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결코 가볍지 않은 소울라이크 픽셀액션, 21세기덕스 '크로노소드'

홀리스 (정혁진) | 2020-04-24 11: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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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소드>는 요즘 선보인 픽셀 그래픽 기반 액션 게임들과 다르게, 꽤 '묵직한' 느낌의 액션을 보여준다. 한 명의 적을 상대할 때도 분위기에서 오는 압박감, 긴장감이 느껴질 정도로 가벼움은 찾아볼 수 없다. 마치 프롬 소프트웨어의 <다크소울> 처럼.

21세기덕스 이정희 대표는 스스로 <다크소울>의 오랜 팬이라고 밝혔다. 그가 즐긴 액션의 매력처럼, 또 과거 검도를 할 때 대련 전에 느껴지는 묘한 긴장감처럼 <크로노소드>에 그런 경험과 매력을 충분히 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게임은 작년 비트서밋, BIC에 공개돼 '2D 다크소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단숨에 많은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렇다고 <크로노소드>가 액션만 강조되기에는 너무 아깝다. 도트 그래픽이지만 움직임 하나로 분위기나 상황이 전달될 정도로 캐릭터의 세밀한 표현에 신경 썼으며, 게임 내 월드 곳곳을 모두 탐험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탄탄함도 추구했다.

최근 펄어비스가 회사 지분을 인수할 정도로 게임의 개발력은 상당히 인정받고 있다. <크로노소드>는 내년 여름, PC와 콘솔(PS4, Xbox One,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크로노소드>를 개발 중인 21세기덕스의 이정희 대표를 만났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21세기덕스의 이정희 대표.

 

# 1 대 1 대결에서 주는 강렬한 긴장감, '크로노소드'의 묵직한 액션

 

디스이즈게임: 21세기덕스는 설립 후 <용사는 타이밍>, <슈퍼 픽셀 레이서즈> 등 가벼워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가볍지 않은 게임들을 주로 개발했다. 그러나 세 번째 신작 <크로노소드>는 일단 보여지는 모습부터 꽤 묵직함이 느껴진다. 게임을 개발하게 된 계기를 듣고 싶다.

 

이정희 대표: <용사는 타이밍>과 <슈퍼 픽셀 레이서즈>는 독립을 하면서 동시에 개발을 시작했고, <크로노소드>도 같은 시기에 구상을 시작했다.

 

<용사는 타이밍>은 레트로 RPG의 전투 장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쉽게 배울 수 있으면서도 조작의 재미와 타이밍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구상, 막힘 없이 개발됐다. <슈퍼 픽셀 레이서즈>는 렐리 크로스와 렐리의 긴장감을 다룬 게임이다. 3D 백 뷰 시점부터 탑 뷰까지 다양한 실험 끝에 굵직한 픽셀아트와 단순한 조작의 게임으로 개발됐다.

 

21세기덕스의 첫 작품 '용사는 타이밍'.
PC, 콘솔로 출시된 '슈퍼 픽셀 레이서즈'.

 

개발 중인 <크로노소드> 역시 <슈퍼 픽셀 레이서즈>와 비슷한 케이스인데, 처음부터 기사들의 묵직하고 긴장감 넘치는 전투를 모티브로 정했지만 적합한 표현을 찾아 정말 다양한 시점과 컨셉, 스토리, 시스템 등을 실험한 뒤에 현재의 모습으로 정착했다.

 

<슈퍼 픽셀 레이서즈>를 끝내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면서 검도를 잠깐 했는데, 대련하기 전에 느껴지는 긴장감이 꽤 좋더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다크소울> 시리즈를 꾸준히 하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나중에 신작을 개발하면 이러한 느낌을 표현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이게 <크로노소드>로 표현된 것 같다.

 


 

앞서 두 게임도 그렇듯, 이번에도 도트 그래픽으로 개발했다. 특별히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면.

