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온라인 콘서트 '네코제의밤 +', 코로나 상황 속 게임음악의 감동 전해

우티 (김재석) | 2020-11-29 20: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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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29일 제 회 네코제(넥슨콘텐츠축제)를 맞이해 음악 공연 '네코제의 밤+'을 자사 유튜브를 통해 방영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 녹화 후 온라인 송출 방식으로 진행된 공연에는 윤하, 이진아 등 유명 가수를 비롯 런치패드 연주가 임둥 등이 출연했다. 세 아티스트는 각각 <테일즈위버>, <마비노기 영웅전>, <메이플스토리> 등 넥슨 음악을 부르고 연주했다.

 

디스이즈게임은 지난 14일,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해당 공연을 관람한 뒤, 넥슨 사운드팀 유종호 팀장과 세종사이버대학교 박성배 교수(음악평론가)와 대화를 나눴다. 인터뷰에서 유종호 팀장은 행사 준비 과정과 사운드팀의 역할을 소개했으며, 박성배 교수는 "넥슨은 게임음악의 교과서"라고 평했다.

 

'네코제의밤+' 및 인터뷰는 방역지침을 준수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유종호 팀장(좌), 박성배 교수


 

 

디스이즈게임: 넥슨 사운드팀의 역할은?

 

유종호 팀장(이하 유): 크게는 뮤직 프로듀싱 파트와 사운드 디자인 파트로 나뉜다. 프로듀싱음 음악, BGM, 음원 발매 등을 담당하고, 사운드 디자인은 각종 효과음을 중점적으로 제작한다.



이번 공연은 얼마나 준비했나? 투입된 인원은?

 

유: 6명이 중점적으로 준비를 했고, 이런저런 팀들에 요청을 했다. 연인원은 20명~30명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준비한 지는 2개월 정도 되는 것으로 안다. 


 

이번 공연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어떤 부분을 보여주려 했는지?


유: 코로나19 상황이라 안타깝게도 행사를 오프라인으로 진행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최대한 온라인으로라도 유저분들께 다가가 감동을 주기 위해서 구성을 했다.  

 

가수 윤하가 <테일즈위버> OST를 부르고 있다.

 

<테일즈위버>, <마비노기 영웅전> 등의 음악을 선곡했다. 왜 세 게임의 음악을 골랐나? 선곡의 기준은?


유: 보통 아티스트를 섭외하고, 어떤 곡이 어울릴지 고르게 하는 편이다. 이번에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으면서도, 유저층이 많아서 알 수 있는 곡 위주로 선곡했다.

 


네코제가 온라인으로 치뤄지다 보니 사운드팀의 역할이 부각되는 것 같다.

 

유: 오프라인 공연을 개최하던 예전에는 사운드팀에서 아티스트의 멘토링을 맡았다. 유저 아티스트의 리허설부터 공연까지 많은 부분을 봐 드렸다. 이번에는 유저 아티스트가 없는 상황이니 아티스트의 포괄적인 마스터링을 잡았다.

 


오늘 공연된 곡 세 곡 모두 RPG 장르다. 넥슨 게임음악을 하나로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


유: 사실 오늘 RPG가 중심이 돼서 아쉽긴 한데, 사실 넥슨게임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장르가 다양하다는 것이다. 팀에서도 오늘은 캐주얼 게임 BGM을 만들다가, 내일은 MMORPG OST를 작업한다. 장르적으로도 락, 클래식 가리지 않는다. 이렇게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게 넥슨 게임음악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박성배 교수 (이하 박): 넥슨 음악이 게임음악의 교과서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게임 사운드를 공부하시는 분들이 넥슨에 취직하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연주 중인 가수 이진아.

 

다른 음악과 게임음악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 그리고 좋은 게임음악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박: 게임이 끝난 다음, 그 사운드가 기억에 남는 음악이 좋은 게임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이 공연처럼 게임의 범주를 뛰어넘는 음악이 좋은 게임음악일 것이다. 방송음악은 BGM이 피처링 등을 통해 감성적인 부분을 채워준다면 게임은 전자사운드, 컴퓨터사운드가 폭넓게 쓰인다.

 

유: (방송음악과 게임음악의) 퀄리티가 크게 다르진 않지만, 방향성이 약간 다르다고 본다. 대중음악은 가수가 주인공이고, 게임음악은 게임이 주인공이다. 대중음악의 방향은 음악을 즐기는 팬에게 있는 반면, 게임음악의 방향은 게임 안의 상황에 따라 바뀐다.

