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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TIG 퍼스트룩] '머리 비우고 하기 좋은' 미소녀 도트 디펜스 게임

4랑해요 (김승주 기자) | 2022-08-01 10:08:12

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5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우리는 보통 콘텐츠가 많고, 여러 가지 육성법을 시도할 수 있을 정도로 시스템이 세분화되어 있으며, 자신의 컨트롤에 따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을 '갓겜'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스트리머나 유튜버가 아니라면 게임은 취미의 영역이죠. 어렵고 손이 많이 가는 게임이 분명 재미있고 파고들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느 순간엔 지치기 마련입니다. 가끔은 머리 비우고 간단하게 클릭만 하면 되는 게임이 절실히 끌리곤 하죠.

오늘 소개할 <용철의 마르푸샤>는 디펜스 게임입니다. 2.5D 도트로 제작된 미소녀 위병이 되어 국경을 공격해 오는 수많은 로봇 군단을 막아내면 됩니다. 만약 좀비를 막는 플래시 게임 <라스트 스탠드>를 해 보신 분들이 있다면 금세 이해할 만큼 시스템도 간단합니다. 적들은 주인공인 '마르푸샤'에겐 관심이 없고 오로지 문을 부수려 하기에, 문이 무너지기 전에 이들에게 무자비하게 총기를 난사하기만 하면 됩니다. 쉽죠. 나라를 지키고, 월급을 받고, 저축한 돈으로 멋지게 살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월급 명세서를 받아보니 온갖 이유로 세금을 뜯어냅니다.

공제 내역을 모두 정산하고 나니 수중에는 10원도 남지 않습니다. 총도 알아서 구하라고 하네요.

 

 

 

# 총 쏘는 <페이퍼즈, 플리즈>?

<용철의 마르푸샤>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이 사는 국가는 주위의 모든 나라와 전쟁 중이며, 날마다 도시에 적국의 로봇 병기가 찾아와 도시를 둘러싼 장벽을 무너트리려 합니다. 이상하게도 이 로봇 병기는 사람을 공격하진 않지만, 날마다 무시무시한 숫자로 찾아오기에 여간 골칫거리가 아닙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주인공 '마르푸샤'는 국경을 지키는 위병(衛兵)으로 징집됩니다. 임무는 간단합니다. 전방에서 살아남아 도시까지 다가온 로봇 병기가 철문을 무너트리기 전에 총으로 쏴 부시면 됩니다. 여담으로 로봇은 오로지 문만 공격하기에 도시는 계층을 나누는 장벽으로 둘러싸여 있는데요. 만화 <진격의 거인>이 생각나는 설정입니다.

플레이 방식은 간단합니다. 열심히 벽을 지키면 됩니다

문제는, 꿈도 희망도 없는 디스토피아 세계관답게 보수가 쥐꼬리만합니다. 급여 명세서를 펼치니 소득세, 노동 연금, 학생 대출, 집세, 전기세, 통신비, 요양보험료 등 온갖 이유를 들어 무자비하게 월급을 뜯어갑니다(제 월급 명세서를 보는 기분입니다). 기본급만 보면 나쁘지 않은 것 같지만, 총지급액은 늘 두 자리를 넘지 못하죠. 심지어 주인공이 적을 효율적으로 막아내지 못해 벽이 손상되면 수리비라는 명목으로 월급을 재차 공제합니다.

정상적인 생활조차 불가능해 보이지만, 이 월급마저 아껴야 합니다. 도시를 지키는 중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위병들에게 주어지는 무기는 권총 한 자루입니다. 

무기는 스스로 구해야 합니다. <용철의 마르푸샤>는 로그라이트적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웨이브를 한 번 막아낼 때마다 랜덤한 카드 3종 중 하나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 랜덤으로 주어지는 카드로 무기를 얻거나, 주인공의 능력치를 강화하거나, 벽의 방어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원한다면 카드를 구매하지 않고 턴을 넘기거나 리롤할 수도 있습니다.

앗...아아

무기의 내구도도 신경써야 합니다. 모든 무기의 내구도는 10이며, 하루가 지날 때마다 1씩 감소합니다. 무기의 내구도가 전부 소모되면 다시 권총을 사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내구도가 전부 소모되기 전에 새로운 무기로 바꿔주는 것이 중요하죠. 또한, 현재 가지고 있는 무기 내구도가 높건 적건 교체되는 무기의 내구도는 10으로 동일하기에 어느 타이밍에 무기를 바꿔줄지도 중요합니다. 남은 내구도가 아깝다고 무기를 교체하지 않았다가, 무기 내구도가 전부 소모된 타이밍에 무기 카드가 뜨지 않는다면 피를 볼 수 있습니다.

