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낮에는 해양 탐사 밤에는 초밥집" 넥슨 '민트로켓' 1번 타자 데이브

우티 (김재석) | 2022-05-17 14: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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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5월 자사 신규 브랜드 '민트로켓'을 공개하며 그 첫 게임으로 <데이브 더 다이버>(이하 데이브)를 내놓았다. 

 

넥슨은 2018년 지스타에서 <데이브>의 게임쇼 빌드를 공개한 적 있다. 당시 개발은 네오플 산하 스튜디오42에서 맡았으며, 세계적인 교양지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모바일 해양 탐험 어드벤처였다. 열정적인 다이버 데이브가 지구 곳곳의 바다를 돌아다니며 여러 활동을 하며, 고대 문명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콘셉트였다. 

 

당시 <데이브>는 "넥슨의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으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넥슨의 내부적인 사정으로 인해 개발이 한 차례 중단되었다. 이후 몇 년간 잊혔던 <데이브>는 김대훤 부사장이 넥슨 신규개발본부를 지휘하게 되면서 다시금 부각되었고, 2018년 <데이브>의 제작을 이끌었던 황재호 디렉터가 다시 맡아 개발을 진행, 오늘날에 이르렀다.

 

새로워진 <데이브>는 모바일게임에서 PC, 콘솔게임이 되었고, 아케이드, 액션성을 강화하는 등 볼륨을 키웠다. 5월 11일, <데이브>를 체험하고 황재호 디렉터와 대화를 나누었다.

 

 

# 데이브는 낮저밤이 (낮에는 해[저]탐험, 밤에는 [이]랏샤이마세라는 뜻)

 

기자가 체험한 <데이브>는 2018년에 비해 그 규모가 커졌다. 다이버 데이브가 바다를 탐험한다는 콘셉트는 그대로 가져가지만, 밤에는 잡은 물고기로 초밥을 만들어 판매하는 일종의 '타이쿤'이 추가됐다. 이렇게 수급한 자금으로 낮과 밤의 행동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수급할 수 있다.

 

이전 빌드에서는 지구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곳 생태계를 탐험하며 각종 미션을 수행하는 콘셉트였다면, 이번엔 매번 잠수할 때마다 다른 생태계의 '블루홀'을 배경으로 한다. 등장인물들은 데이브를 바다로 나가게 꼬드겨 식당에 쓸 식재료를 공급하게 하거나, 바닷 속 생태를 보고하게 하거나, 정체불명의 '어인 문명'에 대한 유물을 발견하게 한다.

 

지스타에서 호평받았던 귀여운 디자인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미스터리한 이야기는 깊이를 더했다

 

바다에서의 잠수는 2018년 빌드와 마찬가지로 산소 게이지가 존재하며, 작살이나 총을 쏴 크고 작은 물고기를 수집하게 된다. 이날 체험한 <데이브>는 키보드, 마우스 플레이와 패드 플레이를 고루 지원하고 있었으며, 작살로 물고기를 잡아 끌 때 패드에서 진동이 전해졌다. 산소 게이지가 줄어드는 와중에 데이브를 선제 공격하는 어종도 존재했으며, 심해로 가기 위해선 잠수복의 업그레이드가 필수적이었다.

 

데이브는 일일 2회 잠수해서 '특정 물고기를 몇 마리 잡아달라', '수심 몇 미터 지점에서 유물을 구해달라'와 같은 미션을 수행한다. 2018년 빌드에서는 파트너사(내셔널지오그래픽)의 영향으로 환경 보호 캠페인 요소가 적지 않게 삽입되었는데, 이번 <데이브>에서도 저인망 그물에 갇힌 돌고래를 구해주는 것과 같은 서브 미션이 들어있다. 

 

그물에 갇힌 돌고래를 구해주는 퀘스트

<데이브>는 전반적으로 유쾌한 톤을 가지고 있다.

낮에는 바닷속
밤에는 초밥집

 

야간의 타이쿤은 <데이브>에 새로 추가된 기능이었는데, 주인공 데이브는 홀서빙을 도맡아 초밥을 테이블로 옮기고, 와사비를 갈거나 녹차를 대접한다. 영업 개시 전, 식당이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초밥의 레벨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으며, 특별한 손님이 찾아와 귀한 요리를 주문하기도 한다. 데이브는 낮에 해당하는 어종을 잡아 레시피를 개발해 요리사를 돕는다.

