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PS5 론칭 타이틀로 부족함이 없다

홀리스 (정혁진) | 2020-11-09 16:36:57

이 기사는 아래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출시한 <마블 스파이더맨>은 그간 마블 IP로 선보인 게임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기억된다. PS4 말기에 나온 게임이지만, 독점 타이틀로 <스파이더맨>의 게임성을 인섬니악 게임즈(이하 인섬니악)만의 방식으로 적절히 풀어내며 1,300만 장 이상 판매됐다.

 

약 2년의 시간이 지나 인섬니악은 후속작 <마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이하 마일즈 모랄레스)를 통해 다시 한 번 독점 타이틀을 내놓는다. 이번에는 PS5 론칭 타이틀로(PS4로도 제공된다) 사전 공개된 내용부터 많은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작이 '스파이더맨'의 캐릭터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마블 팬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것에 주목했다면 <마일즈 모랄레스>는 이러한 새로움을 기반으로 '마일즈 모랄레스'라는 스파이더맨 얼티밋 유니버스의 2대 스파이더맨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주인공 교체와 함께, <마일즈 모랄레스>는 전작과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을 내세웠다. 론칭작으로 전혀 손색이 없는 타이틀이라고 감히 평가하고 싶다. 출시 전 게임을 짧게 즐겨본 소감을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세밀한 표현, 빠른 로딩. 마일즈 모랄레스로 알아보는 PS5의 성능

 

체험에 앞서, 최근 PS5가 공개된 뒤 사양에 대한 것이 비교적 덜 알려져 <마일즈 모랄레스>를 통해 PS5의 성능 체감을 간략하게나마 풀어볼까 한다. 유저가 제대로 체감할 수 있는 그래픽과 로딩 시간으로 알아봤다.

 

<마일즈 모랄레스> PS5 버전은 4K 해상도나 레이트레이싱 같은 세세하고 상황에 따른 밝기 조절이 꽤 잘 표현됐다. 아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 마일즈가 입은 코트의 털이 PS4 버전이 조금씩 뭉쳐서 표현된 반면, PS5 버전은 털이 가늘고 세밀하게 표현됐다. 마일즈의 머리 역시 PS5 버전이 좀 더 잘 표현되어 있기도 하다.

 

<마일즈 모랄레스> PS4 버전(왼쪽)과 PS5 버전(오른쪽).


또, 상황 별 인물이나 주변의 밝기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같은 장면에서, PS4 버전은 건물과 인물의 밝기가 비교적 동일하지만 PS5 버전은 주변 환경이나 인물에 비춰지는 조명이 좀 더 밝으면 자연스럽다. 빛 반사 역시 꽤 사실감있게 표현됐다.

 

그렇다고 해서 PS4 버전이 PS5 버전보다 그래픽이 매우 낮게 체감되는 것은 아니다. PS4 버전도 환경이나 지형지물, 인물 및 전투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밀도 있게 표현됐기 때문에 두 버전을 놓고 비교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큰 차이를 발견하기는 힘들다.

 

PS4 버전 모습.
PS5 버전 모습.


PS5 기준으로 <마일즈 모랄레스>의 로딩 시간은 매우 짧다. UI에서 앱 실행 후 게임의 메인 메뉴가 나올 때까지 8초를 갓 넘은 시간만 기다리면 된다. 게임 외 <원신>을 PS5에서 구동했을 때에도 8초 초반 대가 걸려 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PS5의 기본 번들인 <아스트로 플레이룸> 역시 실행해봤는데 최초 화면이 나오기까지 3.6초가 조금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앞서 두 게임에 비해 적은 용량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피터 파커에서 마일즈 모랄레스, 이유 있는 주인공 교체

 

<마일즈 모랄레스>는 토비 맥과이어, 앤드류 가필드, 톰 홀랜드까지 다양한 배우가 소화한 '피터 파커'가 아닌 마일즈 모랄레스(이하 마일즈)라는 새로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다. 서두에서도 살짝 언급했지만, 코믹스 원작에서도 피터 파커 사망 후 2대 스파이더맨으로 활동하는 인물이다. 

 

그렇다고 <마일즈 모랄레스>에서 피터 파커가 죽는 것은 아니니 안심해도 좋다. 사망도 어디까지나 얼티밋 스파이더맨 설정이기도 하고, 또 게임은 원작과 별개의 세계관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일즈 모랄레스>에서는 게임 초반, 피터 파커와 마일즈가 함께 초반 스토리를 진행하지만 아주 자연스러운(어떻게 보면 생뚱맞을 수 있을) 계기로 피터 파커는 스토리에서 물러나고, 마일즈가 새로운 스파이더맨이 되어 뉴욕 전역을 수호하게 된다.

 

코믹스 설정과 같이, 마일즈는 스파이더맨이 되기 위한 기본 능력과 설정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게임 내 등장하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아마, 피터 파커가 등장했더라면 다소 식상했거나 새로운 고민을 했을 부분도,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으로 다소 해소되는 부분도 있다.

 

피터 파커, MJ는 아쉽게 <마일즈 모랄레스>에서 등장하지 않지만, 마일즈는 차츰 성장하며 스파이더맨의 자질을 갖추게 되고 뉴욕 전역을 지키는 인물로 거듭난다. 뉴욕 시민들 역시 여러 미션을 수행하면서 차츰 새로운 스파이더맨을 인정하게 된다. 익숙하면서도 정말 재미있다. 그리고 신선했다.

