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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밸브 인터뷰 ①] 한국 오는 스팀덱, "그걸 왜 만들었냐면요…"

톤톤 (방승언 기자) | 2022-08-04 09: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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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의 스팀덱은 가장 야박하게 표현하더라도 아주 흥미로운 물건이다. PC게임의 대명사 밸브가 내놓은 휴대용 게임 기기라는 단순질박한 설명만 떼어놓고 봐도 그렇다. 처음 스팀덱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난 약 1년 전 대중과 언론의 뜨거웠던 반응은 그 '의외성'이 가졌던 임팩트를 충분히 보여준다.

이후 스팀덱은 스팀 내 제품 판매량 상위권을 유지하며 은근하고 꾸준한 인기를 자랑해왔다. 그런데 국내 사정은 달랐다. '사지도 못하는 기계'를 향한 관심은 빠르게 식었다. 스팀덱을 둘러싼 각종 소식은 먼 나라의 풍문에 다름아니었다. 비유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뭇 PC 게이머들을 설레게 했던 (적어도 의아하게 했던) 밸브의 스팀덱이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에 상륙한다. 8월 4일부터 (예약)판매가 시작되면 드디어 우리도 구매자 대기열이 줄어들기만을 기약없이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를 기회가 생겼다는 의미다.

큰 발표를 몇 주 앞둔 시점 밸브가 TIG를 미국 워싱턴주 벨뷰 사옥으로 초대했다. 실적발표 할 일도 없고 인터뷰도 잘 안 하는 탓에 비밀스럽기로 악명높은 굴지의 게임사를 찾아 묻고 싶었던 이모저모를 쏟아 놓았다. /밸뷰(미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편집장, 방승언 기자



(왼쪽부터) 밸브의 로런스 양과 피에루 그리페

Q. 디스이즈게임: 간단한 자기소개를 먼저 부탁한다.

 

A. 피에루 그리페(Pierre-Luop Griffais·이하 그리페): 최근엔 엔지니어로서 스팀덱을 담당 중이다. 이전에는 스팀을 새로운 플랫폼들로 확장하는 프로젝트, 그 외에 밸브의 리눅스 및 하드웨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로런스 양(Lawrence Yang·이하 양): 스팀덱 디자인, 인터페이스를 담당했고,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을 맡았으며, 그 외에 여러 일을 했다. 우리는 보통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스팀덱 이전에는 스팀 앱과 밸브 인덱스 관련 일을 했다.

 

 

# 과거의 스팀덱이 아니다

 

Q. 한국 게이머 중에는 처음에 스팀덱에 관심을 가졌다가, 기계를 사기 어려워서 금방 흥미를 잃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스팀덱이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개선된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편이다. 설명을 부탁한다.

 

A. ​양: 많은 것이 변했다.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펌웨어 쪽이다. 3월의 스팀덱과 현재의 스팀덱은 굉장히 다르다. 스팀 클라이언트와 스팀 OS에 많은 기능을 넣었고, 배터리 수명과 팬 소음도 개선했다. 수천 개에 달하는 게임들의 호환성도 강화했다.

 

그리페: 스팀덱 지원 게임은 계속해서 늘려 나가고 있다. 또한 ‘데스크탑 모드’(리눅스 OS로 진입해 PC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드)에 새 기능들을 추가했고, 편의성 향상도 있었다. 한국 고객들을 위한 업데이트로는 최근 몇 주 사이에 새로운 텍스트 입력방식을 추가했다. 출시 당시에 빠졌던 중요한 기능이다.

