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지스타 2022] P의 거짓, 해봤더니 더 기대되는 이유

4랑해요 (김승주 기자) | 2022-11-23 10: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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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솔직히 말해 <P의 거짓>을 일부러 기대하지 않았다. 

<노 맨즈 스카이>나 <사이버펑크 2077> 등 지나친 기대감으로 인해 게이머를 실망시킨 사례를 수도 없이 접했기 때문이다.​ 없는 콘텐츠도 있다고 상상하며 게임의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보단, 실제 게임이 출시되면 중립적인 마음으로 개발진이 깎아낸 게임 자체를 그대로 느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P의 거짓>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 기대감이 생겨버렸다. 어쩔 수 없는 아쉬움도 분명 있지만, 확실히 '소울라이크'라는 장르를 녹여내기 위해 개발진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 장르의 문법을 따라가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가 짧은 체험판에 확실히 녹아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 이상의 완성도였다.

더욱이 좋은 점은 현장에서 체험한 <P의 거짓>이 전부가 아니란 것이다. /디스이즈게임 김승주 기자

 



 

# 다양한 시스템으로 전투 차별화 꾀하다

 

<P의 거짓>은 전반적으로는 소울라이크 게임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체력과 스태미나가 존재하며, 공격 및 방어, 회피에 스태미나가 사용된다. 전투는 스태미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적의 공격을 회피하고 공격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적을 락온한 상태에서는 스텝을 밟으며 회피하고, 락온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구르기를 사용한다.

탐험 요소 역시 충실하다. 적을 격파하면 레벨업에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얻지만, 사망하면 그 자리에 자원을 그대로 떨어트린다. 지역과 지역을 잇는 별도의 세이브 포인트인 '별바라기'가 존재하며, 일정 구역을 탐사할 때마다 사망하더라도 다시 탐사하던 위치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게 해주는 '숏컷'이 곳곳에 존재한다. 또한, 곳곳에 함정도 존재하기에 플레이어는 반복적으로 죽음을 경험하며 게임에 익숙해지고, 맵을 자연스럽게 하나하나 탐사해 나가게 된다.

그래픽 품질도 합격점 이상이다. 체험 버전에서 진행할 수 있었던 2챕터와 3챕터에서는 라이팅을 활용한 다양한 연출 덕분에 지역을 탐험해 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체험판 플레이 중 별도의 프레임 드랍이 없었단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시연 기종은 PC였다.

 

그래픽 퀄리티는 합격점 이상이다

물론, 차별화를 꾀한 부분도 있다. <P의 거짓>은 무기의 조합과 페이블 아츠를 통해 플레이어가 취향이나 상황에 맞춰 전투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무기의 조합은 '날'과 '손잡이'로 이루어진다. 각 부품에는 고유한 스킬이 있으며,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무기의 공격 속도나 범위가 변화한다. 같은 날을 사용한 무기라도 짧은 손잡이를 붙이면 사거리가 줄어드는 대신 공격 속도가 빨라지는 식이다.

페이블 아츠는 부품마다 존재하는 고유한 특수 능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전투의 양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적에게 강력한 공격을 가해 그로기 상태를 유도하거나, 회피하면서 적의 옆쪽으로 돌아 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 페이블 아츠에 사용되는 자원은 상대를 공격할수록 얻을 수 있는데, 회복 아이템 역시 전부 소비되었을 경우 적을 공격할수록 회복되어 재사용할 수 있다. 플레이어가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도록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선 특성과 연계해 피노키오를 강화할 수 있는 '쿼츠' 시스템도 있다. 레벨 업을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일종의 특성 개념으로 보이는데, 플레이어가 적의 배후에서 공격하면 추가 대미지를 주거나, 대시 공격을 성공하면 스태미나를 회복하는 능력 등이 있다. 쿼츠는 3단계까지 시스템이 나뉘어 있기에 레벨을 올릴수록 더욱 강력하고 다양한 효과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무기 내구도 시스템과 왼팔에 장착해 다양한 스킬을 활용할 수 있는 '리전 암즈'가 있다. <P의 거짓>에는 무기 내구도가 있으며, 적을 공격할수록 감소한다. 피노키오의 무기는 '그라인더'(숫돌)라는 무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을 통해 회복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적에게도 무기 내구도가 있다. 적의 무기는 적이 공격하는 순간 방어하는 '저스트 가드' 등의 행동을 통해 파괴할 수 있으며, 적이 무기를 잃을 경우 공격 패턴이 변화한다.

왼팔에 장착하는 의수는 사용 제한이 있는 일종의 스킬이라고 볼 수 있다. 가령 체험판에서 사용할 수 있었던 '퍼펫 스트링'은 작살을 발사해 상대방에게 맞출 경우, 피노키오가 빠르게 이동해 점프한 후 상대방을 내려찍는다. 기자는 적과 거리를 벌린 후 보다 확실하게 공격하고 싶을 때 주로 퍼펫 스트링을 활용했다. ​

쿼츠

리전 암즈

꽤 시스템이 많은 편인데 <P의 거짓>은 이러한 시스템의 배합을 통해 전투에서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같은 보스 몬스터를 상대하더라도 무기의 조합과 의수의 사용, 쿼츠의 조합을 통해 다른 방법으로 공략할 수 있는 식이다.

