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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전염병 주식회사 무료 확장팩 치료 모드... "제발 말 좀 잘 들어!!!"

우티 (김재석 기자) | 2020-11-16 18: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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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0명을 넘어섰습니다. 엿새째 100명을 넘었는데요. 감염은 대부분 일상생활의 공간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번 '웨이브'에서 공공장소에서의 집회나 클럽은 아직 감염 발발 장소로 지목되지 않았습니다. 날이 다시 추워지면서 바이러스의 생존력이 강해진 게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시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할지도 모릅니다.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5,4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본인이 그 질병에 걸렸다가, 선거에서 지고 요즘은 골프 치러 다니는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은 엿새 만에 확진자가 무려 100만 명이나 늘었습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모두 셧다운에 들어갔습니다. 11월 16일 현재, 코로나19의 종식을 선언한 주요 국가는 중국뿐입니다.

 

아직 일상을 되찾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밖을 나설 날은 언제 올까요? 백신은 나오긴 할까요? 내년 말이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제약회사 CEO의 약속은 너무나도 멀게 느껴집니다. 곧 연말연시가 다가오는데 마냥 즐겁게 모임을 갖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게임은 좋은 선택지

판데믹이 장기화되며 실내 활동이 늘어났고 그에 따라 디지털 콘텐츠의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은 거의 정설입니다. 그리고 게임은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산업 분야로 평가됩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도 집에서 게임을 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물론 아케이드 산업의 쇠락과 신작 출시 지연 같은 이슈도 함께 봐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 한국은 아직 단 한 번도 락다운까지 가지 않고 일상을 유지 중입니다. 할로윈데이에 분장하고 이태원에 갈 수 있고, 주말마다 사람들을 피해 조용한 곳으로 여행을 갈 수 있을 정도로 자유롭습니다. 기자가 차를 몰고 사람을 피하러 간 그곳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만, 아무튼 한국은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도 게임은 주목받는 선택지입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게이머들은 힐링을 하기 위해 <동물의 숲>을 플레이했고, <어몽 어스>와 <폴 가이즈>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만났습니다. <롤>이나 <배그> 같은 게임도 꾸준히 즐기고 있죠. '게임중독' 이야기도 작년보다 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에게만 말씀드리는 건데, 사실 제가 임포스터였습니다

 

# <전염병 주식회사>의 새 무료 확장팩

코로나19가 처음 퍼졌을 때 인기를 끌던 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전염병 주식회사>입니다. 


엔데믹 크리에이션이 개발한 시뮬레이터로 실제 전염병 전파 과정을 굉장히 잘 재현했죠. 바이러스 전파 직후 게임의 다운로드는 급증했고, 개발사 측은 "바이러스 관련 정보는 보건 당국에서 찾아달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1월 초 게임에 유저가 너무 많이 몰려서 잠시 서비스가 중단된 적 있습니다.

 

이렇게 게임이 인기를 끌자 연합뉴스TV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으로 전염병을 다룬 영화나 게임의 소비가 늘고 있다"라며 "과도한 불안을 조장하거나 오락거리로 삼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라고 보도해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 엔데믹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성금 25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습니다.

 


<전염병 바이러스>는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2015년 메르스가 유행할 때도 인기를 끌었는데요. 오늘날 두 질병은 비교적 잘 극복됐지만, 코로나19는 스페인 독감에 비견되는 전염병으로 아직도 잡힐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바로 지난주, <전염병 주식회사>에 새 무료 확장팩 '치료 모드'가 출시됐습니다.

 


 

#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

그간 기자는 <전염병 주식회사>에서 무수히 많은 이름의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을 세계에 뿌렸습니다. 친구 이름을 전염병 이름으로 지어놓고 페이스북에 올리며 낄낄거렸던 것이 무려 아이폰 3GS를 쓰던 시절입니다.

 

바로 그 게임에서 전염병을 막는 입장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치료 모드>는 플레이어를 정 반대 상황에 갖다 놓습니다. 전염병을 막는 것이죠. "세계를 구할 수 있습니까?"라는 엄중한 물음과 함께 게임은 시작됩니다.

 

 

세계 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 같은 기초적인 방역 지침을 알리는 데도 비용이 들어가는데, 백신 개발은 엄청난 자원을 소모합니다. 시민들은 말을 듣지 않고, 언제나 불만이 많습니다. 시민들을 달래기 위한 강제 퇴거 금지, 취업 지원 같은 프로그램을 지원해도 플레이어의 권위는 쉽게 떨어집니다. 이 권위가 0까지 떨어지면 게임 오버입니다.

 

<치료 모드>에서는 권위를 유지하면서 한정된 자원을 잘 사용해야 합니다. 자원은 감염률, 사망률, 순응 리스크를 줄이는 데 써야 하는데 언제나 모자랍니다. 가짜뉴스를 유포해 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는 등의 편법도 있지만, 게임 시스템 상 권장되지 않습니다.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라"는 가짜뉴스는 한 달 만에 들통나기 때문입니다.

 

백신 개발을 마치고 제작까지 거의 마쳤는데, 게임 오버입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데 비용이 들어갑니다.

