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

맹독왕 (김경현 기자) [쪽지]

[ThisPeoPle]정종현, 스타2로 새로운 꿈을 꾸다

정종현이 살아가는 이유, 살아남는 방법, 꿈꾸는 미래

 

저에게는 많은 우승이 필요합니다

명예도 명예지만 상금도 중요해요

프로는 결국 스스로 잘해야 합니다

 

웃을 때마다 그의 눈은 반달 모양을 하며 사라진다. 이기고 나서 짓는 순박한 미소는 보는 사람마저 미소 짓게 만든다. 하지만 벌써 2번의 GSL 우승 타이틀을 차지한 정종현(IM)은 알고 보면 타고난 승부사다

 

정종현이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지금의 그에게는 많은 우승, 노력에 대한 보상, 스스로 살아 남을 수 있는 프로 마인드가 가장 중요한 가치다.

 

그는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 남을 수 있는 프로게이머가 되길 바란다. 주변 동료들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노력이 우선적이라는 것. 이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임단에서 합숙 연습을 하는 대다수 프로게이머들의 모습과 완벽히 배치된다.

 

정종현은 프로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 이후 그에 합당한 보상을 원한다. 알고 보니 순박, 순진한 이미지의 정종현은 필사의 각오로 똘똘 뭉친 독종이었다.

 

21살의 순진해 보이는 선수가 가진 꿈은 현실적인 동시에 이상적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그가 생각하는 자립형프로게이머의 모델은 매우 이상적이지만 생존을 위한 측면에서만 보면 비효율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종현은 게임 외에도 잡고 싶은 토끼가 많은 욕심 많은 선수였고, 이겨야만 하는, 연습에 매진해야만 하는, 우승을 해야만 하는 이유가 확실한 선수였다. 이미 2번의 우승을 차지한 정종현에게 너의 생각과 방법은 틀렸다고 말할 수 있을까? 스스로 확실하게 살아가는 이유를 정하고, ‘살아남을 방법을 만들어가고 있는 정종현이었다.

 

목표를 묻는 질문에 너무도 미안해하는 표정으로 돈을 많이 벌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했던 정종현. 지금부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코드A 무대가 어색한 세계 챔피언, 정종현을 만나다

 

정종현은 코드A. 소니에릭슨 GSL 시즌1 코드S 우승, LG 시네마3D 월드챔피언십 우승자 정종현이 코드A라는 사실이 너무 어색하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이다. 2세대 인텔 코어 GSL 시즌2 코드S에서 32강 탈락한 정종현은 승격강등전에서도 부진하며 코드A로 강등되고 말았다.

 

주변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정종현은 말 그대로 주춤했을 뿐이다. GSTL 시즌2와 월드챔피언십을 통해 부활한 정종현은 코드S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엄청난 이변만 없다면 정종현의 코드S 복귀는 시간문제다.

 

 

코드A 16강에 올라있다. 무대가 어색하지 않은가?

 

어색한 것은 별로 없어요. 하지만 ‘8강에 가지 못하고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라는 불안감이 큽니다. 16강에서 슬레이어스 황도형 선수랑 경기를 하는데, 자신은 있지만 최근 저그전에서 테란이 많이 약해져서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아요.

 

월드챔피언십은 정종현에게 매우 소중한 기회가 된 것 같다.

 

떨어진 다음에 대회가 하나도 없었다면 곧바로 예선으로 떨어졌을 수도 있었겠죠. 그만큼 자신감을 잃은 상태였고, 가장 힘든 시기였거든요. 하지만 GSTL과 월드챔피언십을 통해 자신감을 많이 얻었죠. GSTL에 모든 것을 걸었었습니다. 코드A로 강등된 상황에서 1킬도 못하면 타격이 클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슬럼프를 극복하고 2회 우승자가 됐다. 첫 우승 때와 느낌이 다를 것 같다.

