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깨쓰통 (현남일 기자) [쪽지]

올 겨울,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 무얼 고를까?

라데온 HD 6970/6950 VS 지포스 GTX 580/570 비교

기대작이 잇따라 나오는 크리스마스~겨울 시즌을 맞아 그래픽 카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22인치에 최대 1920X1080 해상도를 지원하는 모니터가 10만 원대 가격을 형성할 정도로 저렴해지면서 자연스레 고해상도 게임을 무리없이 돌릴 수 있는 고성능 그래픽 카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AMD와 엔비디아는 최근 경쟁하듯 최상위 하이엔드급그래픽 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중순 AMD가 최신 하이엔드 라인업 라데온 HD 6900 시리즈를 모두 출시하면서 마침내 지포스 GTX 500 시리즈 VS 라데온 HD 6900 시리즈의 정면대결이 시작됐다.

 

그렇다면 GTX 500 시리즈와 HD 6900 시리즈는 어떤 장단점을 갖고 있을까? 디스이즈게임이 비교·분석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하이엔드에서 다시 붙어 보자! 라데온 HD 6970/6950

 

라데온 HD 6900 시리즈(코드명: Cayman, 캐이맨)은 지난 10월 발매된 HD 6800 시리즈 바로 위에 위치하는 하이엔드급 그래픽 카드다.

 

AMD는 라데온 HD 2900 시리즈 이후 지금까지 하이엔드급 싱글코어 그래픽 카드에서는 엔비디아와의 정면대결을 피해온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 HD 6900 시리즈는 엔비디아의 GTX 580/570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진정한 의미의 하이엔드 제품군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만 놓고 비교하면 HD 6970 GTX 580 GTX 570 사이에(40만 원대 후반), 그리고 HD 6950 GTX 570 바로 밑에 위치한다(30만 원대 후반).

 

▲ 개선된 다이렉트X 11 - 지금까지 AMD 제품들은 경쟁사에 비해 다이렉트X 11(이하 DX 11)과 테셀레이션(Tessellation) 처리성능에서 약세를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이에 AMD HD 6000 시리즈부터 대대적으로 그래픽 카드 구조를 개선해 DX 11과 테셀레이션 처리성능을 끌어 올렸다.

 

실제로 이번 HD 69000 시리즈는 전 세대에 사용된 것보다 훨씬 더 성능이 개선된 고성능 테셀레이션 처리유닛이 탑재됐고, 그 숫자도 늘어났다. 공식 발표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HD 5800 시리즈보다 최대 3배 이상의 빠른 DX 11 처리성능을 보여준다고 할 정도. 최근 DX 11을 지원하는 게임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이는 확실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AMD의 장점은 그대로 - HD 6900 시리즈는 전 세대 제품과 마찬가지로 40nm(나노미터) 공정이지만, 아키텍처를 새롭게 설계했고, GPU 회로판(die) 사이즈와 트랜지스터 직접도가 높아져서 와트당 성능비 및 전력소비 효율이 좋아졌다. 또한 전 세대에도 채택됐던 Power Tune(극심한 고사양 게임이 아니라면 최대 전력소모를 제한하는 기술)을 그대로 계승했기 때문에, 뛰어난 전력소비 효율을 보여준다.

 

ATI 아이피니티’(ATI Eyefinity, 하나의 그래픽 카드에 다수의 모니터를 연결) 기능도 여전하다. 특히 이번 세대부터는 하나의 그래픽 카드에 3대가 아닌, 최대 4대의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다.

 

ATI 아이피니티 기술로 <문명 5>를 플레이하는 장면.

 

 

더 이상 전기 먹는 괴물이 아니다! GTX 580/570

 

GTX 580/570은 전 세대 GTX 480/470을 대체하는 엔비디아의 새로운 하이엔드급 그래픽 카드다. 특히 전 세대에서 사용된 GF 100의 완성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GF 110 GPU가 탑재됐다.

 

이들 제품은 단순히 퍼포먼스만 놓고 보자면 전 세대보다 최대 25% 이상 성능이 향상됐고, 와트당 성능비와 전력소모, 발열, 소음 등의 문제가 대폭 개선됐다.

 

GTX 580 570은 모두 엔비디아의 40nm 최신 공정으로 개발되었다. 쿠다(CUDA) 코어는 GTX 580이 512개가, GTX 570 480개가 사용됐다.