 

<데이브>에는 스마트폰이 있어 해양생물학자나 고고학자와 소통하고, 소셜 미디어를 구경하는 한편, 다이빙 때 쓸 장비를 강화할 수 있다. 각각의 강화 과정에서는 유쾌한 컷씬이 등장해 재미를 더한다. 무기 강화 전문가는 넥슨의 전작 <M.O.E>에 등장했던 캐릭터를 좋아하는데, 무기 강화 의뢰를 받을 때마다 자신만의 의식을 벌인 뒤 작업에 나선다.

 

체험 시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게임의 중반부, 후반부를 경험하지는 못했다. 황재호 디렉터는 ▲ 대형 생물과 펼쳐지는 보스 대전 ▲ 난파선 탐험 ​ 어인족 스토리 등을 만날 수 있다고 예고했다. 또 바다 탐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초밥집에 종업원을 고용해 일손을 덜 수 있다고 소개했다.

 

데이브는 대형 생물과 대결하게 된다

 

 

<데이브>의 무기 업그레이드 컷씬
<데이브>의 초밥 업그레이드 컷씬


# 황재호 디렉터 "제약 없는 바다에서 전투 담았다" 목표 판매는 1,000만장?!

 

이하 <데이브>를 체험한 뒤 황재호 디렉터와 취재진이 나눈 일문일답.

 

넥슨 황재호 디렉터

Q. 디스이즈게임: 지스타에서 시연된 빌드 이후 어떤 요소가 추가되고 변경됐는지?

 

A. 넥슨 황재호 디렉터: 당시 <데이브>는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협업해 바닷속을 탐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게임이었다. 지금은 사냥과 초밥집 타이쿤에 중점을 두어 게임적 재미를 높였다. PC에서 선보일 예정이며, 작살 사냥 등에서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패드를 지원하고, 콘솔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버전 출시를 위해 영어와 한국어 두 가지 언어가 들어갔다. 그 외 상황을 보고 추가할 계획이다.

 

 

Q. 기존 게임의 방향성을 바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힐링 게임은 <압주>처럼 대체할 수 있는 게임이 많아서 <데이브>만의 재미를 살리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스타에서 처음 선보였을 때 평가는 좋았다. 그런데 내부적으로는 우리가 예전부터 잘해온 것들을 살리면서도, 가지고 있는 리소스를 제대로 잘 쓰고 있지 않다는 아쉬움이 있어서 본사와 협의하에 협업을 끝내고 독자적인 개발 노선을 타 지금의 모습이 됐다.

 

Q. 방향성을 바꾸면서 추가하고 싶었던 요소가 어떤 것들이 있었고, 게임에 어떻게 들어갔나?

 

A. 보스랑 싸우는 게 게임에서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데이브 더 다이버는 힐링이 주가 되는 상황이었기에 이를 구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래서 이번에 방향성을 바꾸면서 전투 요소를 집어넣어 작살 사냥 등을 추가했다.

 

해저를 소재로 하는 게임들이 대부분 바닷속에서 모든 것을 해결했다면, <데이브>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지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에 비중을 뒀다. 그래서 인물들이 모여 대화할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초밥집을 만들었다. 초밥집에선 캐릭터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거나 <심야식당>처럼 특수한 손님들이 찾아와 각자의 사연을 말하면 주인공들이 이를 해결해 준다.

 


 

Q. 현재 준비 중인 콘텐츠는 어느 정도인가? 예전에는 세계 탐험이었다면, 이제는 한 공간만 무대로 등장한다.

 

A. <데이브>는 블루홀이라는 공간을 무대로 하기 때문에 광범위한 장소가 아니라 제한적인 장소에서 게임이 진행된다.

 

우리는 바다에서 느끼는 로망이나 심해로 내려가면서 발견하는 신기한 물고기와 난파선, 유물 등을 구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자면, 바닷속에는 어인족 마을이 존재하는데, 거기까지 도달하면 신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초반에는 일상적인 장치들이 주를 이루지만, 진행하다 보면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주를 이룬다.

 

 

Q. 기존 리소스를 얼마나 활용했는지?

 

A. 처음에 모바일 버전 제작에서 사용한 리소스를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플랫폼을 변경하면서 해상도 차이 때문에 투박하게 보이는 것들이 많아 거의 다 새로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아트 스타일은 유저들에게 호평을 많이 받았던 부분이기에 최대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Q. 이전 버전엔 없었던 '총'이 등장한다. 작살과의 차이점은?

