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OOI 2022] 시간을 되돌리는 소코반, 타임 오션

디스이즈게임 (디스이즈게임) | 2022-12-02 14: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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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단 하나 뿐인 실험 게임 페스티벌 '아웃 오브 인덱스'(Out Of Index​, OOI)가 오프라인으로 다시 개최됩니다. 올해는 행사는 12월 3일, 문래동 '올댓마인드'에서 1일간 열리는데, 올해는 총 10작품이 선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OOI는 "시장성과 대중성보다는 창작자의 생각과 실험에 ​초점을 둔 게임페스티벌"을 모토로 올해로 8회차를 맞이했습니다. 특히 올해 OOI 2022에는 한국의 네버더리스 스튜디오(Nevertheless Studio)의 <리로더>를 비롯한 10개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선정돼 전세계 인디 게임 창작자들과 관람객이 함께 선정작들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온 선정작들은 어떤 게임일까요? 함께 만나보시죠.

 


 

이 연재는 OOI와 디스이즈게임의 기사 제휴에 의해 제공되는 것입니다. / 편집자 주

 

<타임 오션>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소코반(창고지기) 게임이다. 시간을 되돌려 다른 선택을 했을 경우 이전 시간선에서 내가 행했던 행동과의 충돌이 생기기 때문에 시간을 적절하게 되돌리고, 적절하게 움직여야 한다.

 

Q. OOI: 제목부터 드러나듯이 게임의 배경은 바다다. 바다 한 가운데를 메인 컨셉으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지?

 

A. 시니아라: 사실 게임의 배경을 고르는데 고민이 많았다. 시간을 조종하는 게임인 만큼 어떻게든 시간과 연관 있는 배경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래서 시간이라는 개념에 대해 분석해 보았고 가장 큰 특징인 '흐른다'에 집중했다. 흐르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물질인 물이 떠올라, 물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배경인 바다를 게임의 배경으로 결정했다. 

 

이렇게 결정된 바다라는 공간은 시간 조종이라는 오묘한 능력과 의외로 잘 어우러졌다. '시간의 바다'라는 어감도 괜찮았다.

 

 

Q. 일반적인 퍼즐류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스테이지를 도저히 못 깰 것 같을 때 ‘힌트’를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타임 오션>에서는 ‘힌트' 대신 ‘스킵'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힌트'가 아닌 ‘스킵'을 선택한 이유가 있는지?

 

A. 그 이유는 개인적으로 힌트는 플레이어가 퍼즐 게임에 몰입하는 데 악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힌트가 존재하는 퍼즐 게임은 마치 답지를 옆에 두고 수학 문제를 푸는 것과 유사하다. 

 

문제가 풀리지 않기 시작하면 답지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힌트가 존재한다면 플레이어는 퍼즐을 어떻게 풀지 고민하는 대신 힌트를 볼지 고민해 퍼즐에 몰입이 저하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힌트를 확인한다면 정답을 찾는 순간의 성취감을 크게 저하시킨다. 퍼즐 게임을 하는 이유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도움을 막아 두기만 한다면 플레이어가 아예 게임을 포기할 것이기 때문에, 대안으로 스킵 기능을 넣었다. 잠시 다른 스테이지를 진행하며 생각을 환기한다면, 다시 돌아왔을 때 답이 보일지도 모른다. 클리어하면 스킵 기회도 돌려받을 수 있다.

 

 

Q. 스테이지 클리어 후 시간 선들이 전부 종합 되어 하나의 영상으로 보여진다. 해당 영상을 보여주는 기획 의도가 궁금하다.

 

A. 해당 연출에는 크게 두가지 의도가 있다. 첫 번째로, 게임에 대한 플레이어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이다. 아무래도 시간이라는 개념을 다루다 보니, 게임 시스템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말이다. 

 

이에 도움을 주고자 자신의 플레이를 처음부터 다시 보여주며 퍼즐이 어떻게 동작했는지 상기하도록 도왔다. 두 번째로, 퍼즐 클리어에 대한 일종의 보상 역할을 한다. 이는 <슈퍼 핫>, <카타나 제로> 등의 게임을 생각하면 된다. 플레이어는 시간 선들이 합쳐진 종합된 리플레이를 보고 자신의 멋지고 완결된 퍼즐 풀이를 감상할 수 있다.

 

 

Q. <Braid>와 같이 시간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퍼즐 게임은 있어왔지만, 다수의 시간선을 하나로 결합하는 <타임 오션>의 접근법이 신선했다. 특히, 과거와 현재를 한 지점에서 움직이게 하는 것은 과거의 ‘나’와 함께 플레이하는듯한 느낌까지 들었는데, 해당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고 구체화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까?

 

A. 사실 <타임 오션>은 유명 퍼즐 게임 <Baba Is You>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게임이다. <Baba Is You>를 처음 보고 규칙을 바꾸는 시스템에 감탄한 저는 이 참신한 소재가 '당연한 것을 뒤트는 것'에서 나왔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저도 참신한 게임을 제작하고자 마음먹었고, 당연한 것들 중 '시간'이라는 소재에 집중했다. 시간을 뒤트는 게임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저는 시간 조작중 '시간 여행' 그 자체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되감기나 빨리 감기, 리플레이가 아닌, 진짜 시간 여행의 경험을 플레이어에게 선사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수의 시간선이 하나로 결합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과거로 가면 과거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니까 말이다.

 

 

Q. 열쇠를 바닥에 빠뜨려야 열쇠를 운반할 수 있고, 시한폭탄을 터트려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처럼, 플레이 중 상식에 도전받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스테이지 전개 방식(상식 세계의 법칙으론 절대 불가능한 것을 해결해내는)으로 의도하고자하는 효과가 있을까?

 

A. 이는 플레이어에게 참신함과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해당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참신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제작되었고, 당연한 것에 도전하는 것이 그 방법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래서 게임 스테이지들은 모두 '통상적인 퍼즐 게임에서는 풀이 불가능'하게 짜여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생각해 본 적 없는 방식으로 생각해야 하고, 퍼즐의 답을 찾는 순간의 성취감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올 겁니다. 왜냐하면 한 번도 그런 답을 찾아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인터뷰어: 이경혁, 박수진, 박다흰, 이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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