​묵직한 타격감과 모션을 통해 빚어낸 특유의 타격감 역시 <P의 거짓>의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가령 블러드본은 '야수'가 주로 등장하고, 무기 역시 이런 생물체를 '찢는 데' 집중되어 있다. 반면 <P의 거짓>은 로봇류의 적들이 주로 등장하고, 이들을 '때려 부신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과장된 연출과 효과음은 이를 더욱 강화해 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

과장된 이펙트 덕분에 타격감이 상당하다 (출처: 네오위즈)

이런 부분은 이전부터 있어 왔던 소울라이크 장르의 변화와도 일맥상통한다. <블러드본>은 방패를 없애고 리게인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가 계속해서 공격적으로 움직이도록 의도했으며, <세키로>는 체간 게이지를 통해 얼핏 다른 소울라이크 게임과 비슷한 게임임에도 완벽히 다른 전투 양상이 나오도록 한 바 있다. <P의 거짓> 역시 자체적인 시스템을 통해 다른 소울라이크 게임처럼 단순한 '구르고-공격하기' 일변도의 전투를 벗어나려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기존 사례를 살피면 어차피 무기를 조합하더라도 한 두 가지의 '공용 모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할 수 있다. 선택지가 다양해 보이지만, 사실 알고 보면 정말로 의미 있는 조합은 몇 개밖에 없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박성준 본부장은 "다 만들었다. 덕분에 담당자가 고생했지만, 무기 시스템은 정말 기대해도 좋다"라고 지스타 현장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이런 다양한 시스템 덕분에 현장에서 체험한 <P의 거짓>은 분명 어려웠고, 시스템을 설명해 주지 않았기에 불합리해 보이는 패턴도 많았지만(보스가 빨간색으로 점멸하며 나오는 공격은 아직도 어떻게 피하는지 모르겠다), 정식 출시 때는 체감 난이도가 낮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제한된 체험 시간에 쫓길 필요 없이 천천히 본인의 페이스대로 피노키오를 성장시키며 게임을 즐길 수 있고, 계속해서 리트라이를 통해 지역과 보스의 공략법을 알아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지원 총괄 디렉터 역시 다수의 인터뷰에서 "게임이 너무 어렵지 않을까?"라는 질문에 "소울라이크 게임은 경험과 판단력이 중요하며, 그렇기에 <P의 거짓>은 경험이 충분히 쌓이면 어렵지 않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소울라이크 게임은 이제 대중적인 위치까지 올라왔기에 이제 많은 게이머에게 익숙하기도 하다"라고 강조해 왔다.​

현장에서 체험한 <P의 거짓>은 분명 어려웠지만
소울라이크 게임이 으레 그렇듯, 천천히 진행하며 캐릭터를 충분히 강화시키면 쉬워질 여지 역시 존재한다.

 

물론 악의적인 배치가 참 많다고도 느꼈다.
이 게임에서 "함정 같은데?"라는 느낌이 들면, 함정이다.

그리고 정식 출시 후의 <P의 거짓>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는 다양한 인터뷰를 통해 개발진이 언급했던 흥미로운 시스템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가령 개발진은 게임에 다양한 선택 분기가 있으며, 여기서 거짓말을 하느냐 혹은 진실을 말하느냐에 따라 스토리와 엔딩이 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게임스컴 현장에서 디스이즈게임과의 인터뷰를 통해 언급했던 '날씨 시스템' 역시 정식 출시 버전에서 어떻게 나올지도 중요하다. 개발진은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날씨가 변하는데, 이에 따라 기존에 진행됐던 챕터 역시 날씨에 따른 변화가 있어 재방문을 통해 새로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역 디자인 역시 기대해볼 만하다. 소울라이크 게임은 전투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지역을 돌아다니며 스토리를 알아나가는 탐험에 대한 재미 역시 중요하다. 개발진은 인터뷰를 통해 <P의 거짓>의 아트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만큼, 정식 출시 때 공개될 다른 챕터의 디자인 역시 기대되는 바다.

 


 

# '진짜' 게이머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길

 

정리하자면 지스타에서 체험한 <P의 거짓>은 라운드 8 스튜디오의 첫 번째 콘솔 타이틀임에도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자신들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려 무던히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 줬다.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게임에 대한 기대감 역시 마케팅 덕분이 아니라, 공개된 정보를 통해 개발진들이 소울라이크 게임 개발에 대해 '진심'임을 게이머들이 자연스레 알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기자는 솔직히 말해 <P의 거짓>이 메타크리틱 90점 이상을 달성하고, 그 해의 각종 시상식을 휩쓰는 '갓겜'이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도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나 과한 기대감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마저 그저 그런 게임으로 바꿔버릴 수 있다. 

메타크리틱 80점, 혹은 70점 이하라도 좋다. 콘솔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게 "이 정도면 돈 값 하는 수작이다"라거나, 소울라이크 게이머들에게 "확실히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라는 평가만 받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개발진이 집중했던 부분에서 호평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분명한 성공이라 할 수 있다. 

<P의 거짓>은 게임플레이 공개 후 게임스컴, 팍스 웨스트, 파리 게임 위크, 마지막으로 한국의 2022 지스타에 참여하며 게임쇼로만 전 세계를 한 바퀴 돌았다. 꽤 타이트한 일정이다. 지스타 현장에서 해당 내용을 질문하자 최지원 <P의 거짓> 디렉터는 "이제부터 다시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힘든 일정을 보낸 네오위즈 관계자 및 개발진들이 잠시의 휴식을 거친 후, 다시 개발에 매진해 <P의 거짓>을 멋지게 완성할 수 있길 소망한다.

 

이대로만 나올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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