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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넥슨컴퓨터박물관] 세상을 바꾼 아이디어- XR, 어디까지 왔을까?

넥컴박 (넥슨컴퓨터박물관 기자) | 2020-12-03 13:23:31

디스이즈게임은 ‘넥슨컴퓨터박물관’과 함께하는 새로운 연재를 준비했습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수많은 소장품의 사연이나 박물관에서 있었던 크고 작은 에피소드는 물론, 컴퓨터와 관련한 IT업계 인사들의 이야기가 담길 예정입니다. / 디스이즈게임 편집국

 

2020년은 그 어느 해보다 XR(확장 현실) 기술에 대한 상상과 기대가 높아진 한 해였습니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몰입 경험을 원하는 플레이어들, 그리고 다양한 영역에서 XR을 활용하는 개발자들이 많아지면서 일부에선 사양길이라고 평가하던 XR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 2016년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5회를 맞이한 가상·증강현실 콘텐츠 공모전 2020 NCM OPEN CALL V Reality에서도 다양한 기법들과 소재를 활용한 흥미로운 시도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총 187개 팀이 참여하였고 최종 수상에는 3ARTH, 성시흡, 예간아이티, TeamBlens, Team Parallax, 총 5팀이 선정되었습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점차 우리의 삶에 가까워지는 XR 기술과 관련하여 이번 공모전의 수상 5팀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번 연재는 이들의 인터뷰를 일부 발췌하여 작성하였으며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넥슨컴퓨터박물관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발자이면서 한편으로는 플레이어로서 마주한 이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 성시흡, <진격의 아빠> 


 

SK텔레콤 Jump 상을 수상한 <진격의 아빠>는 앞서 트라이베카 영화제와 칸 XR, 부천국제판타스틱 등에서 초청작으로 상영되기도 했습니다. 

 

아이를 찾아 인형의 집 안에 들어간 아빠의 모험을 360 영상으로 그려낸 본작은 단순히 영화의 진행 과정을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스타워즈, 슈퍼맨, 크리스마스의 악몽 등 판타지와 액션 히어로 장르의 클리셰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새로운 영상매체에 대한 호기심이 컸습니다. 360도 영상 공간 안에서의 스토리텔링은 4각형의 프레임을 전제로 한 전통적인 영상문법과는 전혀 다른 형식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호기심은 곧 도전으로 이어졌고요.

 

"VR이라는 매체는 극의 몰입도 면에서 압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TV, 인터넷, 스마트폰 등 다양한 매체의 등장 속에서도 ‘극장’이라는 고전적인 공간이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커다란 스크린 속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관객에게 제공한다는 것일 겁니다."


"코로나로 인해 극장이라는 공간이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전제로 몰입도의 최대치를 높일 수 있는 VR 매체는 연출자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지 않나요? "


성시흡 감독은 VR이 주는 공간적 특성과 재미에 집중합니다. 게임적인 요소나 상호작용 없이 360 공간 안에서 온전히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적 스토리텔링를 구현했으며, 짧은 이야기 안에 액션과 공포, 판타지, 코미디 등 장르적 재미를 담았습니다.

VR을 통해 영화는 스크린이라는 제한된 영역에서 벗어나 공간성을 회복하고 나아가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특징은 다른 영상 매체로도 전이되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의 방식과 프로젝션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선명하지 않은 콘텐츠들이 소개되기 시작합니다. 

 

이번 수상작 중 Team Parallax의 <인터렉티브 홀로그램 윈도우>도 이러한 기술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Team Parallax, <인터렉티브 홀로그램 윈도우>



우수상을 수상한 <인터랙티브 홀로그램 윈도우>는 쇼윈도 밖 관람자의 시선에 따라 쇼윈도 안의 콘텐츠가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디지털 사이니지 아이디어입니다. 

 

이를 개발한 Team Parallax는 일방향적이고 수동적으로 전개되었던 과거의 미디어 콘텐츠와 달리 인터랙티브를 통한 참여형 콘텐츠, 나아가 실생활에 접목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추구한다고 말합니다. 

 

<코드명 J>(1995)영화에서 지금의 VR 기기와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 했었다.

"SF 영화들에 자주 등장했던 디지털 사이니지, 홀로그램 등 미디어적으로 다양한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저희 작품은 미래의 쇼윈도와 거리 등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의 형태를 상상하며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 키넥트라는 게임 액세서리를 보며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에 쓰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제작을 시작하였습니다."


