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해설] 마이크로소프트의 베데스다 인수, 과연 '완벽한 조화'일까?

우티 (김재석) | 2020-09-23 10: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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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어서 <헤일로>의 개발사 번지를 인수할 수 없다"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정말 돈이 없었다. 베데스다를 인수하느라 돈을 써버렸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베데스다의 모회사인 제니맥스 미디어의 지분 100%를 현금으로 사버렸다. 일설에 따르면 MS는 백지수표와 펜만 들고 제니맥스를 찾아갔다.

 

인수 규모는 75억 달러, 우리 돈으로 8조 8,255억 원. 빅딜이다. 토드 하워드가 이끄는 베데스다는 <엘더스크롤>과 <폴아웃>을 개발한 곳. 2020년 게임계 최고의 뉴스로 꼽을 만하다. 이 뉴스에 제니맥스보다 베데스다가 앞에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MS가 제니맥스를 왜 샀는가 따져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차세대 콘솔 대전에서 MS는 소니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헤일로>와 <포르자>, <기어스 오브 워> 이상의 킬러 타이틀이 필요한 MS는 제니맥스를 인수하면서 수많은 IP와 수준급 개발력, 그리고 명성을 확보했다. 

 

당장 토드 하워드가 필 스펜서와 함께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의 중역을 맡는 시나리오도 그려볼 수 있다. 또 베데스다는 크리에이션 엔진을, 이드 소프트웨어는 id 엔진을 보유한 기업이다.

 

제니맥스 그룹사 중 가장 유명한 베데스다는 인수 발표와 동시에 "완벽한 조화(PERFECT FIT)가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이번 딜은 정말 완벽한 조화일까? MS는 소니를 꺾고 차세대 콘솔의 왕좌를 차지할까? 게이머들은 엑스박스로만 차세대 <엘더스크롤>을 즐기게 될 것일까?

 


 


 

# '완벽한 조화'가 일어나기까지: 제니맥스의 간략한 역사

 

이번 인수로 MS는 유명 게임 라인업을 대거 확보했다. 베데스다의 타이틀은 물론 이드의 <둠>, <퀘이크>, <레이지>, 아케인 스튜디오의 <디스아너드>, 머신게임즈의 <울펜슈타인>, 미카미 신지가 이끄는 탱고 게임웍스의 <디 이블 위딘>까지 전부 MS의 한 지붕에 들어가게 됐다. 

 

이들 스튜디오의 신작이 엑스박스 중심으로 출시될 거라 보는 것은 쉬운 예측이다. MS는 제니맥스 하나 만으로 이렇게 많은 것을 획득했다. 그러면 제니맥스의 밑에 왜 이렇게 많은 게임사가 속해있었는지부터 살펴보자.

 

제니맥스와 베데스다의 역사는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량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공간 정보 인코딩 등 소프트웨어 기술을 연구하던 크리스토퍼 위버는 이 해 베데스다 소프트웍스를 창립한다. 창립 초기 베데스다는 EA 협력사​로 스포츠 게임 등의 물리엔진 구현에 주력했던 기업이었다. 1990년대 베데스다는 PC판 <터미네이터>를 발표해 개발력을 인정받았다.

 

베데스다의 초기작 <터미네이터: 퓨쳐 쇼크> (1995)

 

1999년, 변호사 출신의 사업가 로버트 알트맨​은 크리스토퍼 웨버와 제니맥스 미디어를 설립하고 베데스다 소프트웍스를 자회사로 편입시킨다. 2001년, 제니맥스는 베데스다의 개발과 유통을 독립시키기로 하는데 개발은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가, 유통은 기존 베데스다 소프트웍스가 맡았다. 창업자 웨버는 제니맥스의 기술 책임자(CTO)면서 동시에 <엘더 스크롤> 시리즈의 감독으로 일했지만, 2002년 제니맥스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며 회사를 떠나게 된다.

 

크리스토퍼 위버는 자신이 부당하게 축출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적 있지만, 지금 맥락에서 이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워진 제니맥스가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CEO 로버트 알트맨을 중심으로 제니맥스는 2004년 <폴아웃> IP를 확보했고, 2007년 온라인 게임 스튜디오를 세웠다. 2009년 존 로메로가 지키고 있던 이드를 인수하는 한편, <프레이>와 <레이지>의 저작권을 사들였다.

 

이런 가운데 게임 개발에만 집중하던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는 <엘더스크롤 4: 오블리비언>(2006)를 성공적으로 뽑아냈으며 <폴아웃> 개발권을 받아서 <폴아웃 3>(2008)를 만들었다. 2011년에는 스튜디오 이력을 통틀어 최고 성공작인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을 출시했다. 출시 초기 PS3와 엑스박스 원에서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던 <스카이림>은 지금까지 스팀에서 롱런 중이다. 

