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구글과 애플의 마켓 수수료 30% 아성은 무너질까?

우티 (김재석) | 2020-09-09 16: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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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로 난리다. 이 비율을 지키기 위해, 허물기 위해 플과 에픽게임즈가 소송을 불사하고 있다. 다른 소송 당사자이기도 한 구글은 당장 양측의 싸움에서 빠지려 하고 있다.​ 오픈마켓의 수수료 문제다. 입법기관인 국회에서도 30%의 수수료 강제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복잡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지만 논쟁의 핵심은 간단하다. '수수료 30%가 적당하다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왜'가 붙는다면 문제는 꽤 복잡해진다. 

 

30%는 왜 가져가는 걸까? 왜 만들어졌을까?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정말 마켓 사업자의 갑질일까? 그리고 앞으로 수수료 30%의 아성은 무너질까?

 



 

# 그들이 말하는 30%의 이유와 세 가지 쟁점

 

구글과 애플은 스토어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우리가 모바일 게임에서 뭔가 지르면 30%는 이들 몫이다. 10,000원어치 사면 3,000원쯤 된다.

 

본래 수수료는 앱 마켓 관리를 위한 각종 비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게 마켓 주인들의 일관된 설명. 수많은 소비자들이 모이는 공간을 만들어 놨으니 일종의 권리금 성격도 있다. 상품을 성공시킬 수 있는 기본을 제공하니 이에 대한 비용을 거둬가는 셈이다.

 

두 회사는 30% 안에는 카드회사, PG 사 등 결제 업체에 대한 비용과 세금, 마켓을 위한 마케팅 및 기타비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30%가 아니라 판매자들이 할 일을 대행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 명분이다.

 

하지만, 앱을 올린 사람들은 효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30%의 수수료가 지나치다는 것. 이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서 영세 개발자의 창작 의욕을 꺾을뿐더러 소비자에게도 부담이 가중된다고 말한다. 이들은 외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수수료로 10%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며 수치도 제시하고 있다.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뭉쳐 만든 원스토어가 한층 낮아진 수수료로 국내 시장에서 일정 부분 지분을 차지했지만, 애플이 한국에 들고 온 30%의 마켓 수수료​는 '국룰'을 넘어 세계의 질서에 가깝던 영역이다. 플랫폼 사업자에겐 오래도록 익숙한 비율. 아래 표 이미지를 보자.

 

앱스토어와 게임 디지털 마켓의 수수료 정리 (출처: 애널리시스 그룹)

 

에픽게임즈는 스팀 중심이었던 PC ESD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파격적인 무료 게임 배포와 하이재킹까지 마다치 않는 독점 계약, 거기에 12%라는 비율까지 약속했다. 개발사에게 수익의 88%가 가는 것이다. 에픽게임즈는 이 불씨를 모바일으로 옮겨 붙이기 위해 회사의 명운을 걸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에픽게임즈의 어그로와 관련해서는 이전 기에 설명해둔 바 있다.

 

한국에서도 플랫폼 사업자에 반발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정부 여당 의원에게도 이같은 기류가 감지된다. 한준호 의원은 구글플레이가 피처드 정책으로 원스토어 등 안드로이드 내 타 스토어로의 유입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조승래 의원은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를 막는 "갑질 방지 법안"을 발의했다. 해외에서도 앱 마켓 사업자의 독점은 여러 차례 문제시됐다.

 

오늘날 이 문제를 둘러싼 쟁점은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1. 수수료 30%는 적정 비용인가?

2. 앱 마켓 사업자는 '갑질'을 하고 있는가?

3. 플랫폼 수수료 30%의 아성은 무너질 수 있을까?

  


 

# 모바일 마켓 수수료의 역사: 피처폰부터 아이폰까지

 

이상의 사안을 살펴보기에 앞서 피처폰 시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마켓 수수료가 어떤 역사를 거쳐왔는지부터 보려 한다.

 

2005년, <미니게임천국>이 나왔다. <영웅서기> 1편과 <놈>의 두 번째 작품이 출시됐다. <짜요짜요 타이쿤>도 그 시절 게임이다. <놈투>에는 '수업 시간에 몰래 게임하지 말라'는 경고 문구까지 있었다. 기자도 학교에서 책상 서랍 밑으로 손을 쭉 빼고 5번을 열심히 누르다가 매를 맞은 기억이 있다. 바야흐로 학교에서는 '몰폰', 집에서는 '몰컴'이었다.

 

당시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동통신 3사(KTF, SK텔레콤, LG텔레콤)를 거쳐야 했다. 이동통신사 3사가 직접 정보이용료 수수료를 걷어갔다. 소비자는 500KB 정도 되는 게임을 받으러 이통사에 패킷 비용까지 지불해야 했다. 매달 우편함에 꽂히는 청구서에는 게임 구매 비용에 다운로드 비용까지 포함됐다.