 

인디게임이든 AAA게임이든 게이머들에게 재미와 몰입을 줘야 하는 점은 똑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아직까지는 우리의 강점이 '픽셀아트'에 있고, 3D 게임으로 그만큼의 몰입을 줄 준비가 안 됐다. 게임 업계에 처음 왔을 때 픽셀 아티스트로 온 것도 있어서 이에 대한 애착이 있다.

 

 

과거 21세기덕스의 게임들과 다르게, <크로노소드>는 좀 더 인상이 강하다. 전체적인 분위기나, 타격감, 카메라워크 등이다. 꽤 공을 들인 흔적이 느껴진다.

 

고맙다. 콘솔 게임을 좋아하다보니 이전에도 분위기나 타격감, 카메라 등에 신경을 많이 써왔는데, <크로노소드>는 액션게임이다보니 더욱 부각되는 점이 있는 것 같다.

 

대중에게는 전투 모습이 많이 노출됐는데, 1 대 1에서 최대한의 긴장감을 주는 것을 추구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을 많이 강조했다. 요즘에는 전투 매커니즘을 심플하게 하고 템포를 올려 시원하게 싸우는 게임이 많은 것 같은데, 이런 게임에서는 <크로노소드>가 추구하는 긴장감을 주기 어렵다. 규모에서 오는 것도 있지만, 소수의 적이어도 압박, 긴장감을 주는 연출을 추구했다.

 

아마 게임에서 여러 공방 패턴 조합을 가진 적이 3명 이상 등장하면 정신 차리기 힘들것이다(웃음). 좀 더 많은 적이 단순한 패턴을 가지고 등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좀 다르겠지만. 유저도 강하고, 적을 순식간에 죽일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빈틈을 보이면 죽는 것도 순식간이다. 

 


 

 

갑자기 궁금함이 들었는데, 3종 가운데 왜 <크로노소드>를 마지막으로 개발했나? 

 

아마, 첫 번째로 개발했으면 이 정도 퀄리티가 아니었을 것 같다. 회사가 망했을 수도 있고(웃음). 당시에는 지금보다 회사 운영이 여유 있는 상태도 아니어서 프로토타이핑을 여러 개 개발했다. 

 

원래는 좀 더 일찍 개발에 착수할 수도 있었는데 <슈퍼 픽셀 레이서즈>가 온라인 플레이 검수를 2년 정도 걸리는 바람에 늦어졌다.

 

 

<크로노소드>를 프로토타이핑하던 당시와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면 어떤 점들이 달라졌나?

 

보이는 것만 2D로 처리하고, 물리요소나 월드 구성을 3D로 했으면 좀 더 쉽게 개발할 수 있는데, 좀 더 표현이나 처리를 세밀하게 하고 싶어 좀 더 어려운 길을 간 것 같다.

 

<크로노소드>는 2D 게임이지만 캐릭터나 등장 적 모두 파츠가 여러 개로 나뉘어 있다. 배경도 작은 조각들로 쪼개져 있다. 그래서, 퍼포먼스를 많이 잡아먹는다. 다이내믹 라이트나 안개, 비 등 여러 효과도 처리하고. 닌텐도 스위치에서도 60프레임으로 구동되는 것이 목표다.

 

외형으로는 잘 안 보이는 부분인데, 게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표현되기 위해 많은 기술적 시도가 들어갔다. 덕분에 모든 구성원이 고생 많았다(웃음). 기술적인 부분에서 주는 새로움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욕심냈다. 사소한 부분에도 디테일한 처리를 하고자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 과정이나 결과물에 만족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영상을 보고 '타격감'이 탁월하다고 얘기한다. 앞서 얘기한 묵직한 느낌과도 연결될 것 같다.

 

"걷는 애니메이션이 자연스럽다"고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건 좀 더 자연스럽게 그리면 된다. 우리는 행동도 행동이지만 주변 상황과 분위기에 맞게 행동을 해 좀 더 몰입감을 높이도록 노력했다.

