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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코인 채굴을 PS4로? 알고보니 '피파 계정' 작업장

4랑해요 (김승주 기자) | 2021-07-19 17: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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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코인 채굴에 중고 PS4도 수량 부족에 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1년 7월 8일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이하 SBU)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JSC 'Vinnytsiaoblenerho'가 이전에 소유했던 창고에서 암호화폐 거래 및 대량의 전기가 불법적으로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SBU가 해당 공장을 압수수색한 결과 3,800여 개의 콘솔 게임기, 500여 개 이상의 비디오 카드 등이 압수됐다. SBU는 현재 JSC 'Vinnytsiaoblenergo' 관계자의 연루를 포함하여 불법 전기 사용과 관련된 용의자를 수사 중이다.

 

압수된 PS4 슬림 (출처 : 우크라이나 보안국)

 

사실상 PS4가 채굴에 이용되었다는 이야기지만 소식을 접한 다수의 사람들은 의문을 가졌다. PS4 슬림은 일반적으로 채굴에 부적합하기 때문. PS4 슬림을 사용하는 것보다 PS4 Pro나 다른 채굴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전성비(전력 대비 채굴량 및 성능)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SBU에서 공개한 자료와 사진을 확인해 보면, PS4 슬림에는 게임 디스크가 들어가 있었다. SBU는 장비의 양이 많아 자세한 분석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이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

 

자세히 보면 왼쪽 PS4 슬림에 게임 디스크가 들어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우크라이나 보안국)

 

이에 우크라이나 경제 매체 'delo'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해당 채굴 공장은 가상화폐가 아닌 '피파 계정'을 만들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번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피파 얼티메이트 팀'(이하 FUT)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FUT은 플레이어 스스로 자신의 팀을 구성하고, 온라인 이적시장을 통해 선수를 거래할 수 있는 <피파> 시리즈의 최고 인기 모드다. 해당 시스템은 <피파 11>부터 정식 추가됐다.​

자신만의 팀을 꾸리기 위해서는 선수 카드를 얻어야 한다. 선수 카드는 무작위로 카드가 드롭되는 카드 팩을 실제 돈으로 구입해 얻을 수 있다. FUT 카드 팩은 현재 EA의 최대 수입원이다. EA는 2020년 한 해 FUT 모드에서만 14억 9,000만 달러(약 1조 6,819억 원) 순수익을 올렸다.

게임 플레이로 코인을 모아 카드 팩을 얻을 수도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시간이 오래 소모되는 미션을 한 주 안에 클리어해야 하는 등, 많은 시간을 <피파> 게임플레이 하나에 투자해야 한다. 게다가 <피파> 시리즈는 1년마다 신작이 나온다. 신작이 나오면 FUT 모드에서 다시 선수를 모아야 한다.

그리고 해당 작업장은 이를 이용해 다수의 PS4를 컴퓨터로 제어한 후 대량의 코인을 모은 계정을 양산해 현금 판매한 것으로 보인다. 다량의 코인을 보유한 계정을 구매하는 것이 게임 플레이나 과금을 통해 선수를 모으는 것보다 간편하기 때문. EA는 공식적으로 현금 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음지에서 FUT 관련한 현금 거래는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21년 3월 발생한 'EA 게이트' 사건이다. EA 직원들이 <피파 21> FUT 모드의 '선수 카드'를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당시 '용의자'는 호나우두 모먼트 카드를 2,500달러(약 283만 원), 굴리트 모먼트 카드를 1,000달러(약 113만 원)에 판매했다. 그 외에도 모먼트 카드와 ‘올해의 팀’(TOTY) 선수 카드를 다양한 구성으로 판매하는 다른 판매자들도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EA도 의혹을 인지했으며, 빠르게 조치하겠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출처 :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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