 

또 '맞고' 같은 네트워크 게임을 하려면 접속 비용을 추가로 내야만 했다. 이통사는 꽃놀이패를 쥐고 있었다. 게임보다 게임 다운로드 비용이 더 크다는 불만이 제기됐을 때 이통사는 그런 분들을 위해 '무제한 요금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2005년 이통 3사 요금표 (출처: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개발사는 정보이용료 수수료와 위피(WIPI, Wireless Internet Platform for Interoperability) 플랫폼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다. 당시 모바일 게임은 대부분 스탠드 얼론 게임으로 게임 가격은 2천 원에서 4천 원 사이였다.

 

당시 수수료 기준은 이통사마다 달랐는데, 평균 20% 내외였으며 여기에 각종 수수료가 별도로 붙기도 했다. 회사마다 상위 노출 콘텐츠 개발사에게 추가 수수료를 붙이는 곳도 있었다.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하나의 플랫폼에 게임을 올리면서도 세 업체를 상대해야 했으며, 가져가는 금액의 비율도 달랐다.

 

당시 개발사들의 불만은 수수료 자체가 아니라 수익 배분 구조에 따른 매출 비중이었다. 2,000원의 게임을 다운받으면 게임 구매비용 + 정보통신이용료 + 데이터 이용료를 다 포함해 소비자가 지출하는 비용은 7천 원에서 만 원까지 올라갔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서 전체 금액의 70~90%를 통신사가 차지했다.

 

예를 들어 판매가 2,000원인 게임을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가 1만원을 소비자가 지불하면 개발사는 원래 콘텐츠 금액에서 20% 수수료를 떼고 기타 수수료를 다 제하면 1,400원을 가져갈 뿐. 나머지 8,600원은 통신사의 몫이다. 비율로 따지면 '어림잡아' 통신사 8: 개발사 2의 구조였다.

 

PC게임에서도 개발사가 퍼블리셔와 계약을 맺으면 매출의 90%까지 가져가곤 했던 때다. 홍보 및 마케팅 비용이 포함된 것이라는 게 그 명분.

 

 

위피는 2009년까지 한국에 출시되는 모든 이동 통신 기기에 내장되어야 했다. 위피는 국내 통신 사업자, 기기 제조사, 앱 개발사에겐 안전한 보호막이었으나 해외 사업자와 아이폰을 쓰고 싶었던 사람에게는 거대한 장벽이었다. 2009년 11월, 위피 탑재 의무가 사라진 이후에야 아이폰 3GS가 한국에 출시될 수 있었다.

 

위피라는 보호막이자 장벽이 무너지고 게임 시장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빠르게 개편됐다. 애플은 혁신 그 자체였다. 휴대폰에서 무선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위피로 플랫폼 중복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도, 휴대폰마다 규격이 다르기 때문에 서비스 기준을 맞추기 힘들었는데, 아이폰은 단일 기기, 단일 스토어였다.

 

애플이 제시한 수수료는 어림잡을 것 없이 30% 고정. 이런저런 우수리 다 떼고 순수하게 30%만 가져가겠다는 뜻이었다. 개발사도 소비자가 지불하는 금액의 70%를 수익으로 거둘 수 있고, 소비자는 게임을 구매하는 비용만 지불하면 됐다. 개발자와 소비자에게 애플의 30%라는 수수료는 그들의 하드웨어만큼 혁신적이었다. 더구나 개발사들은 앱스토어를 통해 '글로벌 시장 정조준'이라는 것을 진짜 해볼 수 있게 됐다.

 

안드로이드는 열린 생태계를 지향하면서 문을 열었다. 그야말로 모든 문이 열려있었는데, 구글플레이는 애플과 같은 수수료 정책을 채택했다. 모바일 마켓 7:3 비율은 이렇게 굳어졌다.

 


 

# 수수료 30%는 적정 비용인가? (1) 원스토어의 등장

그로부터 11년이 지났다.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 30%가 비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 한정, 그런 불만이 제기되는 배경에는 원스토어의 몫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통 3사는 통행세 징수의 주도권을 구글과 애플에 내주게 됐다. 카카오가 채널링을 시작하면서 'for Kakao'의 시대가 열렸다. 3사의 지위는 예전만 못하게 됐다. 이통사 스토어는 초기에 기존 모바일 게임의 다운로드 방식을 이용하다 보니 게임 구입비용보다 통신요금이 더 부과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용률은 저조했고, 지지부진했다.

 

2015년,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양대 스토어의 독점에 맞서겠다며 각자의 마켓을 하나로 통합시켰다 .T스토어(SKT)를 중심으로 올레마켓(KT)과 U+스토어(LG U+)가 들어왔다. 2016년, 네이버 웹스토어도 원스토어의 일원이 됐다.

