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10억 다운로드 전설 <앵그리 버드>가 돌아온다. 단순 재출시가 아니다. 리메이크다.
그리고 "오래된 팬들이 좋아하는 작품(앵그리 버드, 앵그리 버드 시즌스)에 대한 외침이 있었다. 우리는 이에 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고전 <앵그리 버드> 작품을 다시 출시할 것이라 밝혔다.
다시 출시될 <앵그리 버드> 초기 시리즈는 단순 재출시나 리마스터가 아닌, 리메이크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비오는 "왜 오래된 게임을 고치는 대신 새로운 게임을 만드냐"라는 질문에 "오래된 게임은 오늘날 모바일게임 경험에서 요구되는 라이브 서비스와 콘텐츠 업데이트에 대해 준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로비오의 성공이 <앵그리 버드> 하나에만 집중됐다는 것이다. 로비오가 다른 IP 개발에 도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결국 시장에서 먹히는 게임은 <앵그리 버드> 시리즈 하나뿐이었다. 2009년 첫 작품 출시 후 2015년까지 <앵그리 버드>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여러 장르의 모바일 게임만 약 30여 개였다.
하지만 반등이 계속되지는 않았다. 2019년 개봉한 속편 <앵그리 버드 더 무비 2>는 전 세계 누적 1억 4천만 달러(1,589억 원)에 그치면서 본전치기에 그쳤다. 현재 로비오의 주가는 공모 당시 12유로의 절반 수준인 6유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몰락"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앵그리 버드>의 전성기를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앵그리 버드> 시리즈를 개발한 '로비오 엔터테인먼트'가 6월 23일 공식 사이트에 업로드된 '팬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앵그리 버드> 초기 시리즈 재출시를 알렸다. <앵그리 버드>는 2019년 별도의 공지사항 없이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제외된 바 있다.
로비오는 당시 <앵그리 버드>를 제외했던 것에 대해 "오래된 게임 엔진과 기술을 사용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업데이트와 라이브 작업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며 "팬들을 실망하게 만들었고, 쿨하지 않은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로비오는 <앵그리 버드>를 다시 출시하려고 할까?
로비오는 필란드에 위치한 모바일 게임 개발사다. 2003년 설립됐으나, 계속된 실패로 인해 회사 폐업을 고려할 정도로 상황이 나빴다. 하지만 2009년 12월에 출시한 <앵그리 버드>가 초대박을 달성하면서 단숨에 떠올랐다.
<앵그리 버드>는 새를 쏘아 돼지를 맞추는 슬링샷 게임이다. 간편한 조작감과 아기자기한 그래픽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79개국 앱스토어에서 1위를 달성하고, 2012년 5월 9일에는 10억 다운로드까지 기록했다. 인기를 타고 <앵그리 버드> 테마파크를 전 세계 개장할 정도였다.
<앵그리 버드>는 3년 만에 10억 다운로드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당시에는 혁신적인 게임이었다 (출처 : 로비오)
스핀오프 게임 중 하나였던 <앵그리버드 스텔라 POP>
덕분에 <앵그리 버드> 시리즈의 실적이 줄어들자, 로비오 본사 상황도 나빠져만 갔다. 로비오의 2014년 순익은 1,000만 유로(119억 원)로 2013년에 비해 72% 감수한 수치였다. 이에 로비오는 전체 인력의 14%인 100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내리막길을 걷던 로비오의 구원투수는 <앵그리 버드 더 무비>였다. 전 세계 누적 3억 5천만 달러(3,974억 원)의 수익을 올리며 흥행했다. 2017년 발매한 신작<앵그리 버드> 게임까지 나쁘지 않은 흥행세를 보이면서 로비오는 2017년 헬싱키 증권거래소를 통해 상장했다. 로비오도 이를 통해 얻은 자금을 영화 속편에 투자할 것임을 밝히고, <앵그리 버드>의 IP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2017년 상장 이후 로비오의 주식 그래프 (출처 : 구글)
즉, 이번 <리로디드> 공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앵그리 버드> 시리즈 구작을 리메이크해 재반등하겠다는 로비오의 의지로 풀이된다.
<리로디드>가 공개되자 원작 팬들도 "드디어 로비오가 정신을 차렸다", "다시 슬링샷 게임으로 돌아와 정말 기쁘다"며 환영하고 있다. 과연 <앵그리 버드> 시리즈는 리메이크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을까? 리메이크 첫 작품인 <앵그리 버드 리로디드>는 현재 애플 아케이드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으며, 출시일은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