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조선 사이버펑크 '산나비' CBT의 키워드는 '업그레이드'

텐더 (이형철) | 2021-08-03 16: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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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포션이 개발, 네오위즈가 유통하는 <산나비>는 지난해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이하 BIC)에서 공개된 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로프 액션이라는 컨셉 위에 사이버펑크 조선이라는 독특한 테마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나비>는 지난 4월, 텀블벅에서 7,000만 원 이상을 모금하며 목표 금액의 1,000%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원더포션이 마침내 <산나비> 1차 CBT를 진행했다. 누구나 참여 가능했던 이번 CBT에는 많은 부분이 향상된 <산나비>가 공개되며 게임을 기다려온 유저들의 눈길을 끌었다. 1차 CBT를 통해 직접 체험한 새로운 <산나비>의 특징과 이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 CBT를 통해 공개된 새로운 산나비의 키워드는 '업그레이드'

 

CBT 버전 <산나비>의 키워드는 '업그레이드'다. 사슬팔을 활용한 로프 액션과 조선 사이버펑크라는 기본 구조는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새로운 요소와 개선점을 대거 투입함으로써 게임을 한층 풍성하게 만든 게 포인트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연출과 스토리 보강. 미지의 존재 '산나비'와 퇴역 군인 주인공, 사라진 딸이 이야기의 중심에 위치한 건 동일하지만, 그 위에 조금 더 살을 붙였기 때문이다. 같은 장면을 연출함에서도 새로운 대사와 장면이 추가돼 유저들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주인공과 딸의 즐거운 한때를 그린 <산나비> 도입부를 예로 들어보자. 

 

기존 버전에서는 후임이 딸을 데려가고 여기서 '산나비'라는 존재가 처음으로 언급된다. 다만, 산나비가 미지의 존재라는 걸 제외하면 게임은 유저들에게 특별한 정보나 와닿을 만한 내용을 전하진 않는다. 하지만 CBT 버전에서는 전혀 다른 구도가 펼쳐진다. 딸이 산나비가 새겨진 시계를 만지다 사라질뿐더러 주인공이 의문의 존재에게 피격되는 그림까지 전개되기 때문. 이전 버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흐름이다.

 

장면이 추가된 만큼, 대사에도 변화가 생겼다. 오리지널 버전에서 단순히 퇴역군인 정도로 묘사됐던 주인공은, 이번 버전을 통해 확실한 캐릭터가 부여됐다. '실제로 산나비를 만난 유일한 사람'이라거나 '1,062일 만에 복귀한 군인'과 같은 표현은 물론 부대원들이 주인공을 두려워하는 등 조금 더 확실하고 구체적인 묘사가 곁들여졌다. 간접적 표현을 통해 캐릭터를 묘사했던 전 버전과는 사뭇 다른 구조다.

  

캐릭터성을 살리는 대사는 물론

주인공의 위상을 느낄 수 있는 장면도 추가됐다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도 눈에 띈다. 

 

BIC 버전에서는 평범한 적을 때려잡는 선에서 마무리됐던 튜토리얼 구간은 '강선'이라는 개성 있는 보스 캐릭터와의 맞대결로 변경됐다. 게다가 강선은 튜토리얼용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만만치 않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다소 심심했던 이전 버전 튜토리얼과 달리, 강선은 유저들로 하여금 <산나비>에 적응할 수 있는 확실한 연습공간 역할을 수행한다.

 

이 부분에서 유저들은 또 하나의 새로운 요소를 만날 수 있다. '클릭'과 '홀드'다. 적을 향해 그랩을 날리는 오리지널 버전 전투와 달리, 이번 CBT에서는 상황에 따라 마우스 클릭을 연타하거나 홀드하는 개념이 추가됐다. 덕분에 유저들은 단순히 사슬팔로 상대를 맞추는 걸 넘어 상황에 맞는 올바른 행동을 수행하며 전투를 풀어가야 한다.