 


 

# 베놈 파위-광학 위장, 전투의 다채로움과 역동성을 부여했다

 

이제 <마일즈 모랄레스>에 대한 소감을 풀어보겠다. 바로 위에서 얘기했듯, 게임은 전작과 후속작에 있을법한 간극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웹스윙으로 누비며 진행하는 게임의 플레이 패턴이나 전투의 큰 흐름 등 전반적인 모습이 어쩌면 전작에서 보여준 모습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일즈 모랄레스가>를 확장팩 개념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새로운 요소가 제법 많다.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은 '주인공'인데, 단순히 피터 파커에서 마일즈 모랄레스로 주인공이 바뀌는 것에만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원작 설정에서 따온 마일즈의 능력이 게임의 플레이 경험을 좀 더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대부분의 능력은 스파이더맨의 그것과 같지만, 마일즈는 신경계에 흐르는 생체 전기를 이용한 공격과, 자신을 투명화시키는 카모플라쥬 같은 좀 더 강력하고, 은밀한 능력을 펼칠 수 있다. <마일즈 모랄레스>에서는 생체 전기 능력을 '베놈 파워'로, 카모플라쥬 능력은 추후 해금되는 마일즈의 슈트 모드 능력으로 '광학위장'이라는 이름으로 풀어냈다.

 

L1 버튼과 함께 벌이는 베놈 파워는 거미줄과 격투술로 벌였던 기존 스파이더맨의 공격을 다채롭게 만들어준다. △로 적에게 근접하거나 적의 무기를 뺏은 뒤 근접 공격 → 이후 웹스윙으로 따라가 추가타를 하는 등이었다면, 베놈 파워는 플레이마다 쌓이는 '베놈 바'로 좀 더 강력한 일격을 가할 수 있다.

 

강력한 펀치로 단일 적에게 '베놈 펀치'를 날릴 수도 있고 일정 주변의 적에게 광역 공격(스턴)을 날리는 '베놈 스매시', 주변의 적을 띄워 무장 해제 및 스턴을 거는 '베놈 점프' 등 새로운 스파이더맨은 강력한 힘을 등에 업고 있다.

 

강력한 일격을 선사하는 '베놈 스턴'.

전투 외에도, 베놈 파워는 꽤 다양한 수단(?)으로 쓰인다.

 

광학위장 역시 과거 높은 곳에서 적을 유인해서 공격하고 다시 올라가는 반복 패턴에서 투명화해 적에게 근접해 공격하는 패턴이 추가됐다. 물론 광학위장도 베놈 바의 에너지를 소모는 일시적인 기능이기에 빠르게 급습해 적을 노리고 다시 벗어나는 형태를 취해야 하겠지만, 베놈 파워와 함께 <마일즈 모랄레스>의 전투는 꽤 참신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 밖에, 전작의 스킬 트리와 마찬가지로 <마일즈 모랄레스>도 3개의 분야로 나뉘지만, 이노베이터-디펜더-웹슬링어라는 다소 부수적이거나 접근성이 낮은 느낌에서 전투 스킬-베놈 스킬-광화위장 스킬로 전투에 초점을 맞춘 형태로 달라져 직관성을 더했다. 전반적인 전투나 이동, 스텔스 기능의 경우에는 '챌린지 스킬'이라는 별도 단순 스킬로 분리했다.

 

 

 

 

# 프랜차이즈의 이해, 그리고 발전된 경험. 모든 것이 잘 버무려진 수작

 

뉴욕 전역을 누비며 수행하는 미션 역시 좀 더 다양성을 부여했다. 메인 스토리 임무와 부가 임무, 곳곳에서 발생하는 돌발 임무 등에 더해 '친절한 이웃 1.0' 앱으로 뉴욕 시민이 주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 신뢰를 쌓을 수도 있다. PS로고를 눌러 임무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기능도 꽤 괜찮다.

 

마일즈의 친구인 '강케'는 앱을 통해 수시로 마일즈와 교신하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며, 이렇게 여러 미션으로 쌓은 평판? 혹은 활약은 소셜 피드로 올려져 새로운 스파이더맨에 대해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 컷신을 통해 알려주는 주요 스토리, 설정에 대한 내용을 좀 더 돕는 역할도 한다.

 



 

또, 강케 외에도 게임 내에서는 다양한 조력자들이 마일즈를 돕기도 한다. 물론 플레이적인 부분에 있어서 유의미한 비중을 할애하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감내하고 돌파해야 했던 피터 파커보다는 좀 더 외롭지 않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또, 맵에서 할 수 있는 것으로는 크게 수집과 도전으로 나뉘어 두 가지가 겹치거나 동선이 흐려지지 않도록 정렬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다. 과거 수집의 난이도가 높거나, 또 지나치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었다면 이번에는 소수의 언더그라운드의 은닉품을 발견, 테크 부품을 얻는 정도로 간결화됐다. 활동 토큰을 얻기 위해 곳곳에서 타임캡슐을 발견하며 얻는 것도 마찬가지 수준이다.

 



 

어떤 게임이든 후속작을 개발할 때, 전작에서 준 익숙함과 새로운 사이에서 많이 고민한다. 더군다나 IP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면 IP의 정체성에서 벗어나지 않는 전제하에 새로움을 추구해야 하므로 구현 난이도는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 측면에서, <마일즈 모랄레스>는 인섬니악에서 두 가지 모두를 잘 고려하면서 이를 적절히 풀어낸 수작이라고 평가된다. '스파이더맨'이라는 프랜차이즈의 이해도, 그리고 전작 <마블 스파이더맨>에서 준 경험의 발전을 위해 한 고민 모두 적절히 녹여냈다는 생각이다. PS5를 구입하게 된다면, 가장 첫 게임으로 즐겨보기에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전체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