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사장님이 말했다, "게임 회사 주4일제, 되는데요?"

우티 (김재석) | 2022-04-13 16: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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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제, 돈 받고 일하는 사람 입장에선 듣기만 해도 설렙니다. 지구촌 어딘가에는 진짜로 주4일제를 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유럽에서, 일본에서 주4일제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꿈만 같은 그 단어, 한국 이야기는 아닙니다. KDI 경제정보센터가 OECD 통계를 바탕으로 분석해봤더니, 한국의 연간 근로 시간은 1,967시간으로 OECD 2위를 기록했습니다. OECD 평균보다 약 241시간을 더 일했다고 하는데요. 게임 업계를 놓고 보면, 많은 현업자들이 공짜 야근이나 크런치 모드에 대한 불만과 피로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사장이 직접 나서서 주4일제를 시행 중인 기업이 있습니다. 신생 기업 엔돌핀커넥트입니다. <아키에이지>의 기획팀장, 중국 PD 출신인 조용래 대표가 세운 곳인데, 십여 명의 직원들이 재택·주4일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네이버 인기 웹툰 <어글리후드>를 기반한 신작을 개발 중이죠.

이 회사는 어떻게 굴러가는 걸까요? 새로 만드는 게임은 무엇일까요? 함께 알아보시죠.

 

'어글리후드'를 입은 엔돌핀커넥트 조용래 대표

 


 

Q. 디스이즈게임: 엔돌핀커넥트에는 몇 명이 일하고 있나요?


A. 엔돌핀커넥트 조용래 대표: 지금까지 12명을 고용해서 대표까지 총 13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좋은 분들을 잘 만난 듯해요.


Q. 직원 대부분이 주주라고 들었습니다. 시작 단계부터 직원들을 주주로 만드는 게 좋은 일일까요?

A. 채용을 시작할 때 게임 업계의 연봉 인상 레이스가 있었어요. 1년 된 회사가 그렇게까지 월급을 올릴 수는 없었죠.

좋은 분들을 만나서 오래 같이 가는 게 목표였으므로 회사 주식을 일정 금액에 판매했어요. 9명이 참가했으니, (대표까지) 10명이 주주네요. 개중에는 큰 금액을 내주신 분도 있습니다. 선배 창업자들보다 더, 회사의 결실을 고루 나누는 대표가 되고 싶어요.

이제는 '나중에 잘 해줄게'라는 말에 큰 의미가 없는 시대입니다. 업계에서 일을 해보니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무지 많았고요. 게임이 잘 되면 직원들도 잘되어야 합니다.


Q. 주4일제가 최근 떠오르는 의제가 되긴 했는데, 이걸 스타트업이 바로 한다니 참 흥미롭습니다.

A. 처음에는 주변에서 다들 뜯어말렸어요. 방금 기자님처럼 '무슨 스타트업이 주4일제냐' 이러면서요. 나중에 1~2년이 지나고 회사가 성과를 내면 그때부터 천천히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도 들었어요. 근데, 돈 버는 회사들도 안 하고 있더군요. (웃음) 비슷한 약속을 한 곳들도 있었는데 지금은 안 하고 있고요.

직원들에게 3단계의 주4일제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지금은 화, 수, 목, 금 4일에 9시간씩 총 36시간을 일합니다. 다른 회사들이 5일에 8시간(총 40시간)을 기본으로 잡으니까, 시간적으로 우리가 4시간 덜 일하는 겁니다. 지금 회사는 4일 빡세게(열심히) 일하고 3일은 쉬면서 집중도를 끌어올리는 방안을 채택했습니다. 

주4일제를 해보니 직원분들이 알아서 일을 찾아서 해주십니다. 주주이기도 하니 자기 책임감도 크시고요. 지금 <어글리후드: 퍼즐 디펜스> 베타 테스트 중인데 진도도 잘 나가고 있어요.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에 동의가 되니까 일정 안에서 플로우가 생기는 겁니다.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 없습니다. 오히려 주4일제를 안 했다면, 이렇게 자발적인 에너지로 프로젝트를 이끌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효율이 더 높아요. 낭비하는 시간이 없어지거든요. 앞으로도 일할 때는 집중해서 일하고, 쉴 때는 푹 쉬는 회사로 만들 겁니다.
Q. 미래에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이 생긴다면요?