"가상·증강현실 관련한 기술적인 부분은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정작 대중과의 접점이 되는 콘텐츠 관련된 부분들은 아직 보완할 부분이 많습니다.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고, 길거리, 직장, 학교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 기획이 필요합니다."


낯선 기술이 주는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Team Parallax는 HMD나 별도의 전용 디바이스 없이 가상의 공간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됩니다. 

기존의 홀로그램 기술은 핸드폰 정도의 작은 사이즈이거나 또는 빠르게 돌아가는 팬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로 구현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인터랙티브 홀로그램 윈도우>는 키넥트를 활용한 헤드트래킹과 카메라 프로젝션 매트릭스 설정을 통해 규모의 제약 없이 평면 디스플레이 속에서 생동감 있는 입체감과 공간감을 구현했습니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가장 자연스럽고 손쉬운 방법으로 가상 공간과의 상호작용을 체험하는 셈입니다. 

이와는 정반대의 방법론으로, 감정으로부터 촉발된 현실과 가상의 인터렉션에 도전한 팀도 있었습니다.

 

 

# 3ARTH, <Tangible Emotion 1>



대상을 수상한 <Tangible Emotion 1>은 뉴로사이언스와 가상현실에 대한 기술적 도전과 높은 심미적 완성도를 선보인 작품입니다. 

 

3ARTH팀은 가상현실이라는 공간은 현실 세계의 물리법칙을 따르지 않는 영역으로 그 안에서 고유한 감정이 발현된다는 점에 주목하여, 현실에서 느끼지 못하는 플레이어의 감정을 유발하기 위해 추상적 세계를 구현합니다.

 

"VR은 실제 현실이 아닌 새로운 현실을 창조한다는 점이 제게 매력적으로 다가와요. 가상 현실은 'Reality' 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 때문에 일종의 평행우주적인 대안 세계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VR은 그 기술적 탄생의 과정이 어떻든지 간에 본질적으로 일상을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게 아닌 일상을 벗어나려는 욕망을 내포한다고 봐요."


"그러니까 만약 VR이 가지는 실용적 특성에 초점을 맞춰서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구현하고 산업에서 활용하는 경우에 그 매력은 반감되는 거죠. 게다가 오감을 자극하는 실제 현실과 비교해 본다면, 시청각만을 자극하는 디지털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날 뿐이죠."


"VR은 현실 세계를 흉내 내는 게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고유성을 발휘할 때 그 매력을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만든 파티클만으로 이루어진 세계 또한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따라서 체험자가 실제 현실과는 다른 VR만의 고유한 느낌, 감정 등을 체험하길 바랐습니다."


플레이어가 느끼는 감정은 실시간으로 키네틱 구조물에 반영됩니다. 즉, 플레이어의 생체 데이터에 반응하며 움직이는 오브제는 마치 새로운 생명체로서 기능하게 됩니다. 

3ARTH팀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관람객은 관람객 그 자체로 존재할 수도, 동시에 체험자가 될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도 실시간 반응형 오브제를 매개로 하여 스스로 작품이 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닐 스티븐슨, '스노우 크래쉬' 표지

3ARTH의 인터뷰 답변을 받고 닐 스티븐슨의 '스노우 크래쉬'에서 등장한 '메타버스'의 개념이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게임에서 통용되는 의미의 메타버스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적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실의 확장, 또는 평행이론적인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설에서 등장하는 메타버스는 게임적인 측면 보다는 물리 법칙의 한계에 제약 받지 않는 가상 현실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3ARTH가 보여주고자 했던 의도와 공유하는 지점을 가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VR은 점점 더 흥미로운 가상 세계에서의 경험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친구들과 온라인게임을 즐기듯 친숙하게 VR을 경험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인 것도 사실입니다.

 

 

# TeamBlens, <OctoRaid>


 

TeamBlens는 VR 매체가 이제 막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기 시작한 플랫폼이라는 부분에 집중하여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입문용 VR 게임을 제안합니다. 