 

솔직히 처음 결승에 갔을 때는 결승전에 간 것 만으로도 너무 기뻤어요. 우승을 하고 싶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죠. 하지만 두 번째 결승전 때는 너무 우승을 하고 싶었어요. 우승하고 난 뒤의 기분을 알잖아요. 처음 올라갔을 때보다 더 간절했습니다.

 

우승 이후 부쩍 잘생겼다는 평가도 많다. 솔직히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히 말하면(웃음) <스타크래프트>에는 잘생긴 선수들이 워낙 많아요. 아 물론 <스타크래프트 2>에도 잘생긴 사람이 많아요. 저한테 왜 그런 말을 해주시는데 잘 모르겠어요. 게임을 잘하면 잘생겨 보이나요(웃음)?

 

<스타크래프트 2>로 전향한 것에 만족하고 있을 것 같다.

 

처음 전향할 때는 다시 또 프로게이머 생활을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전향한 뒤 더 많은 흥미를 느꼈고, 성적이 나오다 보니 굉장히 좋아요. 매우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차곡차곡 부와 명예를 쌓고 있는데, 뿌듯한가?

 

뿌듯한 것도 있지만 한 편으로는 <스타크래프트>때 긴장을 덜하고 부담감을 덜 느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 때도 분명히 잘할 수 있었는데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워요.


 

스타2 전향한 정종현, 새로운 길을 보다

 

정종현은 전도유망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였다. 웅진 스타즈의 주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개인리그인 MSL에서 8강에 진출하기도 했다. ‘최종병기이영호(KT)를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며 배틀마스터라는 별명을 얻은 떠오르는 스타였다.

 

앞날이 기대되던 정종현은 어느 날 갑자기 은퇴를 생각하게 됐다. 성공가도가 얼려있는 듯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승리의 기쁨도 중요하지만 더 나은 삶도 중요했고, 물질적인 보상도 필요했다. 그러던 정종현에게 새로운 인생을 열어준 게임이 <스타크래프트 2>였다.

 

정종현의 전향 과정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그의 전향 소식을 입수한 기자의 연락에 굉장히 조심스러워했다. 지적재산권 분쟁으로 인해 <스타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2> 팬들이 갈렸고 전향한 선수들은 배신자 취급을 받던 시기였다. 그래서 정종현은 조용히 전향을 결심한 뒤 묵묵히 새로운 프로게이머 삶을 준비했던 것이다.

 

 

종목 전향에 대해서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다. 어떤 계기로 전향을 하게 됐는지 말해달라.

 

그 때 웅진 스타즈와 계약이 만료되는 시기였어요. <스타크래프트>에 흥미도 많이 잃었고 숙소 생활도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은퇴에 대한 생각을 했고,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감독님과 프러트에도 은퇴 의지를 알렸죠. 그 이후 아버지와 이재균 감독님, 박대만 해설위원이 <스타크래프트 2>를 추천을 해줬어요.

 

이재균 감독이 <스타크래프트 2>를 추천한 것이 놀랍다.

 

놀랍지는 않았어요. 제가 프로게이머의 세계를 떠나게 하고 싶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이재균 감독님이 은퇴를 많이 만류하셨지만 저는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의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끔 <스타크래프트 2>를 추천해주셨죠.

 

그래도 그 당시 웅진 스타즈의 유망주였는데, 아쉬움이 남지 않았나?

 

솔직히 그 당시에 숙소 생활이 너무 힘들었어요. 숙소 생활을 더 하면 버티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를 처음 시작하게 된 것도 숙소 생활의 개념이 강하지 않고 개인 연습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그 때는 방송에서 긴장을 너무 많이 하던 시기입니다. 계속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를 하더라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없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숙소 생활이 힘들었다고 했는데, <스타크래프트 2>를 전향 초반에는 IM 연습실에 들어가지 않았나?

