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TIG 퍼스트룩] 죽은 아버지를 만나러 저승사자가 된 소녀, 그런데 길이 너무 험난해

우티 (김재석) | 2020-09-14 10:31:11

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5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의문의 죽음을 당한 아버지. 심청 저리가라 싶을 정도로 효심이 깊은 딸 아름이는 아버지를 찾아야 합니다. 아버지 모시겠다고 대뜸 어두운 바다에 몸을 던지다니 초장부터 석연치 않습니다만, 뭘 모르는 말씀. 허벅지 살이라도 베어내 병든 아버지를 봉양하는 것, 그것이 K-효심이니까 (끄덕).

 

그렇게 공양미 삼백 석은 커녕 아무 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저승으로 풍덩 빠져든 주인공 아름이. 아빠 찾아 삼만리는 걸음걸음 꽃길이 아니라 구천을 떠두는 악귀 가득한 가시밭길이라. 염라대왕에게 재판을 받기 전에 하룻밤 묵어간다는 사망여각에 가면 아버지 흔적을 찾을 수 있으리란 말만 듣고 여각으로 걸음을 잡는데.

 

 

<사망여각>은 우리 바리공주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2D 메트로베니아입니다. PC 패키지 게임으로 지난 7월 29일 스팀에서 데모 버전을 공개했기 때문에 지금 당장 가서 공짜로 맛볼 수 있습니다. 수년 전부터 개발 소식을 전해오던 인디 게임이기에 어떤 작품인지 아는 게이머분들이 많을 줄로 압니다.


기자가 맛본 <사망여각> 데모 버전은 만듦새가 출중한 메트로베니아였습니다. 헤매는 재미, 길찾는 재미, 점프하다 떨어져서 죽는 재미, 몬스터들 잡고 조금씩 성장하는 재미가 두루 있으면 좋은 메트로베니아겠죠? 자꾸 다른 메트로베니아 게임이 생각나기는 했습니다만, 아직 데모 버전이었고, 또 흠 잡을 만한 게임도 아니었습니다.

특히 다른 플랫폼 게임에서 느끼지 못했던 한국적 색채가 일품이었습니다. 그런 중에 흑백 톤에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주어 절제된 뷰를 자랑합니다.

 


개발사는 한국 설화가 공유하는 저승 세계관에 사망여각이라는 독특한 포인트를 주어 독창성을 배가했습니다. 아울러 이야기의 뼈대를 바리공주 설화로 삼은 것도 재밌습니다. 바리공주 설화는 동네마다 판본이 다른데 어떤 이야기를 참고했을지도 궁금하네요.

데모 버전에서는 서천꽃밭에서 살이꽃을 찾으러 가는 판본을 찾으러 간 것으로 확인됩니다만, 설화에는 아주 많은 결말이 있습니다. 아름이는 팔괘를 상징한 8개의 지역을 여행하며 다양한 패턴의 장애물을 뛰어넘아야 합니다.

게임을 만드는 루트리스 스튜디오의 박현재 대표는 게임 개발 계기에 대해 “그간 한국 전통 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이 많이 없었다. 때문에,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는 마음에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기획 의도를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사망여각>은 탄탄한 매니아층을 보유한 장르에 흥미로운 설정을 담아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개발 일정이 계속 늘어지면서 게임을 기다리던 분들 사이에서 "지쳐간다"는 말이 나오던 차에 좋은 소식이 나왔죠. 지난 4월, 네오위즈가 게임을 퍼블리싱하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비로소 <사망여각>이 날개를 단 셈입니다.

지금 스팀에 올라온 무료 데모 버전은 지난 1차 CBT 결과를 반영한 것입니다. 게임의 구체적인 출시일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대기업을 만났으니 금방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 기대해봅니다.

 



 


▶ 추천 포인트

1. 우리 전통 설화를 주제로 한 게임, 잔뜩 느껴지는 한국미
2. 험난한 길을 찾아 헤매는 장르적 재미 충분
3. 아직 공짜

▶ 비추 포인트
1. 진부하게 보일 수 있는 설정, 아버지 찾겠다고 죽는다고? 두꺼비는 왜 도와주는 건데?
2. 자꾸만 느껴지는 다른 메트로베니아 게임의 향기
3. 아직 데모

▶ 정보
장르: 2D 횡스크롤 메트로베니아
개발: 루트리스 스튜디오
한국어 지원: O
플랫폼: 스팀

▶ 한 줄 평

아빠 찾아 저승 삼만리,
가는 길 어려워서 재밌어... 잘 다듬어 빨리 출시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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