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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바이킹을 만나 더욱 극대화된 액션,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홀리스 (정혁진 기자) | 2020-11-13 1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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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소프트의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최근 아메리카의 역사부터 프랑스 혁명과 영국 빅토리아 시대, 그리고 이집트와 고대 그리스까지 점차 과거 시대, 신화를 배경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행보를 보였다. 

아프리카 북동부, 유럽 남동부 지역의 이야기를 다루던 <어쌔신 크리드>의 다음 소재는 '바이킹'이다. 지난 10일 출시한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이하 발할라)는 바이킹들이 그레이트브리튼 섬과 스칸디나비아반도를 누비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8~11세기 유럽과 페르시아까지 약탈하며 바이킹이 강한 전투력, 야만적인 이미지로 많이 알려진 탓에 <발할라> 역시 호전적이면서 강인한 모습의 그들을 조명하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내내 묵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북유럽 신화와 맞물려 스토리 몰입도도 상당했다.

암살, 잠입과 같은 시리즈 초기 이미지는 최근 들어 조금씩 비중을 줄이는 움직임을 보였다. <발할라>도 그러했다. 바이킹을 소재로 하며, 시리즈의 액션은 좀 더 강렬해졌다. 게임을 짧게 즐긴 소감을 남긴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본 기사는 게임의 플레이 경험 위주로 풀어낸 것으로, 게임을 진행하며 전달되는 각종 스토리에 대해서는 일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 암살자로서 모습 보다 액션 강조한 전사에 무게를 두다

서두에서도 짧게 얘기했지만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초기 모습은 게임 제목에서도 전달되듯 '암살자'의 모습이 강했다. 얼굴이 제대로 식별되지 않는 후드를 쓴 모습과 게임의 상징과 같은, 양손 등에 장착한 '암살검'으로 적을 은밀한 곳에서 제거하는 행위까지.

그러나 <발할라>로 오며, 게임은 이번에는 전반적인 플레이를 암살보다 격렬한 전면전에 좀 더 무게를 둔 모양새다. 북유럽 '바이킹'과 같은 강한 소재를 다룬 것과도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액션도 시리즈 가운데 가장 강도가 높다. 출시 전부터 신체 절단 같은 요소로 화제를 낳기도 했다.




도끼와 방패 또는 양손 각각 도끼를 착용해 공격하거나 양손 도끼로 묵직하지만 강한 한 방을 노릴 수도 있다. 여기에 플레이 곳곳에서 문서를 습득해 '능력'을 해방시켜 좀 더 다양한 전투 기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

도입부부터 노르웨이를 거쳐 잉글랜드에 이르기까지. 게임은 쉴 새 없이 강렬한 연출과 액션으로 유저를 전장 속에 몰아넣는다. 잉글랜드에 들어서며 본격적으로 벌이게 되는 '습격(일종의 약탈)'은 게임의 재미 중 하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클랜을 이끌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은 유저이기에 솔로 플레이 비중도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 곳곳에 있는 항구와 고지대, 정착지를 오가며 다양한 퀘스트도 수행해야 한다.

클랜원과 함께 롱쉽으로 바다를 누비다가 습격하는 일은 필수다. 게다가 습격은 클랜원과 함께 하는 집단 전투여서 규모감이나 재미도 배가된다(스토리 진행 중 벌어지는 이벤트 전투도 대부분 집단 전투로 이루어져 있다).



전투를 전면에 내세우기는 했지만, 시리즈 특징인 암살 관련 기술도 여전히 들어 있다. 암살검을 이용해 적을 급습하거나, 특정 지역으로 올라가 동기화한 후 멋지게 떨어지는 신뢰의 도약, 그리고 세계관 내 주요 적대 인물이 결성한 결사단(전작의 교단원)까지. 때로는 정보를 캐내기 위해 은신해 적진에 몰래 잠입할 수도 있다.

다만 게임에서는 이들의 중요도가 낮거나 등장 시기가 이르지 않은 느낌이다. 스킬 트리를 투자하는 정도에 따라 대미지양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암살의 비중이 크게 높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초반부터 벌이는 클랜 단위 전투의 인상 탓도 있는 것 같다.

신뢰의 도약은 잉글랜드 지역에 와서야 습득할 수 있다.
암살검을 이용한 공격도 어느 정도 진행해야 얻을 수 있다.

동기화를 통해 보는 전경은 정말 훌륭하다.

세계 곳곳에 있는 결사단원의 암살은 이번 시리즈에서도 적용됐다.


# 약탈을 위한 필수 요소 집단 전투는 게임의 '백미'

집단 전투에 대해 좀 더 얘기해보겠다. 약탈 혹은 타 클랜원과 분쟁이 벌어질 때 주로 벌이는 요소로, 이는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캐릭터와 정착지의 성장을 위해서라는 명분이 있다. 전투력을 뽐내며 다양한 지역을 약탈한 바이킹의 이미지와도 맞닿아 있다.

이를 위해 게임은 극 초반부터 유저와 클랜원이 '롱쉽'으로 함께 이동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롱쉽은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의 함선과 같은 개념으로 초반 노르웨이 지역부터 다루게 된다. 잉글랜드로 오면 롱쉽으로 좀 더 넓은 지역을 이동할 수도 있다. 세력 확장, 성장을 위한 도구다.

약탈할 시간이다!




