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라이엇 게임즈가 말하는 '와일드 리프트'의 현재와 미래

텐더 (이형철) | 2020-12-10 16: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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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 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를 모바일로 옮긴 <와일드 리프트>를 공개한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지난 10월 초 CBT를 시작한 <와일드 리프트>는 OBT 시작 직후 플레이스토어 다운로드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플레이스토어 선정 2020년 주목할 게임에 선정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감성을 모바일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 <와일드 리프트>의 도전은 지금껏 어떤 결과를 불러왔을까. 브라이언 피니(Brian Feeney) 게임 디자인 총괄과 <와일드 리프트>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길 나눴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와일드 리프트 게임 디자인 총괄을 맡은 브라이언 피니 (출처: 라이엇 게임즈)

  

# 빠른 업데이트보다 중요한 건 '게임의 안정화'

 

신규 챔피언이 출시될 때마다 '녹서스 형제'와 같은 신규 이벤트가 진행되는 건가?

 

브라이언 피니: 항상 이러한 이벤트를 할 거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최대한 자주 진행하려 한다. 이를 통해 신규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음은 물론, 유저들에게 즐거운 순간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벤트를 통해 그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챔피언들을 끌어낼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향후 더 많은 이벤트가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다리우스'를 플레이해봤는데 테스트 버전이나 <리그 오브 레전드>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약해진 느낌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바뀌었고, 어떻게 개선할지 궁금하다. 

 

브라이언 피니: 글쎄, 다리우스가 어떻게 하향됐는지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와일드 리프트>는 PC 버전을 재연하는 걸 목표로, 그것의 느낌이나 플레이 스타일을 가져왔을 뿐 원작에서 특별히 파생된 게임이 아니다. 만약 변화를 줬다면 소소한 부분 일텐데 왜 다리우스가 약해졌다고 느낀 건지 잘 모르겠다.

 

다만, <와일드 리프트>의 생태계를 조절할 때 <리그 오브 레전드>와는 수치 등이 다르게 설정될 수는 있다. 그래서 원작 대비 너무 강하다거나 약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을 거다. 이런 부분들은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밸런스를 잡아갈 예정이다. 만약 정말로 다리우스가 너무 약하다면, 추후 조금 상향 조정될 수도 있을 거고.

  

1.1 패치를 통해 와일드 리프트에 등장한 다리우스(좌)와 드레이븐(우)

 

 

<와일드 리프트> OBT의 성과가 궁금한데. 글로벌, 한국 이용자 수는 어떻게 되나?

 

브라이언 피니: 정확한 수치까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250만 명 정도가 다운로드하며 해당 부분 1위에 올랐고, 다른 많은 지역에서도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한 거로 안다. 실로 엄청난 반응이고 기대치를 넘어선 결과다.

 

 

최근 한국에서 원거리 딜러들이 두 번째 코어 아이템으로 '수호 천사'를 자주 올리고 있다. 때문에 초중반 교전의 흐름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지고 있는데, 내부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브라이언 피니: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하진 못했지만,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본다. 당장 해당 이슈를 핸들링하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관련 부서와 논의해본 뒤 이슈가 확인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존야의 모래시계가 가진 범용성이 지나치게 좋은 듯하다. 특히 교전이 늘어진다는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브라이언 피니: ​<와일드 리프트>에 등장하는 액티브 아이템은 PC 버전과 달리 범용성을 띠게끔 설계했다. 더 많은 챔피언이 다양한 아이템을 쓸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존야의 모래시계 역시 원작에서는 마법사 챔피언만 활용했지만, <와일드 리프트>에서는 모두가 쓸 수 있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너무 일찍 존야의 모래시계를 구매하면 전투에 있어 불리한 상황에 놓일 확률이 높다. 해당 아이템에 별도의 능력치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아이템이 지나치게 많이 활용된다면 가격이나 재사용 대기시간을 조절해 밸런스를 맞춰야 할 거다. 

 

하지만 액티브 아이템 통계에 따르면 존야의 모래 시계가 타 아이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정말로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존야의 모래 시계를 하향하거나, 다른 아이템을 상향하는 식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와일드 리프트에 존재하는 다양한 '액티브 아이템'

 

<리그 오브 레전드>와 마찬가지로 <와일드 리프트> 역시 랭크 매치메이킹의 공정성이 중요하다. 실력이 비슷한 유저끼리 매칭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브라이언 피니: 내부적으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다. <와일드 리프트>를 많은 지역에 출시함에 따라, VPN을 통해 다른 지역에 접속하거나 매치메이킹 문제가 발생하는 등 여러 이슈가 생기고 있다. 이 부분은 우리가 더 많은 지역에 <와일드 리프트>를 출시하면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매치 메이킹에 있어 공정성을 유지하는 건 <와일드 리프트>를 출시하기 전 가장 공들인 부분이다. 이미 우리는 베타 테스트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대기 시간이나 랭크 티어의 매칭 범위 등 많은 부분에서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다른 지역 유저와 매칭되는 부분도 조금씩 줄여가고 있는 단계다.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몇 주 주기로 계속해서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PC 버전을 운영하면서 갖춘 전문성을 활용해 경쟁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 평균 길이를 15분 선으로 맞추려 노력했다고 했지만, 여전히 20~25분 걸리는 게임도 많다.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한데.