 

모드가 없으니 어쩐지 허전한 오리지널(...) <스카이림>

제니맥스​는 멈추지 않았다. 2010년에는 아케인 스튜디오와 탱고 게임웍스를 인수한 데 이어 <울펜슈타인>의 머신게임즈도 편입시켰다. 언급한 회사들의 신작들은 모두 베데스다 소프트웍스가 유통했다. 베데스다 소프트웍스는 자체 유통망을 유지하는 한편, 2015년 ESD '베데스다넷'을 발표하고, 2019년에는 자회사 이드가 E3에서 클라우드 게임 가속 프로그램 '오리온'을 발표했다.

 

지금까지의 모든 역사의 중심에는 로버트 알트맨이 있다. 그는 회사 지분의 대부분을 보유하던 인물로 오늘날 대형 게임 그룹 제니맥스를 일궈낸 장본인. 모든 계열사가 그 품 안에서 노하우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도록 만든 것 역시 그의 공이다.

 

그렇지만 로버트 알트맨의 제니맥스는 옛날 잘 나가던 IP와 기업을 쇼핑하듯 사들여 비판받기도 했다. "언제적 <둠>이냐?"라는 것. 물론 이 비판은 리부트 시리즈의 성공으로 사라졌지만, IP를 가둬놓고 사업적 각을 재면서도 인기있는 타이틀에 먹칠하는 타이틀을 출시시키는 장면들이 반복되며 많은 이들이 불만을 표했다.

 

이러한 불만에 설득력을 더해주는 것은 제니맥스의 이사회 구성이었다. 제니맥스는 게임 전문 업체면서도 이사회에 게임 전문가 한 명 앉아있지 않았다. 유명 영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CBS 전 사장 레슬리 문비스, MGM 전 사장 해리 슬론, MLB 명예의 전당 헌액자 칼 립켄 주니어, 변호사 마이클 도밍게즈, 2달 전 작고한 도널드 트럼프의 동생 로버트 트럼프가 제니맥스의 임원이(었)다. 

 

ESD 베데스다넷은 사실상 실패했고, 클라우드 환경에서 네트워크를 최적화하는 B2B 솔루션 프로그램 오리온도 잠잠하다. 클라우드 게임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는데 말이다. <둠 이터널>​을 제외한 신작들(<폴아웃 76>, <레이지 2>, <울펜슈타인 2>, <울펜슈타인: 영블러드>)의 실적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토드 하워드의 야심작 <스타필드>는 언제 나올지 모른다.

 

제니맥스가 소유한 IP들 (출처: 제니맥스 링크드인)

 

# MS의 초강수, 한 번에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하다

MS는 이렇게 인수로 성장한 기업을 또다시 인수했다. 이미 먹이사슬의 최종점에 있는 MS가 중간 먹이사슬 정도에 있는 플레이어를 통째로 가져갔다. 이로써 전에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을 상상할 수 있게 됐다.

 

가장 쉽게 바랄 만한 것은 <폴아웃: 뉴 베가스>의 속편이다. <폴아웃: 뉴 베가스>(2010)는 옵시디언이 개발하고 베데스다가 유통했는데, 게임은 시리즈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두 회사의 관계가 멀어지면서 차기작은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둘이 MS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게 되면서 이야기를 새로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우리가 그동안 예상치 못했던 결과물이 눈앞에 나타날 수도 있다. <마인크래프트>를 만든 모장의 샌드박스 노하우가 오픈월드 RPG의 새 지평을 연 <엘더스크롤>과 만난다면? 이드 소프트웨어의 오리온이 정말 훌륭한 기술이어서 엑스박스 게임패스가 구글 스태디아보다 인풋랙 없이 클라우드 게임을 지원한다면?