A. 이런 제도를 직원들 '풀어준다'는 관점에서 보면, 보통은 회사가 사람을 못 믿기 시작합니다. 조직 안에 프리라이더가 생기면 문제가 되겠죠. 그런데 저는 오히려 그런 규제를 만들 생각을 안 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를 못 믿겠으니 줌(Zoom) 켜놓고 일하세요'라고 한다면 그건 직원들을 못 믿는다는 뜻이거든요. 연차나 연봉에 따라서 기대하는 결과물 수준을 분명히 해두고, 그것에 대해서 주기적으로 판단하면 될 문제라고 생각해요. 직원을 프리라이더가 되지 않게 만드는 게 대표의 책무겠죠.


Q. 적게 일 시키고 똑같이 임금을 주는 건데 아깝지는 않으십니까?

A. 하나도 안 아깝습니다. 1년에 총 52개 주(週)가 있죠. 주4일제가 되면 휴일이 52개나 더 생기는 겁니다. 이렇게 생각을 해보니까 놀랍긴 하더군요. (웃음) 정말 많이 쉬는 거죠. 근데 그만큼 집중도가 올라가요. 정말로요. 이렇게 제도를 시행했더니 주말 동안 업무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해오세요. 그간 2주에 하나꼴로 하이퍼 캐주얼 게임이 나왔습니다. 장르 특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만드나 저렇게 만드나(주5일제를 유지하나) 결과물이 시장에 나오는 건 같더라는 거죠.


Q. 주4일제를 배경으로 한 게임도 만드셨다고 들었습니다. <4Day Week Crusher>는 어떤 게임인가요?

A. 작년 가을 우리 회사가 주4일제를 채택하고, 인터뷰 요청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도 게임 회사인데, 게임으로 주목받고 싶더라고요. (웃음) 게임 자체는 간단해요. 블록이 내려와서 주4일이 완성되면 통과되는 게임이에요. 원래는 직장인들이 일하기 싫을 때 '나도 주4일 했으면 좋겠다' 하면서 플레이하는 게임으로 생각했어요. 정치권에서 주4일제가 언급될 때마다 소재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Q. 올림픽 때 활쏘기 게임, 이세돌-알파고 대국 때 바둑 게임이 유행했던 것처럼 말이죠?

A. 맞습니다. 저희가 <노 스모킹 챌린지>라고 금연 도우미 게임도 출시한 적 있어요. 새해가 되면 다들 금연을 결심하니까, 우리 게임으로 와주길 바랐죠. 올해는 생각보다 금연하려는 분들이 없었나 봅니다. (웃음)

 

금연 도우미 다이어리 게임 <노 스모킹 챌린지>

 

# 엔돌핀커넥트가 2주에 게임 하나씩 내는 방법

Q. 아까 2주에 1개씩 게임이 나온다고 하셨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하이퍼 캐주얼 게임을 만들어 낸다고 했을 때 평균적으로 출시까지 1달 내외로 일정을 잡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빠르긴 하네요.

A. 그만큼 일할 때 집중도가 올라가서 그런 겁니다. 

또 애초에 만들고 싶었던 게임이 되게 많았어요. 게임 만들 때 제일 시간 많이 잡아먹는 게 뭘 만들까 고민하는 것입니다. 근데 창업 때부터 리스트 업 해놨던 하이퍼 캐주얼 게임이 쭉 있었고, 그것을 구체화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초기부터 2주에 하나씩 나오는 파이프라인이 잡히지는 않았어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1개에 1달 잡았죠.

그러다가 점차 회사에 노하우가 쌓여가니까, 만드는 분들이 알아서 일정을 조정해서 게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100% 하고 싶다'라고 마음을 먹기 시작하면 프로젝트가 개월을 넘기는 일이 많아요. 하이퍼 캐주얼은 유행에 민감하니까, 빠릿빠릿해야 한단 말이죠? 유저 반응이 괜찮으면 업데이트를 하고, 아니다 싶으면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는 방식이거든요.

앞으로도 최대한 다양한 게임을 해보자는 생각이에요. 2주일에 1개 만들면 1년에 24개인데 '하나만 걸려라!' 느낌도 없진 않죠. 유저 취향이 워낙 다양하고 시장 풀이 넓다 보니까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까지 나온 게임들은 생각보다 유저분들이 좋아하고 계세요.


