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아무짝에 쓸모없는 PSP와 네스팟 (1) onesound 07-12 조회 10,784 공감 1 39

안녕하세요 언제 칼맞을지 모르는 원사운듭니다.

 

 

 

오늘은 PSP유저들에게 욕먹을 이야기입니다. 제목도 자극적으로 한번.

 

PSP나 소니관련 커뮤니티에 복사해서 올리시고 "이런 쿠키뉴X 김상X 같은놈이 있네요" 라고 올리시면 곤란합니다. 참아주세요 하하하하.

 

자기가 쓰는 물건에 애정을 가지는건 당연하니까 화내실분들이 있을거라는건 알고 있습니다만, 말그대로 사견일 뿐인 글이니 PSP 유저분들은 너무 화내지 말아주세요.

 

 

---

 

최근 얼리어댑터의 기본구비 물품, 이벤트 담당자들의 경품 대세

 

 

 

소니라면 워크맨과 PS2로 대변되는 회사입니다. 포터블기기와 게임분야에서는 최고의 회사중 하나죠. (주1) 이런 회사에서 휴대용 게임기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사람들의 기대치란 엄청 났습니다. 그리고 PSP가 등장합니다.

 

비디오게임 시장에서는 소니에게 자리를 내주었지만, 휴대용 게임 시장에서는 절대 빼앗을 수 없는 자리를 가진게 닌텐도 입니다. 닌텐도가 장악한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치고 들어오는 소니. 과거 PS의 역사와 비슷하죠?

 

소니는 PDA 시장에서도 꽤 날리는 회사였습니다.  빠른 성능과 다양한 어플이 있지만 묘하게 쓰기 어려웠던 팜 OS를 고쳐서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환 클리에 시리즈가 유명하죠. 꽤 오래 장사했고 인지도도 높은 물건입니다만, 소니는 클리에 사업을 접는다고 발표 했습니다. PSP 발표 하면서요. (주2)

 

 

 

 

WINCE의 멀티미디어 기능과 PALM OS의
심플함을 원한 유저들에게 대환영 받은 물건. 성능도 뛰어남. 현재 단종.

 

 

 

넷MD나 워크맨분야뿐 아니라 PDA에서 쌓은 휴대용 멀티미디어기기에 대한 소니의 노하우는 꽤 쌓여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자, 그런 PDA 사업까지 접고 만들어 온 PSP는 어떤 물건이냐?

 

스펙을 보면 대단합니다. 넓고 큰 화면, 선명한 액정, PMP 기능, MP3 재생, 사진도 볼수 있는데다,  메모리 스틱을 이용한 다양한 부가기능, 고화질의  UMD, 엄청난 3D, 무선랜 등등등. 와! 이거 정말 안 살 수가 없는 물건이잖아!

 

.

.

.

.

.

.

.

 

 

 

그런데 말이죠.

 

저도 나름대로 이런 물건만 보면 환장하는 사람이고, 지름신 어쩌고 하는 사람들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만 PSP는 저에게 굉장히 미묘한 물건이었습니다. 저같은 경우 갖고 싶은것도 좋지만 돈에 시달리게 되면 물건 자체의 스펙보단물건이 어떻게 사용될것인가 하는 부분에 중점을 두게 되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PSP는 물건 자체의 스펙은 100점이지만 물건이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 하는 부분에선 0점인 놈이었어요. 하나씩 뜯어보죠.

 

일단 새로 나온 게임기답게 소프트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나마 할만한 게임이라곤

루미네스, 릿지레이서, 기타 EA에서 나온 소프트들 정도입니다.(주3) 토니호크 프로스케이터 정도가 정말 땡기는 게임이지만 북미에서나 구할 수 있죠. 현재 게임기로서의 매력은 0점입니다. 소프트가 더 나오면 되지 않겠느냐고요? 웃기지마세요, 이 문제는 아래에서 또 언급 하겠습니다.

 

 

 

 

이 게임 하나는 킬러타이틀이지만......

 

 

 

크고 선명한 액정은 불량화소가 넘칩니다. 너무 많아서 교환도 안되요. 초기 불량율은 나중에가서 좀 나아지나 싶더니 불량화소 부분은 아예 포기한 모양이에요. 좋아요, 휴대용 PMP 치고는 가격도 싸니까 불량화소 정도야 무시할 수 있다 칩시다.

 

 

 

사실 이건 nds도 장난아니지만...