 

작년 E3에서 이드는 오리온을 직접 시연해보였다

 

이렇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고도 MS는 긍정적 상황이다. MS 플랫폼 안에서 제니맥스 게임이 판매되면, 마켓 수수료 30%를 뗀다고 해도 그 돈은 고스란히 MS로 들어간다. 다른 플랫폼에서 게임을 판매한다고 해도 결국 MS의 수익이다. 자본이 자기 관리 가능한 테두리 안에서 움직이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무수히 많은 타이틀을 엑스박스 생태계의 무기로 뒀다는 점에서 제니맥스는 MS에게 매력적인 회사다. 그러므로 'MS가 틱톡 인수가 무산으로 패닉 바잉을 했다'는 분석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틱톡의 핵심 기술인 AI 알고리즘은 애초에 중국이 내줄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줌의 오라클(지분 12.5%)과 월마트(지분 7.5%)가 인수해 세울 합작사 틱톡 글로벌에 원천 기술이 포함될 지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에 MS가 제니맥스 전체를 가져가는 데 쓴 돈은 75억 달러(약 8조 7,000억). 틱톡의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기업 가치를 600억 달러(약 69조 6,900억 원)나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면 오라클과 월마트는 지분 20%를 가져가는 데 120억 달러(약 14조)를 지불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라클과 월마트가 정말로 매입권을 받은 만큼 지분을 가져간다면, 패닉 바잉을 한 것은 과연 어느 쪽인가 되물어야 한다.

 

틱톡이 미국에서 인기 SNS인 것은 사실이지만, 원천기술 AI 알고리즘 없는 틱톡은 얼마나 매력적일까?

 

MS가 애초부터 제니맥스와 틱톡을 오래도록 물망에 올려놓고 있었다면 오히려 MS에겐 총알이 남은 셈이다. 공격적인 M&A(인수합병)를​ 시도할 자금이 있다는 뜻이다. MS 사상 최악의 M&A로 꼽히는 노키아 모바일 사업부 인수에는 73억 달러(당시 기준 약 7조 9,000억 원)​가 쓰였다. 링크드인에는 262억 달러(약 30조 7,588억 원), 스카이프에는 85억 달러(약 9조 2,000억 원)를 쓴 MS다.

 

그간 인엑자일, 옵시디언, 모장 등 중규모 게임사를 여럿 인수한 MS지만, 게임 '그룹'을 가져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사건은 MS가 넘치는 돈을 게임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차지하는 데 쓸 수도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도 있다. 지난 주까지 어느 누구도 베데스다가 MS 계열사로 편입될지 몰랐던 것처럼, 갑작스럽게 세가 같은 기업이 MS에 인수될지도 모를 일이다. (MS의 세가 인수설은 2013년부터 나온 적 있으며 최근 재점화됐다.)

 

SIE 퍼스트 파티 전략으로 PS4의 성공을 이끈 소니는 결코 만만치 않은 상황에 빠지게 됐다. 소니는 공식적으로 게임패스에 준하는 클라우드 게임 계획도 없으며, 개발사 유치를 두고 복마전을 벌이기엔 MS보다 규모가 작기에 고민이 클 것이다.

 

PS5의 소니는 "구독 서비스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 한 가지 우려와 독점정책에 대한 물음표


제니맥스와는 달리 MS에는 게임 좀 안다는 인물들이 포진해있다. 제니맥스에게서 '프리 패스'를 부여받았던 토드 하워드가 MS에게서 개발 간섭을 당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우려가 든다. 다른 게임 스튜디오들도 전부터 제니맥스의 자유로운 개발 환경을 추켜세운 바 있다. 새로운 모회사 MS가 각각의 스튜디오가 개발 원칙과 개성을 존중할지, 아니면 마케팅 일정에 맞춰 강하게 개발 일정을 핸들링할지 지켜볼 만하다.


MS는 개별 스튜디오에 대해 깊이 간섭하지 않으려 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기에는 너무나 많은 스튜디오들이 한 지붕 안에 들어있다. 스튜디오마다 어느 정도 개발 권한을 맡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정 AAA급 프로젝트가 몇 년째 개발 예산을 소모하는데, 다른 주머니 돈을 꺼내서 비용을 줘야 할 형편에 ​이른다면 MS는 냉정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더구나 지금 모두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판데믹을 겪고 있다. 특정 스튜디오가 성과를 인정받지 못해 MS에서 쫓겨난다면, 강퇴당한 입장에서는 '완벽한 조화'라 부르기 어렵다. 개발사가 먼저 MS를 못 견디고 나갈지도 모른다.

 

MS가 개발사를 내보낼 수도, 개발사가 MS를 못 견딜 수도 있다. 사진은 <엘더스크롤 6>

 

MS가 베데스다를 비롯한 제니맥스의 게임을 엑스박스로 독점시킬까? MS 파이프라인에서 관리되는 게임은 '기간 한정'으로 엑스박스 시리즈 X에​ 독점될 수는 있어도 시간이 경과되면 윈도우즈 OS가 설치된 PC에서도 플레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필 스펜서는 지난 7월 한 인터뷰에서 "새로운 기기에서만 게임을 플레이하게 하는 것은 게임의 영혼에 반하는 일"이라고 못박은 적 있다.