디펜스 게임에 빼놓을 수 없는 동료 시스템도 존재합니다. 일반 동료는 10원, 고급 동료는 20원을 지불하고 같이 싸울 수 있습니다. 동료 또한 카드 형식으로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랜덤으로 등장하며, 중복 카드를 구입해 3회까지 강화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같이 싸울 수 있는 동료는 단 한 명입니다. 만약 사용하고 있던 동료와 다른 동료를 구입하면 돈을 날리는 셈이 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외에는 포탑이나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수비에 도움을 주는 카드가 있습니다. 카드를 구매했다면 스페이스바 버튼을 눌러 사용하면 됩니다.



잠시 쉬어 가는 콘텐츠도 존재합니다. 10라운드가 지날 때마다 주인공의 숙소에서 동료와 짧은 대화를 하거나, 능력치를 한 번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지급되는 음료를 마시거나, 샤워를 해 재장전 속도를 올리는 식입니다. 배식되는 '짬밥'을 먹고 랜덤으로 능력치를 강화시킬 수도 있는데, 강화되는 능력치는 무엇을 배식받았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운이 좋아 고기반찬을 받았다면 공격력이 오르지만, 운이 나쁘다면 영양제 두 알만 지급받고 배가 고픈 나머지 능력치가 상승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주인공이 허무한 표정으로 식판을 바라봅니다.

챌린지 모드에서는 '마르푸샤' 외에도 다른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는데, 동료 조합에 따라 숙소에서 이벤트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컨테이너형 생활관보다 못한 곳에서 살아가는 위병들


# 꿈도 희망도 없이

보통 디펜스 게임은 갈수록 각종 제약이 걸려 난이도가 올라가죠. <용철의 마르푸샤>도 같습니다.

도시를 향한 적들의 공격은 날로 강해지고, 주인공도 도시 내부의 다른 구역을 지키도록 재배치되죠. 전쟁 상황도 날로 악화되면서 각종 페널티가 따라옵니다. 

상황이 암울해지자 국가는 이제 문을 수리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두 번재 스테이지부터 벽은 직접 돈을 내고 고쳐야 합니다. 계급이 올라간 만큼 월급도 늘었지만, 공제액도 더욱 많아졌습니다. 운이 나쁘다면 수많은 적들을 막아냈는데도 단 1원조차 받지 못할 수도 있죠. 나중에는 아예 문조차 무시하고 모든 로봇 병기가 주인공을 죽이기 위해 달려듭니다.

일정 시점 이후부터는 직접 돈내고 벽을 수리해야 합니다

마지막 스테이지에서는 지켜야 할 문이 없습니다. 이제 로봇은 주인공을 죽이려 달려듭니다


# 머리 비우고 하는 게임

<용철의 마르푸샤>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면 누구나 엔딩을 볼 수 있으며, 실패하더라도 재도전 기회가 주어지기에 큰 부담이 없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각종 제약이나, 카드 선택을 통한 로그라이트 시스템도 그렇게 어려운 편이 아니기에 극강의 효율을 추구하려 머리를 싸맬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문을 부수기 위해 달려드는 로봇 군단을 신나게 쏴 죽이고, 캐릭터별 엔딩을 수집하면서 게임 내 설정을 파고들거나 최대한 많은 라운드를 버티는 챌린지에 도전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물론, 세계관이 세계관인 만큼 그렇게 가벼운 게임은 아니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엔딩이 비슷비슷하기도 하죠. 그렇다 보니 "가벼운 게임 추천해 준다면서, 뭐 이런 설정을 가진 게임을 추천하냐?"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생이라고 크게 다르진 않죠. 어떻게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맞닿아 있기에, 게임 설정을 너무 슬프게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도긴개긴이니까요.

그러니 오늘도 머리를 비우고, 열심히 일해서, 세금을 잘 내도록 합시다.

게임 내 설정은 각종 엔딩과 캐릭터 설정을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챌린지 모드에서는 마르푸샤 외 다른 캐릭터를 사용 가능합니다

"열심히 일해서 세금을 잘 내도록 합시다"

​▶ 추천 포인트
1. 미소녀, 도트
2. 머리 비우고 하기 좋은 난이도

▶ 비추 포인트
1. 극히 적은 콘텐츠

▶ 정보
장르: 디펜스, 로그라이트
개발: hinyari9
가격: 8,500
한국어 지원: O (2022년 2월 한글화 적용)
플랫폼: PC(스팀)

▶ 한 줄 평 
납세 의무는 충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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