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edTree 를 아십니까? 몇 년 전 모 웹진과 <DAoC>(다크에이지오브카멜롯) 관련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었던 개발툴입니다. GDC(게임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처음 소개된 이후 '획기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았고 DAoC을 개발한 유명 개발사인 Mythic Ent. 에서 사용하여 화제가 되었던 제품입니다.
<DAoC:Trials of Atlantis> 에 도입되자마자 프레임저하가 거의 없으면서도 기존의 수작업 나무들과는 천지차이라 할 정도로 아름다운 나무들은 게이머들과 개발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다옥> 게이머들이 이 소식을 전파했고 이어 국내 유명 개발사들이 앞다투어 클라이언트가 되면서 현재는 제작사 측에서도 한국어 페이지를 따로 마련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클라이언트 리스트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국내 개발사입니다.
사실 이 개발툴의 정확한 기술적 근원을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 국내 컴퓨터공학관련 학부생들이 수강하는 Automata 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생물체 렌더링에서 많이 사용되는 L-System의 응용이라고 보여지는데 공학인증 프로그램인 ABEEK 이 널리 퍼짐에 따라 해당 대학의 학부생이라면 수강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가지 더 살펴보겠습니다. 아래는 EmotionFX 라는 실시간 캐릭터 애니메이션 툴의 홈페이지입니다.
이 곳에서도 국내 개발사들이 주 고객입니다. 오른쪽에는 GE 스샷이 있군요.
이 개발툴도 모 웹진과 <DAoC>을 통하여 소개된 적이 있는데 국내 개발사들이 상당수 사용하고 있습니다. <GE> 의 경우에는 게이머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다양한 포즈가 이 개발툴의 사용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워록 누님의 므흣한 포즈가 없어진다면...... 음 누군가는 상당히 아쉬워 하겠군요. ^^
이렇듯 인기를 얻고 있는 미들웨어들의 개발사들이 불과 몇년 사이에 상업적인 발전을 이룩한 것이 참 부럽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국내 학내 벤처 상당수가 생체인식이나 GSM, CDMA 관련 기술의 응용이나 대기업 하청에 그치고 있는 현실에서 위와 같이 게임관련 분야에서 기술적인 성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특히 미들웨어 분야에서는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것이 현실입니다.
수 년 전 ETRI 에서 개발한 게임엔진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고 국내 개발사들이 개발한 게임엔진은 몇몇 모바일 기반을 제외하면 거의 상업적, 기술적 참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투자자들의 가시적인 성과 요구 때문일 수도 있고 대학 연구실 프로젝트 수주의 특수성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말기 분야에 편중된 프로젝트로서는 이러한 게임관련 연구가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특성상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이들 분야에서 기업 차원의 지원은 불가피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까닭에 국제 모바일3D 그래픽 표준화 단체인 Khronos 그룹에 국내 기업 다수가 포진하고 있는 것은 PC기반 게임산업과 비교됩니다. 낚시게임으로 유명했던 모 개발사가 수 년의 연구개발 끝에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기술력을 인정받게 된 것은 어쩌면 더 많은 자본이 드는 비(非)모바일 기반 게임계에서는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이것이 상업적인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이걸 개발하느니 단말기 붙들고 있는게 더 타산이 맞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광고효과 때문인지 아니면 화려한 비주얼을 얻기 위해서인지 앞다투어 제품들을 사들이는 돈 많은 개발사들이 빛 좋은 개살구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정말, 뭐라도 하나 꼭 붙들고 몇 년 있다가 GDC 같은 곳에 '여봐라' 하고 떠벌일 수 있는 것 하나라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칭 세계적인 게임강국이라고 말하는데 실제 떠벌일 수 있는 기술은 음..... 그러니까...... 분산서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