 

 

Q. 추가된 주요 기능의 예시를 몇 가지 구체적으로 들어줄 수 있나?

 

A. 그리페: 물론이다. 예를 들어 화면 주사율 변경 기능을 더했다. 이전에는 주사율을 몇몇 수치로 제한하는 것만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40~60프레임 사이에서 원하는 프레임 수치를 정할 수 있다. 배터리 수명과 기기 퍼포먼스 사이에서 원하는대로 균형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덕분에 배터리 수명 관리에서 유저 개인 선호에 따른 여러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양: 스팀 클라이언트 측면에도 많은 기능이 더해졌다. 예를 들면 잠금화면이 생겼고, 라이브러리 관련 기능, 스토어의 여러 안정화 기능 등이 업데이트되었다. 인게임 경험도 개선 중이다. 예를 들어 게임플레이 중에 스팀 버튼을 누르면 기존보다 더 다양한 기능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안티치트 솔루션 업데이트로 스팀덱에서 플레이 가능해진 <폴 가이즈> 


그리페: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안티치트 솔루션 지원도 확장했다. 그 결과 런칭 당시에는 지원되지 않았던 <헤일로 마스터치프 컬렉션>, <폴가이즈> 등 게임이 이제는 스팀덱에서 잘 구동되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파트너십을 통한 호환성 확장은 또 있었다. 예를 들어 이번 주 (7월 넷째 주) <헤일로 인피니트> 지원 업데이트가 있을 예정이다. 런칭 당시에는 구동되지 않았던 게임이다.

 

스팀덱 이후로도 많은 게임이 출시되었는데 이런 신작 게임들도 유저분들이 스팀덱에서 잘 즐기고 있다.  예를 들어 <스트레이>는 개발자들과 출시 전부터 협력하여 스팀덱에서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조율한 작품이다.

  

양: 추가 기능 중 대부분은 이용자들의 직접적 피드백을 통해 마련된 것이다. 아까 얘기한 잠금화면 기능, 그리고 시간대에 맞춰 화면 색포화도를 바꿔주는 야간모드, 그 외 퍼포먼스 관련 기능들이 그 예시다.

 

그리페: ‘게임별 성능 옵션 프로필’ 기능도 생겼다. 원래는 성능 옵션이 전체 게임에 일괄 적용되었는데, 이제는 게임별로 프로필을 달리 저장할 수 있다. 그래서 서로 다른 게임을 플레이할 때마다 옵션을 바꿀 필요가 없어졌다.

 

배터리 소모량 개선을 위한 여러 성능 옵션이 생겼고, 이를 게임별 프로필에 저장할 수 있다.


# 밸브에게 스팀덱이란


Q. 과거 한 인터뷰에서 밸브는 스팀덱 출시를 통해 ‘새로운 디바이스 분류(카테고리)’를 개척하고 싶다 밝힌 적 있다. 이것이 어째서 밸브에 중요한 목표인지?

 

A. ​그리페: 그 질문은 ‘스팀덱으로 대표되는 특정 분류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에 대한 물음일 수도 있고, ‘새로운 분류를 개척하려는 이유 그 자체’에 대한 물음일 수도 있겠다. 두 가지 모두 밸브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우선 스팀과 PC 게임을 다른 여러 폼팩터와 경험으로 확장하는 일은 우리 회사 역사 내내 지속되어 온 노력의 연장이다. <하프라이프> 시리즈 같은 스토리 기반 싱글플레이 게임에서부터 <카운터 스트라이크> 등 멀티플레이 게임, 스팀 플랫폼을 통한 디지털 디스트리뷰션에 이르기까지 우린 언제나 기술의 진일보, 그리고 엔드유저를 위한 경험 개선에 노력해왔다.

 

그러던 와중 하드웨어 영역에서도 새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밸브 인덱스(VR)와 스팀 컨트롤러 등 새로운 기기를 통해 유저들에게 입력 방식에서의 선택지를 확장해주는 기회였다. 우리는 이러한 접근성 향상이 유저의 게임 경험을 강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러한 하드웨어를 탐구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PC 게임 플랫폼 자체를 다른 영역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깨닫기 시작했다.

 

PC 게임을 라이브러리에 많이 보유하고 있는 유저라면 느끼게 되는 일종의 불편함(friction)이 있다. 그것은 바로 PC 게임이라는 콘텐츠가 데스크톱이라는 폼팩터에 강하게 결착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데스크톱은 여러 게임을 경험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지만, 동시에 유저를 고립시키는 수단이기도 하다. 주변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혼자 있어야 하니까.

