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다 이럴때 '미.친.다!' 러프 08-30 조회 7,017 공감 7 15

 

즐거워지기 위해 하는 게임이라지만 인생사가 그렇듯 게임이 나를 미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때는 게임이 날 항상 미치게 만든 때도 있었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즐겨줄만한 고통이 아니겠어요? 요즘엔 주위에서 종종이 아닌, 시종일관 미치는 경우가 좀 우려스럽긴 합니다만..;;

 

저의 경우엔..

 

 

남자라면 이럴때 Quick Save.. 응?

 

퀵세이브 신공에 "미.쳤.죠"
대부분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요즘엔 공감되지 않을만한 일일수도 있겠지만 불과 4~5년전만해도 이른바 '퀵세이브 신공'에 비명을 지르던 게이머들이 많았더랬습니다. 에.. 무슨 말이냐하면, HP 1%를 남기고 눈 앞에 총알이 날아오는 상황에서 퀵세이브를 누른 경우, 또는 벼랑에서 떨어지는순간에 누른 퀵세이브, 자동차에 깔리기 직전에 누른 퀵세이브 등 그 예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죠.

 

특히나 본인은 스테이지마다 수동 세이브하는 행위를 너무나 귀찮아 하는 인종 중 단연 으뜸을 달리고있기에 이런 데미지를 입을 때마다 식음을 전폐하고 망연자실해하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리 게임을 다시 세이브하던 상황으로 로드해서 진행해도 날아오는 총알을 피하기 막막하고 떨어지는 벼랑을 다시 올라타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죠. 결국 한참 뒤로 돌아가서 게임을 다시 진행하기란 다된 숙제 강아지가 뜯어먹어서 다시 쓰기나 다된 원고 하드디스크 날려서 다시 쓰기에 필적하는 정신적 데미지를 유발합니다.

 

비슷한 것으로는 "다 깨놓고 퀵로드 신공"도 있겠습니다. 말 그대로 퀵세이브 키와 헷갈려서 어렵사리 클리어한 스테이지를 퀵로드키로 백투더퓨쳐하는 당황스러운 시츄에이션. 당해본 사람만이 아시리라 사료됩니다. 주로 FPS게임에서 겪을 수 있었던 체험이죠. 요즘엔 '세이브' 기능이 있는 게임 찾기도 참 어렵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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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를 깔고 눕는 심정?

 

아이템 놓고 드러누울 때 "미.친.다"
흔하진 않지만 온라인게임하다 종종 겪는 일입니다. 특히 보스급 캐릭터에게 파티원 전원이 몰살함과 동시에 초레어급 아이템이 딱 뜨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당첨된 로또를 한강 다리 위에서 떨어뜨리는 느낌이 들죠. 로또 주우러 가보면 아이템은 시체와 함께 사라지다..라는게 보통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종종 겪었던 일인데 다른 온라인게임에서도 한두번씩 이렇게 경악할만한 일이 생기곤 했죠. 그깟 아이템이 뭐라고~ 참.. 이라고 지금은 웃고 넘기나 그 당시엔 이불 덮고 울던 기억이 나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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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본인이 겪은 것 중 뭐니뭐니해도 가장 고통스러웠으며 공포스러웠던 기억은..

 

 

 

 

 

 

 

 

 

 

 

 

 

 

 

 

 

 

 

 

 

 

 

 

 

 

 

 

 

 

 

 

 

1인칭 어머니 시점

 

새벽 네시에 들려오는 어무이의 발자국소리가 들려올 때 "미.쳤.던" 경우
지금은 머리가 굵어 두려울 것이 없어 개김모드로 버티지만 초중고 시절 새벽 네시에 들려오던 어무이의 발자국소리는  여곡성에서 흰 옷 입고 나오던 언니보다 더 두려웠더랬습니다.

 

과거 XT를 쓰던 시절. 황소울음소리를 방불케하는 부팅음을 가리려 컴퓨터에 이불을 뒤집어 씌워 놓고 게임을 즐기던 그 시절, 시간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즐기다 출현하시는 어머니의 모습은 가히 저승사자를 방불케 했습니다. 눈에서 광선이 뿜어져 나오며 치솟는 일갈 "이 노무 XX들이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아주 그냥 XXXXX 정신이 있는거냐 없는거냐 Blah~ Blah~ Blah~" 그렇게 한 번씩 뒤집어지고 난 후엔 몇일간은 PC접근 금지령이 내려지곤 했죠. 사실 지금도 어무이가 들이닥칠까 좀 두려운 감이..

 

이 밖에 모뎀을 쓰던 시절 스타크래프트 레더플레이하다 안방에서 전화기 들던 동생 때문에 "미쳤었고"(모뎀을 쓸 땐 전화기를 들면 라인이 끊겼죠;) 요즘엔 주책맞은 PC가 게임할 때만 뻗기에 "미치지만" 순전히 게임 때문에 미치는 경우는 점차 줄어들고 있군요. 가끔은 옛날이 그립습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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