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코로나 특수 끝?" 해외 게임사들도 실적 줄줄이 감소

4랑해요 (김승주) | 2022-08-11 10: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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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코로나19 시국에서 수혜자였다.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게임 플레이 시간 및 스트리밍 시청률은 급증했다. 대형 게임사들의 매출 역시 2021년 전례 없이 성장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현재 2022년 2분기, 다수의 게임사는 증권가 예상치보다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놓고 있다. 

 

해외도 다르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소니, 테이크투 등이 2022년 1분기 회계연도 실적 발표를 통해 우울한 결과와 전망을 내놓았다.

 

(출처 : 픽사베이)

 

 

# 엔데믹, 반도체 공급 문제, 인플레이션 영향

 

소니는 그룹 전체의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은 2% 증가했으나, 게임 & 네트워크 서비스 분야는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으며, 영업 이익은 약 36% 감소했다. PS 사용자의 총 게임 플레이 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분기 게임 매출도 작년 동기보다 7% 감소했다. 엑스박스 판매량은 11% 감소했으며 게임 콘텐츠와 서비스 매출도 6% 줄었다. 지난 2021년 분기 실적을 고려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수치지만 감소세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될 예정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분기 매출은 28.4% 감소했다. 3분기 연속 감소세다.

이에 다수의 현지 매체는 엔데믹(Endemic)의 영향으로 사람들이 외부 활동을 시작하는 등 여러 영향으로 인해 게임에 대한 소비자 지출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 조사 기관 NPD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미국인들은 게임에 약 124억 달러(한화 16조 원)를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수치다.

엔비디아는 8일 진행한 예비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2분기 매출은 67억 달러(약 8조 7000억 원)로, 5월 내놓았던 전망치인 81억 달러(약 10조 5000억 원)보다 17% 낮아질 것이라 언급했다. 엔비디아는 팬데믹 동안 급증했던 그래픽카드 수요가 일상 복귀와 함께 급격히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수의 게임사가 매출 감소를 발표하고, 예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출처 : 픽사베이)

반도체 부품 부족 현상과 상하이 봉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한 유통 지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령 닌텐도의 2분기 하드웨어 출하량은 343만 대로, 지난해 같은 분기에 445만 대를 출하한 것에 비해 22.96% 감소했다. 하드웨어 출하량 감소의 영향으로 소프트웨어 출하량 역시 지난해 대비 8.6% 감소했다.

소니는 2022년 회계연도 1분기 240만 대의 PS5를 출하해 지난 분기 출하한 230만 대보다 10만 대 증가한 수치를 보였지만,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부족한 모양새다. 소니는 상하이의 주요한 제조 시설에 대한 봉쇄 조치 해제와 휴가철 판매 촉진이 2022년 1,800만 대를 출하한다는 목표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도 우울한 전망에 함께하고 있다. 경제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무지출 챌린지'의 유행 등 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는 기사를 많이 접했을 것이다. 

해외도 동일하다. 가령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치는 9.1%로 증권가 추정치 8.8%을 웃돌았다. 이에 해외 소비자들도 지갑을 닫고 있는 추세다. NPD에 따르면 미국의 비디오 게임에 대한 소비자 지출은 6월에 11% 감소했다.

테이크 투의 스트라우스 젤닉 CEO는 2022년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불황에 반드시 저항력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라며 인플레이션이 게임 업계에 이미 영향을 미쳤다고 내다봤다.

 

 

# 신작 가뭄의 영향도 크다

 

이런 부진에는 신작 가뭄의 영향도 한몫 한다. 코로나19가 게임 업계에 호황을 가져다준 것은 사실이지만, 개발 측면에서는 피해를 끼친 점도 있다. 많은 개발사가 2022년 출시 예정이었던 게임의 출시를 연기했다.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개발 지연'. 결과적으로 2022년 2분기까지 매출을 책임질 AAA급 타이틀의 출시가 적었다.

대표적 사례로는 캡콤을 들 수 있다. 캡콤의 2022년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액은 252억 3200만 엔(한화 2,416억 8,723만 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47.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20억 6100만 엔(한화 1,155억 2,749만 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48.9% 감소했다.

캡콤은 "작년 1분기 출시한 대형 신작의 반동으로 동 기간 대비 수익과 매출이 감소했지만, 전체적인 계획은 순조로우며 하반기 대형 신작의 투입과 다운로드 판매를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캡콤은 2021년 3월 <몬스터 헌터 라이즈>, 2021년 5월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를 출시했지만, 2022년에는 <몬스터 헌터: 선브레이크> 확장팩을 출시한 것 외에는 대형 신작이 없었다. 2022년 출시 예정이었던 <프래그마타>는 2023년으로 연기됐다.

캡콤은 2022년, <라이즈> 외에 이렇다 할 신작이 없었다 (출처 : 픽사베이)

서양권 메이저 게임사도 같다. 마이크로소프트 산하 베데스다 스튜디오의 <스타필드>, 유비소프트의 <아바타: 프론티어스 오브 판도라>는 2022년에서 2023년으로 출시 연기됐다. 유비소프트의 간판 게임인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역시 아직 신작에 대한 정보나 출시일을 발표하지 않았다.  테이크투의 간판 게임인 <GTA> 시리즈 차기작은 2023년 이후에 게임이 출시될 것이라는 루머만 무성한 상태다.

이는 2022년 하반기부터 대형 게임사의 준비된 기대작을 출시하면서 조금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는 7월 발매될 <제노블레이드 크로니클스 3>를 시작으로 <스플래툰 3> 등 주요 퍼스트 파티 타이틀 발매를 이어갈 계획이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자사의 대표작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2>를 2022년 9월 출시한다. <워존 모바일> 또한 9월 진행될 행사를 통해 공개를 예고했다. 2022년 말부터 시작될 대형 신작의 출시가 실적 복귀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형 게임사의 신작이 연기되었다는 소식은 하나하나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많다. 사진은 <스타필드>


# 구독형 서비스가 돌파 전략?

 

몇몇 게임사는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 지출이 감소하리라 예상되는 만큼, 가격 면에서 개별 게임 구매보다 메리트가 있는 구독형 서비스가 게임 판매량 감소의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게임 패스 멤버십 플랜의 성장이 콘솔과 게임 판매량 감소에 대한 타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Xbox 게임 패스는 2022년 1월 기준 2,5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계속해서 게임 패스에 타이틀을 추가하며 보다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소니 역시 22년 6월, PS 이용자를 위한 온라인 서비스인 'PS 플러스'를 이름은 유지한 채 에센셜, 스페셜, 디럭스로 등급을 나누었다. 스페셜 등급부터는 최대 400여개의 PS4/PS5 게임을 다운로드해 플레이할 수 있으며, 디럭스 등급에서는 PS/PS2/PSP 등 구형 기기로 출시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추가 요금을 내고 일종의 구독형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편한 것이다.

다만, 2022년 회계연도 1분기 PS Plus 가입자는 4,730만 명이다. 전년 동기에 기록했던 4,630만 명과 비교하면 100만 명 늘어났지만, 2021년 4분기에 기록했던 4,740만 명과 비교하면 소폭 감소했다.

 

소니는 실적 발표에서 새로운 PS 플러스 서비스를 통해 PS 이용자 감소세를 상쇄시킬 예정이라 언급했다. Xbox 게임 패스처럼, 스페셜 및 엑스트라 등급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될 게임 라인업이 이용자에게 얼마나 메리트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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