 

집에서 혼자 하다가 강동훈 감독님이 <스타크래프트 2> 팀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초반에는 숙소 생활을 한 달 정도 했습니다. IM은 보다 더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했거든요. 그리고 처음 게임을 할 때는 팀원들과 많은 게임을 하면 실력이 빨리 늘기도 하고요.

 

지금은 집에서 혼자 연습을 하고 있는데, 어려움은 없나?

 

혼자 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숙소보다 집이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숙소 생활이 죽을 만큼 싫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 당장은 집에서 하고 싶어요. 저는 원래 제가 게임을 하고 싶을 때 해야 연습이 잘 됩니다. IM이 자유로운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집이 조금 더 낫죠. 이제 어느 정도는 그런 것들이 조절이 됩니다.

 

혼자 연습을 하다 보면 나태해질 수도 있지 않나?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

 

(조심스러워하며)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프로는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것들도 중요하지만 상금을 획득하고 돈을 벌어야 지속적인 프로 생활이 가능합니다. 결국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팀이 있으면 좋고, 동료가 많으면 좋죠.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스스로 잘해야 합니다. 그게 프로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현재 <스타크래프트 2> 상황에서는 이런 식의 생활과 연습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크래프트 2>를 처음 접해본 느낌은 어땠나?

 

<스타크래프트>를 처음 했을 때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겠더라고요(웃음).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런 강렬한 느낌 덕분에 흥미를 느끼게 됐고, 전향을 결심하게 된 거죠.

 

주변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의 전향도 본인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나?

 

아니요. 그런 영향은 별로 없었어요.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제 주변 사람들이 추천해준 것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확실히 <스타크래프트> 선수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나. 자신이 있었을 것 같다.

 

아니요. 절대 아닙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전향을 망설였어요. 게임에는 흥미가 있었지만 전향은 더 큰 문제니까요. 제가 잘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습니다. 혹시 게임을 하다가 금세 흥미를 잃을 수도 있잖아요. 저는 자신감을 잔뜩 갖고 시작한 경우가 아니었죠.

 

결국 정종현이 전향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승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처음 하는 이야기지만 집이 굉장히 가난한 편입니다. GSL이 처음에 걸고 나온 1억원의 우승 상금도 전향에 큰 영향을 미쳤죠. 우승도 하면서 돈도 벌고 싶었습니다. 우승 상금을 통해 집에 보탬이 되고 싶었습니다.


 

정종현이 32, 16강 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니에릭슨 스타크래프트2 오픈 시즌2를 통해 GSL 무대에 데뷔한 정종현. 하지만 출발은 좋지 않았다. 32강에서 탈락한 것. 두 번째 대회인 소니에릭슨 스타크래프트2 오픈 시즌3에서는 16강에 머물렀다. 하지만 정종현은 조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감사하고, 즐거웠다.

 

종목을 전향한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보다 큰 주목을 받는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냈을 경우 비난은 2~3배다. 이에 선수들도 큰 압박감을 받는다. 정종현도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2, 16강 진출에도 기뻐했던 정종현이다.

 

첫 우승이 생각보다 늦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오히려 생각보다 우승이 빨랐습니다라고 대답한 정종현. 그가 조급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전향하자 마자 우승후보로 꼽혔는데, 출발은 좋지 않았다.

 

<스타크래프트>를 접고 <스타크래프트 2>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방송 감각이 완전히 사라졌죠. 긴장도 많이 했고, 압박감도 심했습니다.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었고, 부담감도 있었고요. 그런 것들 때문에 방송에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어요.

 

첫 우승까지 시간이 꽤 걸리지 않았나? 힘든 시간이었을 것 같다.

 

아닙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우승이 굉장히 빨랐습니다. 전향하고 바로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못했죠.

 

인터뷰 초반에 밝히지 못해 죄송합니다. 솔직히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연봉으로는 생활이 되지 않아서 전향한 이유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집 환경이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GSL은 상위에만 올라가도 상금이 꽤 됐죠.

