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원작자도 “너무 심해”… ‘스듀’ 표절 인디게임 논란

톤톤 (방승언) | 2021-05-10 12: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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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스타듀밸리>가 아니라고?”

팬들이 뿔났다. 원작으로 여겨지는 <스타듀밸리>의 개발자도 불쾌감을 표시했다. ‘모방’한 개발자는 결국 진중한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지난 며칠간 <스타듀밸리> 팬덤을 떠들썩하게 만든 인디게임 <슈퍼 주 스토리>에 관련된 이야기다. 모방을 넘어 표절이라는 날 선 비판을 받았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팬들과 양측 개발자의 반응은 어땠는지 살펴봤다.



# 동물원 운영 게임 <슈퍼 주 스토리>

<슈퍼 주 스토리>는 아직 개발 중이기 때문에 제작자의 SNS 등을 통해서만 게임의 콘텐츠를 일부 확인해볼 수 있다. 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게임의 핵심 테마 자체는 <스타듀밸리>와 다르다. <스타듀밸리>는 ‘농장 운영’이 주요 콘셉트인 게임이다. 반면 <슈퍼 주 스토리>는 오픈월드 형식의 동물원 운영 게임이다.

물론 비슷한 점도 있다. <스타듀밸리>처럼 <슈퍼 주 스토리>에도 연애 가능 NPC가 있고, 탐험 공간도 별도로 마련되어있는 듯하다. 그러나 게임 진행방식이나 스토리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아 ‘얼마나’ 비슷할지는 미지수다.

이렇듯 게임 플레이와 시스템에서 일부 유사점이 보이기는 하나, 아직 ‘표절’ 여부를 논하기에는 이른 상태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팬들이 공분한 이유는 무엇일까?


# 너무 비슷한 아트 스타일, 원작자도 "지나치다"

<스타듀밸리>를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슈퍼 주 스토리>의 아트 스타일이 <스타듀밸리>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기 쉽다. 색상 사용이나 캐릭터 디자인, 동식물의 모습과 애니메이션까지 비슷한 점이 많아 <스타듀밸리>를 떠올리지 않기가 오히려 힘들다.

개발자의 SNS 활동을 보면, <슈퍼 주 스토리>는 적어도 지난해 6월 이전부터 개발을 시작했고, 당시부터 이미 <스타듀밸리>의 겉모습을 많이 닮아 있었다. 그러나 ‘공론화’가 이루어진 것은 최근 해외 커뮤니티에 <슈퍼 주 스토리> 게임아트가 올라오면서부터다.

<스타듀밸리>
<슈퍼 주 스토리>

결국 한 유저가 이 같은 내용을 <스타듀밸리> 개발자 에릭 바론에게 제보했고, 바론 또한 불쾌한 감정을 표했다. 바론은 다음처럼 답했다.

“그동안 <스타듀밸리>에 영감을 받아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내 게임 역시 <하베스트 문>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퍼 주 스토리>는 조금 지나친 것 같다. 그들의 태도 또한 나를 짜증 나게 했다.”

이어 “만약 내 에셋 중 무엇 하나라도 훔쳤다면 나는 절대 괜찮지 않다. 설령 그러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들은 독자적인 아트 스타일을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로서는 게임이 내 것과 너무나 닮아 사람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고, 내가 만든 게임으로 오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스타듀밸리>
<슈퍼 주 스토리>


# <슈퍼 주 스토리> 개발자 반응과 사과

일파만파 커지는 논란에 <슈퍼 주 스토리> 개발자는 자기 SNS로 사과와 해명에 나섰다. 아내와 함께 둘이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우리는 <하베스트 문>, <스타듀밸리>와 같은 멋진 게임들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명확히 들었고, 문제 해결을 위해 게임에 변화를 줄 것”이라며 서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서 “열정 넘치는 개발자들로서, 가끔 우리는 시야가 좁아져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게 될 때가 있다. (팬들의 지적에) 방어적 심리가 작용해 부적절한 태도를 보였다는 점을 고백한다. 내 게임을 방어하려는 시도 중에 내게 상처 입은 모든 분, 특히 에릭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우리는 에릭의 작품에 영향을 받아 이 장르에 기여하고 싶었으며, 작품에 해를 끼치거나 베낄 의도는 없었다” 며 사과했다.

이들은 게임을 취소하지 않고 에셋을 전부 다시 디자인해 <스타듀밸리>와 차별화할 예정이다. 개발자는 “여러분의 피드백을 발전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슈퍼 주 스토리> 개발자의 사과문 (출처: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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