Q. 지금까지 말씀하셨던 부분은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로 고민하고, 적용하고 있을 겁니다. 엔돌핀커넥트에는 무슨 차이가 있나요?

A. 다른 회사들은 마케팅에 먼저 집중을 해요. 광고 단가를 테스트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게임을 만듭니다. 그 기간만 1~2주 정도 잡히는 것 같아요. 광고 소재를 만들고 먹힐 것 같다 하면 게임을 만드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는 그 정도 여력이 없다고 판단했어요. 재밌겠다 싶으면 론칭, 하고 싶은 거 있었다 싶으면 론칭 이렇게 굴러가요. 그러다 보니 다른 회사보다 더 빠른 대신에 실패의 가능성도 높죠. 배워가는 단계에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우리 방식이 맞다는 생각이에요. 


Q. 야구로 치면 타석에 계속 나가려고 하는 느낌이네요.

A. 게임이 24개가 나온다고 한다면, 1개는 만루홈런, 3개는 홈런, 10개는 안타, 나머지 10개는 아웃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Q. 그러면 5할 타자인데요?

A. 개발비 회수라도 했다면 안타 쪽에 분류합니다. (웃음) 

  

구글 피쳐드에 선정된 <고! 도넛>

Q. 돈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말인데, 요즘 캐주얼게임이 돈이 되나요? 앱 추적 금지 정책 때문에 광고 수입이 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들었는데요.

A. 빅 플레이어가 다 먹는 시장입니다. 생각보다 돈이 안 되고 있습니다. 회사를 만든지 얼마 되지 않아 예전과 비교는 어렵습니다. 다만 요즘 게임에 대한 마케팅 비용이 많이 올라가고 있고, 많은 플레이어들이 플랫폼 사업자에게 광고를 집행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잘 만들었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게임도 있고 큰 퍼블리셔를 만났다면 잘 됐을 거라고 여겨졌던 게임들도 있어요. 요즘 하이퍼 캐주얼 업체들이 미들 코어급으로 많이 넘어간 느낌이에요.


Q. 엔돌핀커넥트도 하이퍼 캐주얼 제품군이 있고, 지금 미들 코어라고 부름직한 <어글리후드: 퍼즐 디펜스>를 개발하면서 투 트랙으로 가고 있잖아요.

A. 처음에 창업을 하고  <어글리후드> 쪽에만 올인했을 때 리스크가 있겠다고 느꼈어요. 여러 기회를 만들어놓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죠. '작은 회사가 뭘 이렇게 많이 하냐' 묻는 투자자도 있었습니다. 뭔가 하나를 만들었을 때 그 하나가 덜 망하게 할 수 있도록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Q.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A. 회사 이름 '엔돌핀커넥트'엔 글로벌하게 사람들을 연결하는 회사가 되자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게임 말고 다른 프로젝트도 준비 중입니다.

 

 

# 매치-3 + 타워디펜스 + 수집형 RPG = <어글리후드: 퍼즐 디펜스>

Q. 인기 웹툰 <어글리후드>를 원작으로 한 게임을 개발 중입니다. 어떻게 만들게 되셨는지요?


A.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가 2020년이에요. 그때 '매치 3 퍼즐과 타워 디펜스의 조합', 캐릭터 수집 같은 뼈대는 잡혀있었죠. 그러던 중, 네이버웹툰 측에서 IP 공모전을 개최했고 후보작 중에 <어글리후드>가 우리 게임과 잘 맞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반 판타지를 선호하기도 하고, 수집형 RPG가 되기 위해서는 캐릭터도 많이 등장해야만 했어요. 지금 IP와 게임의 시너지가 잘 나고 있어요.

 

 

Q. 왜 게임의 베타 테스트를 원스토어에서 80일이나 진행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A. 내부에서 반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만들고 있는 것을 빠르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게임 시장이 변화했다고 봅니다. 처음에는 일 단위로 유저 피드백을 수렴하면서 게임을 만들어야만 했다 보니 힘들었지만, 이제는 그 완성도를 많이 끌어 올린 상태입니다. 초기엔 100스테이지밖에 없었는데 이제 200스테이지까지 만들었습니다.