 

그러면서도 다른 인터뷰에서는 ​"현재 모바일과 태블릿 등 일부 주요 기기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지만, 가정용 콘솔이 게임을 경험할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클라우드 서비스의 대두가 콘솔의 몰락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콘솔의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게임의 영혼'을 지키는 방법은 기간 한정 독점 전략일 것이다.

 

엑스박스는 엑스박스대로 많이 판매하고, 때에 따라 게임패스에 꾸준히 게임 라인업을 추가시켜 PC-콘솔-모바일을 하나로 아우르는 게임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MS의 큰 그림이다. 관리할 신작 라인업이 많아진 MS 게임 사업부는 '줄 건 줘' 마인드로 임할 수 있다. 어떤 타이틀은 콘솔 기기에 강하게 구속시키고, 또 어떤 타이틀은 넓게 풀어 다양한 창구에서 수입원을 창출하려 할 것이다.

 

필 스펜서 MS 게임 부문 부사장

 

<엘더스크롤 6>가 엑스박스에서 플레이되든 PS5에서 플레이되든 어디까지나 MS의 매출이다. 클라우드 게임이 존재하는 한, MS 라인업에서 나오는 주요 게임들은 언젠가 PS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니에게 수수료를 줄지라도 자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MS의 비전이라면 "다음엔 엑박 사겠지"라는 생각으로 PS에도 게임을 낼 수 있다.

 

독점 해제는 PS와의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MS의 인수 전 PS5 기간 독점으로 발표됐던 아케인의 <데스루프> 독점을 풀고, 대신 다른 MS 인기 타이틀의 동시 출시를 보장하는 식으로 말이다. 참고로 베데스다 홍보 부사장 피트 하인즈는 "베데스다 스튜디오에서 만든 게임은 베데스다가 직접 출시할 것"이라고 아직 퍼블리싱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아케인 신작 <데스루프>. PS5 독점작으로 공개됐지만 스튜디오가 MS에 편입된 상황이다.

 

작지만 간과하기 어려운 문제도 하나 있다. 얼마나 많은 유저들이 바닐라(모드를 적용하기 이전) 상태의 <엘더스크롤>을 즐길까? MS는 게임패스에서 유저 창작 마당에 해당하는 서비스를 지원할까? 클라우드 게이밍 조건에서 기술적으로 모드를 적용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문제로 게임패스에서는 바닐라로만 <스카이림>을 해야 한다면, 서비스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지 모른다.

 

 

# 좀처럼 거절하기 힘든 MS의 유혹이 시작됐다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이미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이브러리엔 <포르자 호라이즌 4>, <텔 미 와이>, <언타이틀드 구스 게임> 등이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물론 태블릿, PC에서 게임 환경을 제공하며 플레이 이력이 저장될 뿐 아니라 멀티 플레이도 된다. 구글 스태디아를 이용할 수 없는 국내 여건 상, 현재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서 제일 앞서나가는 것은 게임패스다.

 

 

그렇지만 그간 게임패스에 대한 인상은, 보이지 않는 곳에 물을 담는 데 성공했는데 그 물을 굳이 사서 마시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게임패스에는 이미 경험해본 게임이 많다. AAA급 게임은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즐기기보단 온 정신을 집중해서 플레이하고 싶다. 게임을 위한 장비에도 적잖이 투자했다.

 

그런데 거기에 마시고 싶은 내용물이 자꾸 담긴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넷플릭스처럼 서비스를 구독하지 않고는 그 콘텐츠를 만나볼 도리가 없는 상황이 된다면, 한 달에 16,700원은 감수 가능한 비용이 될 것이다. 지난 10일, EA 플레이를 엑스박스 게임패스에서 지원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제는 여기에 <엘더스크롤>, <둠> 등이 추가된다. 라인업이나 서비스 환경이 시원찮으면 구독을 해지하면 그만이다. 

 

MS는 차세대 엑스박스를 구매할 때 초기 비용 없이 2년 약정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콘솔을 사고 싶은데 목돈이 없으면 이 방법도 있다. 2020년 9월, 게이머들은 좀처럼 거절하기 힘든 MS의 유혹을 마주하고 있다.

 

여러 내용을 종합했을 때, 앞으로는 차세대 콘솔 대전이 아니라 차세대 게이밍 대전이라고 부르는 게 옳다. 스마트폰 생산 분야에서 열약했던 MS는 이제 스마트폰 안에서 자기 게임을 서비스하려 한다. 그리고 그 라인업에 '베데스다'라는 강력한 이름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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