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자비 없는 급발진 액션! 스틸 맨티스의 2D 플랫포머 '발파리스'

홀리스 (정혁진) | 2021-01-28 17: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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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괴물이 등장, 마치 지옥을 연상시키는 우주 속 어느 행성. '티리온'이라 불리는 용맹한 전사가 악의 소굴로 변해버린 성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혈혈단신 여정을 떠난다.

 

2019년 출시한 2D 플랫포머 액션 게임 <발파리스(Valfaris)>는 <Slain: Back from Hell>(이하 슬레인)을 개발한 스틸 맨티스(Steel Mantis)의 두 번째 게임이다. 마치 <둠> 시리즈가 떠올려지듯, 게임은 긴머리를 풀어헤친 쿨가이가 적들을 인정사정없이 찢어발긴다.

 

비록 도트 그래픽이지만, 배경으로 깔리는 격렬한 헤비메탈과 함께 전투하고 있으면, 하이퍼 액션이 따로 없다. 자비 없는 급발진 액션이 가슴을 웅장하게 만드는 게임이다. <발파리스>를 체험한 소감을 남긴다. 게임은 참고로 PC 스팀을 비롯해 PS, Xbox, 그리고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헤비메탈과 함께 적을 제압하는 강렬한 쾌감, 스틸 맨티스의 두 번째 게임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기괴한 괴물들이 몰려드는 액션 게임은 제법 흔하지만, <발파리스>는 그러한 2D 게임임에도 묘하게 더 끌리는 매력이 있다. 충만한 B급 감성 속에 꽤 밀도 있는 연출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대사부터 메뉴까지 모든 것이 한글화돼 출시했다.

 

서두에 얘기했듯 게임은 스틸 맨티스의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 <슬레인>은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거대한 대검으로 몬스터를 무자비하게 썰어제끼는 고어 액션의 강력함은 <발파리스>와 맥락을 같이 한다. 어려운 난이도도 마찬가지.

 


 

 

다만, <슬레인>이 주로 근거리에서 벌이는 접전이 많았다면 <발파리스>는 근거리, 원거리 가릴 것 없이 다양한 경로로 공격을 하기도(또는 받기도) 한다. 다양한 공격과 함께 적의 공격 경로도 고민할 거리가 많아진 셈.

 

<발파리스>는 <슬레인>보다 한층 더 어둡고 깊어진 모습을 가지고 있다. 게임은 <슬레인> 당시 독특한 픽셀 아트로 인정받은 앤드류 길모어(Andrew Gilmour)도 <발파리스>에서 작업을 맡았다. <슬레인>이 <마계촌>과 같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시도였다면, <발파리스>는 과거 <혼두라>에서 영감을 받았다.

 


 

또, <슬레인> 때부터 이어온 스틸 맨티스의 트레이드 마크 '헤비메탈 BGM'도 빼놓을 수 없다. 별도 OST로 빼야 할 정도로 퀄리티도 수준급이다. 격렬한 헤비메탈과 함께 적들을 마구 쓰러뜨리는 느낌은 정말 강렬하다. 그야말로 '스테이지를 찢는다'.

 

참고로 게임의 헤비메탈 BGM은 1984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결성한 메탈 밴드 '켈틱 프로스트(Celtic Frost)'의 기타리스트인 '커트 빅터 브라이언트(Curt Victor Bryant)'가 직접 맡았다. 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음악적 쾌감은 우연이 아니다.

 


 

<발파리스> 개발에는 켈틱 프로스트의 기타리스트 '커트 빅터 브라이언트(왼쪽 이미지 중 두 번째 인물)', 픽셀 아트로 인정받은 앤드류 길모어가 참여했다

 

 

# 빠른 템포의 전투, 다양한 플레이 형태 추가해 재미 높여

 

<발파리스>는 전반적으로 선형적인 구조의 게임이다. 곳곳에 숨겨진 루트가 있기는 하나 그리 복잡한 수준은 아니다. 각 스테이지는 중간보스와 스테이지 보스가 등장하며 이를 돌파하며 차츰 상위 스테이지로 가는 형태다.

 

유저(티리온)는 최초 2개 무기로 시작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며 여러 무기를 획득, 상황에 맞게 바꿔가며 스테이지를 공략하게 된다. 무기는 라이플부터 피스톨, 샷건, 화염방사기, 그리고 푸른 불꽃이 감긴 검 '테리온의 무기' 등 기괴하면서도 외형부터 적을 압살할 것 같은 느낌으로 가득하다.

