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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기자수첩]'옵치' 향한 블리자드와 유저의 좁히지 못할 간극

톤톤 (방승언 기자) | 2021-02-26 12: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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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블리즈컨라인의 <오버워치2> 발표, 여러분은 어떻게 보셨나요? 어떤 때는 그 자리에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눈에 더 띄기도 하지요. 기자에게는 이번 발표가 그랬습니다. <오버워치2>의 콘텐츠는 다양하고 흥미로웠지만, 그보다는 <오버워치> 관련 소식의 부재가 더 신경 쓰였습니다.

 

기자만의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오버워치2> 발표영상의 댓글을 봐도, 또, 본지의 기사 댓글을 봐도, “그래서 <오버워치>는?”이라는 반응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관련 커뮤니티나 주변 게이머 중에서도 같은 의견을 표하는 유저가 적지 않았습니다.

 

유저 감소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오버워치>의 현재 상태가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다른 여러 게이머를 따라 <오버워치>를 열심히 플레이했던 기자는 다른 여러 게이머를 따라 게임을 접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며 게임씬 안팎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게임의 ‘현재’는 예전과 비교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창궐했던 핵 유저, 리그의 인기하락, ‘고츠 메타’(33메타)의 장기집권 등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요인은 많습니다. 오늘은 그러나 2021 블리즈컨라인 발표로 다시 한번 소환된 고질적인 문제, ‘콘텐츠 부족’을 살펴볼까 합니다. 유저들은 신규 콘텐츠에 얼마나 ‘목마른’ 상태일까요? 왜 제작진은 게임의 콘텐츠 부족에 대해 별다른 설명도, 대처도 내놓지 않는 걸까요? / 디스이즈게임 방승언 기자

 


 


 

# 공공연한 '콘텐츠 가뭄'

 

<오버워치>의 ‘콘텐츠 가뭄’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오버워치> 전 프로이자 현 스트리머인 해외유저 시걸(브랜든 라니드)은 이미 지난해 8월에 <오버워치>의 콘텐츠 부족 문제를 방송에서 논한 적 있습니다.

 

그는 다른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은 시즌별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뤄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오버워치>의 운영 방식은 ‘말도 안 된다’고 불만을 표했고, 많은 시청자가 공감했습니다. 일부 외신도 맞장구를 쳤습니다.

 

원래 ‘3개월 주기’로 약속되었던 영웅 추가가 중단된 시점이었기 때문에 체감이 더 강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 4월 출시된 <에코> 이후 오버워치에는 신규 영웅이 없습니다. 신규 맵으로 초점을 옮기면 이야기가 더 심각해집니다. 2019년 5월이 마지막이었으니까요. 최근 ‘카네자카’전장이 추가됐지만, 핵심 게임모드가 아닌 데스매치 전용 맵이어서 유저들의 갈증을 달래기에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시걸의 말처럼 경쟁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문제는 특히 더 두드러집니다. 유비소프트의 팀파이트 FPS <레인보우식스: 시즈>를 대표 삼아 비교해볼까요? <시즈>는 4년 차까지 약 3개월 주기로 2명씩, 8명의 오퍼레이터가 꼬박꼬박 추가됐습니다. 5년 차에도 6명이 추가됐죠. 덕분에 현재 오퍼레이터 풀은 시작 시점의 두 배를 넘겼습니다. 맵이 게임 밸런스에서 중대한 부분을 차지하는 게임 특성 때문인지 맵 추가는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7개 맵이 리워크되기도 했습니다.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콘텐츠 업데이트 중단에 대해 “<오버워치2> 개발에 주력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었습니다. 그래서 팬들 사이에서는 ‘<오버워치2>가 곧 나와주기만 하면 괜찮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죠. 신규 영웅 등 콘텐츠 부족 문제가 ‘한 방’에 해결되리라는 기대도 함께 걸었습니다.

 

그래서 <오버워치2>가 2021년에 나오지 못한다는 소식은 팬들에게 꽤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하지만 이미 인고의 세월을 오래 겪어온 유저들은 금세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대신 2021 블리즈컨라인에서 <오버워치> 관련 대책이 발표될 것이라고 믿으면서요. 그러나 이 예측도 여실히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 유저 간의 온도 차

 

불만의 목소리가 이토록 높은데 공식 행사에서 일언반구도 없다니. 이쯤 되면 마음속에 한 가지 의혹이 고개를 듭니다. 혹시, <오버워치>의 ‘콘텐츠 가뭄’은 국내에서만 언급되는 국지적 이슈인 것은 아닐까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일부’ 유저들의 불만에 불과한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해외 오버워치 커뮤니티에서도 콘텐츠 부족을 이야기하는 흐름은 꽤 오래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에코’ 이전 신규 영웅인 ‘시그마’ 출시 시점에도 이미 이를 논하는 게시글, 영상, 댓글은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러한 견해가 ‘주류’ 의견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블리즈컨라인 <오버워치2> 발표영상의 ‘좋아요 대 싫어요’ 비율은 한국 안팎의 여론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가 됩니다. 한국 <오버워치> 채널 영상은 1,300 대 1,100으로 거의 반반의 비율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글로벌 채널의 영상은 2만3,000 대 959로 좋아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유력해 보이는 원인 중 하나는 바로 국내외 게이머들의 게임이용 성향 차이입니다.

