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GIGDC2023] '이 친구'가 없을 때의 컨셉 아트는 정말 처참했죠

그리던 (신동하) | 2023-10-18 14: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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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올해의 인디게임은 무엇이 있을까요?​


매년 독창적인 게임 콘텐츠를 소개하는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이하 GIGDC)가 올해에도 진행되었습니다.


GIGDC는 한국콘텐츠협회와 게임개발자협회가 직접 주관하는 게임 공모전입니다. 수상자에는 '대상'의 수상자에게는 500 만원의 상금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수여됩니다. 그렇기에 이 공모전에서 입상한 게임은 '국가대표 인디게임'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TIG에서는 올해 GIGDC에서 수상한 스무 곳의 개발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오늘 소개할 팀은 '1학년 4반'입니다. 김민재 팀장과 정영도, 윤서진 팀원은 모두 경기게임마이스터고 1학년 4반에 재학 중입니다. 이들은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편의점을 운영하여 잠입액션을 펼치는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개발하여 이번 GIGDC에서 기획부문 중고등부 은상을 수상했습니다.


<사랑합니다 고객님>의 게임 기획서는 매력적인 캐릭터와 컨셉 아트로 가득했는데요. 기획서의 퀄리티를 올리기 위해서 같은 반에서 그림을 잘 그린다고 알려진 윤서진 팀원을 섭외했다고 합니다. 김민재 팀장과 정영도도 팀원은 "윤서진 팀원이 합류하기 전 아트가 처참했다"며, 좋은 팀원과 함께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 게임명: <사랑합니다 고객님>

◎ 개발사: 1학년 4반

◎ 장르: 경영 시뮬레이션, 잠입 액션

◎ 플랫폼: PC


◎ 게임소개: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편의점을 운영한다는 내용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주인공 '김영진'이 되어 낮에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여 좀비를 죽이거나 재료를 파밍하고, 밤에는 편의점 장사를 하며 손님들과 물건을 흥정하고 강도를 색출하여 내쫓아야 합니다. 이때 대부분의 전투는 암살로 진행됩니다. 좀비는 한 대만 맞아도 죽지만, 그 점은 플레이어에게도 해당되니 유의해야 합니다.


◎ 수상경력

- 2023 GIGDC 기획부문 중고등부 은상





Q. 자기 소개 및 수상작 소개 부탁드려요.


A. 김민재 팀장: 안녕하세요. 저희는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기획한 1학년 4반입니다. 저는 메인 기획을 맡았어요. 정영도 팀원은 서브 기획을 맡았고요. 윤서진 팀원은 아트를 담당했어요.


<사랑합니다 고객님>은 좀비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주인공 김영진이 천재 과학자와 함께 편의점 장사를 한다는 내용이에요. 게임은 낮 시간과 밤 시간으로 나뉘는데 낮 시간에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여 맵을 돌아다니며 좀비를 죽이거나 재료를 파밍해요. 이후 얻은 재료를 과학자에게 가져다주면 생존 물품으로 바꿔주고요. 밤 시간에는 편의점 장사를 하며 손님들과 물건을 흥정하고 강도를 색출하여 내쫓아야 해요.



Q. 게임은 언제 처음 만들기 시작했어요?


A. 김민재 팀장: 올해 처음으로 게임 기획서를 작성해 봤어요. 처음 문서로 만든 게임은 텍스트 RPG였어요. 과학 문명이 고도화되어 사람들이 아무도 신을 믿지 않게 되었는데, 유일하게 신의 존재를 믿는 주인공의 모험을 담은 게임이었는데 기억에 남아요.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개발한 '1학년 4반' 김민재 팀장과 팀원들 (사진 제공: 1학년 4반)


Q. <사랑합니다 고객님>이라는 제목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A. 김민재 팀장: <사랑합니다 고객님>은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편의점 장사를 하는 게임이잖아요. 그래서 유독 강도나 진상 손님들과 흥정을 하는 장면이 많아요. 그렇다 보니 손님을 향한 인사를 반어법으로 하여 제목을 정했어요. 팀명은 그냥 팀원 모두가 1학년 4반이라 정했는데요. 상을 탈 줄 알았다면 더 멋지게 지을 걸 그랬어요.



Q. 게임에는 '거래'와 '전투' 두 가지 시스템이 있는 것으로 보여요. 두 시스템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겠어요?


A. 김민재 팀장: 거래와 전투는 밤 시간 편의점 장사를 할 때 나오는 요소입니다. 플레이어는 손님이 오면 손님의 말과 복장, 행동 등을 통해 손님이 강도인지 아닌지 판별해야 하고요. 강도로 의심된다면 '전투' 버튼을, 아니라면 '거래' 버튼을 눌러야 해요. 만약 강도를 맞추지 못하거나, 진짜 손님을 내쫓으면 목숨이 1개 차감되는 형식이에요. 



Q. <사랑합니다 고객님>을 개발하면서 참고했던 게임이 있나요?


A. 김민재 팀장: <레이션 플리즈>라는 게임을 참고했어요. <레이션 플리즈>는 전쟁이 난 도시의 보급관이 되어 보급품이 도착하기 전 25일 동안 사람들에게 직접 구호 물품을 나누어 주는 게임이에요. 게임에는 종종 보급품을 훔치고 도망가는 캐릭터들이 있는데요. <사랑합니다 고객님>의 진상 캐릭터를 만드는 데에 참고했어요. 손님이 평범한 손님인지 아니면 강도나 진상인지 구분하는 부분은 <피스, 데스!>라는 게임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Q. <사랑합니다 고객님>의 배경을 좀비 아포칼립스 속 편의점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요?