 

베타 테스트를 통해서 '이 게임이 재밌는 게 맞나?'를 검증하고 싶었습니다. 매치-3에 타워 디펜스를 더한 게 재미있는지 궁금했고, 다행히 게임성이 어느 정도는 검증이 된 듯합니다. 80일 동안 게임을 해보고 정식 론칭 때 와주지 않을 거라는 우려도 없진 않았지만, 우리만 결과물을 잘 만들면 그 분들도 돌아올 것으로 믿고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유저 대응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문의 사항에 제 명의로 열심히 댓글을 달고 네이버 게임라운지도 운영 중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원스토어에서 가장 빠르게 게임을 낼 수 있더군요. 80일의 CBT를 하기로 했는데, 구글이나 애플 쪽은 즉각적인 반영이 (원스토어보다) 어려운 편이에요. 마침 원스토어 측에서 저희를 화이트리스트로 등록해주셔서 신속한 라이브 테스트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폰 유저분들이 '나는 언제 할 수 있냐' 물어보시는데, 게임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셨음 좋겠습니다.

 

 

 

Q. <어글리후드>의 출시 일정을 듣고 싶습니다.

 

A. 5월 4일까지 원스토어에서 베타 테스트를 합니다. 바로 같은 달 3대 마켓에 모두 정식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현재 막판 일러스트 작업 중이에요. 이런 기동성이야말로 작은 회사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퍼블리셔와 같이 가면, 제가 원하는 출시 일자조차도 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Q.  <어글리후드: 퍼즐 디펜스>는 IP 게임인데, 게임에는 스토리가 빠져있습니다. 추가하실 계획이 없나요?

 

A. 게임에 스토리가 있으면 항상 좋다고 생각합니다. 웹툰 IP를 선택했으니 스토리를 빼면 말이 안 될 수도 있죠. 그런데 예전에는 프로젝트를 오래 준비했다가 출시를 못하거나 유행이 지나가버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자금력 있는 회사라면 대응이 되겠지만, 저희는 그렇지 않잖아요?

 

지금은 빠른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스테이지 구성이 프로젝트의 핵심이었어요. 빠르게 론칭을 하고 싶었고, 이후에는 어느 정도 성과가 날 거라고 기대해요. 그렇다면 그때 비용으로 스토리텔링을 제대로 넣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테스트 중에는 게임을 해보고 웹툰을 보러 가는 분들도 많았어요. 게임 안에 웹툰으로 가는 링크를 넣어두었거든요. 

 

 

Q. CBT 중에 게임의 튜토리얼이 없어서 불친절하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A. 유저들을 '이렇게 하라'고 강제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매치-3 유저라면 퍼즐 맞춰본 경험이 있을 테고, 강제적으로 왼쪽으로 가보세요, 오른쪽으로 가보세요 하지 않았습니다. 게임의 기본적인 룰 자체는 쉽다고 봐서 팝-업 스타일로 필요할 때 메시지가 나오고, 다시 보기를 지원해서 필요할 때 찾아볼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Q. 매치-3 퍼즐에 타워 디펜스를 합치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어떻게 생각하게 되셨나요?

 

A. 저도 매치-3 퍼즐 게임을 좋아하지만, 끝까지 해보진 못했어요. 뒤로 갈수록 기믹이 심해지더라고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남아있는 유저들은 새로운 요소를 원하는데 룰에는 한계가 분명하니까, 얼려버리고 섞어버리는 것들이 많아지게 된 거죠. 계속 이어가게 하기 위해서 어렵게 만들어놓고 클리어 자체를 파는 모델도 있었고요.

 

그래서 타워 디펜스를 넣었습니다. 매치-3의 랜덤성은 재미 요소지만 반복의 피로가 분명해요. 다 운에 맡기면 재미가 없기 마련이죠. 그래서 타워 디펜스에 고유 스킬을 가진 캐릭터 수집, 성장을 넣어본 거에요. 스테이지가 어려워질수록 하드코어 유저들의 연구와 공략이 굴러갈 것을 기대하고 있어요.

 

 

Q. <퍼즐앤드래곤>처럼?

 

A. 그러면서 게임에 덱 짜는 재미가 있기를 원합니다. 캐릭터들에게 스킬 범위가 한정되어있어요. 이 캐릭터 스킬에서는 일렬만 딱 때린다거나 그런 설정이 들어있는데, 어떤 스테이지에서는 좌측열에 적이 집중적으로 내려오는 방식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지나치게 반복이 되면 재미가 없으니까 다른 스테이지에서는 중간, 다른 스테이지에서는 (상대 기물의) 원거리 공격 같은 것들이 계속 추가돼요. 그게 타워 디펜스의 재미죠.