 


밸브는 그런 유저들을 다시 주변 사람들과 연결해주고 싶었다. 이를테면 PC게임을 소파에 누워 플레이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말이다. 그런 맥락에서 콘솔처럼 TV에 연결하는 스팀 머신, 그리고 스팀 게임을 TV 및 모바일 기기에서 원격으로 즐기게 해주는 스팀링크 등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가 PC 게임 콘텐츠를 ‘모든 상황’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기존 목표였다.

 

스팀덱은 그러한 기존 아이디어의 결정체(embodiment)인 셈이다. 스팀덱은 원하는 장소 어디서든 다른 디바이스에 연결하지 않고도 스팀의 모든 게임을 경험할 수 있는 수단이다. 밸브의 기존 하드웨어 철학, 유저들이 스팀게임을 즐기는 방식에 새로운 선택지를 준다는 궁극적 목표를 완결(completion)하는 기기로 볼 수 있다.

 

우리는 플랫폼마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유형이 정해져 있다는 관념을 믿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이 “모바일(휴대용) 플랫폼에서는 더 낮은 해상도의 덜 재미있는 게임만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이게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PC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게임 장르를 장소 불문하고 경험할 수 있다고 믿는다. 밸브가 그간 하드웨어 개발을 이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Q. 스팀덱에 배타적인 독점 OS를 적용하는 대신, 아무 OS나 설치할 수 있는 사실상의 휴대용 PC로 만든 이유도 거기에 있나? 그처럼 개방된(자유로운) 경험을 유저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A. ​양: 그렇다. 개방 철학은 밸브의 DNA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소프트웨어 및 게임을 특정 기기에 묶어 두거나, 거기에만 맞춰 개발하지 않는다. 스팀 OS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볼 수 있다. 스팀 OS는 그저 스팀덱용 스팀 앱이다. 최종적으로는 스팀 OS를 모두에게 공개해 누구든 원하는 유형의 기기에 스팀 OS를 설치해 좋은 게이밍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리페: 생각해보면 PC 플랫폼의 개방성은 스팀과 밸브가 존재할 수 있었던 근간이다. PC는 우리의 고향이다. 우린 모두 PC 유저고, 많은 게임을 PC에서 소비한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스팀에는 없는 PC 콘텐츠가 많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사람들은 스팀 외 게임, 플랫폼, 스탠드얼론 런처들을 많이 사용한다. 만약 스팀덱이 이러한 콘텐츠를 아우르는 기기, 즉 PC 게이밍의 모든 요소를 즐길 수 없는 기기라면, 그것은 완전한 상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 스팀덱이 개발사들에 제공하는 기회

 

Q: 개발사들의 반응은 그동안 어땠나?

 

A. ​그리페: 전반적으로 매우 긍정적이다. 우리는 스팀덱 발표 이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개발사와 소통하며 그들 게임의 스팀덱 출시를 위한 상호 조율을 공고히 하고 있다.

 

개발사들은 유의미한 포팅 작업 없이도 스팀덱이라는 폼팩터에 게임을 출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매우 높이 사고 있다. 보통 새 플랫폼이나 유저 베이스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많은 작업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이 작업은 사실 게임 개선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문제가 있다. 그저 이식 자체만을 위한 추가 작업일 뿐이다. 개발사들은 이런 추가 작업에 임했을 때의 전체적 득실을 계산하는 데에서도 큰 어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스팀덱의 경우 포팅 노력은 모두 우리 쪽에서 진행된다. 개발사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게임이 새로운 환경에서 제대로 구동되는 것이다. 이 점에 다들 매우 만족하는 것 같다. 개발사는 특별히 추가 자원을 투자하지 않아도 얼마나 많은 유저가 스팀덱에서 자사 게임을 이용 중인지, 해당 유저 베이스를 더욱 타게팅할 것인지 여부를 쉽게 결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호응이 매우 좋다.