 

예를 들어, 던전을 이동하다가 적을 만나면 걷는 속도를 줄이면서 동시에 칼과 방패를 꺼내 긴장하며 걷는 자세로 바뀐다. 맞서야 하는 상대를 만나면 으레 벌어지는 과정이지만, 게임에서는 그런 것을 보기 힘들다. <크로노소드>에서 특히 노력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게임에서 건물은 들어갈 수 있지만, 캐릭터의 동선을 제한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한다. 게다가 건물 안에서 층을 이동할 때 2D 게임은 층 이동 시 장면을 전환하기 힘들다. 표현의 제약이 많은 셈이다.

 

<크로노소드>는 존(zone) 방식이 아니라, 맵이 모두 연결되어 있어 유저가 보이는 곳은 다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게임에서 불합리함을 느끼는 것보다 유저가 게임을 하며 기대하거나 상상하는 것이 줄어드는 것이 더 슬프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쌓여서 경험되고, 탐험이 되니까.

 



 

반면, 도트 그래픽 게임임을 고려하면, 게임 내 전반적인 움직임이 꽤 자연스럽다. 오히려 타격감이나 움직임이 좀 더 돋보이는 것 같기도 한데.

 

유니티로 개발하고 있지만 유니크한 게임성과 퀄리티를 위해 여러 툴을 자체 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다. 움직임의 경우, 픽셀아트에 3D 애니메이션 데이터를 적용할 수 있는 툴도 사용하고 있다. 하나의 애니메이션으로 여러 방향의 모션을 표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모션 블랜딩도 가능하여, 방패를 들고 적을 바라보며 옆으로 걷는 등의 표현을 섬세하게 하고 있다.

 

 

뭐랄까... 얘기를 듣고 있으면 '장인정신'을 추구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웃음) 옛날 게이머여서 그렇다. 지금도 온라인게임보다 예전 콘솔 게임이 더 좋더라. 21세기덕스가 생각하는 <크로노소드>는 다른 온라인 RPG같이 효율이나 수치보다 직접 경험하는 재미를 강조한다. 그런 경험을 제대로 제공하려면 이런 세밀한 표현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더 제대로 된 게임 경험을 추구하고 싶었다.

 

 

# 소울라이크 장르의 높은 난이도와 조작, 어떻게 픽셀 그래픽으로 담아냈을까?

 

게임명 <크로노소드>는 무엇을 뜻하나? 더불어, 개발한 지 얼마나 됐는지, 완성도도 알려달라.

 

3개 프로젝트 중 하나로, 말 그대로 '시간의 검'이라는 뜻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유물의 이름이기도 하고, 게임이 시간여행과 처절한 싸움을 다루고 있는 점을 나타내기도 한다. 2018년 3월부터 사이드 프로젝트로 R&D를 시작했고 12월에 팀을 정비하고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사들의 경험을 다룬 게임이어서 '나이트'라는 가제를 달고 있었지만, <슈퍼 픽셀 레이서즈>를 출시하고 나서 "일반명사를 게임명으로 넣으면 검색이 잘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웃음). 그래서 게임 속 소재를 반영해 <크로노소드>로 결정했다.

 

 

'환상적인 분위기, 깊이 있는 전투,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개발 목표로 하고 있는데, 2019년 한 해 동안은 아트와 음악, 전투, 레벨디자인을 위한 데모를 개발했고 BIC에서 그랑프리와 아트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좋은 평가를 받았다. BIC 이후에는 심리스월드를 구현하고 시놉시스를 완성했다.

 

출시 시점까지는 1년 조금 넘게 남았는데, 현재 기반 시스템은 모두 닦아놨고 현재는 게임시스템을 확장하고 컨텐츠를 개발하는 단계다. 지금 단계에서는 완성도를 말하기는 어렵고, 6~7월까지 게임의 초반부를 끝내는 게 목표다.

