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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의 역사 : 선동가들 - 2편 채플리스 07-17 조회 16,457 공감 3 2

 

이 글은 시리즈로 연재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 - /webzine/community/tboard/?n=216061&board=36

1편/webzine/community/tboard/?n=216062&board=36

 

 

온라인게임의 역사 : 선동가들

게임을 관리하는 이 시대 수 많은 선동가들의 발자취

 

현실에는 공무원이 있다.

게임에는 운영자가 있다.

 

게임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거나 궁금증이 생겼을 경우

우리들이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바로 운영자다.

 

회사와 개발자들을 대변하고, 유저들의 동향을 분석하기도 하며

공지사항과 상담업무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저와 회사를 연결한다.

오늘날 유저들이 바라보는 운영자는 거짓된 선동가 괴벨스일까? 

아니면 까마득히 높은 커리어를 가진 청와대 대변인일까?

 


쉬어가기 : Video Game Music Video - This Will Be the Day

//youtu.be/m4DvO4qB0D8

 

 

 

 1. 운영의 성장 : 그들은 어떻게 권력을 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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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의 규모가 커지고 유저가 늘어남에 따라 운영의 중요성 역시 날로 높아졌다.

민원을 처리해야할 일도 늘어나거니와 고객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 또한 중요시 되었고 이는 게임 운영자라는 자리가 부각되는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1세대 운영자들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2003년 4월 오픈베타 서비스중이었던 온라인게임 세피로스에서 유저가 운영자가 되는 일이 있었다. 그것도 게임회사쪽에서 먼저 스카웃한 정식 채용이었고, 그 지위 역시 계약직이 아닌 엄연한 정직원이었다. 당시 버그마왕이라는 별명으로 운영팀 사이에 정평이 나있던 이 분은 패치가 있을 때마다 버그와 밸런스 상의 문제점을 낱낱이 파악하여 건의하고 있었으며, 이 모습에 감명받아 운영팀장이 직접 나서 채용하게 되었다 한다.

 


▲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NC소프트의 옛날 사옥

(출처 - 안전행정부 한국지역진흥재단)

 

이 시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에선 적어도 1999년 이전부터 운영자들을 뽑고 있었는데, 2003년 10월경에는 총 41명의 운영자들이 GM(Game Master)이라는 이름을 달고 활동하고 있었다. 1999년 입사했던 2기 GM 중 한명은 "게임에 대해 잘 모르고 입사했으나 리니지의 운영을 맡으며 열성 게이머가 되었다"며 회고하기도 하였고, 2003년 1월경 입사한 한 GM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어느 회사에서 에어컨 설계를 담당하는 일을 하다가 게임이 좋아서 이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임 시장 자체가 생소했던 한국이었고 지금처럼 전문교육을 받거나 게임관련 학과를 나온 인재는 당연하게도 없었다.

때문에 최초 1세대 운영진들은 대다수가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거나, 게임을 좋아하는 나머지 운영에 발을 딛게 된 것이다.

 

이들에 의해 시작된 대한민국 온라인게임 운영은 지금까지도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2. 운영의 황금기 : 그들의 권력은 교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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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28세의 운영자가 팬클럽까지 거느리며 유저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 중에는 15살 연하의 열성 팬이 있었는데 그 GM을 너무 좋아하던 나머지 끈질기게 연애 편지를 보냈고, 결국 해당 GM은 자신이 기혼자라는 사실을 털어놔야 했다는 우울한(?)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기도 한다.

 

이 이야기는 2003년 10월 26일 한국일보에서 보도된 게임운영자 관련 기사에서 언급된 이야기인데, 원래 리눅스 관련 업체에서 일하던 IT인이었지만 '리니지 폐인'을 자칭할 정도로 재밌게 하다가 입사하게 되었다 한다. 이렇게 운영자와 유저가 긴밀한 관계(건전한 의미로)를 맺는 현상은 리니지 뿐만이 아니었다.

 

 

 

2003년 중순 씰 온라인의 비공개 테스트에 참가했던 어느 게이머가 운영자의 팬사이트를 만들었고, 곧이어 90여명으로 불어나 '쏭아의 X-File', '팬 레터', '쏭아가 말하는 씰온' 심지어는 운영자의 사생활까지 다루며 연예인 부럽지 않은 팬클럽으로 성장하게 된다. 당시 팬클럽이 탄생하게 된 계기는 운영자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던 음악방송으로 생각되며, 팬클럽장은 "온갖 짖궂은 질문에도 일일이 성심성의껏 친절히 응대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라며 그 계기를 털어놓는다. 

 

이렇게 성장한 팬클럽은 어디까지나 'GM 쏭아'라는 개인에 대한 팬클럽이었으나, 게임과 유저를 이어주는 커뮤니티로써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었다 평가할 수 있다. 해당 운영자는 (자의든 타의든) 유저들에게 자사의 게임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었을 것이며, 막 시작된 한국 온라인게임시장에서 운영자의 위치가 어떠한지 확실히 각인시켜준 좋은 사례가 되었을 것이다.

 

이 팬클럽은 다음 해 2004년 2월 서울 강남에서 첫 오프라인 모임을 갖으며 정모의 장을 열었고, 이 자리에 해당 GM이 직접 참석하면서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다. 이 당시 팬클럽의 회원 수는 1638명이었다.

 

 

 

유저와 운영자의 사이가 가장 가까웠던 시기

누군가에겐 신적 존재로, 누군가에겐 동경의 대상으로

 

"운영자는 다람쥐를 뿌려라!"를 외치던 초등학교의 어린 나에게 당시 운영자가 무어냐고 물어보면 아마 신이라고 답하지 않았을까.

 

동네북이 되어버린 지금의 운영자와 대비되던 그시절

절망의 역사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 다음편에서 계속 -

/webzine/community/tboard/?n=216482&board=36

 

 

<참고자료>

- '세피로스', 유저가 운영자로 변신 / 게임동아

- [일과꿈] '피도 눈물도 있는' 온라인 보안관 / 한국일보

- '씰 온라인', 운영자 팬클럽 등장. / 게임동아

- 씰 온라인 인기 GM ‘쏭아’, 팬클럽 이색미팅 / 온라이프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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