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데스티니 차일드: 디펜스 워, 과연 디펜스 장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홀리스 (정혁진) | 2020-11-25 18: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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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이상 이어오며 인기를 얻은 타워 디펜스 장르는 다양한 형태로 변화를 시도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등장하는 유닛에 캐릭터를 부여해 좀 더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기도 합니다.

 

라운드투 개발, 썸에이지가 지난 24일 출시한 <데스티니 차일드 디펜스 워>(이하 데차 디펜스워)는 <데스티니 차일드>의 IP를 활용한 게임입니다. 원작을 아는 유저라면 내러티브 CCG(콜렉팅 카드 게임)라는 장르에서 타워 디펜스로 변신한 모습에 궁금함도 가질 것 같습니다.

 

개성 있는 다양한 캐릭터로 주목 받은 원작의 모습은 과연 어떤 형태로 선보였을까요? 과연, 원작 이상의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요? <데차 디펜스워>를 짧게 체험한 소감을 정리했습니다.

 


 

# 다워 디펜스와 데스티니 차일드 IP가 만났다

 

타워 디펜스는 이미 널리 알려진 장르죠. 하지만 널리 대중화된 게임을 꼽으라면 꽤 소수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여기에는 게임성, IP의 인지도 등 여러 요소가 좌우되겠죠.

 

<데차 디펜스워>는 기본적인 디펜스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은 기본적으로 PvE, PvP 모든 콘텐츠를 다른 유저와 함께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죠. 싱글 콘텐츠는 없습니다. '모드' 내 무한 디펜스로 하는 PvE 모드가 있기는 하나 이 역시 2인의 유저가 참가가 필수입니다.

 


 

게임은 일반적인 디펜스 형태에 <데스티니 차일드>라는 이미 알려진 IP를 적절히 입혔습니다. 물론 <데스티니 차일드>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냐는 것은 기준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아무런 인지도 없는 혹은 생소한 유닛보다는 나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도 <데스티니 차일드>를 경험해서 그런지 '아르테미스', '시링크스'나 '오로라밈' 같은 게임의 캐릭터가 유닛으로 등장하는 것을 보니 꽤 친숙하더라고요. 게임 특징이기도 했던 모션 그래픽 역시 적용돼 원작에 익숙한 분이라면 반가워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데차 디펜스워> 곳곳은 캐릭터 관련 요소 외에 사운드나 UI 등 전반적으로 원작의 향수 혹은 톤을 꽤 신경써서 반영하려는 듯한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평가는 둘째치고 <데스티니 차일드>에 익숙한 유저라면, 혹은 캐릭터가 확실히 강조된 디펜스 게임을 원한다면 한 번쯤은 흥미를 가질 것 같습니다.

 

전반적인 모습부터 익숙한 캐릭터까지, 원작의 분위기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 효율적인 마나 운영, <데스티니 차일드: 디펜스 워>의 핵심

 

<데스티니 차일드: 디펜스 워>는 5x3 사이즈 맵에서 전투가 벌어집니다. 몹은 좌→우로 반원 모양의 경로로 이동하며 약 90초 동안 웨이브를 막고 나면 다음 웨이브로 이동하는 형식을 따르죠. 시작할 때마다 무작위로 보스가 지정되며, 1페이즈에서 몹의 웨이브를 막고 나면 2페이즈에 보스가 등장하는 것을 반복합니다.

 

모드와 상관없이, 게임은 본인의 마왕 후보생(유저 캐릭터) 1종과 차일드(소환 캐릭터) 중 5종을 선택해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적을 처치할 때마다 얻는 마나는 포함시킨 덱 중 무작위로 차일드를 소환하거나 아니면 맵 위에 올린 차일드를 강화 또는 마왕 후보생이 보유한 스킬에 사용됩니다.

 


 

 

승리를 위해서 효율적인 덱 운영은 필수입니다. 코스트를 제한해 강력한 성능의 카드를 억제하는 타 게임과 다르게 <데차 디펜스워>는 코스트 제한도 없어 조합을 자유롭게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무작위 소환/조합으로 함께 등장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겠지만요.

 

앞서 얘기한 마나는  차일드를 소환하거나 강화하기도 하고, 또는 저마다 다른 스킬을 보유한 마왕 후보생의 스킬을 사용하는데 사용됩니다. 세 가지 요소는 모두 고정 코스트가 아닌 사용할수록 마나 코스트가 늘어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조합부터 강화, 스킬 사용까지. 마나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무분별하게 무언가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각인시켜줍니다. 빠르게 몰려드는 적들을 막으면서 이를 고려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죠. 게다가 자신에게 몰리는 적을 물리치면 상대방에 물리친 적이 추가되는 방식입니다.