 

브라이언 피니: 지금도 우리는 평균적으로 한 게임이 15분에서 20분 안에 끝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은 18분 정도면 게임이 끝난다. 통계상으로는 괜찮다고 판단한 이유다.

 

물론 <와일드 리프트> 역시 PC 버전과 마찬가지로 상황에 따라 18분보다 짧거나 긴 게임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괜찮다고 생각한다. 속도전으로 빠르게 승리하는 게임도 있고 합을 주고받으며 장기전이 펼쳐지는 경우가 있는 건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만 24, 25분 이상 펼쳐지는 게임은 우리가 의도한 것보다 길기에 시스템적으로 밸런스를 조절하고자 한다. 

 

 

2021년 몇 명의 챔피언을 업데이트할 예정인가.

 

브라이언 피니: 지금 당장 2021년 일정을 공개하긴 어렵다. 다만, 상당히 많은 챔피언이 추가될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최소 20명 이상의 챔피언이 추가될 것이고 상황에 따라 늘어날 수도 있다. 지금 <와일드 리프트>는 메타나 플레이 스타일의 다양성을 만들기엔 다소 챔피언 숫자가 적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챔피언을 추가해 PC 버전처럼 로스터를 다양하게 만들고자 노력할 계획이다. 

 

 

PC 버전에 비해, <와일드 리프트>의 업데이트 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의견이 많은데.

 

브라이언 피니: 업데이트 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다만, 업데이트에 앞서 안정적인 운영을 도모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생각한다. 지연시간, 버그 등 많은 부분에서 안정화를 거쳐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해당 문제가 해결된 이후에는 빠른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 '와일드 리프트 e스포츠',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

 

개발자 일기를 통해 <리그 오브 레전드> 팀과 더 많은 협업을 진행할 거라고 밝혔다. 대략 어떤 협업인지 알려줄 수 있나.

 

브라이언 피니: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말씀드리긴 어렵다. 다만, 최근 진행된 K/DA 이벤트와 같이 PC 버전과 유사한 테마, 스킨 또는 구조적으로 비슷한 이벤트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 유저 모두에게 의미 있고 재미있는 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껏 <와일드 리프트>가 진행한 이벤트를 돌아보면 미래에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짐작할 수 있을 거다.  

 

 

<와일드 리프트>도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프리시즌 방향성을 따라갈 예정인가?

 

브라이언 피니: <와일드 리프트>는 PC 버전의 느낌, 이를테면 유사성이나 챔피언 숙련도를 마스터하는 재미 등 기본 구조를 모바일에서도 구현하고자 노력한 게임이다. 그중에서도 챔피언에 관한 부분은 모바일과 PC 버전 모두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아이템, 맵, 플레이 속도 등은 PC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설계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 PC 버전에서 진행된 아이템 대격변의 경우 <와일드 리프트>에서는 일부분만 가져올 예정이다. 아이템 스킬 가속은 그대로 가져왔지만, 신화급 아이템은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이디어는 활용하되 모든 것을 동일하게 적용하진 않을 거다. PC 버전에 없는 <와일드 리프트>만의 아이템을 추가할 계획도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매년 프리시즌을 통해 큰 변화를 진행한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PC 버전과 달리 <와일드 리프트>에는 포지션 선택 기능이 없다. 따라서 원하는 라인에 서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당 기능을 추가할 예정인지 궁금한데.

 

브라이언 피니: 유저들에게서 해당 부분에 관한 피드백을 많이 들은 만큼, 내부적으로도 인지하고 있다. PC 버전과 완전히 동일한 방식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듯하다.

 

 

PC에서 앱 에뮬레이터를 통해 <와일드 리프트>를 플레이하는 유저가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한데.

 

브라이언 피니: 어떤 모바일 게임이건 에뮬레이터에 대한 이슈는 항상 발생한다. <와일드 리프트>는 모바일 패드에 최적화되긴 했지만, 자신이 어떤 게임 라이프를 살아왔느냐에 따라 익숙한 도구를 고르고, 이를 통해 게임에 접근하는 건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물론 조작 도구가 게임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층적으로 분석은 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과거 테스트 결과를 봤을 때 PC 앱 에뮬레이터에 관한 문제는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와일드 리프트> e스포츠 대회가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2021년에는 롤드컵 같은 대규모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 있나 ?

 

브라이언 피니: e스포츠는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다. 우리는 <와일드 리프트> e스포츠 수요가 있다는 걸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다방면에서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관전과 리플레이를 제공하는 것도 그러한 계획의 일환이다.

 

라이엇 게임즈 역시 내부적으로 e스포츠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이를 다듬고는 있지만, 지금 당장 내년에 어떤 걸 하겠다고 말씀드리긴 조심스럽다. 스포츠라는 건 준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접근하고자 한다. 조만간 이 부분에 대해 어떤 내용이 있는지를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한 마디 부탁한다.

 

브라이언 피니: <와일드 리프트> 베타 테스트에 한국 유저분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 사실 한국은 과거부터 라이엇 게임즈에 많은 도움을 준 지역이다. 특히 전반적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쟁력과 e스포츠를 끌어올리는데 크게 기여한 곳이다. 수년간 준비한 결과물을 한국 분들께 선보일 수 있어 기쁘며, 계속해서 지지와 응원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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