 

A. 작살은 포획과 초밥집 운영에 유용하고, 총은 전투에서 유리하다. 작은 물고기를 잡아서 파는 건 작살이 좋은데, 이후 상어처럼 작살이 먹히지 않는 물고기를 만나면 총으로 죽인 다음 채집해야 한다.

 

 

Q. 플레이 타임이 산소통에 따라 달라졌는데, 반복적으로 깊게 내려가거나 보스 전투와 같이 장기전을 진행하면 불편할 것 같은데?

 

A. 산소통은 캐릭터의 체력이라고 보면 된다.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산소통을 점점 업그레이드해 더 깊이 내려가는 게 가능해진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플레이 타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게이머들이 좀 더 빠르게 내려가거나 올라갈 수 있도록 숏컷을 도입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

 

 

Q. 실제 플레이 시간은 어떻게 되는지?

 

A. 게임의 예상 볼륨은 20시간 정도인데, 일반적 플레이로는 30시간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한다.

 

 

Q. 수중 탐험과 타이쿤 비중이 각각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A. 아케이드성을 살릴 수 있는 요소들은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스타 버전은 축약된 버전이라 전투나 기믹 같은 요소들을 많이 배치하지 못했다. 지금은 게임의 볼륨이 커졌기 때문에 전보다 해당 요소들을 추가할 여유가 있다. 이후 해저 문명을 만나는 순간부터 이 부분을 많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초밥집 같은 경우 게임 내에서 다소 이질적인 부분으로 느껴져 초반 테스트에선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다. 지금은 탐사와 타이쿤 비율이 7 대 3 정도로 맞추고 있다. 

 

 

Q. 게임을 플레이할 때 조작이나 시스템 관련해서 튜토리얼을 보강할 계획이 있는지?

 

A. 나는 원래 게임에 튜토리얼이 없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엔 아무런 튜토리얼을 넣지 않았다. 하지만 수중 탐사와 타이쿤 사이의 조작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시키고자 추가했다. 지금 제공된 튜토리얼로도 부족하다는 피드백이 온다면, 추후 도입할 예정이다.

 

<데이브>에는 최소한의 튜토리얼만 들어간다

Q. 정식 출시 이후 업데이트나 서비스 계획이 알고 싶다.

 

A. 일단 게임 자체는 패키지 게임으로 선보일 계획이며 유저의 게임 경험을 해치는 BM은 넣을 생각이 없다. 추후에 다른 지역이나 공간들을 DLC 형태로 판매하고 싶다.

 

 

Q. 개발자 입장에서 기존 개발사에서 일할 때와 지금 민트로켓에서 일할 때 차이점이 궁금하다.

 

A.​ 넥슨의 이름을 걸고 내는 게임이다 보니 회사 내 모든 프로세스를 그대로 따라야 했다. 소규모 게임 입장에선 이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이후 민트로켓에서 절차를 많이 간소화해 핵심적인 것들만 남기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 오히려 터치를 너무 안 하셔서 "이거 방치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어느 정도 선은 지키고 있다.

 

 

Q. 현재 개발 인원은 어느 정도인지?

 

A.​ 현재 25명 정도가 함께 작업하고 있다. 김대훤 부사장이 개발 인력은 20명 정도 돼야 한다는 기조인데, 그 부분은 나도 동의한다. 충분한 인원이 있어야 게이머들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퀄리티를 뽑아낼 수 있을 것이다.

 

 

Q. 민트로켓은 소통을 통한 유저 참여 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출시 전에 유저 참여형 개발을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지?.

 

A.​ 요즘은 게임을 유저들과 같이 만들어 나가는 게 게임업계의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유저들에게 어느 정도 공개를 하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고 해당 부분을 수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커뮤니티를 계속 생각하고 있다. 6월에 열리는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최대한 공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추후 얼리엑세스 출시하고 디스코드를 통해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해외 게임처럼 얼리엑세스를 진행하고 게임 디스코드 채널을 운영하면서 즉각적인 반응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아직 넥슨이 이런 방식을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데이브>가 이런 첫 사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Q. <데이브 더 다이버>의 판매 목표량은?

 

A. 뭐 개인적 기대는 천만 장 정도? (웃음) 국내에서 100만 장을 판다면, 넥슨 구성원 모두가 좋아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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