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인터뷰] 발하임…"한국 유저들의 도움이 우리를 꿈꾸게 했다"

톤톤 (방승언) | 2022-04-18 11: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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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초, 아무런 전조 없이 나타나 ‘크래프팅 서바이벌’ 장르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타이틀이 하나 있다. 북유럽 신화 기반의 판타지 게임 <발하임>은 얼리액세스라고 믿기 힘든 완성도와 풍성한 콘텐츠로 전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생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전투 다이내믹은 강화해 동일 장르 내에서의 차별화를 시도한 <발하임>은 첫 주 100만 장, 둘째 주 200만 장이라는 쟁쟁한 판매기록을 세웠다. 1년여가 지난 현재, 비록 예전 같은 광적인 인기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1일 피크 이용자 2.5만~3.5만 명 수준을 기록하며 ‘코어 팬층’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업데이트 소식, 개발 로드맵 등 정보를 제대로 접하기 힘든 한국 등 비영어권 유저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더 뜸해진 감이 있다. 바쁜 한 해를 지낸 개발사 ‘아이언 게이트’에 직접 지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복귀각’을 재고 있던 유저라면 한 번 눈여겨보자.



 


Q. 디스이즈게임: <발하임> 출시도 1년이 지났다. 2021년 출시 직후부터 놀라운 성공을 거뒀고 짧지 않은 여정을 밟아 왔는데, 그간 어땠는지 말해달라.

A. 아이언 게이트 스튜디오: 정신없는 1년이었다! 우리 스스로도 <발하임>이 꽤 괜찮은 게임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출시 이후의 커다란 반응에는 정말 놀랐다. 지난 1년 동안은 우리 자신이 세운 퀄리티적 기준을 지키면서도 시간 내에 개발을 마치는 일에 주로 힘썼다.


Q. <발하임>과 같은 생존 장르로 분류되는 게임은 매우 많지만, 비슷한 성공을 거둔 사례는 거의 없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발하임>이 동일 장르의 다른 게임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A. 우리는 더 관대한 생존 메카닉을 도입하고자 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장르의 표준적 난이도보다 약간 더 쉽게 만들었다. 생존 게임은 아주 하드코어한 때가 많다. 좋은 특징이지만, 플레이에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우리는 기준을 조금만 낮춰 ‘재미있는’ 경험을 최우선으로 추구했다 말할 수 있겠다.


Q. <발하임>의 ‘기지 건설’과 ‘전투’는 서로 매우 다른 유형의 콘텐츠인데, 둘 다 깊이가 있고 잘 다듬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두 가지 콘텐츠를 디자인하는 데 있어 중점을 둔 사안은 무엇인가? 참고했던 다른 게임이 있나?

A. 전투시스템은 주로 <젤다> 시리즈를 비롯해 많은 어드벤처 게임들에 영향을 받았고, 여기에 <다크 소울> 같은 하드코어함을 약간만 첨가했다. 쉬우면서도 보람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조절했다.

반면 기지 건설의 경우, 적어도 우리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참고할 만한 좋은 본보기가 없었다. 그래서 만족스러운 경험을 만들기가 매우 힘들었다. 현재도 인터페이스가 완벽하지는 않다고 느끼고, 그래서 아직 마음에 차지 않는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개선해나갈 생각이다.



Q. 한국에도 <발하임> 팬은 여전히 많지만, 그 숫자 자체는 줄어들었다. 이는 부분적으로 한국 유저들이 언어장벽 등 문제로 게임 업데이트 소식을 따라가기 힘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 유저들을 위해 그동안의 업데이트 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을 간단히 소개해줄 수 있나?

A. 먼저, 게임 뉴스를 한국어로 전해드리지 못한 점에 죄송하다. 번역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이다 보니, 현재로서는 가장 규모가 큰 영어권 사용자들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이 문제를 살펴보겠다!

출시 이후 가장 재미있는 변화에 대해 말하자면, ‘벽난로와 집’(Hearth & Home) 업데이트를 통해 건축 메카닉을 개선하면서 다양한 건축 요소를 추가하는 등 깊이를 더했다.

또한 최근 있었던 산악지역(Mountain) 업데이트도 아주 만족스럽다. 산악지역에 새로운 적을 추가하고, 새로운 크래프팅 레시피를 더함으로써 유저들을 위한 새로운 도전거리를 마련했다.


