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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MS 액블 인수] ① 게임계의 넷플릭스 노리는 MS, 블리자드 인수로 승리의 마침표

시몬 (임상훈 기자) | 2022-01-19 10: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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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기획기사

① 게임계의 넷플릭스 노리는 MS, 블리자드 인수로 승리의 마침표 찍다 (현재 기사)

② 블리자드 인수한 MS, '반독점법' 돌파 가능할까? (바로가기)

③ MS 인수, 바비 코틱의 구원일까 액블 변화의 희망일까 (바로가기)

④ "그래서 히오스, 오버워치 부활 가능한가요?" (바로가기


1. 게임 역사상 가장 큰, 압도적 규모의 인수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현금 687억 달러(약 82조 원)를 질렀습니다. MS 46년 역사상 가장 큰 인수 비용일 뿐 아니라 게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빅 딜입니다. 게임과 IT 업계 전체를 흔드는 소식이자 향후 시장 판도를 크게 바꿀 수 있는 사건입니다. 

 

먼저 아래 이전 계약들이 '스몰 딜'로 보이는 착시현상을 경험해보세요. 

 

※ 참고: 역대 주요 게임사 인수


22년 MS,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687억 달러)

22년 테이크투, 징가 인수 (127억 달러)

16년 텐센트, 슈퍼셀 인수 (102억 달러)

21년 MS, 제니맥스 인수 (75억 달러)

15년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 인수 (59억 달러)

16년 자이언트, 플레이티카 인수 (44억 달러)

14년 MS, 모장 인수 (25억 달러)


이번 계약으로 2014년 이후 역대 주요 게임사 인수 사례 7개 중 MS와 관련된 게 4가지나 됩니다. MS가 이 시장을 어떻게 보는지,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전후 EA가 'Eat All'로 명성을 날렸지만 지난 10년 MS에 비하면 그 규모에서 새 발의 피입니다.

2019년 디즈니는 21세기폭스를 713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미국 미디어 산업 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이었습니다. 마블 슈퍼 히어로들이 디즈니 아래로 뭉쳤고, 디즈니 플러스는 16개월 만에 1억 구독자를 모으며 넷플릭스를 빠른 속도로 따라 붙고 있습니다. MS도 그 정도 금액을 지불했습니다. 게임 플랫폼 전장에서 그런 효과를 기대하고 있겠죠.

MS가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일까요?

 

 

 

2. MS, 스트리밍 구독 게임 전장에서 승리의 마침표를 찍다

2007년 스트리밍 기반 영상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대박을 만들었습니다. 2010년대 말 게임 업계도 스트리밍 기반의 구독 서비스 전장이 열렸습니다. 여기 참가한 업체들은 쟁쟁했습니다. EA나 유비소프트 같은 대형 게임사는 물론 소니, MS, 아마존, 구글, 엔비디아 등 IT 업계 거인들까지 참전했죠. 한국에서도 통신 3사가 다 달려들었고요.

E3 등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는 '게임의 미래'로 불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장미빛 전망이 쏟아졌고, 북미와 유럽 개발사들은 라인업 확보에 목마른 큰 업체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죠. 요란했던 전장의 승자와 패자는 잠정적으로 결정났습니다. 2022년 1월 현재, MS는 게임계의 넷플릭스이나 스포티파이라 부를 만합니다.

Xbox 게임패스는 구독자 2,500만 명을 확보하며 크게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소니(PS 나우)는 2021년 3월 말 현재 320만 구독자로 한참 뒤져 있죠. 구글(스태디아)은 글래스의 실패를 반복했고, 아마존이나 엔비디아의 존재감은 많이 밀립니다.

Xbox 게임패스는 지난 1년 동안 700만 명의 구독자를 추가했습니다.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베데스다가 포함된 제니맥스의 인수였죠. 2021년 제니맥스의 대표적인 타이틀인 <디스아너드>, <둠>, <엘더스크롤>, <폴아웃>, <울펜슈타인>이 게임패스에 추가됐습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로 <콜오브듀티>,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등 전설적인 라인업들이 조만간 Xbox 게임패스에 이름을 올리겠죠. 소니와 이미 계약을 맺은 타이틀을 바로 해지할 가능은 희박하지만, 후속작들은 Xbox 독점 가능성이 높습니다. Xbox 게임패스의 우세는 더욱 굳어질 겁니다.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는 표현이 떠오네요. (MS가 차세대 콘솔 경쟁에서 독점 라인업 때문에 소니에 밀릴 가능성도 없어졌죠!)

MS는 모바일에서는 약체였습니다. <마인크래프트>가 그나마 체면을 챙겨주고 있지만 <포켓몬 고>를 벤치마크한 <마인크래프트 어스>는 지난해 서비스를 중단했고, <포르자> 시리즈 최초의 모바일 버전 <포르자 스트리트>도 며칠 전 서비스 중단을 예고했습니다.

