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BIC] 잠입액션과 빙의의 색다른 조합, 부산사나이 게임즈 '원혼'

홀리스 (정혁진) | 2020-10-26 12: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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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나이 게임즈의 <원혼: 복수의 영혼>(이하 원혼)은 1920년대, 일제강점기 속 한국이라는 배경에,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소녀가 귀신의 능력을 빌어 벌이는 잠입 액션이 혼합된 게임입니다. 내년 1분기 PC 스팀으로 출시될 예정입니다.

 

트레일러를 보고 급 호기심이 생겨 다운로드 받은 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긴장감 속에 플레이를 한 것 같습니다. 뭔가 독특한 조합이지만 꽤 괜찮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적절한 긴장감을 부여하며 잠입 액션 장르의 특징도 잘 살린 것 같습니다.

 

<원혼>은 BIC 2020 언택트 라이브 일반부문 공식 선정작으로 소개됐습니다. 잘 알고 있는 소재지만 독특한 접근을 한 게임, <원혼>을 짧게 체험한 소감을 정리했습니다.

 


 

# 죽은 자들의 원혼을 귀신이 되어 해결한다

 

게임의 제목도 그렇고, 서두에서 얘기한 배경이나 설정을 보면 <원혼>의 분위기는 결코 밝지 않습니다. 메인 화면부터 플레이 화면까지 모두 어둡고, 음침한 분위의 연속이죠. 살짝 으스스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게임이 온갖 무서운 요소로 유저를 깜짝 놀라게 하는 것으로 가득찬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스릴에 초점을 맞춘 '잠입 액션' 이거든요. 잠입 액션에서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조금 어색하잖아요.

 


 

 

<원혼>은 1920년 일제강점기 속 한국을 배경으로 합니다. 어느 날 한 소녀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이후 소녀는 저승사자를 만나게 되고, 그를 돕는 조건으로 귀신 능력을 얻어 현세로 부활하게 되죠.

 

저승사자는 죽은 자들의 영혼이 현세에서 한이 맺혀 이승에 가지 못하고 있다고 하고, 소녀는 자신이 이들의 억울한 한을 대신 풀어주겠다고 얘기합니다. 대신, 소녀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다시 평화롭게 살게 해달라는 조건을 내걸죠. 그는 조건을 승락하죠.

 


 

1910년부터 해방된 1945년까지 일제가 국권을 강탈해 나라를 빼앗고, 그 속에서 우리 민족에게 준 원한은 위와 같은 설정으로 꽤 다루기 좋은 소재입니다만, 생각해보면 이런 소재를 복수나 빙의와 같은 샤머니즘 요소로 소화한 게임은 보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데모 빌드여서 전체적인 스토리를 완벽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단순한 복수만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게임의 모든 스테이지가 원한에 대한 복수가 목적이기는 하나 초반에 저승사자가 '귀신이 돼서 하는 일에 대해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를 보면 끝에는 조금 슬픈 내용으로 전개될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현재까지 분량은 꽤 괜찮은 전개를 보여줍니다.

 


 

# 빠르고 정확한 플레이가 핵심! 빙의와 잠입액션의 매력은 충분

 

이번에는 게임의 형태에 대해 살펴보죠. 우리가 많이 접한, 일반적인 잠입 액션은 캐릭터(유저)의 신분을 들키지 않으면서 적진에 잠입해 적을 제거하거나 목표물을 획득 혹은 데려오는 등의 목적을 가지죠.

 

<원혼> 데모 버전도 군인 제거, 인질을 데려오거나 아이템을 획득하는 등 잠입 액션 게임에서 보여주는 일반적인 목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앞서 얘기했듯 '빙의'와 '잠입 액션'이 결합하며 꽤 흥미로운 형태로 변형됐습니다.

 


 

 

소녀(유저)는 저승사자로부터 누군가에 빙의할 수 있는 귀신 능력을 얻습니다. 적의 시야 사각에서 몰래 근접해 빙의에 성공하면 일정 시간 동안 적으로 빙의해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사물은 어려워 보이나 군인부터 군견까지 다양한 것에 빙의해 플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게임은 진행할 수록 단순한 미션부터 인질을 데려오거나 아이템을 획득하는 등 복잡한 미션을 수행하게 됩니다. 시작 시 보이는 무덤들은 각각의 스테이지 개념으로 유저는 무덤에 있는 원혼과 대화해 이들의 한을 풀어주며 상위 스테이지로 진행하게 됩니다.