 


넥슨처럼 자사 음악만 가지고 콘서트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유: 어떻게 다른 스타일이 있을까, 그리고 그것을 공연할까 고민 중이다. 오케스트라뿐 아니라 다른 음악을 게임과 접목하는 것도 추진하려고 한다. 

 

런치패드 연주가 '임둥'의 출연을 그런 시도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게임사운드를 지망하는 학생이 이런 공연을 보면 어떤 점을 배워갈 수 있을까?

 

박: 이렇게 콘서트를 열 수 있다는 것에서 더 큰 도전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게임사운드라고 하면 대중가요만큼의 파워를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이런 케이스를 보면 더욱 열심히 연습할 것 같다.

 


여태까지 네코제에 유저들이 참가해서 공연을 해왔는데, 유저들이 넥슨 음악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하나?


유: 유저 아티스트를 멘토링하면 아마추어라고 하더라도 프로 성향을 가진 분이 있고, 무대에 올려도 될까 의심되는 분도 있다. 그런 분들이 한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그 간극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게임 속 음악과 그것을 기반으로 음반으로 나오는 음악에 어떤 차이를 주나?

 

유: 둘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황음원은 2~3명의 연주를 가지고 음원을 내기도 하기 때문에 후반 작업이 굉장히 중요하다. 케이스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번 네코제의밤+ 공연도 음반화가 될지 잘 모르겠다.

 


 

외국 게임사는 이런 연주회를 자주 여는데, 국내에서는 이런 시도가 별로 없다. 이런 연주 분야를 육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 다른 회사들도 이런 콘서트를 많이 유치해야 한다. 대중 가수들도 게임음악에 많이 참가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넥슨이 이렇게 콘서트 열 때마다 리스트업을 할 텐데, 보유 곡이 얼마나 되는지?

 

유: 사운드팀이 리빌딩된 지 5년이 됐는데, 한 해 10곡 정도 작업해 OST는 50곡 정도 되는 것 같다. 인 게임 BGM은 600~700곡 정도 되는 것으로 안다. 음악의 저작권은 모두 회사로 귀속된다. 그래야 이런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다.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 사운드에는 몽골의 흐미 같은 음악이 전면에 나오는데, 넥슨도 이런 시도를 할 계획이 있는가?

 

: 항상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런 걸 해도 되는지, 이런 장르로 해도 되는지 항상 제안하고 있다.

 

 

"한국 온라인게임에 남는 건 음악뿐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지?

 

유: 아트도 그림도 음악도 모두 게임 안에서 들려지고 보여진다. 게임 안에는 그 결과물을 기획하고 개발하기 위해 굉장히 안 보이는 노력이 크다.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기보다는 개발, 기획에서 고군분투하는 분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다.

 

박: 그만큼 음악이 게임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생각한다.

 


공연하는 데 스크린에 게임 화면 같은 비디오가 출연되는데, 음악과 화면이 어울리게 하기 위해 어떤 작업을 했나?

 

유: 감성과 화면을 맞추는 편이다. 화면에 우리가 맞추는 때가 있고, 우리 음악을 화면에 맞출 때도 있다. 이번에는 음악에 따라 영상을 맞췄다.

 



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유: 온라인 진행 자체가 아쉽다. 행사에서 직접 얼굴들을 보는 게 낙이었다. 땀 흘리며 코스프레나 공연을 준비하는 분들, 무대 뒤에서 준비하는 분들을 보지 못해 아쉽다. 물론 무대 팀은 지금도 고생하고 계시다.

 

 

이번에 유저 아티스트는 빠졌는데, 현장에서 모여서 녹음하는 방법은 생각 안 해봤나?

 

유: 한다면 할 수 있겠지만, 많은 사람을 모으고 나면 각각 개성과 실력의 차이가 있어서 어려운 부분도 있다.

 

  

끝으로 전하고픈 말이 있다면?

 

유: 항상 변함없이 넥슨의 게임을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박: 넥슨이야말로 게임음악의 교과서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좋은 음악들이 많이 나와서 게임음악이 발전했으면 좋겠다. 게임음악이 단순히 사운드를 넘어서 음원 차트에 오르는 날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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