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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신중하게 빚은 따뜻한 동화, ‘알바: 야생의 모험’

톤톤 (방승언 기자) | 2022-05-04 19: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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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야생의 모험>은 2022년 영국 영화 및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 시상식 ‘가족 게임’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환경 메시지’를 담은 게임입니다.

 

이런 이력(?)을 지닌 게임은 으레 재미가 떨어진다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알바: 야생의 모험>의 경우는 조금 특별합니다. 2020년 말 출시한 이래 스팀 플랫폼에서 2,500여 유저로부터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기록하는 등(추천율 98%), 대중성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어린이날을 기념해 <알바: 야생의 모험>을 플레이해보았습니다. 과연 명성대로 재미와 메시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타이틀일까요? 간략히 알아보겠습니다.

 


 

 

# 보는 즐거움과 듣는 즐거움

 

<알바: 야생의 모험>은 처음부터 귀와 눈을 강하게 사로잡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사운드와 함께 플레이하라’는 메시지가 가장 먼저 뜹니다. 어드벤처 장르 특성상 음향이 크게 강조될 일은 없을 듯한데, 다소 의아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플레이를 시작하면 메시지의 의미를 금세 깨달을 수 있습니다. <알바: 야생의 모험>의 사운드 디자인은 예상치 못한 퀄리티로 놀라움을 줍니다.  파도소리, 도시의 잡음 등 앰비언트 사운드에서부터 지형에 따라 달라지는 발소리, 심지어는 옆 NPC의 이어폰에서 새어 나오는 음악 소리까지, 다양한 음향들이 섬세한 공간감을 갖추고 들려옵니다.

 

 

여기에 각종 조류와 육상동물이 사방에서 내는 울음소리까지 더해지면서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섬마을의 풍광이 자연스럽게 전달됩니다. 덕분에 카툰 스타일의 심플한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현장감이 넘칩니다.

 

그러나 그래픽이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저사양 게임인 만큼 ‘사진 같은 리얼리즘’은 없지만, 미려한 광원 표현, 그리고 디테일에 잔뜩 힘을 준 맵 디자인을 통해 정말 지중해 휴양지에 온 듯한 흐뭇함과 안락함을 줍니다.

 

 

 

# ‘메시지’를 위한 아름다움

 

이처럼 아름다운 묘사는, 심미적 만족만을 주는 요소는 아닙니다. 게임의 주제 전달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알바: 야생의 모험>은 섬에 대형 호텔을 지으려는 시장의 계획에 맞서, 주인공 알바가 주민들의 반대 서명을 받아내는 내용입니다. 알바가 선택한 투쟁 방식이 ‘공격’이 아닌 ‘설득’이라는 사실은 게임 내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시장은 몇 년 전 발생한 화재로 섬의 자연보호구역이 ‘복구 불가’상태에 빠졌다며, 차라리 호텔을 지어 마을 경기를 되살리자는 논리를 내세웁니다. 그러나 알바와 친구 이녜스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습니다. 복구에 힘쓰고 관심을 가진다면, 아직 섬의 자연은 되살아날 여지가 충분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둘은 직접 섬 복구에 나서는 한편, 섬에 둥지를 튼 여러 희귀동물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도’해, 주민들의 반대 서명을 받아내려 합니다.

 

 

이때 알바가 설득하는 대상은 게임 속 마을 주민들뿐만이 아닙니다. 그저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쉽게 눈을 돌려 포기하기엔 우리의 자연이 너무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유저에게도 전달하고 있습니다. 섬의 아름다운 묘사는 이런 메시지 전달을 극대화하는 필수 요소입니다.

 

레벨 디자인에서도 동일한 연출 의도가 느껴집니다. 너른 바다와 우거진 식생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장소가 맵 곳곳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해당 위치에 의자나 NPC를 배치해 풍경 감상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기도 합니다.

 

생동감 있는 야생동물들 묘사도 같은 역할을 수행합니다. 저사양 게임의 그래픽 한계 안에서도, <알바: 야생의 모험> 속 동물은 모두 현실적인 귀여움을 뽐냅니다. 특히 참새, 비둘기, 고양이 등 일상적 동물들을 살펴보면, 제작진이 각각의 동물 특성 표현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점을 곧장 알 수 있습니다.

 

 

 

# 진정성과 신중함 돋보이는 이야기

 

‘기분 좋아지는 게임’을 만든 제작진은 비판보다는 공감의 힘을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환경 개발을 무조건적 악으로 규정하지 않는 신중한 스토리 전개에서도 다시금 잘 드러납니다.

 

시장의 호텔 설립 계획을 들은 마을 주민들은 계획에 무조건 반대하지도, 시장을 비판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주민들은 파괴될 자연을 걱정하면서도, 활기 잃은 섬을 호텔이 되살려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알바와 이녜스가 분노를 느끼는 지점 또한, 개발 선언 자체가 아닙니다. 이들은 섬의 자연보호구역이 ‘복구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시장의 거짓말을 타파하기로 합니다. 그 방식은 섬의 숨겨진 아름다움, 아직 남아있는 가능성을 직접 세상에 알리는 것입니다.

 

최선의 결과를 위해서는 제반 사항과 가용한 대안을 두루 살펴야 한다는 <알바: 야생의 모험>의 주제의식은, 아이들에게는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을, 어른에게는 편향되지 않은 의사결정의 중요함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 산뜻하고 친절한 경험

 

이렇게 ‘긍정적 감정’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려고 할 때 부정적인 유저 경험은 큰 방해가 됩니다. 다행히 제작진은 UX에도 최선을 다한 모습입니다.

 

<알바: 야생의 모험>에서는 불편한 UI나 불합리한 판정 등의 문제로 플레이 흐름이 끊어지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조작체계는 직관적이고 간결하며 반응이 빠릅니다. 핵심 콘텐츠 동선을 따라 움직이다 보면 부가 콘텐츠를 자연스레 만나게 되는 흐름도 편안합니다.

 

 

‘퍼즐’ 혹은 ‘퀘스트’ 역시 특별히 고민할 필요 없이 단순하게 해결됩니다. 대부분 싱겁게 느껴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힐링’과 ‘접근성’에 초점을 맞춘 캐주얼 게임으로 분류해 바라본다면 적합하게 느껴집니다. 주인공 알바와 동물들의 귀여움, 아름다운 풍광은 단순한 콘텐츠때문에 느껴질 수 있는 지루함을 경감하는 요소입니다.

 

다만 보기보다 작은 섬의 크기, 활동의 다양성 부족, 짧은 플레이시간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을 만합니다. 과하게 정적이고 평화로운 게임플레이와 직선적 스토리라인 역시 유저 취향에 따라서는 ‘불호’의 요소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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