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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리듬게임 '디제이맥스' 15년 역사 돌아보기

사랑해요4 (김승주 기자) | 2020-10-20 09: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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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제이맥스> 시리즈는 2005년에 첫 시작을 알린 대표적인 한국산 리듬게임이다. 특히 최신작 <디제이맥스 : 리스펙트 V>는 9월 스팀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성공했다.

 

하지만 <디제이맥스> 시리즈가 한국 대표 리듬게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꽃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첫 작품 <디제이맥스 온라인>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는 작품이다. PSP로 발매된 <디제이맥스 포터블>이 국내 PSP 타이틀 판매 1위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지만, '메트로 프로젝트'의 실패와 모바일 시장의 등장으로 개발사가 해체됐다. 

 

이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로 복귀하기까지 시리즈는 어둠 속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이번에는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역사를 파헤쳐 보고자 한다. /편집=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로고


 


# <이지투디제이>의 쇠락과 펜타비전 설립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시발점은 국내 리듬게임의 전설이 된 <EZ2DJ>(이지투디제이)로 흘러 올라간다. <이지투디제이>는 당시에 오락실에서 유행한 리듬게임 <비트매니아>의 형식을 빌려, 1999년 4월 20일에 첫 선을 보인 국산 리듬게임이다. 

<이지투디제이>는 국산 오락실 게임이라곤 믿을 수 없는 퀄리티를 자랑했다. 내로라하는 게임 음악인이 모여 만들어낸 세련된 OST를 바탕으로 크게 성공했다. 오락실에 첫 선을 알린 지 얼마 안 돼 <비트매니아>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전부 밀어낼 정도였다.

 

<Ez2DJ The 1st Tracks>의 화면

<이지투디제이>의 성공 덕분에 제작사 어뮤즈월드는 일약 메이저 게임 개발사로 뛰어올랐다. 1999년부터 2000년까지 7,800대 가량의 제품을 생산해 약 785억여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였으니까. 

어뮤즈월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지투디제이>의 상업적 성공에 힙업어 사업을 다각화해 나갔다. 후에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만든 소규모 개발팀 그라비티를 인수한 후 법인화하고, 댄스 리듬게임 <이지투댄서>를 제작해 수출하기도 했다. 2003년에는 아케이드 게임과 전혀 상관없는 실내용 골프 연습기 '이지투골프'를 내놓기도 했다.

 

 

<이지투댄서>의 모습. 이런 파생작까지 만들 정도로 이지투디제이는 아케이드 시장에서 대성공했다.

'이지투골프'의 사진

하지만, <이지투디제이>의 성공을 이끈 개발진들의 처우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개발자들의 고충이 잘 드러난 곡으로는 <이지투디제이 3rd>에 수록된 '20000000000 ~Mystic Dream 9903~'가 있다. 

당시 어뮤즈월드 경영진은 <이지투디제이>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개발진에게 무려 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고, 이런 스트레스 속에서 나온 것이 그 수록곡이다. 게임에 수록된 아이캐치만 보더라도 당시 개발진의 상황이 어떠했는지 엿볼 수 있다.

아이캐치에서부터 제작진의 스트레스가 느껴진다.

그리고 끝 모를 성공 가도를 달리던 <이지투디제이>에도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다. 오락실이 쇠퇴하고 PC방 사업이 대세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오락실 리듬게임 <이지투디제이>의 입지도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앞서 언급한 사업 다각화도 오락실 게임 사업이 하향세에 접어들면서 시작되었다.

자연스럽게 어뮤즈월드는 오락실 리듬게임에서 발을 빼려 했고, 이런 와중 경영진의 홀대에 지친 개발자들은 하나둘 어뮤즈월드를 퇴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결국 <이지투디제이> 시리즈를 포기하지 않은 어뮤즈월드는 나중에 퇴사한 개발진을 외주 고용해 작곡을 맡기기도 했다.