 

 

Q. 이식 과정에 개발자가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호환성 강화를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면?

 

A. ​그리페: 이에 관해서는 두 가지 측면을 얘기할 수 있겠다. 

 

첫째로 지금은 스팀덱이 이미 출시된 상태이기 때문에 개발사들이 게임 정식 출시 전 스팀덱 호환성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이런 테스트를 통해 호환성 이슈가 발견되면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해당 이슈가 밸브 쪽 문제 때문으로 드러나면 우리가 나서서 출시 전 해결할 수 있다. 스팀덱 호환성 등급 분류도 미리 진행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유저들이 개별 게임의 스팀덱 호환 수준을 출시 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측면으로 개발사들은 스팀덱에서의 구체적 게임 경험도 출시 전에 미리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팀덱 성능 옵션 디폴트값을 미리 정해 퍼포먼스, 그래픽 퀄리티, 배터리 수명 간의 균형을 최적화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컨트롤러 지원, 터치스크린 지원, 접근성 강화 등 작업을 미리 해 두거나, UI 크기를 조절해 폰트 가독성을 높일 수도 있다.

 

이렇게 스팀덱에 맞춘 호환성 향상 작업의 추가적 이점이 있다면, 이 작업이 스팀덱 플랫폼에서만 유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해당 작업을 한 번 거치면 모든 종류의 PC 플랫폼에서 게임 경험이 향상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래는 저사양 랩톱에서 잘 돌아가지 않던 게임이 수월하게 작동되는 식이다. 휴대용 기기인 스팀덱의 성능에 맞춰 조절을 끝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스팀덱이 아닌 여타 터치스크린 지원 기기, 리모트 플레이 지원 기기, 게임패드 지원 기기 등에서도 관련된 입력 장치 옵션 및 UI 옵션을 미리 마련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각종 유형 PC에 대한 게임플레이 성능이 개선되면서, PC라는 플랫폼 전반의 힘이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 아시아 시장 진출의 동력은?

 

Q: 기존에는 북미, 유럽 등에서 스팀덱을 판매했고, 이제 아시아로 확장하게 됐다. 이전의 시장들에서 어떤 교훈을 얻었나? 기기의 잠재력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짐작하는데?

 

A. ​양: (웃음) 맞다, 자신감을 얻었다. 런칭 시점에 이미 우리는 스스로 꽤 괜찮은 상품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했고, 런칭 이후 고객들의 수요와 반응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굳어졌다. 사람들이 스팀덱을 좋아하고 원한다는 사실이 시장 반응에서 매우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유저들에게 제품을 제때 전달할 만큼 충분히 생산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일 정도다.

 

그리고 기존 시장에서 고객들이 스팀덱에 있어 좋아하는 바와 바라는 바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실제로 이를 기반으로 여러 기능을 추가해왔다. 한국, 대만, 일본, 홍콩 등 새로운 판매 지역에도 어서 제품 출하를 시작해 이들 지역 고객들이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에 대해 배우고 이를 기반으로 (스팀덱을) 계속 개선해 나갈 수 있기를 고대한다.

 

 

Q. 아시아 시장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어떤가? 아시아 각국의 소비자 행동은 꽤 양상이 다른 편인데 어떻게 보고 있는지?

 

A. ​양: 우선 무엇보다도 아시아 지역 고객들이 우리만큼, 그리고 기존 스팀덱 고객들만큼 이 기기를 좋아해 주길 희망한다.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한국어/중국어/일본어 터치 입력을 위한 IME 지원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또한, 한국 포함 일부 지역엔 PC 이용자가 이미 많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해당 지역 고객들이 스팀덱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궁금하다. 반면 PC 게임을 별로 플레이하지 않는 지역도 있다. 그렇지만 스팀덱은 휴대용 폼팩터다. 따라서 이 지역에서도 고객들이 (다른 PC 상품에 비해)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사용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고객분들이 좋았던 점, 우리가 놓쳤던 점을 지적해주셨으면 한다. 이를 기반으로 기기를 개선할 수 있다.