 

 

 

그럼 PMP로서의 기능은? -_-; 정말 0점입니다. PSP가 나온다고 해서 PMP 가격 내린 PMP 회사들은 PSP 만져보고 욕했을거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딴걸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가격을 내렸단 말인가??"  PSP가 지원하는 동영상 형식은 MP4 뿐입니다. PC로 무슨 동영상을 보세요? AVI? MPG? DIVX?, 다 좋지만 MP4로 혹시 동영상 봐보신분?

 

MP3 플레이어가 성공한건 MP3가 대중화된 파일 형식이었고, 그런 MP3를 재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MP4는 대중화된 형식이 아닙니다. 변환하면 되지 않냐고요? 한번 시도해보세요. 최근 영화들은 하나에 700M씩 두개로 보통 나뉘어서 인코딩 되어 돌아다닙니다. 이걸 MP4로 PSP용으로 전환하려면 30분 이상 걸립니다.

 

소니라는 이름과 PSP의 뽀대에 반한 초짜 얼리어댑터들 게임은 없어도 동영상 재생이 된다는 명목하에 이 물건을 삽니다. PS2가 디비디 플레이어라고 부모님께 뻥치고 사는것 처럼요! (물론 뻥은 아니지만) PSP 사들고 집에와서 동영상 변환을 시도해 보겠죠. 골때린다는걸 깨닫습니다. 제대로된 PMP를 써본사람이라면 더욱더!!! (주4)

 

원래 PSP는 PMP가 아닙니다. 일종의 UMD 재생기죠. 전용매체인 UMD는 영화보기에 좋은 매체에요. 비디오테이프 처럼 대중화만 된다는 가정하에요. 허나 지금 국내에 출시된 UMD 비디오가 몇개쯤 되는지 아시는분 계신지? 손가락도 안됩니다. 스파이더맨2는 다들 보셨을지 모르겠네요. 그거보곤 끝이죠. 좋아요 좋아요. 메모리 스틱으로도 동영상 볼 수 있으니까. 메모리 스틱으로 영화를 봐 봅시다.

 

 

여태까지 국내에 출시된 UMD들. (이게 전부임) 가격이나 싸든가...

 

 

그냥 생각해보세요. 집에서 PSP로 뭘볼지 한참 고민합니다. 고르고 골라서 영화 하나를 고릅니다. 빠른 회선이라면 30분만에 받을 수 있겠네요. 다 다운받고 변환을 시작합니다. 저화질로 걸면 20~30분이면 됩니다. 자막이 있는 영화라면 더 골치 아파집니다. 자체 자막 같은건 재생이 안되거든요. 자막이랑 동영상을 합쳐야 합니다. 이것도 한참 걸리죠. 일반인이라면 벌써 포기했고, 좀 매니악한 분들이라면 이정도까지는 진행 합니다. 메모리스틱에 동영상 넣고 재생하고 씻고 밥먹고 좀 보다가 잡니다. 다음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플라스틱 케이스까지 씌워놔서) 무거운 PSP를 꺼내들고 어제 인코딩한 동영상을 보기 시작하겠죠. 어제 충전하는걸 깜빡했다면 가다가 중간에 꺼질테고, 회사나 학교가 집에서부터 2시간 떨어진 곳에 사는분이 아니라면 보던내용 중간에 끌껍니다. 뭐 어떻게 하면 왔다갔다 하면서 하루동안 영화나 드라마 한편은 감상 가능합니다.

 

이게 정말 골때리니까 지금은 어떻게 됐냐면 그냥 PSP 유저들끼리 자기네가 인코딩한 동영상을 공유 하기 시작합니다. 좋아요. 여기까지도 이해 할 수 있어요. 원래 PMP인 물건도 아니니까요. MP4가 대중화 될지도 모르죠.

 

 

 

모 와레즈의 pmp 공유 게시판.
PSP는 따로 구분 하고 있음을 주목합시다.

 

MP3나 사진뷰어 같은것도 그럭저럭 쓸만합니다. 멋진 인터페이스도 좋습니다. 헌데 이런게 PSP에만 있는 기능도 아니라는점을 알아둡시다. 요새 나오는 포터블 기기는 거의 다 가능해요. 더 싼값에 저런게 다 되는 PDA를 살 수도 있죠.