 

 

원스토어는 인앱 결제 수수료를 20%로 낮췄으며, 자체 결제 기능도 열어놨다. IGA웍스 8월 조사에 따르면 원스토어는 한국에서 앱스토어보다 점유율이 높다. 구글플레이가 71%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원스토어가 18.4%로 2위, 앱스토어​가 10.6%로 3위였다.

 

구글과 애플에 들어갈 수 없는 게임,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게임은 오늘날 원스토어에서 매출을 내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게임을 하는 유저들은 타 스토어보다 낮은 금액으로 지를 수 있다. 2020년, 내수 시장에서 지분을 확보한 원스토어는 지금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캐쉬백은 유저들이 원스토어를 찾는 중요한 이유다

 

 

# 수수료 30%는 적정 비용인가 (2) 에픽게임즈와 ESD의 암묵적 룰

개발사, 엔진사, 플랫폼 사업자라는 다양한 얼굴을 가진 에픽게임즈는 친 개발자 정책을 내세우며 스토어 수수료를 12%까지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

 

애플, 구글과 맞서고 있는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메가 드롭'처럼 구글과 애플에 자체 결제 모듈을 도입하게 하거나, 자사 스토어를 iOS와 안드로이드에 입점시키려 한다. 전자는 개발사의 입장, 후자는 플랫폼 사업자(가 되려는) 입장이라 볼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에픽에게 유리한 이야기다.

 

모바일 스토어 유치에 대한 애플과 구글의 입장은 다를 것이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iOS는 관리 가능한 생태계를, 안드로이드는 열린 생태계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닫힌 생태계의 애플이 반독점 금지법 위반의 표적으로 거론된 지 오래다. 구글은 이러한 비판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자체 빌링 플랫폼을 의무화하기로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반면에 게임 속 자체 결제 도입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공통적으로 피하고 싶은 일이다. 열쇠를 개발 사업자에게 넘기면 플랫폼 자체 수익은 어마어마하게 줄어들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에겐 넷플릭스가 앱 결제가 아닌 웹 결제를 지원하도록 한 뼈아픈 사례가 있다.

 

서두의 표에서 본 것처럼 전자 소프트웨어 유통망 (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 ESD)에서 수수료 30%는 이미 표준이었다. 소니, MS, 닌텐도 디지털 마켓에서는 예전부터 수수료가 30%였다. MS만 비게임에 수수료 15%를 받고 있다. 스팀도 기본적으로 30%를 책정하며, 매출 규모에 따라 20%까지 낮아질 수 있다.

 

2018년, 에픽게임즈는 이 암묵적인 룰을 깨겠다며 12%의 수수료를 제시했다. 팀 스위니가 말하는 에픽게임즈의 최종 목표는 "개발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할 자유"다. 비판의 대상이 된 독점작 하이재킹 역시 "스팀이 수수료 12%를 책정하면 독점 정책을 포기하겠다"는 팀 스위니다.

 

12%의 비율이 널리 퍼진 상태에서, 언리얼 엔진 사업을 얹고, 자사 신작까지 출시한다는 계산을 하면 나쁠 것 없는 에픽게임즈다. PC에서나 모바일에서나 수수료 12%가 새 기준이 되면 사업자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수수료 30%를 고수해야 이득인 기존 사업자들도 속내는 저마다 다르다. 클라우드 게이밍이라는 변수의 등장으로 기존의 디지털 마켓 유통 수수료의 의미를 따져볼 시점이기 때문이다. 소니와 닌텐도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게임플레이가 전부 자기 생태계 안에서 굴러가는 고전적인 게이밍 환경이 좋겠지만 클라우드 게이밍에 진출한 MS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MS 클라우드 게이밍이 성공하려면 안정적인 환경은 기본이요, 더 많은 게임을 유치해야 하고, 게이머들의 지지도 받아야 한다.

 

# 앱 마켓 사업자는 '갑질'을 하고 있는가?

한국에서 모바일이 대세가 된 지 오래기에 다른 ESD의 30%는 간과되는 경우가 많은데, 요컨대 큰 틀에서 구글과 애플이 유지 중인 30% 자체는 그렇게까지 높은 비율은 아니다. 모바일은 다른 플랫폼보다 추가 결제가 빈번하게 이뤄진지만, 퍼센테이지 자체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준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기준을 에픽게임즈가 PC가 아닌 모바일에서도 흔들려 하기에 오늘날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가 3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모바일 콘텐츠 산업 규모는 29조 8,64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토록 큰 시장에서 엄청난 위협이 감지됐다. 바로 구글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폰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할 때 자사의 결제 수단만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징수하기로 한 것이다. (게임은 원래 이 방식이 강제됐다. <포트나이트>가 그 판을 엎으려 든 것이고)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 결제 강제를 금지케 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른바 '구글플레이 갑질 방지 법안'은 인앱 결제 강제 외에도 각종 '부당 행위'를 규정하고 금지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부당 행위란 앱 심사 지연 및 삭제, 타 마켓 등록 방해 등을 의미한다.

