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치킨 맛 못 잊어"... 인도 마음 잡기에 최선 다하는 크래프톤

4랑해요 (김승주) | 2021-05-11 16: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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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를 발표했다. 인도 현지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 6일 공개된 출시 예고 동영상이(링크)​ 유튜브 조회수 1,200만을 달성했다. 

 

<배그 모바일>은 본래 인도에서 정상적으로 서비스되고 있었으나 2020년 9월 2일 돌연 인도 시장에서 삭제됐다. 크래프톤은 7개월 만에 인도 유저를 위한 새로운 게임을 들고나왔다.

 

<배그 모바일>은  ​인도 앱스토어에서 사라졌다가, 인도 버전으로 다시 만들어졌을까? 크래프톤은 왜 인도에 새로운 <배그>를 내놓기로 한 걸까?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인도-중국 영토 분쟁으로 인도 앱스토어에서 퇴출됐던 <배그 모바일>

 

<배그 모바일>은 2018년 첫 서비스를 시작해 크래프톤에 많은 돈을 벌어다 준 효자 게임이다. 

 

크래프톤이 자사 홈페이지에 발간한 '2020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총매출은 1조 6,704억 원인데, 여기서 모바일 부문 매출이 1조 3,413억 원으로 8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총매출의 84%인 1조 4,176억 원이 아시아 시장에서 나왔다. 아시아에서 <배그 모바일> 흥행이 크래프톤의 총매출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는 것.

 

(출처 : 크래프톤)

 

<배그 모바일>은 인도 시장에서 크게 성공했다. 인도의 <배그 모바일>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약 1억 7,500만으로 전체 다운로드 수의 24%를 차지했다. <배그 모바일>은 인도에서 국민 게임이라 불러도 손색없는 위치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카슈미르 지역에서 중국 - 인도 두 나라의 국경 분쟁이 발생하면서 <배그 모바일>이 유탄을 맞게 된다. 인도에서 반중 정서가 극에 달하자, 2020년 9월 2일 인도 정부는 "몇몇 중국 앱이 사용자 정보를 빼내 무단 전송했다는 신고를 받았다"라며 틱톡이나 위챗 등 중국산 앱이나, 관련이 있는 앱을 인도에서 퇴출한 것이다.

 

<배그 모바일>도 대상이 됐다. 게임은 크래프톤과 텐센트 산하 라이트스피드&퀀텀 스튜디오가 공동 개발했고, 배급도 텐센트가 맡았다. 이에 따라서 <배그 모바일>도 인도 당국의 표적이 되었으며, 그렇게 게임은 서비스가 금지됐다. 

 

관련 기사 : 외교적 이유로, 폭력성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금지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두 나라는 아직도 국경 지역에서 대립 중. 시일 내 인도의 중국산 앱 제재가 완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인도 시장 재진출 위한 크래프톤의 노력

 

이 일에서 피해자 입장인 크래프톤은 빠르게 대처했다.

 

<배그 모바일>이 인도 앱스토어에서 내려가자 성명을 내고 "플레이어의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만큼, 인도 정부의 조치를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한다"라며 "플레이어들이 현지 법규를 준수하면서 다시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인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달 뒤 크래프톤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인도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직접 <배그 모바일>을 서비스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현지 법인에만 1억 달러(약 1,100억 원)를 들이고 100명이 넘는 인력을 채용했다.

 

 

<배그 모바일 인도>는 현지 사정에 맞게 재구성된 게임이다. 배경을 가상 시뮬레이션 훈련장으로 설정하고, 모든 혈흔 효과를 녹색으로 변경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청소년의 건전한 게임 이용을 위한 플레이 시간제한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배그 모바일>은 과거 보수적인 인도 문화에 부딪친 전례가 있다. <배그 모바일>이 떠오르자 인도 구자라트주에서 "젊은이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며 게임 플레이 금지를 권고했고, 실제로 10여 명의 학생이 체포되었다 훈방된 사례가 있다.

 

인도 전자정보기술부가 "몇몇 중국 앱이 사용자 정보를 빼내 무단 전송했다는 신고를 받았다"며 중국산 앱을 막았던 점을 고려해, 게임 서버도 인도와 싱가포르에 구축했다.

 

인도 정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투자도 단행했다. 크래프톤은 2021년 3월 10일 인도 e스포츠 업체 '노드윈 게이밍'에 지분투자했다. 투자금은 16억 4,000만 루피(약 한화 250억 원). 

 

크래프톤의 인도를 향한 구애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크래프톤은 지난 4월 30일, 코로나19 대확산으로 감염자가 급증한 인도에 1천 5백만 루피(약 한화 2억 2,000만 원)를 기부했다. 기부금은 전액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산소통 등 의료물품 구매에 쓰이고 있다.

 

인도의 e스포츠 업체 노드윈 게이밍의 로고

 

# 더 미룰 수 없었던 이유

<배그 모바일>의 인도 서비스를 미룰 수 없는 두 가지 사정이 더 있다.
 

먼저, <배그 모바일>의 공백을 노리고 막강한 라이벌이 공격 준비를 하고 있다. 리스폰에서 개발한 <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이 4월 20일 클로즈 베타 테스트에 나섰다. 첫 번째 테스트 지역은 인도였다. <배그 모바일>의 공백을 노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관련 기사 : '배틀그라운드' 공백 노렸나? '에이펙스 모바일' 베타 테스트

동종 게임 <에이펙스 레전드>도 모바일 서비스에 박차를 기울이고 있다

크래프톤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단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4월 8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크래프톤의 주권 상장 예비심사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심사가 지연되는 것이 아니라면 올해 7~8월에는 공모에 들어갈 전망이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인도 시장에 다시 진출할 필요가 있다.

 

크래프톤은 “많은 인도 팬들이 기다리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의 출시가 임박했다. 현재 사전 예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출시 기념의 한정판 의상 등 다양한 인게임 이벤트와 콘텐츠도 마련되어 있다"고 밝혔다. 

 

과연 크래프톤은 <배그 모바일 인도>로 국민게임 타이틀을 탈환할 수 있을까? 출시일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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