 

강선은 튜토리얼 보스임에도 확실한 개성을 자랑한다

클릭, 홀드의 추가도 인상적이다

 

# 훈련장으로 쌓아 올린 실력, '리버셜 대쉬'로 살려보자

 

이번 CBT에는 완전히 새로운 요소도 대거 등장했다. 먼저, '훈련장'이다. CBT 버전에는 이전엔 볼 수 없었던 별도의 훈련장이 등장해 유저들의 게임 적응을 돕는다. <산나비>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활용, 쉴 새 없이 스테이지를 뛰어다녀야 하는 로프 액션 게임이다. 게다가 스테이지에 배치된 지형지물들은 낙사, 전기장판 등 다양한 위험 요소로 꾸려져 있다. 이동 자체가 하나의 기믹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CBT를 통해 추가된 훈련장은 앞서 언급한 강선과는 또 다른 형태의 연습장 역할을 수행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이동과 로프 활용은 물론, 적을 밟고 이동하는 도약 등 다양한 요소를 반복적으로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훈련장에서 만날 수 있는 '송 소령'도 시선을 사로잡는 캐릭터다

  

리버셜 대쉬는 CBT에서 공개된 요소 중 가장 중요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리버셜 대쉬' 역시 이번 CBT를 통해 공개된 새로운 요소다.

 

리버셜 대쉬는 적 또는 위험한 지형에 피격되는 순간, 커맨드를 입력해 원하는 방향으로 대쉬할 수 있는 기능이다. 즉, 전기 타일에 부딪히더라도 이를 일종의 이동 발판으로 활용하는 창의적 플레이가 가능해진 셈. 실제로, 훈련장에서는 이러한 구도를 미리 연습해볼 수 있는 모듈까지 등장한다. 

 

리버셜 대쉬가 중요한 이유는 게임에 등장하는 '화물 드론'과도 연결되어 있다. 화물 드론은 종류에 따라 전혀 다른 특징을 띈다. 이번 CBT에서는 사슬을 걸어 매달리면 조금씩 고도가 낮아지는 드론과 정해진 구간을 움직이는 정찰 화물 드론이 등장한다. 

 

여기서 유저들은 앞서 언급한 리버셜 대쉬를 통해 화물 드론을 활용해야 한다. 이를테면 고도가 낮아지는 화물 드론에 매달려 위치를 조정하고, 리버셜 대쉬로 그 위에 올라타는 피지컬 플레이가 요구되는 셈이다. 전기장판 위에 배치된 정찰 화물에 매달린 뒤, 리버셜 대쉬를 활용해 해당 지점을 통과하는 센스 플레이가 필요한 상황도 존재한다.

  

화물 드론은 향후 산나비의 핵심 기믹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산나비', 한국 인디 게임에 멋진 이정표를 남길 수 있기를


1차 CBT를 통해 만나본 <산나비>는 마치 이를 간 듯 수많은 개선점을 늘어놨다.

 

이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앞서 소개한 신규 캐릭터나 새롭게 추가된 요소들은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사슬팔로 적을 붙잡은 뒤 일정 시간 끌고 다닐 수 있는 플레이나 리버셜 대쉬 등은 향후 '스피드 런'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양한 신규 요소를 공개했음에도 큰 호불호 없이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는 셈이다.

  


 

원더포션은 지금도 CBT를 플레이한 유저들의 피드백을 수집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무리하게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음에도 차근차근 한 계단씩 올라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원더포션 유승현 팀장은 지난해 디스이즈게임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한 바 있다. 과연 <산나비>가 한국 인디 게임에 멋진 이정표를 남길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도록 하자.

 

"저희가 처음으로 만든 게임을 긍정적으로 봐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일일이 대답해드리진 못하지만,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통해 많은 힘을 얻고 있다. 빨리 출시하겠다는 말 대신 다소 시간이 걸려도 재미있는 게임으로 찾아뵙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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