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게임속 게임? ‘보더랜드’ 세계에서 펼쳐지는 판타지 TRPG

톤톤 (방승언) | 2021-11-12 16: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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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랜드> 시리즈의 기어박스 소프트웨어가 2022년 3월 ‘판타지’ 게임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로 돌아온다.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는 엄밀히 말하면 <보더랜드>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게임 속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보더랜드>의 괴짜 캐릭터 ‘티나’가 만든 TRPG(테이블탑 RPG)를 플레이하며 상상 속 판타지 세계를 여행하게 된다.

 

비슷한 설정이었던 <보더랜드 2> DLC <타이니 티나의 드래곤 성채 습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다. 전작은 <보더랜드> 특유의 ‘막 나가는’ 분위기와 고유의 총기 시스템이 ‘판타지 TRPG’와 어우러져 색다른 재미를 줬다. 이번 작품 역시 판타지 세계에 어울리는 장대한 스토리에, <보더랜드>의 밝음과 장난스러움이 공존하는 게임이 될 예정이다.

 

*2K는 <타이니 티나의 드래곤 성채 습격>을 단독 작품으로 만들어 현재 에픽 스토어에서 무료 배포 중이다. 

 

게임플레이에서는 주인공들이 테이블 위에 펼쳐 놓은 ‘게임 보드’가 FPS 파트와 기타 파트를 연결하는 기본 토대가 된다. 이 위에서 캐릭터를 움직여 스토리 및 퀘스트를 진행하고, 전투는 FPS로 펼쳐지는 방식이다.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맷 콕스, 아트 디렉터 아담 메이, 시니어 레벨 디자이너 가브리엘 로비태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과연 어떤 재미와 매력을 기대할 수 있을지 조금 더 상세히 물어보았다. 제작진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자. /디스이즈게임 방승언 기자



 

# 판타지 TRPG와 <보더랜드>의 만남 

 

Q. 디스이즈게임: 왜 판타지 테마를 선택하게 되었나? 최초의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A. 아담 메이: 판타지 게임 전반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했다. <타이니 티나의 드래곤 성채 습격> DLC는 판타지 세계관 TRPG에 보내는 우리들의 연서와 같았다.

 

스튜디오 차원에서도 우리는 모두 언제나 판타지 게임을 만들고싶어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하는 캐릭터들을 가지고 풀 사이즈의 스탠드얼론 판타지 게임을 만들 기회를 발견한 순간 다들 즉시 뛰어들게 됐다. 우리가 FPS 게임에 있어 좋아하는 모든 요소를  및 다른 TRPG를 향한 애정과 결합했고, 그렇게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가 탄생했다.

 

 

Q.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에는 장대한 서사가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었다. 그렇지만 <보더랜드>만의 유머러스함과 캐주얼함 역시 이야기에 포함되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표현이 될지 궁금하다.

 

A. 아담 메이: 우리가 가장 즐겁게 구현한 부분이다. 스토리에 진지한 인과관계나 진짜 위협을 넣어 뒀지만, 동시에 정신 나간 ‘벙커 마스터’(타이니 티나)가 과격함을 발휘하며 플레이어들에게 장난을 치게 했다.

 

(*해설: TRPG에는 보통 ‘게임 마스터’로 불리는 게임 진행자가 있다. 이벤트의 발생, NPC의 반응 중요한 여러 요소를 모두 ‘게임 마스터’가 결정한다. <타이니 티나 원더랜드>에서는 ‘벙커 마스터’인 티나가 이 역할을 맡는다)

 

그래서 게임 속 맵을 보면 고딕풍의 진지하고 어두운 RPG 요소들도 존재하지만 동시에 타이니 티나가 개입한, 상반된 분위기의 요소도 찾아볼 수 있다. 어둡고 진지한 월드 안에 재미있고 장난스러운 것들이 존재하는데, 이 두 가지가 멋진 대조를 이룬다.

 

 

 

Q. 원작 DLC 에서, 스켈레톤이 화염무기에 대한 저항이 있는 등, 대다수 게이머에게 익숙한 판타지 게임의 클리셰가 <보더랜드> 고유의 시스템과 어우러지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번에도 이런 요소를 기대할 수 있나? 또, 얼마나 많은 무기가 준비되어 있는지?

 

A. 맷 콕스: 이번 게임에도 뼈로 만들어진 스켈레톤 군대가 등장하고, 화염이나 냉기와 같은 원소들도 등장한다. 그중 냉기 무기는 스켈레톤들에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

 

무기 종류는 매우 많다. 일단 우리의 총기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활용하고자 했다. 하지만 전투의 다양성이 우리에게는 더 중요했다. 스펠, 근접무기, 와드, 갑옷 외 다양한 아이템이 동원된다. 우리가 딱히 무기의 가짓수에 집중한 것은 아니지만 무기가 정말 많다.