MS의 모바일 관심은 주로 Xbox 게임이 스트리밍 방식을 통해 모바일 기기에서 잘 서비는 되는냐에 집중돼 왔습니다. 그러느라 급성장했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었죠. 이번 인수를 통해 확보한 <캔디크러쉬 사가> 등 킹(King)의 타이틀은 빈약한 MS 모바일 라인업에 구세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캔디 크러쉬 소다 사가>

 

모바일 유저까지 구독 서비스가 확장될 경우, 게임패스는 더욱 압도적인 포지션을 차지하겠죠. MS는 이번 인수 계약으로 2020년대 후반 요란했던 스트리밍 구독서비스 시장에서 승리의 마침표를 쾅 찍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목표를 위해 82조를 쓴다는 건 좀 그렇죠. MS는 더 큰 미래를 보고 있습니다. 

 

 

3. MS, 미래의 메타버스 전장에서 주도권을 잡다 

 

뉴욕타임스는 속보로 '메타버스 주도권을 잡기 위한 떠오르는 전장에서 MS가 깃발을 꽂았다'고 이번 인수를 평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전장에서 경쟁하는 유력한 선수들은 누굴까요?

MS의 주요 경쟁자는 게임회사가 아닐 겁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경쟁했던 구글, 아마존, 메타 같은 IT 거인들죠. 그중 요즘 가장 적극적인 변화를 드러내놓고 모색하는 곳은 메타입니다.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꿀 정도로 전사적으로 '메타버스'에 포커싱해서 힘을 쏟고 있죠.

MS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드러내 왔습니다. 2021년 6월 'What's Next for Gaming' 브리핑에서 MS CEO 사티아 나델라는 이런 말을 했죠.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에서 커뮤니티들이 주도하는 콘텐츠와 소비, 상거래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 게임처럼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은 없다. 이렇게 많은 게임이 메타버스 경제 및 사회로 진화해가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CEO 바비 코딕도 '메타버스'가 이번 인수 계약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임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확인해줬습니다.

 

"우리는 게임을 사회적 경험으로 변화시켰고 플레이어가 가장 참여적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인 게임을 통해 목적과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수억 명의 플레이어 커뮤니티를 만들고 즐겁게 했다.

 

이런 커뮤니티를 다 함께 연결하는 것이 다음 단계다. 페이스북, 구글, 텐센트, 넷이즈, 아마존, 애플, 소니, 디즈니 등은 자체 게임 및 메타버스 주도권에 대한 야심을 가지고 있다. 경쟁 업체들은 전문적으로 제작된 콘텐츠와 사용자가 생산한 콘텐츠, 풍부한 소셜 연결로 가득 찬 가상 세계의 기회를 보고 있다.

 

우리의 재능과 게임은 풍부한 메타버스 구성의 중요한 구성 요소다." 


MS는 사업을 시작한 이래 인터넷 서비스로 큰 성공을 거둬본 적이 드뭅니다. 생산성 앱이나 다른 회사의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에서 앞서 나갔지만 정작 스스로 만든 서비스는 실패해 왔죠.

 

메타버스를 노리는 MS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IP를 가지고 있는 게임사'를 전격 인수했습니다. 두 회사의 인수 논의는 지난해 말 시작했습니다. 82조 규모의 계약이 전격 성사됐다는 건 메타버스에 MS의 강력한 욕망과, 그 안을 채울 콘텐츠에 대한 MS의 애타는 갈증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4. 합종연횡의 전장, 뜨거워지다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메타버스 전장에 깃발을 꽂았습니다.


지금 페이스북과 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등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가만 있을까요? 소니와 닌텐도, EA와 테이크투, 유비소프트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요?

1월 9일 테이크투가 징가를 인수하면 게임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을 했고, 2주일도 안돼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그 기록을 가볍게 깼습니다.

당장 다음 달 페이스북이 EA를 인수한다는 소식이나 소니가 테이크투와 합병했다는 뉴스가 들리더라도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인수 받을 것을 목표로 규모를 키우는 게임사가 나타날지도 모를 일입니다. 

자연스럽게 독과점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이머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규제 압박으로 몸을 사리는 상황에서 텐센트와 넷이즈 같은 중국 대형 게임사는 어떤 행보를 보일까요? 한국 대형 게임사는 어떤 스탠스를 취할까요? (계속)

 

(출처: 픽사베이)

 

 

ETC


- 아직 계약이 확정된 건 아닙니다. 독점 여부에 대한 당국의 판단을 거쳐야 합니다.

- 계약 완료까지는 18개월 남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회계연도 2023년에 계약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 성희롱과 차별 논란에 휩싸였던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CEO 바비 코딕도 한 시름 놨습니다. 7월 이후 주가가 27% 빠졌지만 투자자들에게 프리미엄 45%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기회를 줬고, 인수 발표 후 주가가 30% 가까이 올랐으니까요. 대표 자리도 인수 완료 전까지 최소 18개월은 유지할 예정입니다.

- 이번 인수로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부문이 매우 커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게이밍'으로 분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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