 

개발사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우리는 뼈대부터 개발하고 외형을 나중에 만드는 스타일이다. 초반부를 끝내는 시점에 데모 버전을 하나 내는 것이 목표다. 게임의 초반부를 담고 있으며 대략 1/4 정도 분량이 되지 싶다.

 

지금도 데모 버전이 있기는 한데, 좀 아쉬움이 남는다. 비트써밋이나 BIC를 하려고 그때마다 다듬었기 때문에, 기본 전투와 레벨 디자인은 담겼지만 시간 여행에 대한 스토리가 없다. 새로운 데모 버전은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만든 것이라 주요 내용을 모두 담을 것이다.

 


 

외부에 알려지기를, 게임이 <다크소울>류를 표방한다고 했다. 영감을 받았다거나, 특별히 <다크소울>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다면? 또 게임에 이를 어떻게 녹여내고자 했는지도 궁금하다.

 

<다크소울> 시리즈를 좋아한다. 특히 1 대 1부터 느껴지는 긴장감 넘치는 전투, 그리고 세계를 구석구석 탐험하는 느낌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다만 탑 뷰(혹은 아이소메트리뷰)에서 이를 표현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패링이나 숏컷 등을 구현한다고 해서 끝나는 부분이 아니다. 전투의 예를 들자면, 3D 게임에서는 적과 마주쳐서 가까워질수록 압박감을 느끼게 되는데 탑 뷰에서 그런 압박감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외적인 모습을 보고 많이 <다크소울>이나 <블러드본>을 많이 떠올리는데, 공개된 데모는 특정 지역과 특정 날씨만 보이는 것이다. 정식 버전에는 다양한 지역과 분위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다크소울>도 그렇고, 이런 '소울라이크' 게임은 흔히 매우 높은 난도라고 인식된다. 게임의 난이도는 어떤가.

 

'높다'. 현재 데모에서 가장 약한 적이 '미치광이'인데, 공격패턴은 단순하지만 연속공격을 다 맞으면 체력의 절반이 깎인다. “도적”의 연속공격은 좀 더 약하지만, 제대로 막고 때리지 않으면 덤블링으로 공격을 피한 후 다시 공격해 들어온다.

 

상급 적인 “기사”의 경우 플레이어의 공격을 막거나 자세를 무너뜨린 후 공격하는 등 노련한 패턴을 가진다. 이런 식으로 적마다 가진 패턴이나 타이밍을 고려해서 싸우지 않으면 순식간에 죽을 것이다. 

 

아마, 첫 느낌은 <다크소울>을 처음 접했을 때처럼 어려울 수 있는데 두 세 번 같은 적을 마주치면 적의 패턴을 금방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탑 뷰라는 게임 특성상 적의 패턴을 알기 쉽기도 하고. 대신, 상급 몬스터는 몇 개의 패턴이 있어 난도가 제법 올라갈 수 있다.

 

 

 

보통 이런 류 게임을 보면 아슬아슬한 공방 끝에 스릴 있게 클리어하는 요소가 매력으로 꼽히지 않나.

 

위에서 전투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탑 뷰 덕분에 적의 동선이나 행동이 항상 잘 보이기 때문에 싸우다 보면 패턴을 금방 익힐 수 있다. 어렵게 느껴지던 적들을 어느 순간 극복할 수 있다.

 

데모를 시연할 때마다 매우 어려운 보스에 여러 번 재도전하면서 점점 패턴을 익히고 마침내 아슬아슬하게 이겨서 환호하는 플레이어분들이 많았다. 이런 점이 <크로노소드>의 전투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주인공이 거대한 문을 천천히 여는 모습을 보면 <다크소울>을 오마주 한 것 같기도 하다. 혹시 이러한 영감 받은 게임에 대한 오마주 요소가 들어있나?

 

거대한 문을 여는 연출은 <다크소울>을 오마주한 것이 맞다(웃음). 게임의 팬이기도 해서 넣고 싶었지만, 새로운 지역에 대한 기대감 같은 걸 주고 싶었기 때문에 없어도 되는 곳에 굳이 넣기도 했다.