 

Q. 원래 PC 게임을 즐기지 않던 유저들이 스팀덱을 통해 새롭게 밸브의 고객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나?

 

A. ​그리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양: 그렇다. 그런 희망도 있다. 스팀덱은 PC 게임을 별로 즐기지 않거나 관심 없던 고객들에도 내세울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 스팀에서 게임을 한 번만 사면, 앞으로 스팀덱이나 랩톱 등 어떤 새로운 PC 제품을 사더라도 해당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콘솔 게임에 주로 익숙한 유저들에게는 매우 낯선 개념이다. 콘솔에서처럼 상위호환이나 하위호환 문제를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페: 한 가지 덧붙이자면, PC 게임의 매력과 장점에는 관심이 있지만 PC 구매의 복잡한 과정을 감당할 자신이 없는 사람에게도 스팀덱은 역시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보통 PC게임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PC 구매 단계에서 가로막혀 버리기 쉽다. PC게임의 세계에 진짜로 발을 들이기도 전에 선택의 난관에 빠지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PC 셋업과 관리의 어려움도 있다.

 

반면 스팀덱은 적어도 PC게임 ‘입문단계’에서는 이런 복잡함을 피하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스팀덱은 PC게임의 모든 측면을 두루 경험하기에 충분하다. PC플랫폼 특유의 접근성과 강력함을 두루 갖춘 기기라는 점에서 그렇다.

 

 

# 스팀덱은 어떻게 만나볼 수 있나?

 

Q. 현재 밸브는 유통사 없이 스팀덱을 판매하고 있다. 이렇게 했을 때 고객과 더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서라고 들었는데 맞나?

 

A. ​그리페: 맞다. 다만 ‘직접적인 소통’ 이란 문자 그대로 고객들과의 물리적 의사소통 행위를 말하기보다는 밸브가 추구하는 어떤 전반적인 관념에 가깝다.

 

밸브가 스팀덱을 직접 판매하면 고객과 밸브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이는 고객관리에 있어 선택지를 늘려준다. 국가별 유통사를 거치면 하기 어려운 일들이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스팀 구매 대기열이 있다. 

 

이 대기열에 들어가 있으면 고객들은 온라인 마켓에 들어가 새로고침 버튼을 계속 누르는 일반적인 수고를 안 해도 된다. 적어도 자신이 전체 배송 대기열에서 몇 번째 순서에 있는지 직접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일종의 부수적 효과에 가깝다. 

 

진짜 장점은 가격 관리다. 여러 중간자를 거칠 때와 비교해 스팀덱 가격을 유저들에게 매력적 수준으로 유지하기 쉽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Q. 그렇다면 아시아 시장에서도 같은 방식이 유지될까?

 

A. ​양: 그동안 미국, 유럽, 영국 등지에 직접적으로 스팀덱을 판매해왔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아시아 지역에는 판매하지 못했었다. 이것은 특히 비즈니스, 세금 관련 문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복잡했기 때문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 배급사인 코모도(Komodo)와 협력하고 있다. 이번 일 이전에도 우리와 함께해온 기업이다.

 

코모도가 한국, 홍콩, 대만, 일본 등지에서의 총판을 담당할 것이다. 판매가 개시되면 코모도 웹사이트를 방문해 스팀덱을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코모도는 (현재 밸브가 운영하는 것과 같은) 별도의 예약 대기열을 만들 예정이다.

 

 

Q. 그렇다면 제품을 받아 보기까지의 시간은 지금과 비슷할까?

 

A. ​양: 그와 관련해서는 답변하기 어렵다. 다만 8월 4일부터 예약을 시작해 올해 안으로 제품 배송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는 아시아에 매우 진출하고 싶었고, 그간 많은 투자를 했다. 마침내 판매를 시작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Q. 개인적으로 일부 UI 번역에서 어색함을 느꼈다. 이제 고가의 전자제품을 아시아에 직접 팔게 됐으니, 현지화에 따른 컴플레인도 전보다 직접적이고 강력해질 것이다. 어떻게 대비하는 중인지?