 

PSP는 메모리 스틱 듀오를 씁니다. 게임이 없는 PSP 때문에 PSP를 살때 메모리 스틱을 사는건 당연하게 되었습니다. 신주단지 모시듯 해야하는 PSP용 케이스도 필수죠. 갖고 다니란건지 모시고 다니란건지 -_-;

 

 

PSP를 모시고 다녀야하는 유저들

 

 

그런데 메모리 스틱 듀오는 다른 매체에 비해 엄청나게 비쌉니다. 1G가 10만원입니다. (CF 1기가는 6만 오천원!!!) (주5) 호환성도 개뿔 하나도 없고요. 평소쓰던 리더기가 있어도 듀오는 자체 컨버터가 있어야 합니다. 집에 이런 PC관련 주변기기가 많다면 USB 케이블 하나는 있으시겠네요. 소니물건이 넘쳐나시는 분이 아니면 듀오를 쓰는건 바보짓인겁니다. PSP 밸류팩 사면 메모리스틱듀오 32M가 들어있습니다만, 여기에 뭘 넣고 장난으로라도 테스트 해보고 싶으면 자기집에 리더기와 케이블을 뒤져야합니다. 없으면 사와야하고요! (주6)

 

아 진짜 이놈......

 

 

이건 마치 일판 클리에쓰는것 같아요. 값비싼 보따리 물건으로 동영상 하나 보려고 공부를 해야되는것 말입니다. PS2로 DVD를 보려면 DVD를 갖다 꽂으면 됩니다. PSP는 전혀 게임머신같지가 않아요. (NDS는 어떠냐고요? NDS야 말로 PSP에 쫄아서 너무 급하게 물건을 내놨는진 몰라도 게임자체는 멀쩡한 게임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PDA로 게임을 해본 분들은 왜 여지껏 같은 터치패드를 쓰면서 이런게임들이 안나왔는지 경악할만한 아이디어들도 많고요. 닌텐독스 같은건 특이할뿐이지 "그런 게임만 나와서 게임기가 팔리겠냐" 같은 이야기는 PSP로 루미네스만 하는 분들이 할 이야기가 아니란 말입니다.) (주7)

 

 

***

 

 

다 좋아요. 다 좋습니다. 게임기니까요. 부가 기능에 목맬 필요는 없죠.  근데 이 게임도 정말 불안합니다.

 

PSP는 메모리스틱에 있는 파일을 읽어 올 수 있습니다. 전용 프로그램을 메모리스틱에 운받아서 실행 할 수도 있고요. 근데 이런식으로 돌아가는 매체는 하나같이 똑같은 문제에 걸렸습니다. "불법복제"

 

시작은 에뮬레이터입니다. 루리웹에 가보세요. PSP 자료실에 MAME, MSX, MD, SFC, FC, GBA 따위의 에뮬레이터 자료와 질문 정보가 넘쳐납니다. NDS같은걸 왜 사냐며 PSP를 샀던 유저들이 PSP로 닌텐도 게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정말 웃기죠.

 

 

에뮬이나 불법복제는 강경하게 대응하는 루리웹에서 봐줄정도니...

 

게다가 PSP 성능이 너무 좋아서 별의별 프로그램이 다 나옵니다. IRC까지 나왔으니 말 다했죠. 텍스트 뷰어, 이미지 뷰어, AVI 재생 되는 프로그램도 보이더군요. 그리고 결국 UMD를 가져와서 메모리스틱에서 구동하는 프로그램도 등장했습니다. UMD가 용량이라도 많았다면 모르지만 1.8기가짜리 매체입니다. 메모리 스틱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용량이에요.

 

이렇게 되면 이제 UMD는 안팔립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게임이 없는게 가장 큰 문제고, 벌써 이런게 풀려버리면 개발사들은 PSP용 게임만들기를 겁냅니다. GBA용 닥터랑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는거에요. 국내에서는 더 심해요. 좁아터진 시장에서 불법복제까지 가능하면 이 사업의 반은 접었다고 봐야되지 않을까요?

 

 

 

 

소니코리아의 여을 아저씨는 너무 마음이 급했어요. 의욕도 좋고 네스팟 연계 같은 아이디어는 정말 좋습니다. 마케팅도 괜찮고요. PSP 정말 많이 팔고 있는걸로 압니다. 헌데 소프트가 없고 PSP 자체가 너무 불안해요. 소프트가 없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게다가 앞으로 나올 소프트도 불법복제때문에 골치아프게 됐어요. 기계만 팔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는건지, 우리나라 유저들을 너무 믿는건지 모르지만 이건 플스2가 아니라고요. PS2같은 퇴물기기(주8) 를 뒤늦게 들여와서 성공한것과는 다르단 말입니다.

