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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우회하면 그만? 게임위 ‘패싱’한 암호화폐 게임들의 논란

톤톤 (방승언 기자) | 2021-04-06 15:33:54

이 기사는 아래 플랫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5일 기사에서는 ‘NFT 아이템 거래’ 기능을 넣은 게임들이 국내에서 서비스되기 힘든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관련기사: '섭종'해도 아이템은 그대로? 가상화폐 게임, 국내선 어려운 이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NFT(Non Funible Token, 대체불가 코인)는 제2의 비트코인으로 불립니다. 얼마 전 삼성전자의 투자 전문 회사인 삼성 넥스트가 미국의 NFT 거래 플랫폼인 슈퍼레어의 펀딩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더 관심이 몰렸죠.

 

그런데 국내에서는, 정확히 게임업계에서는 좀 다른 방향으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게임물등급위원회가 등급분류를 거부하면서 서비스를 막았던 암호화폐 게임들이 이를 우회해서 서비스 강행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이후로는 NFT라는 용어를 암호화폐로 다루겠습니다)

 

 

 

# 편의를 위해 만든 자체등급분류 제도가 편법 우회의 통로로 이용

 

현행법상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거부를 ‘정면돌파’ 하지 않고, 사실상 편법으로 우회하는 암호화폐를 적용한 게임 기업의 시도가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지 않고 구글과 애플 등의 자체등급분류로 서비스를 강행한 것이죠. 

 

간략히 요약하면 해당 게임은 거래소 기능을 넣은 채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아 서비스하려 했습니다. 게임위는 게임의 사행성 요소를 지적했고, 등급분류를 거부했습니다. 이에 해당 개발사는 게임위를 우회해서 서비스를 강행한 것이고요. 그리고 지난 주말부터 광고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게임위가 국내 서비스 불가 입장을 이미 밝힌 게임이 자체등급분류제도를 이용해 우회 서비스를 한 상황이 지금의 논란의 원인입니다. 그리고 현행법상 청소년은 게임 아이템과 게임머니를 사고팔 수 없으며, 해당 기능을 제공하는 게임은 반드시 19세 이용가 등급을 받게 되어있습니다. 

 

즉, 거래소 기능이 있다면 반드시 게임위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자체등급분류란? 

자체등급분류 제도는 2016년부터 시행됐습니다. 반드시 국가에 의한 ‘사전등급분류’를 받아야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었던 기존 규제를 완화, 더 많은 게임들이 보다 자유롭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춰준 제도입니다.

 

다만 관렵법은 ‘19세 이용가 게임물’과 ‘아케이드 게임물’의 경우 반드시 자체등급분류가 아닌 게임위의 등급분류를 받도록 규정하고있습니다.  

 

현재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로 지정된 기업은 구글, 애플, 삼성전자,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원스토어, 카카오게임즈, 오큘러스, 에픽게임즈코리아, 한국닌텐도로 총 10개 입니다.

 

이를 의식해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는 게임 내 거래소 기능을 제거한 채 15세로 자체등급 분류를 받았습니다. 스카이피플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사실을 알리면서 “자율 심의를 통해 등급을 받은 NFT 게임들이 서비스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저희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도 19세 이용가가 아닌 15세 이용가로 서비스를 곧 시작한다”고 안내했습니다.

 

문제는 스카이피플이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와 함께 운영을 예고한 ‘미네랄 토큰’ 전용 마켓입니다. 해당 마켓은 미네랄 재단이 관리하는 미네랄 NFT 거래 마켓입니다. 그리고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에서는 이 ‘미네랄 토큰’을 재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네랄 허브

 

게임 내에 직접적인 거래소 기능이 삽입되어있지 않을 뿐,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의 암호화폐 아이템은 유저간 거래에 필요한 모든 요건을 갖추게 되는 셈입니다. 역으로 거래소 기능도 외부의 거래 시스템을 이용하면 우회할 수 있습니다.

 

 

# 구멍 뚫린 게임물 등급분류 시스템 

 

게임위가 등급 분류결정을 취소한 게임이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에서는 15세 이용가로 서비스가 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현행 등급분류 제도에 구멍이 생긴 셈입니다. 게임위가 등급분류를 거부했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당당히 서비스를 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는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외에 다수가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사실은 게임위 측에서도 최근 인지됐습니다. 이에 게임위는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는 물론, 비슷한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여타 가상화폐 게임들에 대해서도 직권 등급분류 재심사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현행 제도에 뚫린 구멍을 후속조치로 막겠다는 입장입니다.

 

거래소 기능을 제외해 게임위 심사대상 기준에서 벗어난 뒤, 게임 밖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결국 거래 시스템을 구현하겠다는 스카이피플의 ‘전략’은 현행 법제도의 노골적인 회피입니다. 

 

게임위의 재심사에 의해 결국 등급 외로 재분류되면, <파이브스타즈 for Klaytn>는 운영을 중단해야만 합니다. 이 경우 피해는 게임에 시간을 바쳤던 유저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됩니다. 이론적으로는 유저 개인의 가상화폐 지갑으로 자산이 남는다고 해도 말이죠.

 

 

한국의 게임규제는 해외보다 완화가 더디고 ‘빡빡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 뒤에는 유저 보호라는 엄중한 목표가 있습니다. 게임위는 2019년 노드브릭의 가상화폐 게임 <인피니티스타> 등급분류를 거부하면서 ‘NFT 게임을 모두 금지하려는 의도가 아니다’고 밝히며 개선과 고민의 여지를 열어놓았습니다. 

 

문제는 이미 뚫려버린 구멍을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후속 조치만이 가능할 뿐이죠. 관련한 암호화폐 게임들은 아마도 굳이 게임위 등급분류를 받을 의향이 없을 것입니다. 자체등급분류 제도를 이용하면 되니까요. 

 

게임위는 이를 모니터링해서 우회 출시되는 암호화폐 게임들을 직권 재분류로 등급을 철회하는 방법만이 있습니다. 참고로 게임위가 이를 막는 이유는 사행성 문제입니다. 우연에 의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얻는 것이 불법적 사행행위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암호화폐 게임에 대해 명확한 기준이 없습니다. 게임법상, 그리고 대법원 판례에 다른 해석이 있을 뿐이죠. 게임위는 현행법상 이를 막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런 편법을 막기 위해서는 명확한 법과 제도의 마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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