 

매우 좁은 계단이나 못 가는 곳처럼 보였던 다리 밑 좁은 길을 가는 장면도 있는데 다크소울 중에 1편을 떠올려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데모에서는 화톳불도 등장하고 <블러드본>처럼 피를 루팅하는데 정식 게임에서는 연출을 바꾸려고 한다. 그 외에 까마귀나 지하에서의 조명처럼 <디아블로>나 <녹스>에서 경험한 연출도 만날 수 있다.

 

 

 

섣부름보다 공격과 회피가 제법 신중하게 요구되는 것 같다. 공방 시스템은 어떤 원리로 작동되나.

 

적은 하나의 패턴부터 여러 패턴을 가진 적 등 다양하다. 그러나, 게임에서는 몬스터가 기본적으로 연속 공격을 한다. 유저 캐릭터의 체력이 여섯 칸밖에 안 되기 때문에, 넋을 놓고 있으면 체력이 순식간에 감소한다. 우리가 주려는 것은 '넋놓고 있으면 죽지만, 방패로 막으면 스태미너가 없으므로 부담 없이 피해를 없앨 수 있다. 적의 빈틈을 노려 공격하면 빠르게 처치할 수도 있다. 강렬한 경험을 추구했다.

 

물론 스태미너가 없다고 해서 무한 회피나 막기 같은 플레이가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어설픈 공격을 했다가 되려 강하게 맞는 경우가 발생하고, 중, 상급 몬스터 정도 되면 공격을 쳐내거나 막은 방패를 해체하는 공격을 하기 때문이다. 회피 자체도 완전 무적이 아니기에 타이밍에 맞게 잘 피해야 한다.

 

 

 

기본 틀은 <다크소울>처럼 공격, 회피, 막기, 쳐내기를 가지고 있다. 버튼을 짧게 누르면 약공격, 길게 누르면 강공격이어서 이를 섞어 콤보를 하거나, 회피도 마찬가지 입력으로 스텝과 구르기를 구별해서 할 수 있다. 큰 차이점은 <크로노소드>의 전투는 <라스트 오브 어스> 전투처럼 맥락적인 전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전투가 시작되면 주인공은 항상 적 중 하나를 바라보며 이동하고, 공격할 때도 방향과 거리에 따라 스스로 앞으로 걸어가며 공격해 <다크소울>처럼 허공에 칼질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방패를 들면 대상이 고정되어 전략적인 전투를 할 수 있다.

 

 

적과의 공격은 일반 공격을 더해서 가하는 방식인가? 아니면 콤보나, 차지 공격 등도 있나. 반격도 있는지 궁금하다. 벽을 향해 적을 튕겨내거나 죽는 순간 발로 차서 광역 대미지도 있는 것 같다.

 

기본 전투공방 외에 스킬과 보조무기가 있다. 스킬의 경우, 내가 적의 뒤에 있는지, 혹은 적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지에 따라 같은 인터렉션 버튼을 눌렀을 때 환경에 따라 다른 스킬이 발동된다. 예를 들어, 적을 벽 앞에 놓고 공격하면 벽에 밀치는 스킬 나가게 되고, 아니면 누운 적에 스킬을 사용하면 아래로 찔러 추가타 하는 공격을 하기도 한다.

 

조작의 세분화 보다는 상황을 만들면 그것에 맞게 작동돼, 리스트를 외우지 않아도 된다. 스킬을 잘 사용하려면 적의 동선과 지형지물 등을 이용해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상황에 따른 강력한 스킬 외에도 생존을 위한 스킬이나, 끝내기 스킬 등도 있다. 기본 전투공방과 스킬을 잘 조합하는 것이 <크로노소드> 전투의 핵심이다.

 


 

칼과 방패를 이용한 공격 외 다른 플레이도 가능한가? 다른 무기라거나, 마법 등.