 

 

여을오빠 왜그랬엉... 욕먹어도 좀만 늦게 들고오징...

 

 

 

 

어찌됐든 PSP는 엄청 팔렸고 잘 쓰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게임 자체를 재밌어 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모두의 골프같은것도 재미있죠. 펌웨어도 계속 업그레이드 되고 있고 다양한 유틸리티로 부족한 성능을 메꿔가고 있습니다. 많이 팔리면 또 저렴해 질 거고요. 딴나라에서 보기힘든 네스팟 연동도 재미있는 기능이니까요. 게임이 많이 나오면 말그대로 게임머신 자체로서 매력이 넘치는 게임기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부가기능들은 사실 말그대로 부가기능일 뿐이고요. 불법복제가 된다해도 어떻게 막는 수가 나올지 모르고 (...네트워크 인증따위라든가), 한글화 소프트 같은것도 메리트 있을 수 있겠죠.

 

 

 

그래도 저는 PSP 안삽니다. 저 솔직히 공짜로 주면 가지고는 있겠다는 말은 했었는데

진짜 공짜로 생겨서 (...) 써보니 "뭐 이따위 기계가 다있어!!!" 라는 말밖에 안나왔어요.

되팔때도 소니에 속아서 이걸 쓰실분이 안타까워 진짜 헐값에 넘겼습니다. DJMAX 나올때까지는 기다릴랬는데 그전에 이걸 갖고있는건 바보짓 같아요. DJMAX 포터블이 괜찮게 나오면 다시 살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이 글을 쓴 이유는 "아직 살때가 아닌데 이걸 왜 샀느냐" 고 물으면 "동영상 보려고" 란 식으로 대답하시는 분들이 많아섭니다. 솔직하게 "뽀대나니까" 라고 대답하시는 분들은 잘 없더라고요. 구입하신분들은 화내시겠지만 제가 보기엔 그냥 소니꺼고 돈이 남으니까 산 물건으로 밖에 안 보였습니다. 일빠라는 단어처럼 애플빠 소니빠가 넘치는 세상, 좋은 물건이야 ~빠가 되든 아무상관 없지만 좋지도 않은 물건이 이렇게 팔리는걸 보면 정말 제가 이상한건지......

 

 

 

 

처음에는 네스팟 이야기를 하려고 이 글을 썼는데 너무 길어서 2부로 나눕니다.

네스팟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

 

(주1)  플스부터는 소니가 거의 왕좌에 올라와 있죠.

 

(주2) 사실 팜 OS와 PDA 시장 자체가 죽어가고 있는 부분도 한 이유지만...

 

(주3) EA는 진짜 캡입니다. 현존하는 PSP 게임중에 대부분의 할만한 게임이 EA 게임이에요. 한글화도 다 해주고요. 굳이 PSP가 아니더라도 한국 시장에 대해 가장 센스있는 회사 같습니다.

 

(주4) 현존하는 pmp는 wmv9을 제외한 대부분의 동영상 파일을 인코딩따위 없이 재생하고 mp3와 ogg류도 재생합니다. 자막파일도 읽어서 보여주고요.

 

(주5) 국내 실정을 기본으로 작성된 글입니다. 일본과는 사정이 다르죠. 일본은 메모리스틱이 더 싼경우가 있습니다.

 

(주6) 메모리스틱 이야기는 네오리스 아저씨가 잘써놓은 글이 하나 있더군요.

읽어 보실 법 합니다. 학규 아저씨의 글

 

(주7)닌빠 소리 들을까봐 중간에 닌텐도 이야기를 뺄랬는데 그냥 뒀습니다. --; 제가 좀 닌텐도 빠돌이긴 합니다만...

 

(주8) 차세대기 순환 기간중에서 PS2는 정말 오래된 물건이니까요. 일본에서 PS2가 나온지 몇년이 지나서야 정식 수입됐다는걸 상기해 봅시다.

 

 

COOL: 3 BAD: 2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onesound | Lv. 21
포인트: 11,167
T-Coin: 212
댓글 0
에러
시간
[비밀글] 누구누구님께 삭제된 글입니다 블라인드된 게시물입니다 내용 보기 댓글을 로딩중이거나 로딩에 실패하였습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 쓰기

전체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