퇴사한 개발진은 펜타비전 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기업을 세우고, 어뮤즈월드 시절 무산됐던 <이지투디제이>의 온라인게임 계획을 이어받아 <디제이맥스 온라인>을 개발했다. 이미 쇠락하고 있던 오락실 리듬게임보다는 당시 떠오르던 PC 환경에 맞춘 리듬게임이 필요했다고 생각했기 때문. <디제이맥스 온라인>의 티저는 2004년 2월 20일 공개됐다.

 

 

# <디제이맥스 온라인>의 실패와 포터블 기기 시장을 향한 진출

 

<디제이맥스 온라인>은 첫 공개부터 많은 국내 리듬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지투디제이> 시리즈의 성공 주축이 되었던 핵심 개발진과 작곡가들이 의기투합해 만들어 낸 게임이기 때문이다. <디제이맥스 온라인>은 테스트 기간을 거친 후 2005년 3월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제이맥스 온라인>

<디제이맥스 온라인>이 PC 환경에 맞춰 개발된 최초의 온라인 리듬게임은 아니었다. 이미 <오투잼>, <캔뮤직> 두 게임이 온라인 리듬게임 시장에서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 따라서 <디제이맥스 온라인>은 차별화를 위해 두 가지 요소에 힘을 기울였다. 바로 개별 곡의 퀄리티와 BGA(배경 동영상)이다. 

특히 심혈을 기울인 것은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특징인 화려한 BGA다. 난이도마다 로딩 중에 나오는 배경 화면(아이캐치)도 난이도마다 달랐을 정도니 얼마나 제작진들이 <디제이맥스 온라인>에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출시 초기의 긍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디제이맥스 온라인>의 흥행은 시원찮았다. 수익모델이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디제이맥스 온라인>은 월 1만 원가량의 요금을 지불해야 유료 곡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는데, 많은 게이머가 요금 지불에 부담을 느꼈다. 게다가 유료 곡을 즐기는 유저는 요금을 지불하지 않은 유저와 같이 게임을 하기가 번거롭다 보니 온라인이라는 의미도 퇴색됐다. <디제이맥스 온라인>은 연일 적자를 기록했다.

수익모델도 문제니거니와, 개별 곡마다 BGA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압박으로 다가왔다.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디제이맥스 온라인>도 2주일 주기로 신곡을 업데이트했는데, 곡을 새로 만들 때마다 BGA와 아이캐치를 제작해야 하니 작업량이 동종 게임보다 훨씬 많았다.

<디제이맥스 온라인>이 초라한 성적을 거두자 펜타비전은 PC 대신 다른 플랫폼으로 눈을 돌렸다. 2005년에는 피쳐폰으로 개발된 <디제이맥스 모바일>을 내놓기도 했지만, 피쳐폰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을 순 없었기에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그렇게 고민이 깊어지던 와중 펜타비전의 눈에 한 게임기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2004년에 출시된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 'PSP(PlayStaion Portable)'였다. 곧 펜타비전은 2005년 4월, 소니와 PSP용 리듬 게임을 제작하기로 계약했다.

 

소니의 포터블 멀티미디어 기기 PSP

펜타비전이 PSP에 <디제이맥스 온라인>을 이식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PSP에는 오락실 게임 <태고의 달인>을 이식한 <태고의 달인 포터블>말고는 경쟁 리듬게임이 없었다. 그리고 PSP가 멀티미디어 기기를 표방한 만큼 사양도 뛰어나 양질의 BGA와 고음질의 OST를 게임 내에 수록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이유가 되었다. 마침 소니도 닌텐도 DS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PSP에 독점적으로 공급할 게임이 절실히 필요했던 시점이기도 했다.

그렇게 <디제이맥스 온라인>을 PSP로 이식한 <디제이맥스 포터블>이 2006년 1월 14일 정식 발매됐다. <디제이맥스 온라인>의 미적지근한 성과와 정반대로, <디제이맥스 포터블>는 초대박을 쳤다. 출시 직후 국내 PSP 게임 판매순위 1위를 기록하고, 총합 7만 장의 판매고를 올릴 정도였다. 