 

전향 초기에는 돈을 조금 더 벌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시즌2 32, 시즌3 16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을 했어요. 이 정도면 집에 돈을 조금 더 많이 드릴 수 있겠다며 안도했죠. 우승을 못해서 조바심을 내거나 힘들어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저에게는 조금 더 많은 상금이 소중했던 겁니다.

 

그렇다면 더욱 첫 우승의 느낌이 남달랐을 것 같다.

 

처음에 우승했을 때는 믿기지가 않았어요. 상황 자체가 기쁘고 행복했어요. 그 동안 게임을 하면서 만져볼 수 없었던 만큼의 상금도 얻었고요.

 

오픈 대회 때 우승을 했다면 얼마나 좋았겠나? 상금이 1억이 아니라 아쉽지는 않았나?

 

1억을 타면 좋죠. 하지만 5천만원도 엄청난 금액이었습니다. 너무 행복했고, 뿌듯했습니다.

 

정종현의 잠재력과 파괴력이 폭발하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스타크래프트> 때 방송에서 많이 긴장하고 부담감을 느꼈던 것은 잘해야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냉정한 프로의 세계는 잘하는 선수가 부와 명예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할수록 성적이 더 나오지 않았어요. <스타크래프트 2> 전향 직후에도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게인워드배 대회에서 우승을 한 것이 컸어요. 500만원의 상금을 땄죠. 그 후로 신기하게 부담감이 사라졌어요. 게임도 잘 풀리는 것 같고, 자신감도 생겼죠.

 

사실, 전향한 선수들이 저조한 성적을 내면 2~3배의 비난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저는 특이 체질이에요. 욕을 먹어도 상처를 전혀 받지 않아요. 저는 그냥 떨어지면 스스로에게 화를 많이 내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안티도 팬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이 있으니까 그런 글도 쓰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어엿한 2회 우승자, ‘정종왕 이야기

 

정종현은 새로운 길을 걷고 있었다. 하루에 10~15시간 넘는 연습을 소화하며 합숙 생활에 모든 것을 걸지 않고 있다. 효율적인 연습과 적절한 자기 관리를 통해 실력을 유지하고 두 번의 우승을 이뤄냈다.

 

요즘 정종현은 성공적인 프로게이머의 인생을 사는 동시에 활기찬 21살 청년의 인생도 살고 있다. 글로벌 무대 정복을 위해 영어 공부도 시작할 예정이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향하길 정말 잘했다고 말하는 정종현의 환한 미소는 정말 진짜였다.

 

현장 팬들이 많더라. <스타크래프트> 때부터 응원해주는 분들인가?

 

<스타크래프트> 때부터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새롭게 팬이 되신 분들도 있어요. 아직 매우 많으신지는 잘 모르겠어요. 너무 고맙습니다.

 

종목을 전향하고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

 

게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게 가장 좋죠. 시간이 남을 때는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고요. 최근에는 영어 공부를 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죠(웃음).

 

확실히 <스타크래프트> 시절과는 생활이 많이 다를 것 같다.

 

친구들도 많이 만나는 편이죠. 결승전 같은 때에 꼭 와주는 친구들이 있는데, 중학교 동창들입니다. 같은 동네에 살아서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이죠. <스타크래프트 2>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고 저만큼 좋아해주는 소중한 친구들입니다. 스트레스도 풀게 해주고, 조언도 많이 해주는 친구들을 자주 만나서 정말 좋아요. 저에게 주로 쏘라고 합니다. 기쁜 마음으로 자주 쐈지요.

 

 

아직 해외 대회 경험은 없는데, 글로벌 대회에 대한 욕심도 분명히 있을 것 같다.

 

솔직히 욕심 굉장히 많아요. 하지만 아직 해외에 나가본 적은 없습니다. 요즘 ()민철이가 해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많이 내고 있는데 굉장히 부러워요. 솔직히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블리즈컨을 정말 가보고 싶었거든요. 올해 블리즈컨 출전을 노려보려고 합니다. 블리즈컨 우승자에게 주는 우승자 반지가 너무 부럽더라고요. 그리고 최근 WCG가 정식 종목으로 <스타크래프트2>를 채택했는데, 국가대표가 되고 싶은 욕심도 많이 납니다.