세계를 수호하는 입장에서 빨갛게 물들어가는 지도를 보면 정신이 멍해집니다. 전파를 막고 백신 개발 속도를 빠르게 만들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러 특정 지역을 아노미 상태에 빠뜨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감염자들이 패닉에 빠지고, "전염병이 과장됐다"는 정치인이 나타나서 떠드는 와중에도 감염은 멈추지 않습니다.

 

하늘길과 뱃길이 빨간색이라서 웃음을 짓던 그 게임이 아닙니다.

 

아노미 상태에 빠진 아프리카 대륙.

  

서둘러 감염률을 낮춰야 합니다
각종 리스크를 낮추는 게 게임의 목표

 

# 전염병과의 전쟁에선 뜻대로 되는 게 없다

 

난이도가 어려워질수록 시민들은 말을 듣지 않습니다. 이들을 살리는 데 내가 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속이 터집니다. 백신 개발이 완료된다고 해도 끝이 아닙니다. 백신을 생산해서 전 세계에 공급하는데 "이제 끝났다" 싶어서 제재를 풀면 다시 전염병이 확산세로 돌아가 플레이어는 불리한 입장에 빠집니다.

 

기상천외한 변수도 도처에 널렸습니다. 가면 갈수록 사망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데 정말 문자 그대로 멍청한 의사들이 나타나 "사실 이 질병은 자연 치유가 가능하다"는 말을 하는 한편, 백신 접종 반대론자들까지 등장합니다. 집단 불복종이 발생해 권위 바로미터가 쭉쭉 떨어지고, 이 상황을 즐기는 정치인마저 등장합니다.

 

어떻게 당신이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누구 생각나는 사람 없나요?

 

이렇게 <치료 모드>의 헤드라인은 플레이어의 정신을 쏙 빼놓습니다. 전염병을 널리 퍼뜨리면 됐던 옛날에는 "크큭, 미국 전역이 감염됐다는구만" 하고 웃으며 넘어가겠지만, 막는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뉴스입니다. <치료 모드>에서 좋은 뉴스는 거의 없습니다. 판데믹이 장기화되면 '세계 경제가 황폐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는데, 그 여파로 자원 수급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습니다.

 

총체적 난국을 겪어야 하는 플레이어는 "리우 올림픽이 정상 개최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받곤 합니다. 방역 전쟁의 지휘관에게는 너무나도 허무하고 비현실적인 뉴스입니다. 게임은 전염병의 위험성을 아주 확실하게 각인시켜줄 뿐 아니라 확산 방지 시스템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방역 당국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게 만듭니다.

 

아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이 놈들아ㅋㅋ

 

실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무서운 헤드라인들.

 

내가 이것들을 살리겠다고 지금...

 

# 방역 당국에 압도적 감사를

게임이 이런데 실제는 어떨까요? 게임은 그만두고 나가거나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실 세계는 언제나 게임보다 복잡 다단합니다.

 

집회를 하겠다고 뛰쳐나오는 사람들도, 백신 거부론자도 게임에 등장합니다. 그렇지만 70억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저렇게 떠들도록 놔두고, 빨리 백신이나 만들자"라고 무시할 때도 많습니다. 사실 거대한 세계 지도 위에서 몰래 숨어 기도하는 사이비 종교인들은 그 수가 극히 미미하며, 허황된 가짜뉴스 하나만으로 시스템 자체가 전복되는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요? 수치 옆에는 실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정부는 당장 굶어죽겠다는 자영업자의 절규를 외면할 수도, 수 개월째 무거운 방역복을 입고 일하는 일선 의료진들의 호소를 못 들은 체 넘어갈 수도 없습니다. <치료 모드>를 조금만 해보면, 방역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은 한국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손을 벗어나버리면 답이 없습니다.

아직 우리는 퇴근 후 치킨집에 갈 수 있고, 코로나19가 의심되면 지정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IMF가 발간한 GDP 성장률 전망을 보면 글로벌 성장률이 -4.4%인데, 한국은 -1.9%를 기록하며 선방 중입니다. 전국의 감염병 전담 병원에서는 2,600여 개의 병상이 비중증 확진자를 수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불러왔던 나라들이 지금 어떤 처지에 놓여있는지는 덧붙이지 않겠습니다.

 

모두 방역 당국이 최선을 다한 덕입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바로 오늘(16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300~4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정 청장은 예전에 "방역에는 지름길이 없다" 며 "일상을 안전하게 하나씩 바꾸어 나가는 길밖에 없다"고 충고했습니다.

 

말을 잘 듣는 게 정말 정말 정말 중요한 때입니다. 이런 시국에 사람들이 말을 잘 안 들으면 어떻게 되는 지 보고 싶으시다면 <치료 모드>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전염병 주식회사>는 앱스토어에서 900원밖에 안 합니다. 확장팩 <치료 모드>는 추가 비용 없이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인앱 결제 요소가 있지만, 기자는 굳이 지르지 않아도 게임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 없었습니다.

 

우리도 빨리 이 소식을 보는 날이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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