 

개인적으로 수집형 RPG를 재밌게 하는데 단점은 하드코어적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픽업이든 어떤 식으로든 갖고 싶어서 뽑았지만 버려지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그래서 획득도 쉬운 모델을 추구하고 싶었습니다. 쉽게 뽑아서 다양한 캐릭터를 써보도록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그러면 매출이 줄겠지만, 롱런하려면 그게 맞다는 생각이에요.

 

 

Q. 새 게임에 기대하는 성과는 무엇인가요?

 

A. 지금 회사 직원이 13명이고, 11명이 <어글리후드>에 뛰어들었습니다. 2020년에 퇴사하고 창업을 했고, 작년 7월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으니 빨리 만들었어요. 저는 늘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나쁘지 않은 속도입니다. 북미나 유럽, 동남아 같은 해외에서 오래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외국에 한국 문화 콘텐츠를 알리는 일을 하는 셈이죠. 

 

 

 

# '플러스 원 게임' 추구하는 엔돌핀커넥트

Q. 주4일제 근무에 재택근무까지 시행 중입니다. 점점 완화 조치가 되고 있는데 직원들을 출근 시키실 계획은 없나요?

 

A. 저는 직원들이 코로나19 상황이라서 재택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점점 사무실을 줄여나가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바람도 쐬고 쉬어야 좋은 문화 콘텐츠가 나온다는 생각으로 올해 말부터는 워케이션(Work+Vacation) 제도를 실시할 계획이에요. 본사 유지에 드는 비용을 줄이면서 다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면 또다른 효과가 날 수도 있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는 재택 예찬론자입니다. 사무실에서 2시간 거리에 사는 분이 있는데, 그때 낭비되는 에너지가 굉장히 커요. 그 시간에 집도 좋고 어디라도 좋으니 회사를 위해서 일하는 데 써달라는 거죠. 코로나19가 끝나도 본인이 희망하지 않는다면 출근 시킬 생각은 없어요. 이제 어느덧 재택근무 노하우도 쌓여서 작년에 비하면 많이 괜찮아졌어요.

 

 

Q. PC MMORPG <아키에이지>의 론칭 멤버였고, 또 PD를 역임했습니다. 주4일제로 큰 볼륨의 게임도 만들 수 있다고 믿으시나요?

 

A. 집중해서 동시에 뭔가 해야만 하는 시기가 분명 있습니다. 근데 그렇지 않은 시간들도 분명 있었거든요. 제가 문제라고 보는 건 스테이지 밸런스에 문제가 생겨서 사람들이 다 모여서 일해야 하는데, 일러스트 그리는 분이 같이 남아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거에요. 같이 집중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면 그때는 근무일을 맞추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걸 꼭 밤 늦게까지 해야 할 필요가 있나 의문이 있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게임보다 더 볼륨이 큰 게임이라고 해도, 주4일제를 해볼 만해요. 월요일에 대응할 일이 생기면 월요일에 나갈 사람이 나가고, 그 개발자는 금요일에 쉬면 되는 일이에요. 오히려 근무하는 날짜가 달라서 자기 시간을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겠죠. 주4일제를 해도 3일은 같이 일하게 되는 셈이잖아요.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의 문제입니다.

 

 

Q. 회사의 개발 철학을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A. '플러스 원 게임'을 많이 이야기해요. 다른 게임을 완전히 카피하지는 말고 거기에 '플러스 원'을 하자는 거에요. <어글리후드>도 똑같아요. 퍼즐 RPG가 많이 나왔지만, 그런 게임을 온전히 답습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넣기 시작한 게 퍼즐 디펜스에요. 이제 더는 새로울 게 없는 세상이라면, 어떻게 변형하느냐를 고민해야죠. 하이퍼 캐주얼 게임을 만들 때도 탑10에 있는 게임들을 참고를 하지만, 어떻게 다르게 적용할까를 주제로 늘 고민해요. 그게 우리 개발 철학이었으면 좋겠어요.

 

 

Q.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전해주세요.

 

A. 단기간으로는 <어글리후드>가 잘 되는 게 가장 커요. 이게 잘 되든 안 되는 게임을 계속 만들어서 스타트업으로서 살아 남는 게 궁극적인 목표죠. 직원분들 대부분이 주주이시니 같이 대박이 나길 원해요. 이 분들이 계속 회사에 남아서 일할 환경을 만들어드려야죠. 기껏 노하우를 만들었더니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이제는 노하우가 체득됐으니, 다음 단계를 위해 노력해야죠. 그러면 저도 대외적으로 신경쓸 문제들을 처리할 수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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