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취재

[TIG 퍼스트룩] 이 퍼즐게임은 어렵지 않고 노란 고양이가 나옵니다

톤톤 (방승언 기자) | 2020-11-30 10:26:24

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5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할 게임은 태국에서 온 퍼즐게임 <타임라이>입니다.

 

<타임라이>는 ‘탐색바’를 이용해 시간을 앞뒤로 움직이는 ‘시간조종’ 게임입니다. 탐색바라는 말이 생소하다면 아무 동영상 플레이어나 켜 보세요. 화면 아래 시간대를 표시하는 막대가 하나 있죠? 바로 그겁니다.

 

게임 주인공은 ‘미래예지’ 능력이 있는 소녀입니다. 탐색바는 소녀의 능력을 표현하는 장치입니다. 영상을 빨리 돌려보듯 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능력자인 거죠. 

 

Timelie - Official Trailer - Available now on PC


 

 

 

연구소처럼 생긴 미지의 건물에서 탈출하는 게 소녀의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방(스테이지) 여러 개를 돌파해야 합니다. 스테이지가 시작되면 소녀가 방 입구에 서서 예지 능력을 사용하고, 화면 하단에 탐색바가 표시됩니다. 이 탐색바를 조작해 미래를 보면서 시간대별로 소녀의 행동을 지정해 줍니다. 무사히 출구에 닿으면 클리어입니다.

 

물론 방해꾼이 있습니다. 여기저기 배치된 경비로봇들은 소녀를 발견하면 빠르게 다가와 공격합니다. 마치 잠입액션 게임 같습니다. 적의 순찰루트를 파악하고 시야를 피해 여러 가지 행동을 수행한다는 점에서요. 하지만 ‘진짜’ 잠입액션과 달리, 들켜서 공격 당해도 별 문제는 없습니다. 몇 초 전으로 돌아가면 그만입니다.

 


실수를 무한정 ‘무를’ 수 있다는 말은, 게임오버 당할 일이 없다는 뜻이죠. 긴장감이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맹점을 <타임라이>는 퍼즐 자체의 ‘푸는 재미’로 메워 넣습니다. 초반부를 제외하면 게임은 ‘쉬운 듯 쉽지 않은’ 미묘한 난도를 잘 유지합니다. 깊이 생각 않으면 간발의 차로 로봇에 발각당하는 경우가 잦아진다는 뜻입니다. 똑같은 구간을 십수번 반복하며 탈출 루트를 궁리하다 보면, ‘긴장감’은 없어도 ‘몰입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바닥에 가로세로 배치된 희미한 노드(node·점)는 게임 완성도를 높이는 숨은 공신입니다. 소녀에게 이동 명령을 내리면 노드 위에 흰 선으로 경로가 그려집니다. 소녀는 이 선 위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눈대중으로 이동시간과 거리를 계산하기 쉽습니다. 덕분에 불필요한 시행착오 없이 퍼즐풀이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노드를 통해 소녀의 움직임을 제한함으로써 애매한 판정에서 오는 스트레스나 ‘꼼수’로 인한 난이도 급락을 막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게 왜 들켜?” 하며 짜증낼 일이 없고, ‘피지컬’로 묘기를 부려 게임을 깨버리는 기행도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아, 제일 중요한 장점 하나를 빠뜨릴 뻔했네요. <타임라이>에는 고양이가 등장합니다. 스토리상 아무 맥락도 없이 툭 튀어나오는 감이 있지만, 뭣이 중하겠습니까, 고양이인데요. 노랗고 귀엽습니다.

고양이와 소녀는 운명공동체입니다. 둘 중에 하나라도 로봇에 잡히면 안 되고, 탈출도 함께 해야 합니다. 고양이도 자기 몫은 합니다. 벽면의 환기통로(벤트)를 이용해 소녀가 못 가는 곳에 대신 가주고, 울음소리를 내 로봇을 유인할 수 있습니다. 

 

 

아쉽지만 스토리텔링에는 ‘알맹이’가 없습니다. 공들인 오프닝과 컷신 때문에 그럴듯한 뒷이야기가 구구절절 풀어져 나올 줄 알았는데 난해한 기호와 장면이 몇 차례 스쳐갈 뿐입니다. 잘 마련해 둔 작중 분위기가 아까울 정도입니다. 기자의 이해가 부족했던 것일까요?

 

‘퍼즐은 어렵고 봐야한다’는 게이머라면 무난한 난이도 역시 아쉬운 지점일 수 있습니다. 제작진도 하드코어 게이머들의 평가를 의식했는지 DLC <헬루프>를 출시했습니다. 본편보다 몇 배 어렵고, 플레이 타임은 10시간을 넘는다고 하네요. 게다가 무료입니다.

 

본편 플레이타임은 4시간으로 짧은 편이지만, 밀도 높은 플레이 때문에 체감 시간은 그 이상입니다. 이것만 해도 2만원 가격이 크게 아깝지 않은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DLC 덕에 구매 가치가 훌쩍 커진 느낌입니다.

 

<타임라이>는 진입장벽을 많이 낮춘 무난함이 그대로 매력이 되는 작품입니다. 게임오버 패널티를 없애 클리어 실패의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했고, 노드와 이동경로 시스템으로 직관성을 높여 시행착오 스트레스도 줄였습니다. 대신 ‘푸는 재미’가 충분한 퍼즐을 제공해 본분에 충실합니다. 조금 심심하더라도 진득히 즐길 수 있는 퍼즐게임을 원하신다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 추천 포인트
1. 직관적인 그래픽과 시스템
2.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난도
3. 넉넉한 DLC 콘텐츠
4. 고양이

▶ 비추 포인트
1. 알맹이 없는 스토리라인
2. 취향에 따라 부족할 수 있는 난도 (본편 한정)

▶ 정보
장르: 퍼즐
개발: Urnique Studio
가격: 19,500원
한국어 지원: O
플랫폼: 스팀

▶ 한 줄 평

퍼즐은 좋지만 머리 아프기는 싫다면,
시간조작 퍼즐게임 <타임라이>. 고양이는 덤!

 

전체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