 

 

# TRPG를 향한 사랑과 오마주

 

Q. TRPG는 캐릭터 간 상호작용이나 협력에 의해서 재미가 더해질 때가 많다. 전편인 <보더랜드 3> 역시 플레이어 간 협동을 유도했고, 관련된 스킬셋도 마련되어 있었다.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에는 판타지 세팅에 어울리는 파티원 간 시너지가 존재하는지? 그 방식을 설명해줄 수 있나?

 

A. 맷 콕스: 우선 단일 캐릭터 빌드 안에서도 근접 무기, 스펠, 총 등의 요소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시너지를 이룰 수 있다.

 

캐릭터 클래스끼리 서로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는 아직 너무 많이 공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예를 들어 설명 해보자면, 캐릭터를 원거리보다는 근거리에 강하게 빌드한다면, 그런 빌드업만으로 다른 캐릭터와 합을 이루게 될 것이다.

 


 

Q. 2K에서는 과거 <보더랜드> 보드게임도 출시한 적이 있다. 이번에 다시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가 출시하는 것을 보고, 제작진이 TRPG에 관심이 많다고 느꼈다. 게임의 시스템과 외관 측면에서 TRPG에 어떻게 영향을 받았나?

 

A. 맷 콕스: 내가 TRPG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친구와 함께한다는 점이다.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에서도 테이블에 앉아있는 다른 캐릭터들을 통해 다른 친구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기분을 연출하고 싶었다. 설령 혼자 플레이하더라도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TRPG에서 ‘캐릭터 시트’를 작성할 때처럼 캐릭터를 만들게 된다. 이때 ‘건강’이나 ‘힘’ 같은 스탯에 포인트를 투자해 ‘액션 스킬’이나 ‘주문’의 재사용 대기시간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요소에 더해 캐릭터의 외모까지 변경할 수 있다.

 


 

아담 메이: 아트 측면에서는 우리가 좋아하는 게임들을 다양하게 참고했다. <히어로스케이프>의 보드게임적 요소들부터 시작해서, 2D 묘사를 할 때는 <발더스 게이트>에 영감을 받았고, JRPG적 요소를 위해 스위치판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도 참고했다.

 

또한 <보더랜드>는 그 자체로서 독특한 아트 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다른 게임들의 요소를 취사선택해 와서 혼합하기 용이했고, 이를 통해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만의 유니크하고 특별한 스타일을 만들 수 있었다.

 

 

Q. TRPG는 CRPG에 비해 자유도가 높은 편이다. 실존 TRPG에 기초한 CRPG들은 최대한 유저에게 많은 자유를 주는 경향이 있다. 가령 캐릭터 커스터마이제이션을 상세하게 할 수 있거나, 퀘스트를 자유로운 방식으로 깰 수 있는 식이다.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에서도 이런 재미를 찾을 수 있나?

 

A. 맷 콕스: 우리는 유저들이 외모 표현과 플레이 방식 모두에 있어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길 원한다.

 

이를 위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에서 무수한 옵션을 줬다. 목소리만 해도 여덟 명의 성우 중 고를 수 있고, 성격을 달리 설정할 수 있다. 슬라이더로 목소리의 음역까지 결정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스펠, 근접 무기, 총, 갑옷 및 모든 장비들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게임플레이스타일을 빌드할 수 있다.

 


 

#TRPG, <보더랜드> 몰라도 괜찮을까?

 

Q. <보더랜드 2> DLC였던 원작 <타이니 티나의 드래곤 성채 습격>의 설정을 잘 모르는 플레이어도 많을 것 같다. 해당 DLC와 스토리 상으로 어떻게 연결이 될지, 타이니 티나 외 <보더랜드> 시리즈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A. 맷 콕스: <보더랜드> 게임을 안 해본 유저들이라도 이 게임을 하며 갈피를 못 잡는 일이 없도록 방지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 때문에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의 스토리는 완전히 독립되어 있다. 하지만 <보더랜드> 팬이라면 몇몇 캐릭터들을 알아볼 수 있을 것이고, 팬들만 느낄 수 있는 재미 요소도 있을 것이다.

 

<원더랜드>는 비록 <드래곤 성채 습격>의 후속작은 아니지만, 그 판타지적 요소 및 TRPG 요소에는 분명히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서구권 플레이어들은 TRPG에 익숙한 경우가 많다. 실제 플레이 경험은 없더라도 <빅뱅이론>이나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등 대중적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익숙해질 기회가 많은 편이다. 반면 한국 유저 중에는 TRPG를 모르는 유저도 많은데,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를 즐기는 데 문제가 없을까?

 

A. 맷 콕스: TRPG를 한 번도 해 본 적 없더라도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테이블에 함께 앉은 친구들, 그리고 게임 속 영웅 및 악당과 형성하는 유대감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액션파트와 스토리 모두 TRPG 경험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통할(resonate)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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