 

칼 이외의 다른 무기들도 등장하며 대형 무기도 사용할 수 있다. 주무기, 보조무기와 방패 포함해 80종 정도 된다. 무기에 따라 기본 콤보의 모션과 밸런스가 다르다. 중반부터 활이나 석궁도 쓸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근거리 전투를 벌이는 만큼 유리하겠지만 근거리 공격 방어나, 화살 수량 보급 등 위험 요소도 있다.

 

기본적으로 방패는 계속 사용하도록 할 것이다. 방패가 빠졌을 때 전투 형태가 확달라져 좋은 점도 있겠지만 칼과 방패로 무찌른다는 게임의 메인 컨셉이 흐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크로노소드>는 여러 직업이나 스타일의 경험보다 하나의 주인공을 체험하고 성장하는 어드벤처에 집중했다.

 

 

쿼터뷰 시점을 사용했다. 보통 이런 특징을 가진 게임에 백뷰 시점 플레이가 많이 쓰이던데. 쿼터뷰 시점을 사용한 이유는.

 

픽셀아트로 개발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조금 특이한 이유이긴 한데 장인어른께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을 아주 좋아하신다. 3D 백뷰 게임도 많이 하시지만, 아무래도 조작하기 어려워하시더라. <크로노소드>는 조작이나 시점이 어려워 게임을 하기 어렵다는 유저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물론, 코어 유저 타깃이 확실하긴 하다. 3D가 아니라서 아쉬운 점이 아닌, 현재 시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쪽에 집중하고 있다.

 


 

# 다수의 렐름과 지역, 시간을 활용한 플레이까지... 게임 내 구성 요소

 

영상에는 UI가 보이지 않던데, 실제 게임 플레이 시에도 UI가 없거나 혹은 최소화됐나?

 

지난 9월 공개한 영상은 일부러 UI를 뺀 것이 맞다. 실제로 UI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두 가지 이유인데, 첫째로 3D 백뷰가 아니기 때문에 화면 구석에 있는 UI는 실제로 눈이 잘 안 가게 된다. 둘째로, 역시 3D 백뷰가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주인공에 몰입하기 힘든데 UI가 이것을 더 방해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인공의 체력이 낮아지면 피를 바닥에 흘리고 비틀거리며 이동하고, 방패로 막을 때도 크게 휘청이는 등의 표현을 더했다. 플레이어의 몰입력을 높이고, UI를 보지 않고도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장치다.

 

 

<크로노소드>의 전체 스테이지 수,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인가.

 

3개의 렐름, 16개의 큰 지역이 등장하며 각 지역은 다시 여러 개의 작은 지역으로 나뉜다. 각 지역의 과거와 현재는 다른 풍경을 가지고 있고 등장하는 적도 다르며, 플레이어는 모든 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오갈 수 있다.

 

플레이타임은 익숙한 소울라이크 게이머 기준으로, 10시간을 조금 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스피드런을 해서 1시간 내 클리어하는 것이 목표다(웃음). 워낙 이런 장르의 팬이라.

 


 

시간을 이용한 플레이도 있나?

 

왜, 그런 로망 있지 않나. 멸망한 현재 세계 이전으로 가서, 과거와 미래를 탐험하는 스토리 같은 거.

 

<크로노소드>도 스토리 자체에서 시간여행을 다룬다. 같은 지역이지만 과거와 현재에 모험하는 것이 다르다. 시간을 이용한 퍼즐, 전투도 있다. 뭔가 이를 활용한 초능력 같은 것을 사용한다면 최소화하는 방안을 택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시간여행은 유저의 선택으로 할 수 있다. '시간의 틈'이라는 존재가 나오는데, 이를 발견하면 유저가 '시간의 검'을 가지고 특정 시간으로 간다. 현재는 막혀있지만 과거로 가서 어떤 계기를 해결하면 현재에서 뚫려있거나 하는 요소도 있다.

 

 

3개 렐름은 어떤 컨셉을 가지고 있나.