A. 김민재 팀장: 사람들이 종종 단순한 편의점 타이쿤이라고만 생각하는데요. 그렇지는 않아요. 저희 게임의 핵심은 경영 시뮬레이션과 잠입 액션, 좀비 아포칼립스와 편의점 장사 등 섞일 수 없어 보이는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재미를 주고 싶었어요.


저는 평소에 심심하면 좀비 사태 때 대피할 장소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해요. 그럴 때마다 편의점은 늘 1티어더라고요. 우선 생존에 필요한 거처가 있고요, 돈과 많은 양의 음식, 생필품이 있어요. 다른 생존자를 찾기에도 유리하고요. 또 다른 1티어 장소로는 기차도 있겠네요.



Q. 편의점과 좀비 아포칼립스에 경영 시뮬레이션이라고 하면 디펜스 장르가 떠오르는데요. 잠입 액션으로 설정한 이유가 있나요?


A. 김민재 팀장: 좀비는 소리에 반응하고 어두운 곳에서는 반응이 느려져요. 이게 딱 암살하기 좋은 대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암살이 메인 콘텐츠 중 하나가 되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잠입 액션 장르가 되었어요. 이 잠입 액션은 <사랑합니다 고객님>의 오리지널리티라고 생각해요.






Q. 기획서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었는데요. 특별한 캐릭터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김민재 팀장: 각자 활용하기 좋은 맵을 먼저 생각해둔 다음에 캐릭터를 만들었어요. 특별한 캐릭터로는 게임의 후반부에 활약할 수 있는 '배복춘'인데요. 이 친구의 고유 능력은 은신이에요. 잠시 동안 좀비들에게 발각되지 않는 상태가 돼요. 최근에는 강윤구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있어요. 윤구는 야구부 학생이라 배트와 야구공을 들고 다녀요. 그래서 고유 능력은 배트를 이용한 근접 공격, 야구공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을 자유롭게 전환하는 거랍니다.



Q. 이런 캐릭터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A. 김민재 팀장: 기획 초기 단계에서는 아트가 없었어요. 그런데 이후에 서진이가 합류하게 되었어요. 저희가 게임 기획서의 퀄리티를 올리기 위해 섭외했죠. 저희는 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에 다니고 있고 같은 반이다 보니까 서진이의 그림 실력은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어요.


서진이가 합류하고 처음 한 일은 저희가 찾아놓았던 레퍼런스와 기획서에 글로 적혀있던 콘셉트들을 보고 캐릭터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서진이가 없던 시절 제가 직접 만들었던 UI와 캐릭터들은 정말 처참해서 공개할 수 없어요. 정말 아찔했어요.



Q. <사랑합니다 고객님>의 전투 시스템은 어떻게 기획되고 있어요?


A. 김민재 팀장: 먼저 아르바이트생을 고른 다음 탐험할 장소를 골라요. 장소는 폐공장, 대학교, 병원, 놀이공원, 전자상가로 총 5곳이 있어요. 각 장소는 크기, 좀비의 수량, 획득할 수 있는 재료가 모두 다르고요. 또한 각 장소에는 각기 다른 특수능력을 지닌 변이 좀비가 있어요. 장소를 선택하면 탐험이 시작돼요. 탐험은 제한 시간이 모두 소진되거나 죽으면 끝나고요, 탐험이 끝나면 편의점으로 돌아오는 형태예요.


플레이어가 재료를 얻거나 달릴 때 큰 소리가 나게 되는데요. 그러면 좀비가 그 소리를 듣고 쫓아와서 얼른 처리해야 해요. 좀비가 바라보는 방향에서 좀비의 시야 거리에 들어오면 달려들게 되어있어요. 좀비를 죽이면 재료가 나오고요. 이 재료로는 일반적인 재료보다 고가의 물품을 만들 수 있어요.


좀비에게 근접한 상태에서는 공격이 가능해요. 공격은 스테미나를 소모하고 공격에는 딜레이가 있어 여러 번 공격할 수 없어요. 공격을 당한 좀비는 한 번에 죽지만, 플레이어도 좀비에게 한 번 공격받으면 죽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해요.



Q. GIGDC에서 은상을 수상하셨어요. 소감이 어때요?

A. 김민재 팀장: GIGDC에서 상을 받으면 상금뿐만 아니라 여러 부상을 받는데요. 수상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마련된 강의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상금은 아직 받지 못했는데요. 받게 된다면 저희의 개발 실력을 늘리는 데에 사용할 것 같아요. 예비 참가자분들은 기획서를 다 쓰고 나서 꼭 점검해 보는 것을 추천할게요. 다시 살펴보면 수정해야 할 곳이 꼭 보이거든요.


<사랑합니다 고객님>에 등장하는  '이세빈', '김표준', '진예은' (출처: GIGDC 홈페이지)


게임 속 '배복춘', '곽상철', '최예진' (출처: GIGD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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