해외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구매대행 형식으로 팔려나가 펜타비전은 직접 <디제이맥스 포터블 : 인터내셔널>을 만들어 게임을 수출하기도 했다. 포터블의 성공으로 펜타비전은 적자에서 흑자로 당당히 돌아서게 됐으며, 국내 게임사 네오위즈에게 자회사 형태로 흡수됐다.

 

말 그대로 '초대박'을 친 <디제이맥스 포터블>. 이 정도 판매량이면 당시 국내에서 PSP를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디제이맥스>를 플레이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7년에는 <디제이맥스> 시리즈 역사상 최고 명작으로 평가받는 <디제이맥스 포터블 2>가 발매됐다. <디제이맥스 포터블>이 단순한 이식작이었다면, <디제이맥스 포터블 2>는 처음부터 PSP에 최적화시킨 오리지널 타이틀로 개발됐다. 곡의 채보(패턴)를 PSP에 걸맞게 수정하고, 피버 시스템, 네트워크 대전 등 PSP의 성능을 활용한 콘텐츠를 아낌없이 집어넣었다.

덕분에 <디제이맥스 포터블 2>는 무려 9만 장에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PSP 게임이 됐다. 독자 콘서트인 '디제이맥스 라이브 미라클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정도로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당당하게 한국을 대표하는 리듬게임의 자리에 올랐다.

 

 

# 회사의 명운을 가른 '메트로 프로젝트'


<디제이맥스 포터블 시리즈>의 성공을 기반으로, 모회사 네오위즈의 지원 아래 펜타비전도 사업 영역을 다각화해 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이지투디제이 시리즈의 성공을 통해 사업을 확장시켜 나간 어뮤즈월드와 같았다. 리듬 게임만 만든다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해 펜타비전은 TPS 게임 <S4 리그>나, TCG와 RTS가 결합된 <듀얼게이트>를 만들었으나 흥행은 시원찮았다.

가장 야심차게 전개한 기획은 2008년의 '메트로 프로젝트'다. 메트로 프로젝트란 <디제이맥스 포터블 시리즈>는 CE(클래지콰이 에디션)과 BS(블랙 스퀘어)로 나눠 발매하며, 신작인 <디제이맥스 테크니카>를 통해 오락실 시장에 다시금 진출하겠다는 펜타비전의 야심이 담긴 프로젝트였다.

메트로 프로젝트의 첫 작품인 <디제이맥스 테크니카>의 정보가 공개되자 많은 리듬 게이머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터치스크린을 활용한 새로운 게임 방식도 신선했으며, 당대 최고 사양의 기판을 활용한 고음질의 OST와 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BGA가 게이머들의 눈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디제이맥스 테크니카>는 2008년에 출시한 작품이다. '옴니아'와 '아이폰'같은 스마트폰이 막 상용화되던 시기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당시 펜타비전의 기술력의 수준을 유추할 수 있다.

<디제이맥스 테크니카>의 사진

더욱 놀라운 사실은, <디제이맥스 테크니카>가 오락실 전용으로 출시된다는 것이었다.
당시 오락실 아케이드 시장의 미래는 어두운 편이었다. 글 서두에서 언급한 PC방의 등장도 그렇거니와,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 <바다 이야기> 사건으로 오락실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었다. <이지투디제이>와 <펌프 잇 업>을 위시한 리듬게임 열풍도 사그라들면서 새로운 국산 리듬게임이 만들어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시대였다. <디제이맥스 테크니카>는 오락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높은 초기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디제이맥스 포터블> 시리즈는 게임을 두 개로 나눠 발매했다. 혼성 그룹 클래지콰이를 비롯한 대중 뮤지션이 참여한 곡을 내세워 친숙함을 더하고, 초심자도 금방 적응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대폭 완화한 '클래지콰이 에디션'은 신입 유저를 끌어모으는 프로젝트였다. 반면 기존부터 디제이맥스를 즐겨온 팬층에게는 고난도 곡이 포진한 <블랙 스퀘어>를 제공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었다.