Q. 안개지역(Mistlands)이 올해 안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즉, 새로운 지역 개발에 1년 이상 지났다는 얘기가 된다. 개발 과정의 어려움을 공유해줄 수 있나?

A. 새 지역 추가에는 많은 시간이 든다. 우리는 규모가 작은 스튜디오이며, <발하임>을 우리가 믿는 최고의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다. <발하임>은 우리가 사랑으로 낳은 게임이기에 향후 출시될 지역 전부 유저들에게 가장 잘 다듬어진 경험이 되길 바란다. 그렇기에 개발에 좀 더 시간이 걸린다.

최근에는 실험적인 베타 테스트를 도입했다. 가장 열성적인 유저분들이 새로운 피처나 업데이트를 출시 전에 체험할 수 있도록 해 도움을 얻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 방법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건축요소 추가에 집중했던 '벽난로와 집' 업데이트 (출처: 아이언게이트 유튜브)


Q. <발하임>의 기지 건설은 사랑받는 콘텐츠인데, 지형 변경을 많이 하거나 오브젝트가 많이 추가되면 프레임 드롭 등의 퍼포먼스 이슈가 다소 발생하는 아쉬움이 있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한 최적화가 이루어질까?

A. 이 부분에서는 어떤 확실한 약속을 드리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하지만 항상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일각에서는 일부 인게임 활동이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거나 다소 질린다는 의견이 있었다. 예를 들어 광석 제련에는 실제로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다. 이런 관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게임플레이 밸런스와 시간 소요 문제에 있어서는 항상 커뮤니티의 의견을 수렴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제대로 하기 쉽지 않다. 제련의 경우, 우리가 볼 때 제련기는 일종의 자동화 기기(processor)에 해당한다. 광석을 넣어 놓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그래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제련기를 더 많이 지으면 된다.


Q. 상인 NPC 할도르(Haldor)는 여러 재미있는 콘텐츠를 더해줬다. 혹시 앞으로도 인터랙션 가능한 NPC가 추가될까?

A. 현시점에서 말씀드릴 수 없는 문제여서 죄송하다. 내부에서도 이야기가 나왔었기 때문에 현실화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정해진 것은 없다.

인벤토리 무게 상한을 올려주는 벨트, 채광에 도움이 되는 헤드랜턴 등 유용한 아이템을 파는 상인 '할도르'

Q. 최근 산악지역에 ‘동굴’ 등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다. 기존 지역에 대한 이렇듯 비교적 대규모의 업데이트가 정기적으로 이루어질까?

A.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많은 분이 (신규) 지역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계시는데, 여기에는 시간이 꽤 많이 들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이번 산악지역 동굴 업데이트 같은 콘텐츠를 준비할 짬이 또 생긴다면, 그땐 할 수도 있다.


Q. 생각하고 있는 엔드게임 목표가 뭔가? 예고했둔 지역 업데이트가 끝난 이후의 계획이 있나?

A. 안개(Mistlands)지역 이후 애쉬랜즈(Ashlands)지역과 북방(Deep North)지역을 추가할 계획이다. 현재 계획상, 이들 업데이트가 끝날 때 <발하임>은 얼리액세스를 끝마치고 1.0버전으로 출시하면서 ‘완성’된다. 하지만 이후로도 콘텐츠 추가가 이뤄질 수도 있으며, 개발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 사후 지원과 무료 패치는 당연히 이뤄질 것이다

안개 지역 업데이트에 추가될 아이템 모델링 과정을 공개하는 등 소통하고 있다 (출처: 아이언게이트 유튜브)

Q. 마지막으로 한국의 <발하임> 팬들, 그리고 아직 <발하임>을 해보지 못한 한국 유저들에게 전하는 말이 있다면?

A. 당연하게도, 한국의 <발하임> 팬들에게 플레이해주셔서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 플레이어 여러분들의 지지, 그리고 현지화에 주신 도움*은 정말 소중했다. 여러분의 이러한 지원은 <발하임> 같은 멀티플레이 인디 게임이 얼마큼의 성취를 꿈꿔도 될지 보여주었다. (*<발하임>의 한국어 패치는 유저들이 진행했다)

<발하임>의 사례처럼, 하나의 게임이 수천 킬로미터 바깥의 유저들과 국경 너머로 공명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끊임없는 경외감에 빠지게 한다. 저희 아이언 게이트 팀은 이 점에 무한히 감사드린다. 새로운 업데이트와 콘텐츠를 전해드리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 준비 중인 안개 지역을 완성해 보여드릴 날이 너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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