 

▲ 전력·소음·발열 ↓성능은 ↑ - 사실 GTX 480GTX 470은 유저들로부터 “전력 잡아먹는 괴물”, “난로”, “달궈진 프라이펜”, “선풍기” 같은 비아냥을 들어야 했을 정도로 전력소비나 발열, 소음 문제 등이 심각했다.

 

하지만 GTX 580GTX 570은 전반적으로 그래픽 카드 구조를 개선하고 아키텍처를 최적화해 이런 문제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단순히 퍼포먼스만 놓고 보면 GTX 570의 경우, 성능은 전 세대 최상위 제품인 GTX 480과 비슷하지만 전력소모는 오히려 낮아졌다. 회로판의 사이즈도 줄어들고 와트당 성능비도 개선돼 보다 높은 가격대비 성능을 보여준다.

 

3D 비전과 피직스 지원 - 이 밖에도 GTX 580/570은 전 세대보다 훨씬 개선된 DX 11과 테셀레이션 처리성능을 보여주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강점인 3D 입체기술 3D 비전(3D Vision)과 물리효과 피직스(PhysX)를 모두 지원한다.

 

특히 피직스는 오직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에서만 구동할 수 있기 때문에, 피직스 물리효과를 사용하는 일부 게임에서는 보다 사실적인 비주얼을 감상할 수 있다.

 

 

엔비디아 그래픽 카드를 갖고 있으면 EA의 <마피아 2> 등 피직스 효과를 지원하는 게임에서 보다 향상된 비주얼을 감상할 수 있다.

 


하이엔드급 그래픽 카드들의 스펙 비교.

※ 가격은 12월 22일자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 기준.

 

 

게임 퍼포먼스 테스트 - DX 9, DX 10

 

■ 게임 퍼포먼스 테스트

 

그렇다면 실제로 GTX 580 GTX 570, 그리고 라데온 HD 6900 시리즈는 어느 정도의 게임 구동능력을 보여줄까? 레퍼런스 제품(표준 제품)으로 먼저 DX 9, DX 10 환경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돌려 성능을 체크해 봤다.

 

* 테스트 환경

 

[CPU] 인텔 코어 i7 860 (린필드)

[RAM] DDR3(PC3-10600) 4GB

[OS] Windows 7 얼티밋 에디션 64Bit

[파워] 600W

[드라이버] NVIDIA GeForce 263.09 / AMD Catalyst 10.12 Preview

 

 

 

 

3DMARK 06 3D MARK Vantage, Unigine Heaven 등 유명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통해 DX 9 DX 10의 구동능력을 살펴본 결과, 전반적으로 GTX 580이 가격만큼이나 가장 좋은 성능을 보여주는 가운데 GTX 570 HD 6970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GTX 570이 살짝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HD 6950은 가장 낮은 성능을 보여줬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납득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동일한 환경에서 20분짜리 리플레이를 아주빠름 2배속으로 재생한 후 (시점은 한쪽 플레이어 시점으로 고정) 평균 FPS를 측정했다.

 

 

 

 

게임을 이용한 DX 9, DX 10 테스트에서도 전반적으로 GTX 580 > GTX 570 > HD 6970 > HD 6950의 순서로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다만 <스타크래프트 2> 리플레이 테스트에서도 알 수 있듯 GTX 시리즈가 무조건 압도적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가격을 생각해 보면 HD 6970 GTX 570을 확실히 압도하지 못하는 것은 의외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부분은 향후 드라이버 개선으로 어느 정도는 나아질 수 있기에 섣부르게 판단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엔비디아와 AMD가 모두 개선됐다고 적극 홍보하고 있는 DX 11 성능은 어떨까?

 

출시된 지 오래됐어도 여전히 괴물 같은 고사양을 요구하는 <크라이시스>도 DX 10 풀옵션에서 모두 평균 30 프레임 이상을 기록했다.

 

 

게임 퍼포먼스 테스트 - DX 11

 

 

 

 

DX 11 게임들을 테스트한 결과 전반적으로는 GTX 580이 가장 높은 성능. HD 6950이 가장 낮은 성능을 보여주는 가운데 GTX 570HD 6970이 엎치락뒤치락했다.

