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넥슨컴퓨터박물관]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김희재 대표의 '내 인생의 컴퓨터'

넥컴박 (넥슨컴퓨터박물관 기자) | 2022-11-07 10:31:13

‘내 인생의 컴퓨터’ 시리즈는 국내/외 IT 업계 인사들의 컴퓨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연재는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김희재 대표입니다.  




#첫 번째 컴퓨터

초등학교 때 대우전자에서 나온 IQ-2000이라는 MSX PC가 있었어요. 그게 제가 처음 갖게 된 컴퓨터였고요. 지금과 비교하면 컴퓨터이기보다 게임기에 가까웠거든요. 그래서 MSX로 나오는 여러 가지 게임들을 할 수 있어서 IQ-2000을 처음에 장만하게 됐었죠. ​


#기억 속 첫 게임들 

<이스>(Ys), Nihon Falcom Corporation, 1987
팔콤을 대표하는 액션 RPG이며 PC-8801로 첫 선을 보였다. 붉은 머리의 주인공 아돌 크리스틴의 모험담을 그리며 
유려한 OST로 유명하다.

엄청 많은데 제가 제일 재밌게 했던 게임은 <이스>(Ys) 시리즈. 가장 최근에 나온 시리즈는 못했지만 1, 2, 3, 4는 다 했어요. 

<우샤스>(Treasure of Usas), Konami, 1987
MSX2용으로 출시된 플랫폼 액션 게임이다. 희로애락 던전에 따라 게임을 다르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우샤스>라는 게임이 있어요. 남자 캐릭터 둘이 횡스크롤로 슈팅하는 게임인데 그 게임을 너무 좋아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컴퓨터를 한 단어로


저한테는 ‘동네 오락실의 메타버스화’.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유치원 때도 엄마가 저를 오락실에서 찾아가곤 하셨거든요. 그리고 오락실에 너무 많이 가니까 가지말라고 초등학교 1학년 때 재믹스라는 게임기를 집에 사주시기도 했고요. 

그만큼 게임을 좋아했는데 PC와 네트워크가 결합되면서 온라인을 통해서 오락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기반인 것 같고요. 그래서 저에게는 동네 오락실이 메타버스화 된 게 컴퓨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생 게임


저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게임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입니다. 한창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가 인기 많던 시절에는 게임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10대 때는 학업 때문에 게임을 못하게 하셔서 게임 잡지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했거든요. 

그리고 나중에 대학 때 아르바이트를 해서 게임기를 사고 잡지로만 경험했던 게임을 하나씩 플레이해 보면서 만족감과 즐거움을 많이 느꼈었죠. <파이널 판타지 VII>을 제일 처음 샀어요. 저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주고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 준 게임인 것 같습니다.


#온라인 게임

과거에는 온라인 게임과 일반적으로 플레이하는 싱글 플레이의 콘솔, PC 게임이 차이가 컸죠. 콘솔 게임이나 PC 게임은 혼자 하는 게임이고, 온라인 게임은 많은 사람들이 동 시간대에 모여서 하는 게임이었죠. 그런데 요즘에는 그 경계가 거의 사라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콘솔 게임이나 PC 게임 같은 싱글 플레이 게임들도 다양한 방송 채널을 통해서 얼마든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자신을 플레이 경험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얼마든지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 혹은 콘솔이나 PC 게임의 차이가 거의 없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게임을 한 단어로


혼자서 오롯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놀이 공간. PC가 없었던 때는 놀려면 일단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 했고요. 밖에 나가서 같이 놀 친구들이 필요했고, 또 친구들과 함께 하기 위해 같이 알고 있는 놀이가 필요했죠.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온라인상의 놀이를 전 세계 사람들과 언제든 같이 만나서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훨씬 편리해진 부분이 많은 것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온라인상의 놀이 공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SRPG



이 장르의 매력이라고 하면 바둑이나 장기처럼 다양한 수싸움을 해야 되는 놀이라고 보고요. 이런 수싸움을 하면서 이제 내가 좋은 수를 뒀을 때 상당히 큰 만족감과 희열을 느끼는 거죠. 그래서 다른 사람들보다 내가 이 문제를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그리고 더 자랑할 만한 방법으로 해결했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은 그런 마음도 많이 생기고요. 

어려운 문제를 받았을 때 그 문제를 풀기 위해서 오랜 시간 동안 고민했다가 마침내 풀었을 때의 희열도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이런 재미를 잘 이해하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그 재미를 가장 크게 드러낼 수 있는 우리만의 SRPG를 만들어보자 해서 지금 만들고 있습니다.​


#게임업계에서 일을 시작한 계기 


<퀴즈퀴즈>라는 게임을 친구들과 재밌게 했었습니다. 단순히 퀴즈를 푸는 재미보다 서로 답을 알려주고 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그래서 <퀴즈퀴즈>를 플레이 하는데 그 게임을 만든 회사가 넥슨이고 알고 보니까 대학 선배님들이 만든 회사고 이렇게 연결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학과 사무실에 신입사원 채용 공고가 붙어서 지원을 하고 입사를 하게 됐죠. 
 

처음 들어갔을 때는 제가 학교에서 공부한 게 프로그래밍 밖에 없으니까 <바람의 나라>의 서버 프로그래머로서 일을 하게 됐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제가 직접 만든 마법이나 스킬, 새롭게 적용한 맵, 퀘스트가 업데이트되면 유저들이 모여서 콘텐츠를 즐기면서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하는 거죠. 

피드백을 받으면 그런 것에 맞춰서 또 다음 번 업데이트를 고민하고 하는 과정들이 단순히 게임을 즐기기만 했던 제 입장에서는 너무나 놀랍고 새로운 경험이었고요. 게임을 하는 것 못지 않게 게임을 만드는 것이 재밌다는 것을 처음 느꼈죠. 그때 느꼈던 기분 때문에 20년이 넘게 계속 게임을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임 개발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제가 항상 강조하는 표현은 ‘너무 게임만 하지 마라’. 게임을 다양하게, 많이 그리고 깊이 있게 해보는 경험들은 게임을 만드는 데 있어서 너무나 중요한 경험이긴 하지만 너무 게임만 해서 그 게임을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스킬을 향상시키는 데 소홀한 분들이 있더라고요.


저는 5 대 5 정도로 보는데 직군을 정했다면 직군과 관련된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에 5 정도의 시간, 그리고 내가 게임이라는 장르와 문화를 이해하고 습득하는 데 필요한 시간 5로 해서 밸런스를 맞추면 훌륭한 게임 개발자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게 

넥슨은 사실 예전에는 작은 게임 회사였죠. 지금처럼 이렇게 크게 성장하는데 있어서는 유저들의 힘이 가장 컸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유저들에게 넥슨이 제공할 수 있는 또 다른 즐길 거리 그리고 배울 거리를 가지고 있는 컴퓨터 박물관을 제주도에 만들고 지금까지 계속 운영, 발전해 왔다는 것에 대해서 게임 개발자 한 명으로서 상당히 고맙게 생각하고요.

그리고 소장품들을 보면 단순히 요식 행위 수준의 어떤 박물관이 아니라 의미 있는 소장품들을 다양하게 전시하고 그 역사들을 쭉 훑어볼 수 있게 한 부분도 저는 매우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게임이나 컴퓨터에 관심이 있거나 또는 개발자의 꿈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꼭 한 번 방문해서 컴퓨터와 게임의 역사를 보면서 앞으로 본인이 어떤 개발자로 성장할지 꿈꿔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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