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지스타 2022] 츠지모토의 몬스터 헌터에 담긴 철학을 아시겠어요?

심푸 (박해인) | 2022-11-19 09: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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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몬스터 헌터: 월드>로 유명해졌죠? 지스타 2022에서 캡콤​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츠지모토 디렉터가 강연을 했습니다. 강연 내용을 재미있게 요약하면 "몬스터 헌터에 담긴 철학을 아시겠어요?"가 될 것 같네요.

 

강연 시작 전에 이미 대기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츠지모토 디렉터의 말 한마디로 관람객이 웃고,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도 흥미로워 즐겁게 강연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강연의 주된 내용은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탄생 배경과 많은 타이틀을 내면서도 잃지 않았던 몬스터 헌터만의 콘셉트였습니다. /부산 =디스이즈게임 박해인 기자

 



#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첫 시작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헌터가 되어 거대한 몬스터와 싸우는 헌팅 액션 게임입니다. 츠지모토는 처음 작품 <몬스터 헌터>가 탄생한 배경부터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2000년 초반, 츠지모토는 원래 아케이드 부서에 있었습니다. 오락실 게임을 만드는 부서였는데, 희한하게 액션 게임도 잘 만들었다고 합니다. 아케이드가 질려가는 시대를 맞이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네트워크에 힘을 주게 되었고, 캡콤이 잘하는 액션을 온라인으로 만들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이때 나온 게임이 스포츠 게임 <Auto Modelista>, 캡콤의 IP를 활용한 <바이오하자드 아웃브레이크>, 그리고 자신들의 특기 액션을 살린 <몬스터 헌터>입니다.

 

츠지모토가 중요하게 여겼던 게임 테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멀티 액션 게임'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일본은 온라인 게임 대중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두 가지의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살벌하지 않은 세계관, 그리고 수평적인 시스템.

 

상대적으로 가벼운 세계관으로 많은 사람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었고, 활약한 사람 혼자 독식하는 것이 아닌, 수평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했습니다. 절대적인 강자가 탄생할 수 없고, '참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 몬스터 헌터 시리즈가 많이 나온 이유와 원동력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오리지널 타이틀이 매우 많습니다. 츠지모토는 많은 타이틀을 출시한 이유를 "오리지널 타이틀인 만큼, 잊히는 게임이 되기 싫었다. 팬들이 봤을 때 새로운, 잊히지 않는 타이틀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합니다.

 


이어 츠지모토는 당연히 힘들고, 타이틀마다 중복되는 것도 있다고 말합니다. <몬스터 헌터: 포터블 G>는 개발 기간이 약 10개월 정도로 짧았는데 진짜 죽을뻔했다고 농담 삼아 말했습니다. 그러나 츠지모토는 기본적으로 몬스터 헌터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말했습니다.

 

바로 모든 타이틀의 공통 콘셉트는 '커뮤니케이션 x 액션' 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타이틀에서 이 콘셉트를 지키려고 하고 있고, 전 시리즈에서 트라이 해봤던 것을 다음 작품에 넣으려고 많이 시도했다고 말합니다.

 

 

# 경험을 토대로 더 나은 작품을

 

츠지모토는 <몬스터 헌터 트라이>를 예시로 들었습니다. 수중전이 처음 도입된 시리즈입니다. 물가에서만 활동하던 헌터가 물속에서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츠지모토는 당시 수중전 도입을 다음과 같이 회상했습니다. "지상에서 할 수 없는 액션을 바로 도입하기에 너무 위험 부담이 컸으며, 애초에 기술적으로 가능한가 미묘한 시기였다. 그래서 지상과 다른 액션을 시험해본다는 느낌으로 도입했다"

 

 

<몬스터 헌터 트라이>에서 수중전으로 쌓은 경험이 <몬스터 헌터 4>에서 나타났습니다. 시리즈 최초로 높낮이 차가 있는 전투를 도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츠지모토의 고민은 다시 시작됩니다. 

 

"이제 다음은 무엇을 하지? 시리즈가 10년 넘게 지나면서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이 나오고 있는데, 플레이 스타일을 더 깊게 파고들 수 있게 만들까?" "격투 게임하면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가 있는데, 그 경험을 가지고 몬스터 헌터를 만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이 고민으로 탄생한 시리즈가 <몬스터 헌터: 크로스>입니다. 시리즈를 소개하면서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작품명은 츠지모토 본인이 다 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작품 이름을 '크로스'로 지은 것은 수렵형태와 필살기를 합쳐 스타일을 만들고, 구체화 시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후에 나온 더블 크로스도 같은 의미입니다. 

 

 

# 더 넓은 세계로, 앞으로의 몬스터 헌터는...

 

다음 타이틀은 <몬스터 헌터: 월드>였습니다. 게임의 영역도 세계화가 진행되었는데, 몬스터 헌터 타이틀은 그렇지 못했다고 합니다. 일본판을 먼저 내고 해외판을 냈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글로벌 타이틀에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몬스터 헌터를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자 생각하게 되었고, AAA급 몬스터 헌터 타이틀을 만들게 됩니다. 