 

빙의를 하면 당장은 들키지 않습니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알 수 없으니까요. 그러나 다른 누군가를 죽이게 되면 바로 주변의 적들이 와서 유저를 죽입니다. 그러나 안심해도 됩니다. 빙의를 한 몸이 죽은 것이지, 소녀는 다시 귀신 상태로 돌아오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빙의를 해서 무조건 주변 적을 다 죽이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귀신 상태나, 빙의를 한 상태는 일정 시간만 가능하거든요. 적을 죽이면 나오는 혼? 같은 것으로 귀신 상태를 좀 더 늘릴 수는 있지만 죽이면서 동시에 나오는 붉은 색의 빛?(아마 이것은 적의 원혼으로 보여집니다)이 계속 유저를 따라오고, 귀신 상태의 유저에게 닿으면 가능 시간을 줄이기 때문에 이것도 고려하며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시간이 모두 소요되면 다시 소녀의 상태로 돌아옵니다. 적을 교란하거나 제거하는 시간은 꽤 제한적이기 때문에, 빙의 후 활동을 제법 빠르고 신속하게 해야 했습니다.

 


 

또, 귀신 상태에서는 움직임이 느리지만 벽 등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빙의와 귀신 상태를 적절히 바꾸면 빠른 이동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적이 몰려 있어 제거가 필요할 경우, 총성으로 적들을 유인해 빠르게 제거한 다음 귀신이 돼서 상황을 피할 수도 있었고요.

 

물론 적을 제거한 후 귀신이 돼도 귀신 상태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단순 반복은 어렵습니다. 게다가 물건을 획득하거나 인질을 데려오는 것은 오로지 소녀 상태로만 가능하기 때문에 귀신 혹은 빙의 상태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닙니다. 

 

스테이지를 거듭할 수록 난이도는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에 목표를 빠르게 수행하기 위한 고민을 잘 해야 합니다. 단순히 적을 모두 제거만 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죠. 클리어 시간이나 적의 제거 수 등 복합적으로 계산해 등급이 매겨지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임무 수행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목표를 어떻게 이루어 나갈 지는 유저의 몫입니다.

 

다만 아직 데모 버전이기에 일부 몰입을 흐리게 하는 부분은 개선이 필요했습니다. 빙의한 상태에서 적의 무기고를 부숴도 적이 유저(빙의한 상태)를 죽이지 않는 부분도 있었고, 총성으로 적을 유인한 상태에서 다시 적이 없는 곳에 총을 발사해도 적들이 다시 몰리기만 할 뿐 총을 쏜 유저를 적으로 간주하지는 않더라고요. 약간의 꼼수를 부린다면 부릴 수 있는 부분이겠으나, 잠입 액션인 만큼 이런 부분은 개선되면 좀 더 스릴 넘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원혼, 'K-잠입액션'으로 좋은 반응 얻을 수 있기를

 

원고 초반에 얘기했듯, <원혼>은 잠입 액션과 빙의의 혼합을 꽤 잘 풀어낸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데모버전 기준에서는 게임이 얘기하고자 하는 목적성이나 이를 게임 요소로 풀어낸 것은 상당히 합격점을 주고 싶습니다.

 

게임의 특징이 잘 어필됐으니 이제는 전체적인 구성을 어떻게 잘 가져갈 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빙의 요소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지, 스테이지 구성이나 진행 방식이 단조로워 지지 않도록 하는 것과 성장 요소 등. 채울 것은 제법 많습니다.

 

최근 다양한 국산 게임이 선보였지만 잠입 액션은 꽤 오랜만에 만나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것도 일제강점기 속 한국의 모습을 말이죠. 소재도 그렇고 장르의 참신함도 그렇고. 요즘 'K'를 많이 붙이는데 <원혼>이 'K-잠입액션'으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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