 

웅진 스타즈 동료들과 꾸준히 연락을 하는지 궁금한데.

 

자주 하죠. 모두 다 연락을 하는 편입니다. 최근에 웅진 스타즈 프로리그 경기를 보러 간 적도 있어요. 관계자들만 다니는 길로 몰래 들어가서 인사했어요. 웅진 형들 만나면 정말 좋아요.

 

이정훈과의 인연이 깊다. 아직까지는 계속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대회 때 지금까지 ()정훈이를 3번 만났는데 제가 모두 이겼어요. 다 높은 곳에서 만났죠. 솔직히 미안한 마음은 별로 없어요(웃음). 다만 제가 너무 이기다 보니 정이 많이 가요. 더 잘 챙겨주고 싶고요. 정훈이가 귀여운 면도 많거든요. 아끼고 싶은 동생, 하지만 지고 싶지 않은 동생이죠.

 

요즘 부모님이 좋아하실 것 같다. 반응이 어떠신가?

 

굉장히 좋아하셔요. <스타크래프트> 때는 집에 1년에 두 번 정도 밖에 가지 않았었기 때문에 부모님의 반응을 알기가 힘들었죠. 하지만 요즘에는 집에서 연습을 하다 보니 좋아하시는 게 느껴져요. 집에서 연습을 하고 있으면 많이 도와주세요.

 

하지만 어리광도 많이 부려요(웃음). 저는 게임을 할 때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거든요. 부모님이 옆에 있으면 스트레스를 조금 더 표출할 때도 있어요. 다 어리광이죠(웃음). 그럴 때마다 스스로 한심하기도 합니다.

 

배틀마스터’, ‘정종왕이라는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배틀마스터는 의미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프로게이머가 특정 유닛과 관련된 별명을 갖는 일은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뜻 깊은 별명이죠. 솔직히 정종왕은 애착이 많이 가지는 않아요.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거든요(웃음). 배틀마스터는 매우 만족하지만 정종왕은 대체할 만한 별명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테란 종족을 선택한 것에 후회하지는 않나?

 

처음 전향할 당시에 ()대만이 형이 테란이 그렇게 좋다면서 추천을 해줬어요. 그래서 선택했어요. <스타크래프트>도 테란을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이후로 끊임없이 하향 패치가 되더라고요. 코드A 강등이 되면서 종족 전환까지도 고려했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결국 패치 때마다 좋은 종족을 따라갈 수는 없잖아요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것도 좋아 보이지 않고요. 그 종족이 힘들 때도 잘해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때와 비교했을 때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하나?

 

처음에 종족을 바꿀까라는 생각을 했던 이유가 플레이 스타일 때문입니다. 저는 <스타크래프트> 때부터 방어적인 플레이를 했어요. 하지만 현재의 <스타크래프트 2> 테란은 공격적인 것이 더 좋아요. 그래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요즘에는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 중이죠.

 

하지만 수비적인 테란도 곧 나올 겁니다. 지금도 수비적인 테란들이 래더에 굉장히 많습니다. 조금 더 노력을 하고 연구를 하면 수비적인 테란도 좋을 거라는 생각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대회가 계속 있으니까 이기기 위한 공격형 테란을 하고, 수비형 테란은 일단 연구만 하고 있는 중이에요.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선수는 누구인가? 그리고 꼭 대결해보고 싶은 선수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는 없는 것 같아요. 대신 모든 선수들이 까다롭죠. <스타크래프트 2> 인터페이스가 쉬워졌기 때문에 프로게이머들 사이에도 실력차이가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결승전과 같은 곳에서는 ()민철이와 대결을 해보고 싶어요. 민철이와 GSL에서 만나본 적은 없거든요. 요즘 민철이가 거의 원톱 수준으로 잘나가고 있잖아요. 개인리그에서 이겨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정종현, <스타크래프트 2>, GSL의 미래.