 

박빙의 승부가 펼쳐져 2, 3라운드만 가도 적과 보스의 체력이나 이동 속도도 정말 빠르기 때문에, 보유한 차일드 레벨이나 카드 조합을 제대로 했더라도 순간의 선택이 어긋나면 적들의 러시를 막기 힘들어집니다. 덱의 운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캐릭터 계정이 오를 때마다 얻는 마스터리 포인트를 활용하는 것도 관건입니다. 능력치 상승부터 시작 시 추가 마나, 무료 스킬 사용 등 덱에 따라 고민해서 투자할 수 있죠. 포인트도 별도 비용이나 조건 없이 자유롭게 분배할 수 있어 조건에 맞게 설정하는 것도 중요해 보입니다.

 

자유자재로 분배할 수 있는 미스터리 포인트도 잘 활용해야 합니다.


# 다양한 특징 가진 차일드, 조합은 곧 승리로 이어진다

 

덱 조합에 중요한 것 중 또 하나는 바로 캐릭터를 잘 활용하는 것이겠죠. 타 디펜스 게임이 유닛별 특징을 부여한 것과 같이, <데차 디펜스워>도 차일드마다 다른 특징을 지니게 했습니다.

 

게임은 46종의 차일드를 공격형, 보조 공격형, 특수형 등 3개 계열이 일반부터 희귀, 에픽, 전설 등 4종의 등급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원작에 없는 제거티, 제미나, 달리아 같은 새로운 차일드도 만날 수 있습니다. 향후에는 <데차 디펜스워>만의 고유 차일드도 계속 추가될 수도 있겠네요.

 

원작 <데스티니 차일드>에 등장한 캐릭터를 모두 만날 수 있습니다.

 

차일드는 대미지부터 초당 대미지, 공격 속도 및 대상, 대형 몬스터 추가 대미지, 버스트 공격 속도 증가/지속시간, 마나 생성 등 저마다 다른 스킬을 가지고 있습니다. 향후 차일드가 늘어날수록 상위/하위호환 개념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현시점에서 능력이 겹치는 차일드는 없습니다.

 

캐릭터를 얻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업적이나 승리 등으로 얻는 '악마의 가방(일종의 가챠 박스)'을 일정 시간을 들여 인게임 재화나 차일드 카드를 해금, 획득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차일드를 성장하기 위해서는 같은 차일드를 획득해 레벨을 올려야 합니다. 획득부터 성장까지. PvP 중심의 구성 등을 보면 <클래시 로얄>과도 꽤 닮은 모습입니다.

 

일단, 차일드를 사용하려면 얻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겠죠.

 

캐릭터마다 다양한 특징은 자연스럽게 어떻게 조합하느냐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느려진 적에게 추가 대미지를 주는 차일드가 있다면 적을 느리게 하는 차일드를 섞어서 넣는 방식을 고민할 수 있겠죠. 물론 악마의 박스로 원하는 차일드를 얻는 것이 먼저겠지만, 운영만큼이나 차일드의 조합은 이 게임에서 적지 않은 중요성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차일드가 추가될수록 더더욱요.

 

다양한 능력을 가진 차일드를 조합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 원작 IP의 의미, 전략과 조합을 고민할 콘텐츠가 필요해보여

 

디펜스 장르 게임인 만큼 PvP 위주의 운영을 한 것은 나름의 선택이라고 보입니다만, <데차 디펜스워>에서는 외형적인 부분 외에 원작 IP에 몰입할 요소가 부족한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여겨집니다.

 

마왕쟁탈전으로 향하는 원작의 스토리를 모두 담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캐릭터들이 왜 이런 행동들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동기부여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데스티니 차일드>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것만 강조한다면 스킨만 활용했다는 비난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향후 어떤 모드가 추가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PvP가 기본 전제다 보니 유저가 스스로 성장하며 경험할 수 있는 싱글 콘텐츠가 없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캐릭터의 스킬 연구, 조합이 꽤 중요한 만큼 다양한 실험도 필요할 텐데 이를 제대로 고민할 수 있는 무대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데차 디펜스워>는 <데스티니 차일드> IP를 활용해 이목을 집중시킨 데는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지난 10월 29일 호주, 싱가포르에 소프트 론칭해 구글 플레이 전략 카테고리 순위 2위와 3위를 달성하는 등 좋은 성과도 거뒀습니다.

 

수많은 타워 디펜스 게임이 나오는 가운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운영, 콘텐츠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데차 디펜스워>의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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