 

한국 유저들은 특정 게임 몇 가지만을 깊이 즐기는 성향을 강하게 나타냅니다. 특정 온라인 게임에서 ‘이탈자’가 대거 발생해 다른 게임으로 옮겨가는 이른바 ‘난민 사태’가 벌어지면 이 점을 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난민’들은 대게 다른 게임의 시스템에 생경함을 느끼고 ‘문화충격’까지 받는 모습을 자주 보입니다. 그만큼 철저히 한 게임에 익숙해져 있었다는 방증입니다.

 

해외 유저는 이런 성향이 우리만큼 강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배틀그라운드>로 시작된 배틀로얄 장르 트렌드의 변화상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해외, 특히 미국에서 <배틀그라운드>는 출시 후 <포트나이트>와 치열한 자리싸움을 벌여야 했고, 이후 <에이펙스 레전드>, <콜 오브 듀티: 워존> 등 추가 경쟁자에 상당한 지분을 빼앗겼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몇 년이 지나서도 <배틀그라운드>가 장르 내 압도적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렇듯 특정 게임에 헌신하는 경우가 많은 국내 이용자층 특성상, <오버워치>의 운영방침은 해외보다 국내 유저들에 더 큰 의미를 지닐 가능성이 큽니다. <오버워치>만을 집중적으로 플레이해온 유저들에게는 콘텐츠 부족이 훨씬 강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반면 다른 게임으로 옮겨갈 의향은 적기 때문에 게임 개선에 대한 요구도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 유저와 회사의 온도 차

 

<오버워치> 콘텐츠 부족을 향한 블리자드의 태도는 유저들보다 확실히 ‘미온적’입니다. 2월 25일(현지시간) 제프 카플란 <오버워치> 디렉터는 게임스팟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해 일부 유저들에게 다소 충격적일 수 있는 발언을 했습니다. 다음은 그의 말 중 일부입니다.

 

“2021 블리즈컨라인에서 <오버워치2>를 발표하고 나서 드디어 팬들이 새 게임을 향한 우리의 비전을 이해해줬다는 생각에 기뻤다. (중략) 그러나 동시에 “<오버워치1>에는 콘텐츠가 추가되지 않는다는 뜻이냐”는 커뮤니티 반응도 나오고 있는데, 나는 이것이 공정하지 못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블리즈컨 2019 이후로도 우리는 (<오버워치>와 관련해) 많은 일을 해왔다. 밸런스 패치 빈도를 높였다. 신규 맵이 없다고들 하는데 ‘카네자카’도 추가했다. 그 외에도 미니 이벤트를 많이 열었다.

 

(중략) 결국 ‘콘텐츠가 없다’라는 말은 ‘예전처럼 신규 영웅을 내 달라’는 말로 생각된다. 그 말대로 물론 신규 영웅을 낼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경우 <오버워치2>는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는 현시점에서 옳은 선택이 아닌 것 같다.”

 

카플란 디렉터의 말에 비추어 볼 때, 블리자드는 2편이 출시될 그 날까지 <오버워치>를 현 상태로 유지할 계획이며,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사실 블리자드에는 그렇게 판단할 분명한 근거가 있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오버워치> 망겜설’은 식지 않는 떡밥이지만, 이를 증명할 수치적 증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블리자드가 발표한 통계는 그 반대의 주장을 증명하기에 알맞습니다. 지난해 3분기 블리자드 발표에 따르면 <오버워치>의 월간 액티브 유저 수는 1,000만 명에 달합니다. 네, <오버워치>는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물론 다른 유명 슈터 게임들에 비하면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닙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액티비전 블리자드에게 <오버워치>를 ‘다른 유명 슈터’만큼 흥행시켜야 할 절실한 이유가 있을까요?

 

2월 4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2020년 4분기 21%의 매출 성장으로 총 24억 1,000만 달러(약 2조 6,700억 원)를 벌어들였습니다. 어마어마한 매출을 이끈 것은 <콜 오브 듀티: 워존>과 <콜 오브 듀티: 모바일>이라고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밝혔습니다.

 

물론 같은 기업이라고 해서 특정 팀이 벌어들인 재원이 모두에 균등히 분배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전사적 시각에서 봤을 때,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적어도 명재경각의 위기에 놓이지 않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 아쉬워하는 사람이 진다

 

현재 <오버워치>의 상태를 둘러싼 유저와 블리자드의 온도 차는, 이렇듯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해외 유저들의 ‘덜 심한’ 부정여론, 아직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활성 유저 수, 크게 아쉬울 것 없는 재정 상황, 한정된 노동력까지, 들여다볼수록 <오버워치>를 현행 유지할 이유는 차고 넘치는 반면, 그러지 말아야 할 필요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기업의 본령은 이윤 추구이고, 그 전략의 일환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어느 한 곳에 몰아 투입하는 것도 결코 나무랄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유저 커뮤니티가 모종의 서운함을 느낀다면 이 또한 크게 탓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적어도 심정적으로는 말입니다.

 

관계에서는 ‘아쉬워하는 쪽이 지는 쪽’이라고들 합니다. 블리자드가 마음을 굳힌 이상, 유저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다른 재미를 찾아 나서거나, 현재의 운영에 만족하며 <오버워치2>를 기다리는 수밖에요. 다만 끝끝내 <오버워치2>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웃으며 맞이해줄 팬이 많이 남아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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