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기자수첩] 텐센트는 왜 스웨덴 인디게임 개발사 대주주가 됐을까?

시몬 (임상훈) | 2020-10-12 15: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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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상하다. 텐센트가 '또' 게임회사 지분을 샀다. 이제 새로운 뉴스도 아니다. 텐센트는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곳곳의 게임회사에 열심히 투자하고 있다. 세계 게임 시장의 큰손이다. 

 

뻔하다. 개발사는 '또' 텐센트가 '개발 자율권을 보장한다'고 발표한다. <리그오브레전드>나 <브롤스타즈>에 이상한 기미가 없었다. 텐센트가 투자한 해외 게임사에서 아직 그런 잡음이 나온 적 없다. 

 

'바이어' 텐센트는 국적도 사이즈도 안 가린다.

 

투자 포트폴리오엔 넷마블(17.55%)이나 크래프톤(13.2%), 카카오(6.49%) 같은 옆 나라도 있고,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80%) 같은 섬나라(뉴질랜드, <패스 오브 엑자일> 개발사)도 있고, 북미와 유럽 대륙 회사도 많다.

 

2010년대 중반까지 주로 덩치 큰 게임사에 눈독 들였다. 라이엇게임즈(100%), 에픽게임즈(40%), 액티비전블리자드(5%), 슈퍼셀(84.3%) 등에 거금을 부었다. 반면 최근 몇 년 간은 작은 개발사 투자를 늘리고 있다. 

 

북유럽, 특히 스웨덴 쪽 투자가 늘었다. 2016년 파라독스 인터랙티브(5%), 2019년 샤크몹(100%) 투자에 이어 10월 스톡홀름의 인디게임 스튜디오 '10 챔버스 콜렉티브' 대주주가 됐다.

 


 

10 챔버스는 어떤 곳일까? 스팀 인디게임을 좋아하는 한국 유저라면 익숙한 이름이다. 유명한 코옵 게임 <페이데이> 개발사(오버킬) 대표 울프 안데르손이 2015년 설립했고, 그곳에서 같이 일했던 제작팀이 대거 합류했다. '대거'라고 하지만, 전체 인원이 10명 남짓이다. 북유럽 감성처럼 게임사도 미니멀리즘이다. 경쟁보다 협력, 양보다 질을 강조한다.

 

미친 듯이 '코옵'(Co-op) 한 장르만 계속 패왔다.

 


10 콜렉티브도 설립 이후부터 5년간 코옵 <GTFO>에만 힘을 쏟았다. 'Get The Fxxx Out'의 약자다. 색깔도 명확하다. 4인 협동 FPS 장르다. 2019년 12월 10일 얼리 액세스를 시작했고, 평단과 유저의 호평을 받았다. 

 

"확실히 얼리 액세스 게임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잠입, 액션, 공포의 밸런스가 재미있고 굉장한 코옵 슈터를 만든다." (PC Gamer)

 

"이번 세기 최고의 코옵 액션이다." (러시아 게임매체 Goha)

개발사는 정식 출시에 힘을 쏟기 위해 텐센트 투자를 받았다. 텐센트는 코옵 액션 최대 기대작 중 하나의 제작팀을 품에 안았다.

 

둘 다 이야기하고 있지 않지만, 이 계약에는 거대한 중국 시장과 텐센트의 야심도 중요한 변수였을 것이다. 스팀 유저 중 절반이 중국계로 알려져 있다. 텐센트는 'Wegame' 같은 PC게임 플랫폼을 밀고 있다. 중국판 스팀, X클라우드다.

 

식상함과 뻔함으로 치부하기엔 무섭고,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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