 

하나는 인간족 왕국이며 성벽에 둘러싸인 도시다. 다른 하나는 마법사 왕국으로, 숲과 유물로 이루어져 있다. 나머지는 거인들의 땅으로 사막과 산, 바위가 널려있다. 각 렐름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다른 풍경으로 변하는 것도 볼 만 할 것이다.

 

렐름마다 다양한 기믹도 들어있다. 예를 들어 마법사의 왕국으로 가려면 거대한 수로를 따라가다가 배를 타고 가는 등 이동의 재미도 경험할 수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플랫포밍 요소도 넣으려 한다. 액션 게임이다 보니 퍼즐 요소가 너무 강해 집중을 흩트리는 것은 피하려 한다. 보스는 다양한 컨셉으로 16명이 등장한다.

 

 

스토리 모드 외 기타 콘텐츠도 있나? 보스 러시라거나.

 

아직 개발 단계여서 본 게임 개발에 집중하려 한다. 출시 이후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각 지역을 이해할 수 있는 서브 퀘스트나 여러 등장인물도 넣을 예정이다. 보스러시 같은 기타 요소는 그런 것을 다 이룬 다음에 고민할 것이다.

 

 

게임의 스토리는 어떤가. 뭔가 슬프거나, 비극적이고 그럴 것 같은데.

 

밝고 명랑한 모험물은 아니다. 슬플 수도 있고 우울하거나, 비극적일 수도 있다. 세계가 멸망한 상황이다 보니, 이를 경험하고 겪어나가는 과정도 아무래도 좀 안타까움의 연속 아니겠나. 참고로 유저 캐릭터도 기억을 잃은 상태여서 밝은 분위기로 전개되기도 힘들다.

 

여주인공 '애노르'가 되어 시간여행 능력을 이용해 기억을 어떻게 잃었는지,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세계가 왜 멸망했는지에 대해 파헤쳐가는 게임이다. 

 

참고차 북유럽 신화 소재도 많이 봤는데 대부분 보면 멸망이 예언되고, 그것을 막으려고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예정대로 멸망하는 암울한 스토리를 다룬다. 아마 그런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게임의 성장 콘텐츠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 스킬 트리에서 원하는 스킬 트리를 투자하는 것까지는 확인됐다. 무기나 방어구 체계나 기타 성장요소 등도 알려달라.

 

아이템을 수집하며 성장할 수 있다. 경험치나 수치를 통해 성장할 수 있겠지만 그러면 RPG 요소가 강조되고 수치를 하나씩 비교하며 플레이 하게 된다. <크로노소드>는 그보다 좀 더 심플한 경험을 주고 싶었다. RPG보다 어드벤처를.

 

게임은 메인무기와 보조무기, 방패를 얻어 교체할 수 있다. 어느 장소에 가서 찾아 획득하는 것도 있다. 스킬과 별도로 룬 시스템이 있어서 세팅에 따라 게임 플레이와 전략을 바꿀 수 있다. 스킬은 다른 모험가가 남긴 유품을 모아 배울 수 있다.

 

 

 

룬 시스템은 각각 다른 모양의 석판에 획득한 다양한 모양, 능력치의 룬을 박는 것이다. 플레이나 밸런스가 바뀌므로 전략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그 외에 각종 수집 아이템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혈석을 3개 모으면 최대 체력이 1칸 늘어나는 식이다. RPG가 아닌 어드벤처 게임을 지향하기 때문에 아이템 수집을 중심으로 최대한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성장구조를 만들고 있다.

 

 

반복 플레이 요소가 있나? 또, 게임 내 숨겨진 요소가 있다면. 무게감이 제법 느껴지다 보니, 뭔가 할 거리가 많이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메인 루트 외에 탐험 루트를 많이 두고 있다. 다회차 요소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게임의 출시를 2021년으로 밝힌 것으로 안다. PC와 콘솔로 밝혔다. 코로나19 등으로 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출시 일정에는 변동 없나?

