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넥슨 1분기 순이익 5,455억 원, 한국에서 분기 최대 실적 기록

우티 (김재석) | 2020-05-13 17: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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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대표 오웬 마호니)이 2020년 1분기 연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으나, 한국 지역에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본진 지키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넥슨은 분기 영업이익 415억 엔(4,450억 원), 순이익 499억 엔(5,455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은 828억 엔(9,045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11%(엔화 기준)가 줄었으나, 1분기 영업이익률은 50.1%에 달한다. 

 

수치를 보면 넥슨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하락했다. 넥슨은 "1분기 동안 중국에서의 수익 감소와 엔화의 부정적 영향이 있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넥슨의 자타공인 효자 상품이었던 <던전앤파이터> 중국 수입은 연이어 하락했으며, 엔화 가치도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둔화 및 소비 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 1분기 넥슨, 고향에서 강했다! 한국 지역 매출은 분기 기준 최대 실적

넥슨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 지역에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넥슨의 지난 1분기 한국 매출 비율은 48%, 중국 매출 비율은 40%다. 전년 동기 중국 매출이 62%, 한국 매출이 24%인 것과는 확연히 비교된다. 단기적인 결과값일 수 있지만, 지표상으로는 넥슨에게 가장 많은 돈을 벌어다주는 지역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바뀐 것이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M)MORPG와 <서든어택>의 부활, 새로운 매출원으로 자리매김한 넷게임즈의 MMOPRG <V4>의 영향이다. EA코리아가 만들고 넥슨이 서비스 중인 <피파온라인 4> 역시 최대 분기 실적(Record-high quarter​)을 올렸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IP의 견조한 성장세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올해로 17주년을 맞이한 게임은 대규모 겨울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들을 선보였다. <메이플스토리 M>도 신규 캐릭터를 출시했는데, 그 결과 두 게임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 184% 성장했다.

 

<던전앤파이터> 한국판은 최고 레벨 확장과 3차 각성 업데이트로 전년 동기 대비 53%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서든어택>도 배틀패스 모델 '서든패스'를 도입하며 전년 동기 대비 52%의 매출 상승했다. 넥슨은 2020년 1분기, 오래된 라이브 게임의 노련한 운영과 새로운 BM의 도입으로 성과를 거둔 것이다.

 

<V4> 역시 출시 이래 지금껏 모바일 게임 마켓 매출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넥슨은 <V4>의 구체적인 매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넥슨이 공개한 2020년 1분기 모바일 매출은 약 105억 엔​. <메이플스토리 M>가 상승세를 그리긴 했지만, 그밖에 지난 1분기 중 양대 마켓 매출 상위권에 오른 모바일게임은 <V4>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5억 엔 중 높은 비율을 <V4>가 차지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넥슨은 한국 시장에서 모바일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시도를 계속 이어간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12일부터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축구 게임 <피파 모바일>은 올 상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밖에 <바람의나라: 연>, <마비노기 모바일>, <테일즈위버 M>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중 가장 먼저 출시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올랐고, 앱스토어 매출 순위 2위를 달성했다.


 

# <던파 모바일>, 올 여름 중국에 출시된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을 올 여름 중 중국에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판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는 설날, 노동절, 국경일 등 주요 일정에 맞춰서 업데이트를 내놓는데, 넥슨이 '올 여름'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보아 이 중 2분기 연간 업데이트나 3분기 여름 업데이트 근처에 <던파 모바일>이 출시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지난 달, <던파 모바일> 사전예약에 참가한 인원은 3천만 명을 넘어섰다. <던파 모바일>이 <던파>처럼 중국 게이머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막대한 매출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은 네오플이 개발하고 텐센트가 중국에서 서비스한다.

 

네오플은 <던파 모바일> 개발 공간을 서울로 옮기기로 하고 이번 달부터 순차적으로 이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넥슨코리아는 제주에서 서울로 일터를 옮기는 <던파 모바일> 팀을 위해 '최고 수준의 지원'을 약속했으며, 170명에서 300명 이상으로 인원도 확충할 계획이다. 

 


 

# "역량 집중" 넥슨, '고래사냥'보다는 '견조한 흐름'

넥슨 CEO 오웬 마호니는 실적 발표회에서 "넥슨은 어떠한 외부 환경에서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구성해나가고 있다"라며 "안전한 근무환경 구축과 재택근무 환경 지원을 바탕으로 올해 출시 예정인 주요 타이틀의 성공적인 론칭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견조한 흐름'이라는 표현은 곱씹을 만하다. 그는 지난 달 한 대담에서 고래 유저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보다는, 최대한 많은 유저를 확보해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유도하고, 그 사이에서 고른 소비 패턴을 나타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적 있다. 

 

MMORPG부터 FPS, 스포츠게임까지 넥슨 게임은 고래 유저보다는 중간 규모의 유저를 타겟팅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제 서비스를 시작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는 '가챠'보다 상대적으로 유저 반감이 덜한 BM으로 주목받는 시즌패스(배틀패스) 모델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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