 


전 세계 동시 발매와 지금까지 포기했던 것을 해보자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일정 조정을 하며 약 5년 정도 걸려 출시한 <몬스터 헌터: 월드>는 말 그대로 '대박'을 쳤죠. 성공의 기쁨도 잠시, 츠지모토는 차기작을 준비합니다. 

 

<몬스터 헌터: 라이즈>를 개발하면서 세 가지 테마를 고려했다고 합니다. ▲ 휴대기기에서도 즐길 수 있는 게임 ▲ 영역식에서 심리스한 필드로 방침 전환 ▲ ​라이즈에서 썬브레이크로

 

츠지모토는 <라이즈> 개발 중간까지 더블 크로스에서 사용했던, 영역 로드를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현재의 심리스한 필드로 변경을 하게 됩니다. 바꾼 이유로 몬스터 위치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버리면 게임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고, 여러 가지 생물과 환경을 즐기며 자신 만의 방식으로 필드 이동을 하는 것을 원했다고 합니다.  

 

또 <라이즈>에서 <썬브레이크>로 가면서 게임의 배경을 일본풍에서 서양풍으로 바꿨다고 말했습니다. <썬브레이크>를 만들며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본풍을 유지하는 것은 신선함이 떨어진다 생각했고, 기왕 제목을 <썬브레이크>로 지었으니 라이즈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기로 하여 현재의 <썬브레이크>가 탄생했습니다. 

 


츠지모토는 강연의 마지막에도 몬스터 헌터 시리즈의 공통 테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헌팅, '커뮤니케이션 x 액션'이라고 말했습니다.

 

플레이어가 어떤 시스템, 어떤 도전을 하더라도 "이게 몬스터 헌터다"라고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너무 많이 바뀌어서 "몬스터 헌터가 아니게 되었다"라는 말을 듣는 것이 싫다고 합니다. 

 

츠지모토는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어떻게 진화시키고 발전할지 열심히 생각하고 만들고 있다"며, "앞으로도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많이 기대해달라"는 말로 강연을 끝냈습니다. 

 

 

# QnA

 

Q. <썬브레이크>에 새롭게 추가된 '괴이' 시스템을 통해 몬스터의 바운더리가 늘어나고, 세팅의 자유도는 높아졌지만, 게임이 어려워진 느낌을 받았다. 복귀 유저나 신규 유저에게는 좀 어려운 패치라고 생각하는데, 이를 해결하는 방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츠지모토 : 강의에서 했던 이야기지만, 몬스터 헌터 시리즈는 '액션 게임'입니다. 액션 게임은 아무래도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하고 사랑받는 것이 어려워요. 플레이할 때 더 큰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유저, 라이트하게 즐기고 싶은 유저로 나뉘기도 합니다. 

 

코어 게임 유저분이 즐겨주지 않으면 액션 게임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생각합니다. 괴이 시스템은 코어 유저가 더 몰입감을 느낄 수 있게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지금 괴이 몬스터를 추천해 드릴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스스로 방법을 찾으면서 시스템을 잘 활용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츠지모토 씨를 봐서 죽어도 좋습니다. (웃음) 사실, <아이스본>과 <썬브레이크> 작품의 큰 차이점이 멀티 플레이라고 생각합니다. <썬브레이크>​는 번거로운 멀티 플레이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차기작 계획이나 혹은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스본>처럼 집회소에 사람이 북적거리는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을까요?


A. 츠지모토 : 원래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PC 버전 예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요구 사항이 많아 갑작스럽게 PC 버전도 만들게 되었죠. 많은 부분을 바꾸는 것은 어려웠고, 최대한 빠르게 게임을 선보이기 위해 스위치 버전 <라이즈>를 베이스로 하는 PC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게임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기 때문에,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스본> 시스템으로 바꾸기보다는 현재의 <썬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제공해 나갈 것 같습니다.

 

 

Q. 강연 중, <몬스터 헌터 트라이>에서 수중전을 통해 입체적인 액션을 구상하고, 많은 실험을 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차기작에 와서 수중전이 삭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수중전은 실패인가요? 아니면 이후에 부활시킬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A. 츠지모토 : 수중전에 대해서 말씀들을 많이 하세요. 앞서 말한 것처럼, 모든 것에 집중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수중전 이후, 지상의 입체 액션에 주력해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모든 것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는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가 어려워요. 필요한 곳을 찾아 집중하는 것이 몬스터 헌터 타이틀에 맞습니다. 지상에서의 액션, 스피디함, 다이내믹 액션에 맞춘 테마작들이 많은 것이 현재의 '몬스터 헌터'라고 생각합니다.

 

 

Q. 아직도 <아이스본>을 플레이하는 유저가 많습니다. 앞으로 확장판이나 <월드 2>같이 새로운 타이틀이 나올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츠지모토 : <월드>는 이미 무료 업데이트를 수차례 실시했고, <아이스본>도 출시 이후 무료 타이틀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아이스본> 마지막 업데이트 공지에도 나와 있는데, 거기까지의 세계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현재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시간 관계로 질문은 더 못 받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말 몬스터 헌터의 한국 플레이어 팬이 많아졌습니다. 멀티로 인터넷에 들어가서 한국 유저를 많이 만나는데, 플레이를​ 굉장히 잘하셔서 놀랄 때가 많아요. 앞으로도 온라인에서 저를 보시면 저를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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