 

<OctoRaid>는 HMD를 착용한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문어 괴물과 PC나 모바일로 플레이할 수 있는 4인의 헌터가 대결하는 비대칭 PvP게임으로, 값비싼 VR 기기가 없더라도 가상 세계의 즐거움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넥슨컴퓨터박물관의 VR존에서는 HTC VIVE PRO 체험이 가능하다. ⓒ넥슨컴퓨터박물관

"제가 처음 VR을 경험한 계기는 정말 공교롭게도 어린 시절에 제주도 가족 여행 중 방문했던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의 체험이었습니다."


"당시 오큘러스 리프트 CV1 초창기 버전으로 플레이한 한 번의 체험은 저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고 그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스스로 VR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기기를 구매하고 여러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접하면서 VR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OctoRaid>를 VR의 대중화를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게임 콘텐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획하였습니다."


"VR 대중화를 위한 킬러 콘텐츠는 다수가 플레이하는 멀티플레이 게임이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PC와 모바일 유저들이 VR 플랫폼으로 입문할 수 있는 비대칭 플레이, VR 초심자를 위한 멀미 방지 이동 방식, 아이들에게 친숙한 로우 폴리 그래픽과 쉬운 조작법 등 저희가 추구하는 게임의 방향성인 파티 게임 구성과 VR 인터랙션, 사람마다 다른 휴먼팩터들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면서 개발 중입니다."


카우스, 'Companion(expanded)' ⓒKAWS

올라퍼 앨리아슨, 'WUNDERKAMMER', 2020 ⓒStudio Olafur Eliasson

매체의 대중성을 이야기하자면, AR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만 있어도 즐길 수 있는 AR은 반드시 HMD를 필요로 하는 VR에 비해 콘텐츠의 개발 속도나 활용 분야가 더 빠르고 넓은 편입니다. 

2016년 <포켓몬 고> 출시 이후, AR 게임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고 얼마 전에는 <마리오 카트>와 같은 인기 IP를 활용하여 방 안에서 즐길 수 있는 AR 게임이 얼마 전 출시되었으며, 현대미술 작가인 카우스나 올라퍼 엘리아슨은 자신들의 물리적 작업을 AR로 이전하여 작품 감상의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하고 있습니다. 

예간아이티팀도 AR의 이런 특징에 주목하며 증강 현실을 통한 비대면 시대의 새로운 유희를 제안합니다.  

 

 

# 예간아이티, <Snovall>


 

예간아이티의 <Snovall>은 사용자의 현실 공간에 가상 공간을 덧입히는 방식의 AR 카메라입니다. <Snovall>을 이용해 사용자는 집 안에서 여행지에 있는 듯한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뮤직 비디오의 배경 속에 직접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VR과는 다르게 AR은 주머니 속 작은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체험이 가능합니다. 특히 요즘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좋아짐에 따라 더욱 다양한 표현의 자유가 생겨 났습니다.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서 다른 세상의 조각을 보는 듯한 경험은 AR이라는 매체에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요즘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내가 가고 싶은 장소를 방문하기 어렵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해외 혹은 지방에 위치한 장소는 시간적 금전적 부담이 컸으며 날씨, 상황 등의 제약도 분명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보고 싶은 공간을 사용자의 집에 배달하면 어떠할까?’ 라는 아이디어에서부터 이 서비스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자사만의 3D 스캔 데이터 경량화 기술을 통해 품질은 최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용량을 1/1000 수준 이상으로 낮추어 사실적인 배경 콘텐츠를 사용자의 모바일 단말에서 구동 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을 표현하는 360 구를 입체 매쉬에 연결하고 자연스럽게 스티칭 하는 기술을 적용하여 보다 높은 완성도와 몰입감을 선사했습니다. 이렇게 구현된 실사 3D 배경에 들어간 사용자는 자신의 집에서 유명 관광지를 여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속에 들어가 사진, 동영상을 찍으며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다루고 분류하는 용어들은 매우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XR로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 

 

XR은 VR, AR, MR 등 모든 종류의 가상화 개념을 아우르는 용어입니다. 동시에 현실의 경계를 확장하는 eXtended Reality, 현실과 가상세계가 중첩· 교차되는 Cross Reality, 혹은 확정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미지수 X를 포괄하기도 합니다. 

 

NCM 오픈콜을 5년 동안 진행하면서 마주한 작품들은 무한한 미지수 X를 상상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앞으로 XR이 우리의 일상에 더 가까이 다가오게 될지, 아니면 새로운 일상을 만들게 될지,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하는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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