 


 

 

게임의 난이도는 제법 어려운 편이다. 적은 다양한 경로로 근/원거리 공격을 가하기도 하고 벽이나 바닥에서 은신해 공격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적들의 공격 속도가 빨라 난이도 체감도 높은 편이다.

 

게다가 플랫포머 장르 특성상, 아무리 기를 써서 일정 구간을 이동했더라도 세이브 포인트까지 가지 못했다면 다시 반복해야 한다는 점도 난이도 상승에 한몫한다. 다행히 AI '헤카테'가 있는 세이브 포인트가 제법 여러 곳에 마련돼 아예 처음부터 해야 하는 불상사는 없다. 체력도 회복해주고.

 

전반적으로 <슬레인>과 같은 느낌이 없잖아 있기는 하나, 스테이지 속에서 점프 액션을 비롯해 지네 같이 생긴 중립 몬스터를 타고 맵을 이동하는 등 플레이 형태를 다양하게 하려는 시도도 보였다.

 

 

 

# 상황에 맞는 플레이, 생존 확률을 높여준다

 

게임의 탐험 수준이 높은 것은 아니나, 맵 곳곳을 다니며 '부활의 우상'이나 '블러드 메탈'을 잘 습득할 필요가 있다. 우상은 세이브 포인트를 활성시킬 수 있고 블러드 메탈은 일정 개수를 모아 획득한 무기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사용한다.

 

다행히 맵에 잘 보이는 수준이어서 이들의 습득이 어렵지는 않지만, 대신 적들이 많이 몰리기에 이를 잘 상대하며 획득해야 한다. 우상이 없어 보스전을 앞두고 발견한 세이브 포인트를 활성화시키지 못한다면 훨씬 이전부터 다시 플레이해야 하는 비극이 발생한다.

 

플레이를 하며 부활의 우상을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세이브 포인트야 우상의 획득이 쉽지만, 블러드 메탈은 간혹 숨겨진 장소에 놓여 있기도 해 맵을 탐험하며 곳곳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모든 무기는 최고 4등급까지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으며, 최초 3개부터 등급이 오를수록 2배씩 필요량이 늘어난다.

 

<발파리스>는 특정 무기만 집중해 사용하는 것보다 스테이지에 맞는 무기를 고르게 사용하는 것을 유도했다. 3개의 무기 중 Q 키와 W 키로 사용하는 주/보조무기는 탄약의 제한이 없지만, E버튼으로 사용하는 무기는 파란색 에너지 게이지를 사용해 적을 처치하면서 에너지를 모으며 사용해야 한다.

 

체크 포인트에서 상황에 맞는 무기를 선택하거나 성장시킬수 있다

 


무기를 얻을 때마다 하는 헤드뱅잉은 <발파리스>의 킬링 포인트

 

무기 사용 외에 실드(시프트 키) 사용도 관건이다. 특정 강한 공격을 가할 때 히트 타이밍에 맞춰 실드를 발동하면 적의 무기를 모았다가 다시 되돌려 강한 대미지를 줄 수 있기 때문. 일종의 카운터 어택과 같은 개념이다.

 

물론 적의 공격을 막을 때마다 에너지가 깎이므로 특수무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관리도 중요하다. 남발하고 쏟아붓는 플레이보다는 상황에 맞는 대응을 적절히 해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말은 쉽지만... 정말 어렵다.

 

실드의 적절한 사용도 매우 중요하다

 

# 헤비메탈을 좋아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일단 즐겨라

 

시중에 여러 2D 플랫포머 액션 게임이 있지만, <발파리스>는 그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연출부터 게임성까지 모든 것이 독특하고 강렬하다.

 

전작 <슬레인>의 인기에 힘입어 한층 발전된 게임으로 선보인 만큼, 2019년 당시 <발파리스>는 여러 해외 매체에서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얻었다. 다소 시간이 지나 즐기기는 했지만, 결코 가벼운 게임은 아니라고 보기에 기자 역시 평가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

 

게임은 출시 이후 '풀 메탈 모드'라는 이름으로 한 차례 클리어한 이들을 대상으로 난이도를 대폭 높인 콘텐츠도 제공한다. 물론 유저가 사용할 수 있는 무기도 추가로 등장하고, 이 역시 강력하다.

 

헤비메탈을 선호하지 않아도 <발파리스>의 매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곳곳에서 보이는 B급 감성의 연출도 깨알 재미. 2D 플랫포머 액션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즐겨봐도 나쁘지 않은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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