메트로 프로젝트는 얼마 안 되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클래지콰이 에디션'을 PSP 신형 기종인 3005번과 클래지콰이의 스페셜 앨범인 'METATRONICS' 발매일에 맞춘 10월 28일에 출시하고, 블랙 스퀘어를 11월에 발매할 예정이었지만 '클래지콰이 에디션'에 버그가 속출하면서 블랙 스퀘어의 발매일이 연기됐다.

게다가 비트매니아 시리즈를 만든 코나미가 저작권 침해 소송을 걸면서 <블랙 스퀘어> 발매일은 계속해서 밀려만 갔다. 다행히 펜타비전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양 사가 화해하고, 코나미가 <디제이맥스 테크니카>의 일본 배급을 맡는 협력관계가 되었지만 소송 당시에는 <블랙 스퀘어>가 개발 중단되었다는 루머까지 돌 정도로 분위기는 흉흉했다.

 

클래지콰이 에디션엔 버그가 많았다.

게다가 심각한 버그로 몸살을 앓았던 '클래지콰이 에디션'도 그렇거니와, 연기에 연기를 거듭한 뒤 발매된 <블랙 스퀘어>도 마니아층을 만족시켜주진 못했다. 발매 직전에 발생한 한정판 박스 스피커 이슈도 있었으며, 출시일 연기가 무색해질 정도로 <블랙 스퀘어>에도 버그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스마트 플레이 큐'나 'ECS'같은 새로운 시스템도 기존 팬들에겐 시큰둥하게 받아들여졌다.

오락실 시장에 선보인 <디제이맥스 테크니카>도 초기 성과와 별개로 입지를 계속해서 잃어 갔다. 초기에는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나름 선전했지만, <유비트> 등 경쟁 리듬게임에게 밀려 자리를 서서히 내줬기 때문이다. 펜타비전의 부실한 사후 관리와 업데이트도 게임의 발목을 잡았다.

게다가 메트로 프로젝트의 전개 덕분에 정작 본가인 PC 리듬게임은 아예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첫 작품인 <디제이맥스 온라인>이 2008년에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이를 대신하기 위해 PC 패키지 리듬게임 <디제이맥스 트릴로지>가 개발되긴 했지만, <트릴로지>는 개발 시작부터 난항에 빠졌다.

<트릴로지>는 본래 <디제이맥스 포터블2>를 PC로 이식하자는 계획이었다. 그렇기에 예정된 개발기간이 길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게임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만 1달 가량이 걸리고, 네트워크 기능이 추가되면서 예상보다 개발 난이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디제이맥스> 시리즈를 개발한 핵심 멤버들은 메트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트릴로지> 개발팀은 몇 되지 않았다. 때문에 <트릴로지>에는 치명적인 버그가 속출했고, 개발 환경마저 열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펜타비전은 많은 비난을 받았다.

 

<디제이맥스 트릴로지>. 개발을 진두지휘한 PD 외에는 대부분이 리듬 게임을 처음 개발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마저도 몇 되지 않았고, 한정판 구성도 단 3일 만에 만들어내야 했을 만큼 <트릴로지> 개발 환경은 엉망이었다.

메트로 프로젝트 이후 펜타비전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디제이맥스 포터블 2>의 북미판인 <디제이맥스 피버>, 일본 시장을 노린 <디제이맥스 핫튠즈>를 발매했지만 반응은 시원찮았다. 이후 어두운 상황을 타개하고자 2010년 10월에는 세 번째 정식 넘버링 작품인 <디제이맥스 포터블 3>과, 테크니카의 후속작인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2>를 야심차게 발매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결국 최종적으로는 실패했다. 메트로 프로젝트를 통해 진일보시킨 사운드와 그래픽 퀄리티를 보면 <디제이맥스 포터블 3>는 분명 시리즈 최고작으로만 보였지만, 인게임 내에서는 버그가 속출하는 등 내실은 여전히 부족하단 점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메인으로 내세운 리믹스 시스템도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으며, 곡을 해금하기 위해 요구되는 게임 내 경험치도 너무나 많았다.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2> 또한 전작에서 나아지지 않은 부실한 운영을 보이며 오락실 시장에서 날로 입지를 잃어 갔다.

