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구글, 스태디아 사업 결국 접는다… “모든 구매 환불”

톤톤 (방승언) | 2022-09-30 10: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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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하던 일이 결국 현실이 됐다. 구글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스태디아 사업을 곧 종료할 예정이다.

 

필 해리슨 구글 부사장 겸 스태디아 총괄 매니저는 현지 시각으로 29일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스태디아 서비스가 2023년 1월 종료된다고 알렸다. 스태디아 출범 후 3년여 만의 일이다.

 

기존에도 사업을 자주 종료해왔던 구글의 전적, 그리고 스태디아의 부진한 성적으로 인해 업계인과 유저 모두 스태디아의 종료를 얼마간 예상해온 바 있다. 불과 두 달 전인 7월 말에도 한 차례 스태디아 서비스 종료 루머가 확산했었다. 

 

그러나 8월 구글 스태디아 측은 이를 공식으로 부정하면서 "스태디아는 종료되지 않는다. 안심해도 좋다. 앞으로도 스태디아에 훌륭한 게임을 추가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는 공허한 약속이었음이 밝혀졌지만, 다행히도 스태디아에 관련해 유저가 투자한 모든 금액은 환불될 예정이다. 

 

해리슨 부사장은 “처음부터 스태디아와 함께해준 헌신적 게이머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지금까지 구글 스토어에서 이뤄진 모든 스태디아 하드웨어 구매, 그리고 스태디아 스토어에서 이뤄진 모든 게임 및 애드온 구매에 대해 환불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스태디아를 이용중인 유저들은 종료 시점인 2023년 1월 18일까지 구매 게임들을 즐길 수 있다. 환불은 대부분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추가적인 사항은 고객센터를 통해 공지된다.

 

매력적 타이틀이 많지 않다는 사실도 약점으로 꼽혔다. (출처: 스태디아 홈페이지)

 

# 또 사라지는 구글의 야심찬 프로젝트... 왜 인기가 없었나?

스태디아가 처음 공개된 것은 2019년 GDC를 통해서다. 같은 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여타 서비스와 비교해 주목할 만한 장점이 없어 시장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특히 가격대비 만족도 문제가 가장 큰 단점으로 꼽혔다. 

 

초기 구글 스태디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크롬캐스트 울트라, 스태디아 컨트롤러, 3개월 이용권이 포함된 ‘파운더스 팩’을 129.99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5만 원)에 구매해야 했다. 여기에 더해 게임은 개별 판매되었다. 문제는 스태디아 스토어 게임 가격이 실제 게임의 정가와 동일했다는 점이다.

 

클라우드 게이밍은 기술 한계로 인한 인풋렉, 연결 불안정, 그래픽 품질 하락, 모딩 미지원 등 여러 필연적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 때문에 스태디아의 가격정책은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 적절한 게이밍 하드웨어를 갖추지 못한 일부 소비자를 제외하면 큰 가치가 없는 서비스였던 셈이다. 

(출처: 스태디아 홈페이지)

 

서비스 개시 후 약 5개월 뒤인 2020년 4월 구글은 지메일 주소를 보유한 모든 유저에게 스태디아 서비스 이용 권한을 부여하면서 접근성을 높이고자 했다. 이용자는 타이틀을 구매하거나 9.99달러의 월정액을 지불해 스태디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변경도 주목할 만한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오히려 2021년 구글 내부의 스태디아 전용 게임 개발 스튜디오가 폐쇄되고 스태디아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을 맡았던 제이드 레이먼드가 회사를 떠나는 악재가 이어지면서 스태디아의 장래는 어둡게 전망되어 왔다.

 

한편 구글은 비록 스태디아 서비스가 종료되더라도 그 기반이 된 클라우드 기술은 앞으로 계속 활용하겠다는 자세다. 해리슨은 “클라우드 게이밍 기술을 구글의 유튜브, 구글 플레이, AR 등 다른 사업 분야에 적용할 분명한 기회들을 바라보고 있다. 더 나아가 게이밍의 미래에 관한 비전을 같이하는 다른 기업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 게임 사업 역시 포기하지 않는다. 해리슨은 “구글은 게임에 깊게 몰두하고 있으며, 새로운 툴과 기술, 플랫폼을 통해 개발자, 업계 파트너, 클라우드 서비스 고객 및 창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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