 

HD 6000 시리즈는 확실히 전 세대 제품에 비하면 DX 11 성능이 놀라울 정도로 개선됐지만, 아직까지는 GTX 시리즈에 비해 확실히 나아졌다고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윈도우 7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DX 11을 지원하는 게임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최초의 DX 11 지원 PC 게임으로 알려져 있는 레이싱 게임 <더트 2>.

 

 

소비전력과 온도 테스트

 

최근 게이머들은 순수한 퍼포먼스 외에도 그래픽 카드의 소비전력과 온도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그래서 이번에는 각 그래픽 카드의 소비전력과 온도를 테스트해 봤다.

 

 

 

위의 테스트는 ‘IDLE 상태’(바탕화면만 띄워 놓고 아무것도 안 하는) <크라이시스 워헤드>를 풀옵션으로 가동할 때의 시스템 평균전력을 측정한 것이다.

 

테스트 결과 AMD 제품군들이 전체적으로 소비전력 면에서 GTX 시리즈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였다. GTX 580과 GTX 570 역시 전세대 제품과 비교하면(특히 GTX 480)에 비하면 확실히 나아졌으나, 아직까지는 제법 부담되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었다.

 

 

온도측정은 GPU 정보 체크 프로그램 GPU-Z를 이용해 부팅 초기 바탕화면만 띄워 놓고 있는 상태와 <크라이시스 워헤드>를 돌렸을 때 최고 온도를 찍었던 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라데온 HD 6900 시리즈가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지만 GTX 580 570 역시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 구입 전 유의사항

 

하이엔드급 그래픽 카드는 웬만한 고사양 CPU도 울고 갈 정도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귀한(?) 몸이다. 그런 만큼 큰 마음을 먹고 구입한다고 해도 여러 가지 면에서 제약이 많다는 사실을 확실히 이해해야 한다.

 

먼저 하이엔드급 그래픽 카드는 레퍼런스 제품을 기준으로 평균 길이 270mm, 두께 40mm 정도의 크고 아름다운 외형을 자랑한다일반적인 그래픽 카드의 2배가 넘는 면적을 차지한다는 뜻. 만약 PC 케이스와 메인보드에 충분한 여유 공간이 없다면 공간이 없어서 그래픽 카드를 장착 못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또한 하이엔드급 그래픽 카드를 제대로 작동시키려면 최소 550W, 안정적으로는 600W 이상의 전원공급장치(파워 서플라이)를 확보해야 한다파워 서플라이가 그래픽 카드용 보조 전원으로 6핀과 8(6+2)을 지원하는지도 미리 살펴봐야 한다. (구형 파워 서플라이라면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제약이 많지만, 만약 같은 값이라면 CPU보다 그래픽 카드를 교체하는 쪽이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는 데 훨씬 많은 도움이 된다. 그래서 하이엔드 급 그래픽 카드가 매력이 있다.

 

 

결론

 

HD 6970/6950 - AMD 라데온 HD 6900 시리즈는 확실히 전 세대 제품에 비해 나아진 퍼포먼스와 함께 DX 11 처리성능이 대폭 개선됐다.

 

특히 전력소모 및 발열 등에서 경쟁사 제품에 비해 우위에 있고, HD 6950의 경우 출시 초기 가격이 30만 원대 일 정도로 가격 경쟁력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효율성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게이머에게 추천한다.

 

하지만 HD 6970의 경우 오히려 가격이 싼 GTX 570을 확실하게 압도하지 못하고, 퍼포먼스는 오히려 떨어지는 결과를 더 많이 보여줬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드라이버 최적화 등이 진행되면 나아질 여지는 있고,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향후 시장상황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

 


GTX 580/570 - 엔비디아가 최강의 그래픽 카드라고 자신감을 보인 GTX 580은 확실히 기존 하이엔드 제품 및 최신 제품들에 비해 퍼포먼스 면에서는 강력하다.

 

GTX 570 역시 GTX 580과 비교해 봐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으며, 오히려 다소 비싼 HD 6970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인상 깊다.

 

물리효과 피직스를 비롯해 드라이버 최적화 등 엔비디아만의 장점이 여전하다는 점도 매력이다. 다만 아무리 소비전력이 개선됐다고 해도 여전히 경쟁사 제품에 비하면 높은 전력을 필요로 하며, GTX 580은 가격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