그러나 지역마다 적대 세력(또는 불신 지역)의 평균 전투력이 높을 수도 있기에 일방적인 약탈은 절대 불가능하다. 곳곳에서 미션을 수행하며 캐릭터를 성장시키거나 정착지를 성장 시켜 함께 참전하는 클랜원의 라인업을 더 좋게 꾸려야 한다.

전투 시 유저 개인이 소화해야 하는 비중은 절대 적지 않다. 집단 전투여서 모든 적이 유저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장점(혹은 난이도 감소)가 있기는 하나 이것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클랜원과 싸우는 적을 공격하기도 하고 쓰러진 클랜원을 부활도 시켜줘야 한다. 소수 등장하는 중요도 높은 적들은 직접 상대해야 하기에 함께 싸운다는 의미는 제대로 부여했다.



<발할라> 직전에 출시된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의 경우에도 집단 전투가 있기는 하나 이는 일부 중요 전투에 한정되어 있고 유저 혼자서 여러 진영을 누비며 미션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일 대 다수로 마주하다 보니 무조건 공격을 하는 행위보다 잠입, 암살이 많이 요구됐다.

<발할라>가 집단 전투를 통해 좀 더 액션이 강조된, 규모감 있는 전투를 제공하는 새로운 시도를 가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생각보다 전략적인 요소는 부족했다. 클랜을 활용해 좀 더 긴장감 있는 전투를 할 수 있도록 고민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 밀도 높은 스토리와 플레이 요소들, 핵심 성장 요소 '정착지'까지

시작 지역인 노르웨이는 튜토리얼이기도 하지만 좀 더 큰 볼륨의 개념에서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을 익히는 형태다. 이후 롱쉽을 타고 잉글랜드로 넘어오면 본격적으로 수많은 콘텐츠가 유저를 기다리고 있다. 향후 지도를 통해 노르웨이로 다시 넘어와 미처 수행하지 못한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시리즈를 접해본 유저라면, 맵을 펼쳤을 때 보이는 드넓은 규모의 맵, 그리고 그 속의 미션들을 보며 한 번쯤 아득함(?)을 느껴봤을 것이다. 전작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와 마찬가지로 유저는 <발할라>에서 메인 퀘스트 외 다양한 부가 퀘스트, 그리고 보물과 수수께끼, 유물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다.


술 마시는 것을 겨루거나
미니 게임을 통해 카리스마 경험치를 얻을 수도 있다.


집단 전투를 통한 약탈의 개념이 강조된 것 외에는 기본적인 성장 구조나 탐험 방식은 전작의 그것들과 비슷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동기화 역시 마찬가지.

다만 캐릭터 레벨이 사라지고 유저가 얻은 경험치로 스킬 트리를 얻으며 전투력을 높이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장비의 레벨도 사라져 한 번 얻은 장비를 꾸준히 성장, 관리하는 형태로 바뀐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와 함께 약탈지에서 여는 상자에서는 원자재나 보급품 같은 성장 아이템을 제법 많이 떨군다. 이는 정착지 성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정착지는 육성할수록 유저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을 돕는다. 장비를 강화하거나 탑승한 말에게 기술을 부여하거나 새를 구매할 수도 있다. 각종 유물을 가져다가 보상을 얻거나 재료를 교환할 수도 있어 자원 획득(곧 약탈)이 꼭 필요하다.

세계의 균형을 유지한다는 개념은 <발할라>에서도 어느 정도 통용된다. 세계에는 다양한 클랜이 있으며 어떤 클랜과 우호 또는 적대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경험하는 스토리도 달라진다.

정착지의 성장은 플레이에 큰 영향을 끼친다.
유저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의 경험이 달라진다.


정복/개척의 개념도 중요하지만 모든 곳을 적대적으로 돌리게 되면 그만큼 유저가 겪는 어려움도 증가하므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처럼 유저가 대화나 선택을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전작이 펠로폰네소스 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실제 역사를 밀도 있게 표현했다면, <발할라>는 바이킹, 당시 시대 배경과 함께 북유럽 신화를 더해 상상력을 바탕으로 밀도 있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일부 허구의 내용도 있기는 하나 정말 흡입력 있게 표현했다. 또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기원을 찾는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곳곳에 관련 떡밥을 뿌려놔 이를 알아내는 재미도 있다. 

그 밖에, 캐릭터 성장 스킬 트리는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에 비해 제법 세분됐다. 최초 은신, 근접, 원거리 중 하나를 선택해 거기서 뻗어지는 수많은 스킬 트리를 선택하며 점점 세분화시킬 수 있다. 물론 한 쪽을 선택해도 그쪽에서 다른 분야의 스킬을 선택할 수 있어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 전작의 성공 경험 바탕으로 시도한 액션의 강화, '신의 한 수'였다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가 전작들의 여러 단점을 보완하고 오픈월드 액션 RPG를 잘 표현했다면, <발할라>는 성장 경험을 바탕으로 강력한 액션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바이킹'이라는 소재를 택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다.

게임은 현재까지 각종 리뷰 집계 사이트에서 80점 초중반을 기록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출시 기준 포함된 콘텐츠도 상당하지만, 유비소프트는 내년 가을까지 퀘스트부터 장비, 새로운 콘텐츠들이 포함된 4개의 무료 시즌 업데이트도 제공할 계획이다.

완벽한 암살자의 모습으로 시작한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발할라>로 오며 전투가 좀 더 강조된 한 명의 광전사의 모습을 선보였다. 아직 출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게임이지만, 후속작은 또 어떤 설정으로 인상을 남겨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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