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OOI 2022] 영화 감독이 되어 컷을 외치는 퍼즐 게임 '잇츠 어 랩!'

디스이즈게임 (디스이즈게임) | 2022-12-08 14: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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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하나뿐인 실험 게임 페스티벌 '아웃 오브 인덱스'(Out Of Index​, OOI)가 오프라인으로 다시 개최되었습니다. 22년 OOI 행사는 12월 3일 영등포구 문래동 '올댓마인드'에서 열렸습니다.

OOI는 '시장성과 대중성보다는 창작자의 생각과 실험에 ​초점을 둔 게임 페스티벌'을 모토로 합니다. 올해로 8회 차를 맞이한 OOI 2022는 한국의 네버더리스 스튜디오(Nevertheless Studio)의 <리로더>를 비롯한 10개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선정되었습니다. 행사장에서 전 세계 인디 게임 창작자들과 관람객이 함께 작품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온 게임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함께 만나보시죠.



이 연재는 OOI와 디스이즈게임의 기사 제휴에 의해 제공되는 것입니다. / 편집자 주


<잇츠 어 랩!>은 영화 촬영을 소재로 한 퍼즐 플랫포머 게임입니다. 영화 촬영장의 감독으로서 각 씬에 등장하는 오브젝트들을 타임라인의 적당한 위치에 배정하고, 촬영이 시작되면 해당 씬이 실수 없이 촬영될 수 있도록 게임 속 배우를 직접 움직여야 합니다.

 

Q. OOI: 개발팀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린다.

 

A. 창코 스튜디오: ​창코 스튜디오의 공동 설립자는 기욤과 도미닉 두 사람이다. 우리는 2021년에 프로페셔널 게임 스튜디오를 설립하기 전까지 약 3년간, 주로 게임 잼을 통해서 취미로 게임을 함께 만들어왔다. <잇츠 어 랩!>의 컨셉도 우리가 참가했던 게임 잼에서 나왔었다. 이 컨셉에 대한 반응이 아주 좋아서 창코 스튜디오를 만들게 됐다.

 

<잇츠 어 랩!>의 제작 과정에서 퍼블리셔인 AMC 게임즈 덕분에 팀을 8명까지 키울 수 있었다. 킬리안과 코라도가 레벨 디자이너로 합류했고, 맥센스와 티보가 프로그래머로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시스틴이 2D애니메이션을, 앙브르가 2D 아트를 담당하고 있다.

 

 

Q. <잇츠 어 랩!>은 80년대 할리우드를 테마로 하고 있는데, 플랫포머와 영화 촬영소라는 소재가 흥미롭게 섞여있었다. 어디서 첫 영감을 얻었는가?

 

A. 이 게임을 만들 때 참여했던 게임 잼 주제가 'Rewind' 였다. 주제를 보고 바로 영화를 생각했었다. 이 게임에서 rewind 라는 개념은 플랫포밍 부분과 퍼즐 풀기 부분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퍼즐에 어떤 맥락을 제공하려고 한 게임 디자인 결정이었다. 

 

퍼즐을 풀었을 때 시각적으로 “그래 해냈어!” 같은 느낌의 피드백을 주는 것 보다, 멋진 액션으로 직접 내가 퍼즐을 푼 것을 확인하게 하는 쪽이 훨씬 만족감이 클 거라는 생각을 했다.

 

 

Q.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어떤 씬의 감독 역할을 하지만, 게임 속 'ACTION' 버튼을 누르는 순간 해당 씬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가 된다. 이렇게 감독과 배우의 역할을 교차해가면서 플레이 해야 하는 게임 디자인이 흥미로웠는데, 이 역할 변환을 구현했던 순간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A. 감독과 배우 역할을 모두 해야 한다는 개념은 게임 속 퍼즐을 풀었는지 검증하는 액션 게임 플레이 단계를 넣다 보니 생겼는데, 이게 영화 촬영이라는 게임의 테마에도 아주 잘 어울렸었다. 

 

사실 이런 역할 변환을 생각해내고 구현하는 것에 엄청 중요한 비밀이나 노하우 같은 게 있는 건 아니다. 단지 아이디어를 생기면 그것을 시도해봤을 뿐. 우리 팀이 경험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이 아이디어가 얼마나 우릴 힘들게 할지 몰랐었다. 그게 오히려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Q.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 같은 겉모습이 가장 처음 눈을 사로잡는다. 시각적으로 아주 독특한 느낌이었는데,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는가?

 

A. 오리지널 버전을 제작했던 3명의 제작자가 투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선 기욤은 쉽게 접근해서 큰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게임 메카닉에 관심이 있는 엔지니어이고, 도미닉은 영화나 스토리텔링에 큰 열정을 가지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그리고 데니스는 (그는 게임 잼 버전 이후에는 이 게임 개발에 참여하고 있진 않지만) 동영상 편집자다.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는 게임 속의 모든 것을 연결해 주고 있다. 당연히 영화 제작이나 영상 편집과도 연관이 있다. 이 인터페이스는 매우 쉽고 직관적이지만, 어떤 이벤트의 타이밍을 바꾸는 간단한 행위로도 나중에 이 씬에서 발생할 일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재미있는 퍼즐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Q. 창작자에게 있어 게임 개발과 영화 제작은 비슷한 면이 꽤 많은 거 같다. 아마 여러분이 이 게임을 계속해서 개선해나가는 와중에도 수 없이 “컷!”을 외치는 순간이 많았을 거 같다. 게임 속 각 촬영 씬에서 퍼즐을 만들어낸 게임 디자인 과정 같은 게 있다면 소개해달라.

 

A. 아주 엉망진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스로가 오랜 시간을 무얼 하며 보냈는지 잘 모르겠다. 우리 게임 처럼 좀 다른 장치를 가진 게임들의 퍼즐을 '만드는 건' 그 퍼즐을 '푸는 것' 보다 훨씬 어려운 거 같다. 그리고 아직도 완벽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만들어보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해 본 후에, 맘에 안 드는 건 그냥 버려버린다.

 

 

Q. 마지막으로 게임의 제목에 대한 질문이다. "It’s a Wrap!" 이라는 표현은 본래 영화 촬영이 끝났을 때 쓰던 표현에서 유래가 되었지만, 요즘은 꼭 영화가 아니더라도 어떤 일을 끝냈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아마 이 게임을 모두 클리어 하고 난 다음에도 "It’s a Wrap!" 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고, 그게 뭔가 게임의 내용과 어우러져서 흥미로웠다. 혹시 이 제목에 영화 촬영이라는 테마에 맞춘다는 것 이외에 다른 의미도 있는지?

 

A.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그냥 영화 촬영장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에서 제목을 따 왔는데, 결과적으로는 우리 게임에 아주 아주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퍼즐이 어려워지는 구간이 있다. 그래서 그 퍼즐들을 풀었을 때 뭔가 “이제 끝났다!”고 소리칠 만큼의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인터뷰어: 이경혁, 박수진, 박다흰, 이연우 / 번역: 박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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