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하던 게임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어요" 어리둥절한 유저들

우티 (김재석) | 2021-03-09 15:4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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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가 갑자기 중단되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석연치 않다.

 

한국의 해머엔터테인먼트가 <이누야사>를 기반으로 만든 IP게임 <이누야사: 되살아난 이야기>의 현재 상황이다. 일본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해 지난 7월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런데 불과 6개월 조금 넘은 지금 갑자기 서비스가 중단된 것.

 

현재 게임은 구글플레이 등 앱마켓에서 다운로드는 가능하지만, 서버 접속은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서비스 중단의 이유는 IP 계약만료. 즉 <이누야사> 원작을 게임에 쓰기로 한 라이선스 계약이 끝났기 때문이다.

 


당초 해머엔터는 <이누야샤>의 한국 판권을 담당하는 대원미디어 주식회사와 판권 계약을 맺었다. 만료일은 2020년 12월 26일. 계약이 연장될 거란 예상과 달리, 양사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게임은 무기한 임시 점검 방식으로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를 맞이하게 됐다.

 

게임을 즐기는 다수의 유저들에겐 5개월 만에 이러한 이유로 서비스가 중단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기 어려웠다. 이미 일본판 게임도 서비스를 종료한 상황.

 

해머엔터는 이번 사태에는 대원미디어의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폈다. 

 

지난 3월 5일 남긴 공지에 따르면, "판권 계약이 종료되면서 게임을 더 운영할 수 없지만, 대원미디어는 게임 서비스 연장을 요청했고 이에 따라서 해머엔터는 게임 서비스를 유지해왔다". 아울러 양사는 "당연히 판권 연장을 전제로 하고 한국과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대원미디어가 계약 연장에 대한 의사가 불투명한 상태다"라고 썼다.

 

대원미디어의 입장은 다르다. 해머엔터가 일방적으로 서비스와 판권 협의를 중단하고 서버를 내렸다는 것.

 

대원미디어 관계자는 "그동안 양사가 판권 연장을 위한 협의를 실제로 진행했다"며 "해머엔터테인먼트가 협상 도중 <이누야사: 되살아난 이야기>의 서버를 중지시키고 이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3월 5일 해머엔터테인먼트가 게재한 공지문에는 거짓 내용이 포함되어있다"며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공식 카페에 게시된 해머엔터의 사과문

이 과정에서 실제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은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했다. 양사의 협상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음은 물론, 즐겨온 게임이 오류나 버그가 아닌 라이선스 때문에 임시 점검의 형식으로 문을 닫은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유저들은 카페 공지문을 통해서 이 사실을 알게 됐지만, 현재까지 환불 및 보상책에 관해서는 전혀 안내받지 못했다.

 

해머엔터는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된 이후인 지난 1월까지 신규 캐릭터를 추가하고 각종 이벤트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1월 28일, 해머엔터는 게임에 <이누야샤> 세계관의 주요 빌런인 칠인대의 업데이트를 시작했다. 때문에 유저들은 문제 없이 순차적으로 나머지 칠인대 구성원들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질 거라 기대하던 상황이다.

 

<이누야샤: 되살아난 이야기>의 오픈 때부터 최근 임시점검까지 줄곧 즐겨왔다는 한 유저는 "회사로부터 환불 관련 안내를 전혀 받지 못했다"라며 "문의를 할 수 있는 공식 창구도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서 "한국에서 만든 게임인데 이럴 줄 몰랐다. 계약 기간이 작년까지인지도 몰랐다. 너무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Update 21-03-09 18:11]

 

해머엔터테인먼트 박정규 대표는 본지 보도가 나간 이후 유선을 통해 다음과 같이 반론을 해왔다. 반론권 보장을 위해 아래 내용을 추가한다.

 

"작년 10월부터 계약 논의를 진행했다. D사는 계약 연장은 추후에 결정을 하고 일단서비스를 지속하자고 요청해왔고, 그에 따라서 <이누야샤: 되살아난 이야기>를 계속 운영해왔다. 검수받은대로 업데이트도 진행했다. 계약이 연장될 줄 알았기 때문에 업데이트를 했다. 아직도 계약 연장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로 판단된다. 판권 계약이 종료됐는데, 별다른 합의서도 없이 계속 서비스를 하면 그것도 법률상 구제 받기 어려울 것 같았다.

 

환불을 피하기 위해 지금과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 협의를 마쳐야 환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D사의 의사가 반영된 상태에서 환불을 논의해야 한다. D사가 서비스를 지속할 것이라면, 게임을 내릴 이유가 없다. 

 

서비스의 지속 여부와 상관 없이 환불을 원하는 유저가 있다면 ,케이스별로 봐야 할 것이다. 정책 상 사용해버린 아이템은 환불이 안 되는데 지금은 특별한 상황이니 그에 따른 고려도 같이 해야 한다."

 

최근 추가된 칠인대의 첫번째 캐릭터 '무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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