 

A. ​양: 고객들이 피드백을 준다면 기꺼이 수용하고 수정하겠다. 하지만 이것이 다른 피드백 수용 절차와 비교해 특별히 다르지는 않다. 밸브는 무엇이든 판매(shipping)하고 나면 피드백을 받아 수정한다. 한국 고객들이 앞으로 스팀덱을 구매하면 더 많은 한국어 관련 피드백이 이뤄질 것이고, 여기에 맞춰 제대로 현지화를 진행하겠다.

 

한글 입력 체계를 지원한다

 

 

Q. 현지화 팀이 따로 있나?

 

A. ​그리페: 그렇다, 현지화 팀이 있다. 그리고 조금 전 질문에 대해 덧붙이자면, 스팀덱 출시는 우리에게 있어 스팀의 현지화(번역) 상태를 더 면밀히 살펴볼 계기가 될 듯하다. 스팀덱 유저들에게 스팀의 현지화 수준은 기계 자체의 전반적 사용경험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PC에서와 달리 스팀덱에서 스팀은 단일 앱이 아닌 하나의 운영체제(OS)다. 따라서 제대로 된 현지화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Q. 그간 밸브는 스팀덱의 다음 버전을 제작하겠다는 계획을 꽤 분명하게 드러내 왔다. 그렇다면 그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현재 버전의 스팀덱을 구매하자마자 다음 버전 출시 소식이 들려오는 상황을 걱정할 필요는 없나?

 

A. ​양: 없다(웃음).

 

그리페: 스팀덱은 현재 세 가지 버전으로 판매되지만 돌아가는 게임 종류는 같다(디스크 용량 등만 차별화). 우리에게 스팀덱의 성능이 이렇게 한 가지로 통일되어 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우선 개발자 입장에서 하나의 스펙만 고려하면 된다. 

 

그리고 유저들 역시 제품 버전별 성능을 비교할 필요가 없다. 이를 중요한 특성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설령 가까운 시일 내 새 버전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기기 퍼포먼스 자체는 지금과 똑같을 것이다.

 

 

Q. 그렇다면 성능(GPU, APU 퍼포먼스) 이외 부분이 업그레이드된 버전이 나올 가능성은?

 

A. ​그리페: 물론 가능성은 지속해서 살펴볼 것이고, 일부 경험을 개선할 기회가 포착된다면, 그 필요성을 따져볼 것이다.

  

 

Q. 앞선 질문을 던진 건 밸브가 유튜브에 직접 올린 ‘스팀덱 분해 가이드’ 영상 때문이기도 하다. 스팀덱 분해 및 부품 교체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인데, 내용을 보니 유저들에게 개조(부품 업그레이드)해보라고 권장하는 건지 아니면 만류하는 건지 헷갈렸다. 영상 목적이 뭔가?

 

A. ​양: PC 게임을 마니아 중에는 자기 PC를 직접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스팀덱 또한 관련 지식만 충분하다면 수리 및 부품 교체를 쉽게 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해당 영상의 메시지는 “수리와 교체가 가능하지만, 잘 모른다면 시도하지 말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시도하는 걸 자주 봤다. 현재 테크 기기 수리업체 아이픽스잇과 제휴해 ‘할 줄 아는’ 사람들을 위한 교체용 부품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영상을 통해 경고도 전하고 싶었다. 여러분이 산 제품이니 개조든 수리든 마음대로 해도 좋다. 다만 스팀덱은 전자제품이며, 망가지면 돌이킬 수 없다. 망가뜨릴 경우 제품이 더는 작동 안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심하면 몸을 다치게 될 수도 있다. 이 점을 명확히 하고 싶었다.

 

다음 기사: [밸브 인터뷰 ②] 개방성으로 확산하는 PC게이밍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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