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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성공이다 VS 아니다”…디아블로 이모탈 흥행 어땠나

톤톤 (방승언 기자) | 2022-07-06 17: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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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의 모바일 MMORPG <디아블로 이모탈> 출시가 한 달 경과했다. 일각에서는 ‘악평과는 상반된 호실적’이라고 말하지만 다른 일각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라고 비판한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흥행 성공 여부에 게이머들의 관심이 더욱 몰리는 이유는, 이것이 블리자드가 처음 시도하는 본격 과금형 모바일 게임이기 때문이다. <디아블로> IP의 기존 팬덤과 블리자드 팬덤의 중첩된 반감 속에서 시도된 프로젝트인 만큼, ‘그만한 값어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자연스럽게 많은 말이 오가는 중이다.

 

 

 

# 수치로 본 성과

 

우선 모바일 앱 시장 분석기업 ‘앱 매직’이 공개한 매출 통계에 따르면, <디아블로 이모탈>은 30일 차 기준으로 1,000만 다운로드와 함께 약 4,900만 달러(약 640억 2,000만 원)를 벌어들였다. 이는 애플과 구글 양대 마켓의 수수료는 반영하지 않은 숫자다. 일일 수익을 기준으로 보면 10일 차에 24만 달러(약 3억 1,300만 원)로 정점을 기록했다가, 매우 완만하게 우하향하고 있다.

 

적은 매출은 아니다. 최근 출시한 다른 글로벌 트리플A 모바일 게임과 비교한다면 더욱 그렇다. 비근한 예로 5월 초 출시한 EA의 <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은 서비스 30일 차 기준 1,160만 달러(약 151억 6,000만 원)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디아블로 이모탈>의 23% 수준이다.

 

다만 두 게임의 수익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현재 이른바 ‘P2W’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실제로 고위 랭킹과 스펙을 유지하려면 고액 과금이 필수적이다. 반면 <에이펙스 레전드 모바일>의 과금 모델은 코스메틱(치장) 아이템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완전한 무과금 플레이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따라서 기타 ‘과금형 게임’들과 견주었을 때 더욱 유의미한 비교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은 출시 직후인 2021년 7월 한 달에만 약 1,600억 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글로벌 히트를 기록한 가챠 게임 <원신>의 경우 첫 한 달 수익은 2억 4,500만 달러(3,200억 원)로 더욱 규모가 크다.

 

이렇듯 최근 몇 년 새 성공적이었던 과금형 게임들을 비교군으로 놓고 봤을 때는, 현재로서 <디아블로 이모탈>의 초기 흥행은 뚜렷한 두각을 나타낸다고 보기에는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

 

원신의 출시 후 첫 한 달 수익은 약 3,2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 예상치 못한 흥행 걸림돌

 

하지만 <디아블로 이모탈>의 흥행성적을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중국 출시 지연 사태 때문이다. 중국은 인구수와 플랫폼 선호도, 과금 성향 등 여러 측면에서 글로벌 모바일 게임 수익에 큰 영향을 주는 시장이다. <디아블로 이모탈> 역시 중국 넷이즈와의 협업으로 제작되면서, 중국 시장 본격 진출 및 흥행 측면의 큰 기대를 모았었다.

 

그러나 중국 출시가 별안간 무기한 연기되면서 이후 행보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블리자드가 내놓은 지연 사유는 ‘여러 측면의 최적화’다. 다만 중국에서만 최적화 이슈가 발생할 만한 이유를 선뜻 생각해내기는 힘들다.

 

더 나아가 대만 언론 등은 출시 연기의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디아블로 이모탈> 공식 웨이보에 “곰이 왜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지…”(熊怎么还不下台)라는 내용의 글이 업로드된 사실이 당국에 감지됐기 때문이라는 것. 여기서 ‘곰’이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풍자할 때 자주 언급되는 ‘곰돌이 푸’를 지칭하는 말로 풀이되고 있다.

 

 

 

# ‘가치’ 있었나

 

중국 출시가 어떻게든 재개된다면 <디아블로 이모탈>의 매출은 현재보다 월등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디아블로> IP와 개발사 블리자드가 입은 ‘무형의 손실’을 고려한다면 장기적 성공으로 판단하기에 조심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서 ‘무형의 손실’이란 이미지 훼손을 이야기한다.

 

현재 글로벌 게임시장의 지배적 정서상, 과금형 게임을 꾸준히 출시하는 기업은 설령 좋은 흥행 성적을 거두더라도 건강하고 긍정적인 이미지 형성은 어려운 상황이다. 하물며 블리자드는 그간 ‘정통파’ 개발사로서 팬베이스를 확보해왔다. 즉 <디아블로 이모탈> 출시는 기존 행보에 정면으로 반하는 사업 전략으로서, 오랜 기간 구축된 긍정적 기업 이미지를 스스로 내팽개친 처사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블리자드는 최근들어 ▲<워크래프트 리포지드> 리메이크 실패 ▲블리츠청 선수 제재 논란 ▲사내 성 추문 사태 ▲<오버워치>, <히어로즈 오브 스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게임 운영 이슈 등 숱한 사건으로 긍정적 이미지의 상당 부분을 이미 소모해버린 상태다. 따라서 <디아블로 이모탈>은 그 수익성과는 별개로 기업 운영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공간 도처에서는 <디아블로 이모탈> ‘배척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대표적 예시로 ‘평점 테러’를 들 수 있다. 7월 6일 오늘 기준 게임 평점 종합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디아블로 이모탈> PC 버전의 유저 평점은 0.3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숱한 논란의 <워크래프트: 리포지드>와 비교해도 0.3점 더 낮은 점수다. iOS 버전은 0.4점이다.

 

 

대형 게임 스트리머들이 게임을 떠나는 현상도 목격된다. 외신 PC게임즈N은 <로스트 아크> 스트리밍으로 국내에도 얼굴을 알린 ‘아스몬골드’, 10년 넘게 <디아블로> 등 블리자드 게임을 다룬 ‘우디조’(Wudijo), 그 외 퀸69(Quin69), 벨룰러 게이밍(Bellular Gaming) 등 여러 스트리머가 <디아블로 이모탈> 콘텐츠 제작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실제 유저가 모인 ‘서브레딧’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반응을 엿볼 수 있다. 해당 서브레딧에서 지난 30일 동안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게시물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게임 오픈 직후 게임에 실망을 표하고 떠난 유저들의 글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유저가 많이 이탈한 탓인지, 현재 <디아블로 이모탈> 서브레딧 총멤버 수는 약 7만 명 정도에 그친다. 공식 커뮤니티로 운영되고 있는 <원신> 서브레딧의 경우 150만 명, <로스트 아크> 서브레딧은 32만 명 규모를 기록하고 있어 적잖은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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