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명동에 갔다가 숭례문에 들렸습니다.
걸어서 10분 거리거든요.
생각해보면 서울에서 산지 5년째지만 숭례문을 가까이에서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몇 년 전에 택시를 타고서 옆을 지나친 적이 있었는데 웅장하고 아름답던 숭례문을 본 처음이자 마지막이 순간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꽤 추운 날씨였고 밤 10시가 다 된 시간이였지만 시민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예전의 그 화려한 조명도 없고 높은 가림막에 어둡고 스산한 바람만 부는 숭례문 주변. 가림막이 높게 올라간 상태라 멀리에서 봐도 숭례문의 지붕 쪽만 겨우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숭례문 오른쪽에 마련된 방문자들을 위한 공간.
양쪽에 방명록을 남길 수 있는 종이가 마련되어 있고 가운데는 헌화된 꽃들이 놓여있으며 절을 할 수 있도록 돗자리가 깔려 있습니다.
방명록의 모습.
그 왼쪽에는 화환들과 시민들이 남긴 편지 등이 놓여져 있습니다.
숭례문의 정면을 보려고 입구 쪽으로 내려가 보았으나 공사 차량이나 관계자들이 출입하는 통로여서 그런지 일반인의 출입을 막아두었더라고요.
늦은 시간이지만 무언가 작업하는 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투명창을 통해 멀리 보이는 숭례문.
정말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속상한 마음에 방화범 욕도 해보고 정치인들 욕도 하고 시민의식에 대해서도 푸념을 마구 늘어보았지만 마음이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눈물나고 침통한 일입니다. 비슷한 일이 두 번 다시 일어나선 안 되겠죠?
이 일을 계기로 정부든 국민이든 모두가 쇄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