 

구글과 애플이 투명하게 스토어 운영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는 것은 사실이다. 개발자들은 그간 앱 심의, 삭제, 피처드 노출 등과 관련해 많은 것을 질문해왔다. 이들이 들은 답변은 "우리는 우리 원칙대로 하고 있다"뿐. 답변 자체를 듣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더구나 두 사업자는 특정 지역만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Q. 저희 게임이 왜 정지됐나요?
A. 선정성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Q. 어떤 선정성이요?
A. 약관에 나와 있습니다.
Q. 그러니까 어떤...
A. 약관에 나와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스토어 피처드는 판매되는 상품", "원스토어에 입점하면 구글플레이는 못 들어간다" 같은 이야기만 무성하다. 이들이 실제로 갑질을 하고 있다면 그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제출되어야 할 것이고, 거증책임은 법안을 발의한 쪽에 있다. 여기에 구글과 애플이 얼마나 협조적으로 나올지는 미지수다.

 

구글이 정말로 타 스토어에 입점한 앱에 불이익을 줬는지 입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책임은 의문을 제기한 쪽에 있지만, 자료를 가진 쪽에겐 '글로벌 원칙'과 '약관대로'라는 마법의 단어가 있다. 또 개발사마다 처지가 다를 것이다. 글로벌 마켓 진출 생각이 있고, 이미 구글에 잘 입점했는데, 원스토어 수수료가 낮다고 한들, 오히려 돈 나갈 구멍을 하나 더 만드는 꼴이니 굳이 들어가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기자는 '갑질'이라는 표현에 유보적이지만,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시장이 투명해진다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구글의 점유율을 원스토어가 가져가면서 자본이 국내에서 돌게 되고, 그에 따라 세금도 많이 걷히는 선순환 구조를 바랄지도 모르겠다.

 

(출처: IGA웍스)

 

# 플랫폼 수수료 30%의 아성은 무너질까?

에픽과 원스토어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이미 수수료 30%의 아성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대형 스토어들의 지위는 점점 더 압박받고 있으며, 애플처럼 제대로 골탕 먹은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에서 마켓 수수료의 새로운 기준이 널리 정립되리라고 보는 것은 아직 이르다. 당장 애플과 에픽의 소송전부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클라우드 게이밍이 괄목할 만큼 성장한다면, 그때 판에 맞춰 새 이야기를 해야 한다. 클라우드 게이밍이 유력한 게임 수단이 된다면 플랫폼 수수료 이야기도 많이 달라질 것이다. 물론 너나 할 것 없이 게이밍 서비스를 구독하는 미래를 반기지 않는 쪽도 만만치 않다. 

 

과거 애플은 무선 인터넷을 통한 스마트폰 게이밍의 길을 열어줬지만, 이제는 자기 영토를 지키는 데 골몰하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열린 생태계를 지향하면서 등장했지만, 가장 돈이 되는 빌링 시스템은 구글이 독점하려 한다. 국내 이통 3사는 독점적 지위를 누려오다가 그것을 잃자 통합 스토어를 냈다. 

 

원스토어 깃발 아래 하나로 뭉친 한국의 이통 3사는 각자만의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를 띄웠다.​ 기자는 처음에 에픽스토어가 매너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매주 에픽 무료 게임 정보를 확인하고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할인 정보 이상의 '무료 정보'는 인기 콘텐츠다.

 

에픽게임즈가 혁신을 하겠다고 나왔지만, 이들이 먼 훗날 엔진과 스토어를 동시에 보유한 슈퍼 갑이 되는 날이 올지 모른다. 수수료 12%로 지배적인 생태계를 만들었는데, 유니티 엔진으로 만든 게임에 페널티를 부과한다면? 그 상황에서 차세대 언리얼 엔진 사용료를 점차 올린다면? 그밖에 지금 앱 마켓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반복된다면?

 

애플이 아이폰을 발표하던 순간 이 회사가 반독점 금지법으로 소송당할 거라 예견한 사람은 없는 것처럼, 에픽이 그러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미래학자 유발 하라리는 '변화만이 유일한 상수'(Change is the only constant)​라고 이야기했다. 모든 것은 변한다, 영원한 건 없다는 뜻이다.

 

'변화만이 유일한 상수'는 원래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한 말이다. 그가 한 말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누구도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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