 

<디제이맥스 포터블 3>

 

다행히도 2011년 1월에 출시한 모바일 리듬게임 <탭 소닉>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탭 소닉>의 성공은 펜타비전에게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 네오위즈가 모바일 시장에 집중한다는 명목으로 펜타비전을 사실상 해체시켜 버린 것. 펜타비전은 2012년 네오위즈모바일로 합병되며 짧은 역사를 다하게 된다.

 

재미있게도 펜타비전의 몰락은 <이지투디제이>를 개발했던 어뮤즈월드의 몰락 과정과 상당히 비슷하다. 어뮤즈월드가 잇따른 사업 다각화의 실패와 오락실의 쇠퇴로 인해 몰락했듯이, 펜타비전도 무리한 사업 확장의 실패와, PSP와 같은 포터블 게임 시장이 쇠퇴하고 모바일 게임 시장이 새로이 떠오르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이다.

 

<탭 소닉>의 플레이 화면. 아이러니하게도, <탭 소닉>의 성공은 펜타비전의 입지에 있어 독이 되었다.

펜타비전이 사라지자 <디제이맥스> 시리즈를 개발한 핵심 개발진도 뿔뿔이 흩어졌다. 몇몇은 네오위즈에 남아 <탭 소닉 시리즈>와 <테크니카>를 모바일에 이식한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Q> 개발에 참여했다. 일부는 네오위즈를 나와 누리조이라는 개발사를 설립하고 PSP의 후속 기종인 'PSP VITA'용 리듬 게임 <슈퍼 비트: 소닉>을 만들었다. 리듬 게임 시장을 아예 떠난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디제이맥스> 시리즈도 펜타비전의 몰락과 같이 쓸쓸히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디제이맥스 포터블 3> 타이틀곡 'Hanz up' 뮤비에 카메오 등장한 핵심 개발진 'BEXTER' 'Croove' 'Planetboom'. 펜타비전 해체 이후로 세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출처 : 디제이맥스 포터블 3)

 

 

#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를 통한 화려한 부활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부활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2016년 6월, 플레이스테이션 한국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발표가 나왔다.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전성기 개발진 중 한 명인 'BEXTER (백승철)'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네오위즈 산하 로키 스튜디오에서 <디제이맥스 : 리스펙트>가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발표된 것. <디제이맥스 포터블 3>이후 약 7년 만의 <디제이맥스> 시리즈 신작이었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디제이맥스>의 부활은 네오위즈가 처한 상황과도 궤를 같이 한다. 2012년만 하더라도 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네오위즈는 2013년 3,000억 원, 2015년에는 1,000억 원대로 매출이 추락하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끝없는 역성장 속에서 네오위즈는 <블레스> 등 야심작을 공개하며 벼랑 끝 전투를 펼치고 있었고, <디제이맥스>의 부활도 이런 흐름 속에서 시작됐다. 펜타비전 해체 후 유일하게 남아 <탭 소닉>을 개발하던 'BEX TEAM'을 주축으로 로키 스튜디오를 설립해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리스펙트>가 공개되자 팬들은 <디제이맥스> 시리즈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열광하면서도, 신작이 휴대 기종인 VITA가 아닌 PS4로 발매된다는 사실에 의아해했다. <디제이맥스>의 최전성기는 포터블 시리즈였기 때문이다.