 

소니에릭슨 GSL 시즌1 코드S 우승, LG 시네마3D 월드챔피언십 우승을 금세 과거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스타크래프트 2>를 통해 새로운 길을 발견하고, 그 길에 접어든 정종현은 미래를 향해 걷고 있다. 정종현은 어떤 미래를 기대하고 있을까? 정종현, <스타크래프트 2>, GSL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인터뷰를 보면 곰TV를 변호해주는 듯한 발언을 자주 한다. 이유가 뭔가?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이상하게 제가 게임을 할 때 컴퓨터 문제가 많이 생기더라고요(웃음). 그럴 때마다 스태프들이 비난을 많이 받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스태프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기 때문에 감싸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지난 월드챔피언십 팀배틀 때 디마가 선수랑 경기를 하다 튕겼죠. 그 때 제가 그냥 재경기를 하겠다고 했거든요. 하지만 논란이 많았더라고요. 그 경기는 이벤트 성격이었고, 저는 단지 축제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팬들이 조금만 너그러워 지셨으면 좋겠어요.

 

그래도 GSL이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있지 않은가? 정종현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제가 바라는 것은 경기장이 더 좋은 위치로 옮겨졌으면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 경기장이 있다면 팬들도 더 많이 올 수 있잖아요.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도 GSL에 관심을 갖게 되고요. 팬들도 많이 몰리는 동시에 우연히 본 사람들은 새로운 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GSL은 아직 시작하는 단계잖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처음치고 이 정도라면 훌륭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더 잘 될 거라고 봐요. 더 많은 팬이 생기고 더 잘 될 겁니다. 확장팩도 두 개나 남았고요. <스타크래프트 2>는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만 치우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성장 중이잖아요. 그래서 희망적이라고 봅니다.

 

정종현의 미래도 궁금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

 

()요환이 형 같이 게임을 넘어서 이름을 널리 알리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스타크래프트 2>는 몰라도 정종현은 알게끔 말이죠. 솔직히 돈도 많이 벌고 싶습니다. 돈도 많이 벌면서 유명해지고 싶어요.

 

당장 올해의 목표가 궁금한데.

 

당연히 계속 우승하는 것이 목표죠. 해외 대회에서도 우승을 해보고 싶고요. 집에 우승 트로피가 2개 있는데, 거기에 8개를 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연봉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회 상금에 대한 욕심도 상당할 것 같다.

 

올해 목표가 약 2억 정도의 상금이에요. 일단 8천만원 확보했고(웃음), 1 2천만원만 더 벌면 되죠. 1억원이 걸린 슈퍼토너먼트의 우승을 노리고 있는데, 요즘 자신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우승자 타이틀이 한 번 더 생겼고, 지금 코드A에 머물러 있는 분풀이를 하겠습니다.

 

정종현이 꿈꾸는 <스타크래프트 2> e스포츠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우리나라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는 거의 모든 것이 팀 중심이잖아요. 하지만 <스타크래프트 2>는 개인 후원도 많아지고, 개인 활동도 많이 할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골프 선수들 같은 모습이죠. 이건 예전부터 생각하던 모습이에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달라.

 

항상 응원을 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 드려요. 너무 큰 힘이 됩니다. 게임을 하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될 분들입니다. 팬이 없으면 게임을 할 의욕이 안 생기거든요.

 

저는 무뚝뚝한 아들입니다.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제 성격이 그러니까 말 안 해도 알고 계셨으면 좋겠어요(웃음).

 

그리고 강동훈 감독님이 팀 운영을 하면서 고생을 많이 하시는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대회에서 떨어지거나 암울한 시기에 ()재덕이 형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고마워요. IM팀 동료들도 다들 잘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