그사람들이 버틸 수 있는
       여지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 

    -. 인디 게임이 아닌이상 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돈이 들고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알면 쉽게 이해 가능.
    -. 투자자, 대형 메이저 게임사를 설득해야만 돈이 나오는데,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선 그들이 원하는 게임 내지는
       설득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즉 유저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 

    -. 그리고 그 게임을 지금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거겠고..

    -.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보다는 "돈이 되는 게임" 혹은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게임" 혹은 "카카오톡에 최적화된 게임"

       만들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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