이에 백승철 PD가 답변하길, "시장 상황, 가능성, 조작감, 보급률 등 모든 면에서 나았기 때문"이다. 로키 스튜디오는 VITA의 그립감이 PSP와 많이 달랐으며, 신작다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도 PS4가 더욱 적절하다고 여겼다. 후속 작품을 위해서도 모바일 기기보다는 거치형 기기가 더욱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펜타비전을 퇴사한 개발진들이 모여 VITA에 맞춰 제작한 리듬게임 <슈퍼 비트 : 소닉>이 조작감 등의 문제로 처절하게 실패했다는 점을 보면 틀린 판단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도 <리스펙트>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시리즈의 복귀를 반기는 팬들도 있었지만, <디제이맥스 포터블 3>나 <디제이맥스 테크니카 시리즈>에서 보여준 운영에 실망했던 게이머들은 네오위즈가 돈이 급해지자 이미 죽은 시리즈를 억지로 부활시킨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

 

지스타 강연 중 촬영한 사진

하지만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는 부정적 관점을 이겨내고 콘솔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거치형 기기로 발매된 신작인 만큼 유저 편의성이 전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깔끔했으며, 신곡의 퀄리티도 팬층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다. 고질적인 프레임 드랍 문제도 완벽하게 해결했다. <디제이맥스> 시리즈가 자랑하는 BGA도 많은 호평을 샀다. 특히, 발매일을 연기하면서 전작의 BGA를 모두 리마스터링해서 수록했다는 점이 호평 요인으로 손꼽힌다.

또한, <테크니카> 시리즈가 부실한 사후 지원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던 점을 고려해, 발매 직후에도 지속적으로 팬층의 피드백을 받아들이며 불편한 사항을 하나하나 고쳐 나갔다. 자사의 게임 <탭 소닉>이나, 인기 모바일 리듬 게임 <디모>와 <사이투스>와도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전작에 대한 존경을 담았다는 '리스펙트'란 타이틀명에 걸맞게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는 유저들을 충분히 존중했고, 신작 리듬 게임에 목말랐던 게이머들은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귀환을 열렬히 환영했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의 플레이 화면

이미 사망한 <디제이맥스> 시리즈 캐릭터들이 부활한다는 타이틀곡 'Glory day'의 애니메이션도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전작의 BGA도 PS4 해상도에 맞춰 전부 리마스터링했다.

그리고 19년 12월 19일, 게임은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라는 이름으로 스팀에 발매됐다.

<리스펙트 V>는 얼리 액세스 초기만 하더라도 사운드 밀림 현상이 발생하는 등 리듬게임으로서는 치명적인 버그를 겪기도 했으나, 정식 발매된 20년 3월에는 전부 해결했다. 현재 <리스펙트 V>는 스팀 인기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며 스팀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네오위즈의 선봉대로서 활약하는 중이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 과거를 반복할 것인가,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인가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의 상업적 성공으로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기나긴 암흑기를 끊어내고 화려하게 복귀했다.

<디제이맥스> 시리즈가 걸어온 15년이라는 세월. 한국을 대표하는 리듬게임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걸어온 길은 가시밭길과 같았다. 첫 작품인 온라인은 말 그대로 실패했고, 포터블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전개한 메트로 프로젝트의 실패와,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흐름 속에서 개발사가 해체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디제이맥스> 시리즈를 통해 양질의 리듬 게임을 선보이고자 한 개발진들의 마음은 진심이었고, 결국 <리스펙트>를 통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디제이맥스>라는 존재를 다시금 알릴 수 있었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의 타이틀곡은 백승철 PD가 직접 작곡한 'Boom!'이다. "I never die!"로 시작되는 곡의 도입부와, 부활한 <디제이맥스>의 캐릭터들이 지옥에서 돌아온 악마와 맞서 싸운다는 뮤비를 보면 이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제작진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과연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리스펙트>의 성공을 기반으로 새로운 신화를 써나갈 수 있을까, 아니면 전작의 실패를 되풀이하고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 결과는 로키 스튜디오의 손에 달려 있다.

 

I never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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