 

약간 일정이 딜레이된 요소는 있는데 전체적으로 큰 변동은 없다. 2021년 여름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기왕 <다크소울>을 표방하는 만큼, 세계관을 조금 더 탄탄히 해서, <크로노소드>도 시리즈로 내보내도 좋겠다. DLC나, 후속작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

 

출시 후 반응을 봐야 선택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한데, 일단 <크로노소드>는 완결된 스토리로 구성돼 거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DLC나 시리즈가 아예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아예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다. 아마 다음작은 <크로노소드>와 분위기나 배경이 많이 다른 게임이 될 것이다. 인디게임 개발자로 나이를 먹으며 유저와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제법 제한되어 있기에 구상한 게임을 모두 개발하려면 시리즈보다는 새로운 게임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 부부개발사로 시작, 그리고 펄어비스의 지분 인수까지... 21세기덕스의 향후 계획

 

비트서밋, BIC 2019 등에 공개하며 여러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체적인 유저 반응이나,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데모의 난도도 높고 분량도 좀 긴 편인데 의외로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끝까지 클리어하고서야 일어났다. 어떤 플레이어는 정말 게임을 잘 못 하는데도 1시간 가까이 도전해서 결국 클리어하기도 했고. 너무 격정적으로 플레이하다가 게임패드를 부숴버린 플레이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부부개발사에서 시작해, 지금은 좀 더 규모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 21세기덕스의 향후 운영 계획은?

 

<용사는 타이밍>을 출시할 때 사과박스를 놓고 맥북에어를 중고로 사서 개발했다. 지금은 그보다 좋은 환경에서 개발할 수 있어 격세지감을 느낀다.

 

2개 정도 신작을 구상하고 있다. PC, 콘솔로 출시하는 액션 어드벤처를 우선 개발하게 되겠지만, 현재는 <크로노소드>에 집중하고 있다. 충원도 계획하고 있다. 회사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다음 게임이 어떤 게임이고, 어떤 팀이 필요할까를 고민한 다음 충원하는 형태가 될 것 같다.

 

 

모바일 출시는 아예 계획이 없나?

 

아무래도 그렇다. <용사는 타이밍>은 기획 자체가 모바일 경험을 위한 것이었지만 <슈퍼 픽셀 레이서즈>는 완전 PC, 콘솔 게임으로 개발했다.

 

우리가 좋아해서 PC, 콘솔을 선택한 것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게임이 완결이 있고, 성취감을 가진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다만, 모바일은 애플 아케이드처럼 완결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구독 모델이라 눈여겨보고 있기는 하다.

 

 

얼마 전, 펄어비스가 2019년 회사 지분의 18%를 인수했다고 들었다. 어떤 계기로 양사가 손을 잡게 됐나?

 

펄어비스 김경엽 투자총괄(이하 김경엽): 21세기덕스가 출시하고 개발 중인 게임의 퀄리티가 높고 개발진들의 개발 감각이 높다고 평가했다. 현재 펄어비스가 주력하는 분야와는 거리가 있지만 꾸준히 최고의 퀄리티를 추구하는 열정이 펄어비스의 비전과 닮아 투자를 결정하게 되었다.

 

이정희: 과거에도 여러 번 연락이 오기는 했으나, <크로노소드>를 작년 개발 시작하면서 연이 닿아 만나게 됐다. 펄어비스도 액션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고 기술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다른 곳보다 많은 도움을 얻겠다고 생각했다.

 


 

펄어비스에게는 21세기덕스가 처음으로 투자한 인디게임사로 기록됐다. 투자사 발굴을 위해 펄어비스캐피탈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게임사 투자 방향을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가?

 

김경엽: 전략적 협업이 가능하거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게임사를 중심으로 투자 검토를 지속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좋은 게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열심히 개발하겠다. 국내와 해외 모든 유저에게 좀 더 많이 알려지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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